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https://pgr21.co.kr/?b=8&n=31899 )에 이어서...
이제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유도하게 된 아름다운 과정에 대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제 생각에 2부/3부도 나눠야 할 것 같습니다.ㅠㅠ 2부에서는 상대성이론 유도 과정만 다루렵니다.ㅠㅠ)
그 전에... ‘상대성 이론’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한 가지는 아인슈타인이 1905년도에 발표한 논문을 기초로 한 ‘특수상대성이론’이고
다른 한 가지는 아인슈타인이 1915년도에 발표한 논문을 기초로 한 ‘일반상대성이론’입니다.
(세상에나, 아인슈타인은 10년 만에 또 하나의 괴물을 만들어 냈습니다. 오오...)
이 중에서 제가 이 글에서 설명할 것은 ‘특수상대성이론’인데, 왜 그 앞에 ‘특수’가 붙는지는 조금 있다가 설명하겠습니다.
3. 첫 번째 전제 : 상대성 원리
http://www.ukopia.com/ukoAmericaSociety/?page_code=read&uid=142421&sid=11&sub=1
아까 PGR에 올라왔던 이 기사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1905년 이후 물리학계에서 불변의 진리로 받아들여졌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E=MC2)는 이번 실험으로 더 이상 쓸모가 없게 됐다.”
이 문장은 이 기사를 쓴 기자의 수준을 여실하게 드러내 줍니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상대성 이론’을 ‘상대성 원리’라고 부르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하는데,
‘상대성 이론’(Theory of relativity)과 ‘상대성 원리’(Principle of relativity)는 엄연히 다르거든요.
이 기자는 기사를 쓰면서 기본적인 사실관계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아서 그와 똑같은 오류를 저질렀습니다.
(이 문장에는 다른 문제들도 있지만, 그건 뒤에서 언급하겠습니다.)
‘상대성 원리’는 사실 저도 정확한 정의를 본 기억이 없어서 네이버에서 찾아보니까
(아니나 다를까 ‘상대성 원리’라고 쓰고 ‘상대성 이론’이라고 읽어야 하는 글들이 허벌나게 나오는군요.ㅠㅠ)
네이버 사전은 “뉴턴의 운동법칙은 갈릴레이변환, 특수상대성이론은 로렌츠변환에 대하여 불변인 것처럼 좌표계가 변해도 물리법칙들이 달라지지 않고 불변인 형식을 갖는다는 원리이다.”라고 하고,
다른 글에서는 “여러 가지 물리 현상의 발생은 각 관측자의 입장 또는 좌표계와 상대적이어서 특정한 관측자(좌표계)를 우선시킬 근거가 없다는 원리.“
라는 알아들을 수 없는 설명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다시 설명해보겠습니다.
어떤 사람 A, B, C가 있습니다.
이 A는 서울역에 있고, B는 서울역에서 출발한 지하철을 타고 있고, C는 서울역에서 출발한 KTX를 타고 있고,
셋을 모두 다 똑같은 요요 제품을 가지고 놀고 있습니다. (지하철이나 KTX는 흔들리지 않고 일정한 속도로 달리고 있다고 합시다.)
A와 B와 C는 서로 다른 상황(‘서울역 : 0km/h /지하철 : 80km/h / KTX : 300km/h’)에 있지만, 그들이 요요 놀이를 하는 데는 특별한 차이를 느끼지 않을 겁니다.
이걸 물리 용어를 섞어서 좀 다르게 표현하면
셋은 서로 다른 관성계에 속해 있지만, 그들이 요요를 가지고 놀 때 요요에 작용하는 물리법칙(F=ma를 비롯해서 관성의 법칙, 작용/반작용 법칙, 바닥이나 공기와의 마찰력, 각운동량 보존법칙 등...)은 모두 동일하기 때문에, 세 사람은 어떤 관성계에 소속되어 있는지와 상관 없이 동일한 환경에서 요요 놀이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관성계 : 가속도가 0인, 다시 말해 정지해 있거나 등속도 직선 운동을 하는 계)
설마하니 요요 놀이만 이렇지는 않겠죠. 이것은 그들이 각자의 계 안에서 경험하는 모든 현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즉, ‘서로 다른 관성계에서 경험하는 물리법칙은 서로 동일하다’ 이것이 아인슈타인의 첫 번째 전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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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후로는 진행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족입니다.
진행에만 관심 있으신 분들은 4. 로 넘어가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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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관성계’라는 생소한 단어가 나오는데, 이게 특수상대성이론에서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위 괄호에서도 썼지만, 관성계(system of inertia)란 가속도가 0인, 다시 말해 정지해 있거나 등속도 직선운동을 하는 계(system)를 의미합니다.
여담이지만, 왜 '관성계' 라는 이름이 붙었냐면 바로 이 관성계에서 ‘관성의 법칙’이 성립하거든요.
