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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17 16:48
후... 저번 주말에 같은 동네 사는 친구와 서울시장 얘기가 나왔습니다. 대략 이야기가 이렇게 진행됐죠...
안군 : 나경원 짜증나지 않냐? 그 토론하는 태도 하며, 말바꾸기 하며... 친구 : 응, 그거 말고도 깔 거리가 한가득이지. 안군 : 그래서 박원순 찍을거냐? 친구 : (1초도 망설이지 않고) 아니, 나경원. 안군 : (화들짝) 응??? 왜?? 친구 : 야, 박원순이 당선돼면, 벌써 4년째 질질 끌고 있는 우리 동네 재개발은 다시 2년간 물건너가는거야. 안군 : 아.... 맞다. 나도 나경원 찍어야겠구나. -> 두 사람은, 재개발 때문에 발이 묶여서, 몇년째 이사도 못가고 쥐와 바퀴벌레가 나오는, 일제시대때 지은 한옥집에서 어쩔수 없이 살고 있습니다. 친구는 사람은 자기집, 저는 세입자의 입장이긴 합니다만... 정치는 그냥 말로, 이미지로 하는게 아니구나... 하는걸 크게 느낀 순간이었죠. 정치는... 삶입니다. 서울시의 미래니, 정권 심판이니, 진보의 가치니... 하는것보다 더 중요한건 '내 밥그릇' 인거죠.
11/10/17 16:51
정치혐오증이 아니라 친목질때문에 빡치신 것 같은데요.
그리고 조금 실례되는 댓글일 수도 있지만 (박원순을 지지하는)자신이 남과 같지 않다라는 일종의 자부심이 참 크셨나봐요. 같이 지지하는 사람들 수준떨어져서 짜증난다. 내가 그 사람들과 같이 묶이기는 싫다.. 뭐 이런거 아닌가요? 정치혐오증까지.. 는 아닌듯
11/10/17 16:55
일단 그 글을 봐야 알테지만, 보통 이런 억울함을 호소하실 경우 그 글 자체가 다분히 논쟁유도적, 정치적으로 속물적인 경우가 워낙 많습니다. 물타기 글로 보이기도 쉽고요(의도와 관계없이). 그리고 국내 최대 규모의 영화관련 커뮤니티면 대충 어딘지 알 거 같은데, 뭐 거기가 친목질이 없는 곳은 아니지만 해악이 두드러질 정도로 리그가 견고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이번 사례는 친목질보다는 신입 회원에 대한 경계쪽이고(말씀하신 것 중 진입장벽에 해당하겠네요), 글에 문제가 없었다면 그 사람들의 정치적 식견 내지는 상식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 친목질의 문제라고 보기도 어려울 겁니다. 당장 피지알 게시판에서만 해도 자기 맘에 안드는 글이 올라올 경우 '회원정보 비공개네요'로 시작되는 비아냥이 붙는 경우가 있는데, 이걸 친목질에서 기반한 잘못으로 보기는 좀 어렵죠...
11/10/17 16:59
친목질이냐 아니냐의 문제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고,
말의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한 내용 자체에 대한 논리적 공박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사람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을 하는 데서 실망하셨다는 걸로 읽힙니다. 전에도 한 번 이곳에서 인용했던 것 같은데, 요새 뜨고 계신(?) 법륜스님 말씀 긁어와봅니다. (종교와 거의 무관한 내용이니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http://jungto.org/buddhist/budd6.html?sm=v&p_no=10&b_no=29709&page=12 이 편이든 저 편이든, 깨어있지 못한 상태에서의 진영논리란 참으로 허망한 것이죠..
11/10/17 17:03
어디를 가나 첫글부터 정치글이라면 좋은 소리 듣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것도 단순한 소식전하기가 아니라 자신의 의견 피력하기 라면요.
정치, 종교, 남여 문제는 예민하기 때문에 금기시 되는거죠. 그런 금기시 되는 이야기를 꺼낼 때는 글 자체의 논리도 중요하지만, 해당공간에서의 인지도와 영향력도 중요합니다. 유행하고 있는 (30세,무직) 놀이처럼 말이에요. 사회에서는 그것이 직함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기존의 글과 댓글들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친구분이 정치를 너무 순수하게만 바라보려고 하시는 것 같아요. 좀 스탠스가 어중간합니다. 자신도 남들과 다를바 없고, 남들도 자신만큼 생각한다는 걸 인정하고 의견을 존중하던가, 또는 반대로 강한 엘리트 의식을 갖고 우매하게 행동하는 사람들을 선도해야 할 대상으로 보고 용납하던가... 정치에 관해서는 이 2가지 중 하나가 필요합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나서던가, 안나설거면 동조하거나. 인거죠.
