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우나는 왜 이렇게 물 온도가 뜨겁나요.
샤워를 마치고 열탕에서 간단한 족욕을 하고 식탁보같이 생긴 이불 두개를 들고 수면실로 가 잠을 청합니다.
이거 장난 아니게 피곤한데 내일 일어나면 저녁되있는거 아니야 불안감에 휩싸입니다.
새벽 다섯시쯤 됐을까요.
알람시계를 맞춰놓고 잠을 청합니다.
원래 이런 사우나에서 잠 되게 잘자는 편인데 웬일인지 잠이 오질 않네요.
그래도 내일 아침에 덜 폐인처럼 보일려면 억지로라도 잠을 청해야 합니다.
새벽 수영 덕분인가요.
한시간 단위로 자꾸 잠을 깨더니 결국 9시에 눈이 말똥말똥 해졌습니다.
머리도 별로 안무겁고 기분도 상쾌합니다. 몸이 가볍네요. 역시 사람은 운동을 해야 합니다.
아니면 어젯밤에 목욕을 하지 않고 족욕만한게 큰 도움이 되었나?
다시 샤워를 하고 땀에절은 티셔츠를 벗어내고 노트북 가방에서 새로운 티셔츠를 하나 꺼내입습니다.
티셔츠 한장 챙겨오길 잘 한거 같습니다.
아직 너무 이른시간인거 같아서 노트북을 들고 휴게실로 갑니다.
집에가는 버스표를 알아봐야죠.
와이파이를 연결할려고 하는데 천원짜리 이용권을 구매하랍니다.
이런 도둑놈들 원래 와이파이 공짜아님? 한참 결제할려고 애쓰다가 그냥 포기합니다.
책장에 꽃혀있는 만화책 몇권을 뒤적거리다가 10시쯤 되자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옵니다.
26.
자매님에게 전화를 걸어 봅니다.
'자매님 잘 잤어?'
'으으으..오빠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나 어제 너무 피곤해서 문자보내고 바로 잠들었다.'
'어제 술은 별로 안마셨는데 너무 걸었다니깐! 좀 더 자! 내가 이따 전화할게.'
근처 피시방으로 갑니다.
아침부터 초딩들이 열심히 게임을 하네요. 피파온라인을 하는거 같습니다.
캔커피 하나를 사들고 차표를 알아봅니다.
심야 버스는 그렇고 오후 3시 50분차 타고 가면 되겠네요.
메일함에 들어가봅니다.
자매님에게 메일을 하나 쓸까 하다가 시간이 너무 오래걸릴거 같아서 그냥 닫고 나옵니다.
피시방 카운터 알바생..이라기엔 좀 나이가 많아보이는 여성분에게 말을 건넵니다.
상냥하게 서울말로요. 왜 이렇게 부산에만 오면 상냥한 서울말을 쓸때 자신감이 붙죠?
꼭 이태원에서 영어쓰는 사람 처럼 말이죠.
'저기 이 근처에 빵집있나요?'
'이 근처에는 빵집은 없을텐데요. 요 앞에 하나 있었는데 사라졌어요.'
'연산역 근처에 가면 빵집 있을까요?'
'거기는 더 없을텐데요. 저 옆으로 시장까지 가셔야 찾을 수 있을거에요.'
곤란한데...
일단 밖으로 나와서 빵집을 찾습니다.
연산역 쪽으로 가봤는데 이 망할놈의 동네가 뭐 죄다 모텔 아니면 마시지 아니면 병원 은행 뭐 그런거 밖에 없습니다.
아니 왜 이런 역앞에 흔한 파리게이트 두레쥬르 이런거 없는겁니까?
화승신용금고가 보입니다. 아 여기까지 와서 화승에서 이제동을 떠올리니 정말 막장인거 같습니다.
다시 방향을 돌려 시장쪽을 찾아봅니다. 한참을 걸어도 안보입니다.
무슨 자동차부품파는 가게들만 나옵니다.
돼지국밥집이 있네요. 부산 온 뒤로 한번도 밥구경을 못했습니다.
배가 좀 고픈거 같습니다. 그냥 빵집이고 뭐고 밥이나 먹을까요.
그때 자매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오빠 나 일어났다.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그냥 알아서 눈이 잘 떠지더라. 잘 잤나?'
'응 잘 잤다. 내 빨리 준비하고 나갈테니 기다려!'
'아, 맞다 이 근처에 빵집 어딨냐? 아무리 찾아도 안보이네.'
'어제 밤에 걷다가 파리게이트랑 못봤나? 찾아보면 몇개 있을텐데?'
'그런거 코뺴기도 안보인다. 뭔 놈의 동네가 다 모텔밖에 없어.'
'맞나? 아무튼 다 준비하고 연락할게!'
'알았다. 빵집 진짜 안보이네.'
한참을 걷고나서야 무슨 아파트 동네가 보이더니..시장이 보이고
상가에 작은 빵집이 하나 보입니다.
빵집에 들어가서 케잌 하나를 고르고 연산역에서 여까지 빵집찾아서 걸어왔다고 하자
이 근처에 빵집만 다섯개라네요. 망할! 망할! 망할!
이래서 요즘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들고 다녀야 하나봅니다.
케잌을 들고 자매님의 집으로 향합니다.
길을 헤멜거 같아서 왓던길 고대로 지하철역까지 걸어서 집을 찾아갑니다.
살짝 해메긴 했지만 어제 집에서 나올때 멘션이름을 똑똑히 기억해둔터라 그럭저럭 찾았습니다.
길 위에 걸터앉아 케잌을 돌 위에 올려놓고 자매님을 기다립니다.
대충 11시쯤에 전화하고 케잌사고 돌아온다음에 집 앞에서 기다리는 시간까지 40분은 넉넉히 지난거 같은데...
영 나올 기미가 안보이네요.
전화를 걸었습니다.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최근 소개팅 여자분께 좋은 마음 가지고 있는데 fd테란님처럼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조선시대 남자에 저는 가까운데, 남자는 직구라고 한편의 로맨틱영화를 찍는 다고 생각하고 대쉬할려고 합니다.
일요일날 두번째 데이트인데 답사 다 하고 동선 짜고 여기서 무슨 이야기 하고 대본짜고 있네요 ^^
안그러면 어버버버 하다가 끝나버릴거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