바꿔 말하면 비관성계, 즉 계 자체가 가속하는 상황에서는 관성의 법칙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버스가 달리다가 브레이크를 밟아서 감속하면(=계의 가속도가 0이 아니면) 가만히 서 있던 사람(=정지해 있는 물체)이
아무 힘도 받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저절로(=알짜힘이 0인데도 불구하고) 앞으로 쏠려 나가게 되고(속도가 발생),
이는 관성의 법칙(“정지해 있거나 등속도 운동을 하는 물체에 작용하는 알짜힘이 0일 때, 그 물체는 그 운동 상태를 유지한다”)에 위배됩니다.
이 ‘관성계’라는 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점은, 바로 ‘서로 다른 관성계는 동등하다’라는 점입니다.
그런 경험들 있으신가요? 버스 주차장에서 버스 2대가 나란히 서 있는데 옆에 있는 버스가 천천히 앞으로 움직이면
자신이 타고 있는 버스가 앞으로 가는 건지 옆에 있는 버스가 뒤로 가는 건지 헷갈리는 그런 경험. 이것이 바로 앞에서 인용했던
“여러 가지 물리 현상의 발생은 각 관측자의 입장 또는 좌표계와 상대적이어서 특정한 관측자(좌표계)를 우선시킬 근거가 없다는 원리.“라는 문장의 의미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서로 다른 두 관성계에 속한 관찰자는 각자가 자신을 기준으로, 자신이 정지해 있다고 생각하고 관찰해도 무방합니다.
그렇게 각자가 자신을 기준으로 관찰해도 서로 다른 두 관성계에서 느끼는 물리법칙은 (서로에 대해서도) 완벽하게 동일해야 합니다.
이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이기도 하지만, 상대성 이론의 가장 중요한 기초가 될 뿐더러 완성된 상대성 이론을 이해하는 데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나중에 다시 설명하겠습니다.)
아무튼,
아인슈타인이 1905년에 발표한 상대성이론(Theory of relativity)은 ‘관성계(정지해 있거나 등속도운동을 하는 계)’라는 ‘특수(special)’한 상황을 가정하고 만든 이론이기 때문에 ‘특수상대성이론(Theory of special relativity)’라고 불립니다.
관성계와 비관성계를 포괄하는 일반적인(general) 상황에 적용되는 ‘일반상대성이론(Theory of general relativity)’은 이것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일반상대론은 비관성계에서 발생하는 ‘관성력’이라는 가상의 힘을 ‘중력’으로 치환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일반상대론은 ‘중력이론’으로서, 현대물리에서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공간이 휘느니 어쩌느니’ 하는 게 바로 이 일반상대론의 영역입니다. 이건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끄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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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두 번째 전제 : 빛의 속도는 일정하다.
1부에서 "그렇게 빛에 대해서 고민하던 아인슈타인은 어떠한 한 가지 생각을 떠올렸고, 이 생각을 통해서 특수상대성이론을 유도해냅니다."라는 말을 했었죠.
아인슈타인이 떠올린 생각이란 것은, "빛의 속도는 관측자가 어떤 속도로 운동하고 있는지와는 관계 없이 일정하게 관측될 것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상식 수준인 지식이지만, 당시에 이런 생각을 해냈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이 내용은 당시에 진리라고 믿어지고 있던 뉴턴 역학에 위배되는 내용이었고
그러한 내용을 지지하는 어떤 실험 결과나 그 밖에 다른 근거를 가지고 해낸 생각이 아니라 그냥 머리 속에서 생각을 굴리고 굴리다가 알아낸 것이거든요.
(아인슈타인은 괴물입니다. 괴물-_-)
아인슈타인은 어릴 적에 과학 선생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어릴 적에’ 말입니다.-_-)
아인슈타인 : “빛의 속도로 따라가면서 빛을 관찰하면 어떻게 보이나요?”
과학선생님 : “빛이 정지한 것처럼 보이지.”
그런데 이 답변은 위에서 설명한 상대성 원리와 빛의 성질에 따라 생각해보면 매우 이상합니다.
상대성 원리에 의하면 빛의 속도로 빛을 따라가는 관성계에서 관찰한 빛의 성질은 일반적인 경우에 관찰한 빛의 성질과 동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상대성 원리 : ‘서로 다른 관성계에서 경험하는 물리법칙은 서로 동일하다’)
그런데, 빛은 그 진행방향에 수직한 방향으로 전기장과 자기장이 진동하면서 존재하는 전자기파의 일종이라는 설명이 19세기 말 제임스 맥스웰의 ‘맥스웰 방정식’을 통해 완성되었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정지한 빛’은 그것을 이루는 전기장과 자기장이 진동하지 않으므로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빛이 정지한다든지 하는 일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빛을 정지합니다. 정지하겠습니다. 아...앙되잖아? 어? 저, 정지가 앙돼. 정지시킬 수가 없어. 앙돼~)
(작성중...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