11/10/17 17:14
친구 분의 일은 안 되었지만 너무 상처 받지 않으시길 바래요. 인터넷상의 익명성이란 게 타인을 비판, 비난하는 건 너무나도 쉬우니까요. 아무리 같은 성향의 사이트라도 말이죠. 친구 분이 정치적 신념을 계속 지켜나가시길 응원합니다.
11/10/17 17:14
많은 분들이 포인트를 영 잘못 잡고 계시네요 저는 친구분 심리가 이해가 되는데요. 일단 친목질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얘기고요 저건... 예를 들면 조금이라도 박원순 후보에 비판적인 글을 쓰면 첫플부터 알바 수고하시네요 이런 식으로 들어오는 거죠. 피지알은 이 정도 수준은 아니지만 자칭 반한나라당 합리적인 커뮤니티라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커뮤니티가 지금 저 모양이에요 실제로. 조금만 비판적이면 한나라당 지지자로 전제 깔아놓고 얘기하고요. 지금 진보지지자들의 아전인수격 태도가 얼마나 심한지 정작 자기들은 모르겠죠. 그냥 한나라당 찍는 사람들이 바보같기만 하겠죠. 그런데 같은 지지자 입장에서 봐도 저 사람들의 이중적 태도가 거슬리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네요. 저는 친구분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런 분들 때문에 진보쪽에 혐오증 느끼는 메카니즘도 충분히 이해하고요... 그게 옳고 그름을 떠나서요.
11/10/17 17:17
친한친구나 부모님과는 웬만해서는 정치이야기 안하네요...
부모님께서도 정치이야기, 지역색이야기, 종교이야기는 말해봤자 입만 아프고 가장 영양가없는 이야기라고 말씀하셨구요. (그렇다고 투표를 안한다는건 아닙니다.) 실제로 봐도 정치이야기 하다가 싸움나는 경우도 많이 보고, 또 말해봤자 답답한 건 마찬가지더라구요.
11/10/17 17:26
pgr에서도 한나라당을 조금 과하게 두둔하면 알바냐고 묻는 사람들 있습니다. 정도의 차이지, 안 그런 동네가 어디있겠습니까. 물론 그건 잘못된 행동이지만, 훈계한들 달라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11/10/17 17:49
뭐 이런 것 때문인지, 정치 관련은 그냥 혼자 생각만 하지 따로 의견을 말 하지는 않게 되더라구요. -_-a
아랫 글에서는 웃음이 생기지만... 앞으로도 그럴 것 같습니다. 왠만하면 정치에 대해서는 얘기 안 꺼내려구요.
11/10/17 17:51
제가보기엔 별로 친목질과 관계 있어보이진 않는데요..
말씀하신내용에 따르면 그전부터 알고있었다는 내용은 하나도 없구요.. 실제 대형 포털사이트에서도 자주보이는 댓글 유형들 같구요.. 이리님말씀처럼 정도의 차이지 안그런 동네는 거의 없는것 같네요.. 반대성향 싸이트도 마찬가지구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정치를 볼때 옳고 그름을 냉정하게 판단하는것이 아니라, 종교처럼 맹목적으로 믿고 지지하게 되는것이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웬만하면 그런분들과는 이야기 하고싶지도 않고..그러다보니 정치 얘기는 하지 않는것이 최선이 아닌가 싶습니다.
11/10/17 18:18
다른 사이트지만 야구 사이트 중에 저와 비슷한 곳이 있는데 거기서 느낀건 저런 사람들도 역시 그 자신들이 혐호하는 한나라당과 마찬가지고 한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쳐있어 자신의 기준으로 모든이를 재단해버리더군요. 한 쪽 끝에 있으면 중간에 있어도 반대쪽이니까요. 같은 당이나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도 자성적인 글을 올리면 고도의 까소리나 듣죠. 쪽수가 많으니 완장이라도 찼다고 생각하는지 아주 안하무인이죠. 제 생각으로 그런 곳은 이미 정치적인 이야기를 토론하는 기능을 상실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자신의 정신건강을 위해서 그런 곳에서 정치이야기 하는 것은 피해야겠죠.
11/10/17 18:39
친구분이 첫 글에 대해서 너무 쉽게 생각한 것은 아닌가요?
첫 글은 첫 인사와도 같습니다. 영화사이트에다가 굳이 성향에 반하는(라고 생각되는) '정치글'을 첫 글로 쓸 필요는 없잖아요. Pgr 자유게시판에 와인관련 글이 올라왔다고 해봅시다. 마지막에 자기가 애용한다면서 사이트 주소가 하나 덧붙여져 있어요. 검색해봤더니 가입한지도 얼마 안된 데다 그 글이 첫 글입니다. 그럼 저는 그 사람이 사이트 광고하려고 들어왔다고 생각할 거예요. 반대로 가입한 지 좀 됐고 스타 관련 글도 썼던 사람이라면 정말 소개하려고 썼다고 생각할 거구요. 진보와 분열 이전에 기본적인 예의와 순서 문제가 아닐까요?
11/10/17 18:56
친구분이 혐오의 화살을 잘못 둔 것 같습니다. 이건 그 사이트 유저들의 행위에 대한 혐오로 이어져야지 정치혐오로 이어지는 건 좀 이상한데요. 빠가 까를 만들고 까가 빠를 만든다지만 그게 합리적인 것은 아니죠.
그리고 솔직히 친구분 글을 올려주셔야 판단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정말 합리적인 글인데 그쪽 동네 사람들이 이상했던 건지 글이 이상했던 건지 알 수가 없거든요. pgr만 해도 첫글부터 이상한 정치글 쓰시고는 폭풍 일점사 당하자 '여기 사람들 정말 이상하다.'고 혼자 결론 내려버린 사람이 종종 있는지라-_-....
11/10/17 20:20
빠가 까를 만든다는 말자체가 이성적이질 못하죠
어떤 삐리리의 빠가 극성이고 잘못을 하면 그 삐리리빠의 까가 되면 됩니다 그게 아니라 삐리리빠들의 잘못을 가지고 그 삐리리자체의 까가 되는 것은 별 정당성이 없는겁니다 다분히 감정적인 문제고 본인이 감정적이 되겠다면 말릴 이유는 없지만 본인의 책임일뿐입니다 더불어 친목질 자체는 나쁜게 아닐겁니다 사람들끼리 친하다는 건 참 좋은 거죠 그게 빠가되던 까가 되던지.. 그런데 문제는 친하다는 이유로 지들끼리 싸고돌면서 편을 가르고 지들외의 사람들을 배척하는거고요 그런건 어떤 분야에서든 문제가 되기 마련이죠 그리고 사실상 그러고 노는 사람들이 진짜 친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진짜 친한 사람들은 그러고 놀기 보다는 오히려 말조심하고도 커뮤니티외적으로 잘 지내던데 겨우 오프모임에서 몇번 보고 술자리 몇번 가졌다고 서로 행님 아우 언니 동생하다가 그중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 사람이 생겨도 그들끼리 쉴드 쳐주려고 노력하는 걸 보면 참 한심하더군요 게다가 이런건 어떤 종류이든 집단이나 조직 사람들의 모임에 소속되어야 안심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심리인지라 오프라인이라고 해도 조금 다른 모습으로 표출될뿐 온라인에 비해 딱히 다를 것도 없더군요
11/10/17 20:31
정치이야기 뿐만 아니라 어떤 이야기든지 그 곳의 대세에 따르지 않는 생각을 마음 편하게 말할 수 있을 장소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감정적으로 달려드는 비정상적인 공격과 작은 논리적 허점도 놓치지 않을 공격에 버텨낼 자신이 없다면 안하는 것이 속은 편한 것 같습니다. 잘못 알고 있는 객관적인 사실을 바로잡아 주는 경우가 아니라면요...
11/10/17 20:51
그정도의 사이트라면 게시판지기도 한통속이라고 봐야합니다
게시판내에서 다툼이나 격한표현에 대해 게시판지기가 한쪽에 기울어진 판정을 자꾸 내리면서 사람들이 점점 걸러지거든요
11/10/18 01:03
PGR21에는 반한나라당 성향의 유저만 있는 곳도 아니고 친한나라당의 유저도 있습니다만, 친한나라당의 유저가 글을 쓴다고 (글 내용의 논리적인 문제점 말고) 무슨 타박이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그 유저가 정치적으로 낚시만 하고 떠날려는 낚시꾼이 아니기를 알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반한나라당 쪽 성향의 유저라도 글 써놓고 특별히 피드백 없이 떠나버리면 거세게 까입니다. 여기처럼 고정닉이 잘 기억되는 곳이 아니라 스르륵이나 엠팍 같이 회원들이 수없이 들락날락 거리는 곳이라면 당연한 반응입니다. 외려 그렇게 회원이 많은 곳일수록 정치글을 읽으면 그 아이디로 쓴 글을 검색해보는 습관이 '장려'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뉴비의 첫글이 정치글이라면 거의 낚시글로 판단하게 됩니다. 이는 인터넷에 낚시꾼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생긴 일종의 문화인데... 친구분이 어느정도 나이도 있으시고 그 커뮤니티에서 10년이나 있으셨는데 이런 문화를 모르셨다면... 모르신게 잘못한겁니다.
11/10/18 01:19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사람과 정치로 토론을 한다라...
얼굴을 맞대도 싸움이 나는데 택도 없죠 -_-; 그래서 전 인터넷에선 절대 정치논쟁을 하지 않습니다 서로 상처만 남을 뿐 아무런 이득이 없죠
11/10/18 06:54
친구분이 화날만하네요. 공교롭게도 제가 자주가는 커뮤니티도 전부다 좌파들이 점령하고 있어서
그 분위기를 아는데... 이사람들의 특징이 정상적인 인지능력에 뭔가 문제가있습니다. 본인이 지지하는 사람들은 나쁜행동을 해도 옳고 반대의 사람들은 좋은행동을해도 음모론이 있는거죠.
11/10/18 10:03
정치에 대한 얘기를 애써 배제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덥썩덥썩 시작하는 것도 좋지 않아요.
(윗분들이 다 해주신 이야기입니다만...) 여담이고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예전에 강남역 앞에서 노무현 대통령 분향소 일을 도운 적이 있습니다. 뭐 추모객들이 찾아와 분향도 하고 절하실 분들은 절도 하고 묵념도 하고... 순서대로 그렇게 예를 표하고 있었는데요... 어느 청년이 지나가면서 "아오! X팔 또 정치!" 이러고 그냥 지나가버린 적이 있어요. 뭐 그 청년 쫓아가서 화내고 그럴 문제가 아니기도 하지만 순간 모두 당황해서 청년이 저~ 멀리 사라질 때까지 그냥 서있기만 했는데요... 내가 좋아하는 정치인 욕했다고 화를 내자는 것이 아니라, 그래도 고인 앞에서 어떤 정치 구호도 없이 추모만 하고 있는데도 거기에 기어이 "~~싫어"가 아니라 "아오! 또 정치!" 하고 한 마디 남겨놓고 갈 수 밖에 없는 그 혐오감... 그 이전에는 정치혐오라는 걸 그렇게 절실히 인지하지 못했었는데, 뭐 그 청년이 좀 특수하게 극단적인 경우일 수도 있겠지만 그 날 처음으로 좀 심각하게 생각을 좀 해 봤어요. 그리고 어디 집회를 쫓아다니고 막 열심히 누군가를 설득하고 논쟁하고 글 퍼다 올리고.... 이런 식의 "열정"이라면 저도 분명히 식었다고 표현할 수 밖에 없겠지만, 그렇다고 아예 다들 관심 끄고 있는 건 아니니까요. 제가 긍정주의자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제는 이전보다 많은 분들이 조심스럽게든 어떻든 술자리에서건 어디건 정치 얘기 꺼내는 걸 예전만큼 불편하게 생각하지는 않고, 선거 전후로 해서 꽤나 자신의 소신을 분명하게 밝히고 계신다고 생각하거든요. 뭐 그 정도면 충분하죠. 한때 우~하고 불어 올랐던 바람이 다시 싸늘하게 식은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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