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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6/03 00:44:04
Name fd테란
Subject [일반] 2011년 어느 늦은 밤 - 진짜 최고의 사랑 -
23.


'들어와!'

대한민국 남자들의 로망이 누군지 아십니까.
김태희가 아닙니다. 한가인도 아닙니다.
전지현도 아니구요. 이민정도 아닙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 시대 남자들이 꿈꾸는 진정한 로망은...
바로 '자취하는 여자' 입니다.
바로 그 역사의 현장에 제가 와있습니다.

그것도 새벽세시에 말입니다.
아, 물론 룸메랑 같이 자취하는 원룸이긴 하지만 룸메는 지금 집에 없습니다.
가슴이 벅차 오릅니다. 눈물이 앞을 가리지는 않네요.

집에 들어가는 순간 코로 숨을 크게 들여 마셔봅니다.
프리지야 꽃향기가 나지 않습니다. 왜죠?
여자 둘이서 사는 집인데?

'집이 좀 지저분하지?'

글쎄 아주 깨끗하다고 볼 수는 없을거 같네요.
진짜 복도에 서 있는 5분동안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급습했으면 어떤 즐거운 그림이 그려져있었을까요.
아무튼 핑크색 카바를 씌운 퀸사이즈 침대 하나랑 컴퓨터책상 그리고 티비 방안에 싱크대랑 부엌도 있구요.

'몇일전에 인섭이 집에 갔을때 여동생 방 들어갔다 와서...그거보단 꺠끗하다.'

암튼 이 집 여자들 대충 이러고 사는군요.
친구들이 자주 놀러온다고 하는데 아지트라서 그런가 암튼 그냥 일반 가정집 냄새가 납니다.

'촌스러운 질문 하나만 해도 되냐? 이런데 살려면 얼마야?'
'보증금 500! 월세 35만원! 관리비 2만5천원!'

좀 노티나는 질문이였는데 잘 받아주네요.

'그럼 싼건가?'
'비싸다. 동네도 별로 좋진않는데 여기가 회사가 가까워서 경대에서 이사왔다.'

자매님은 오렌지 쥬스를 컵에 따라줍니다.
근데 컵이 하나 밖에 없네요 저만 먹으라는건가 봅니다.
근데 만나는 중간 노래방도 그렇고 중간 내내 목이쉬어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옛날에는 안그랬는데 나이먹으면서 계속 목소리가 왜 빨리 쉬는지 모르겠네요.

자매님이 핑크색 방석의자를 하나 건네 줍니다.
그래놓고서는 자기는 컴퓨터 의자에 앉네요.

'룸메랑 포도쥬스 마실때 우리는 꼭 와인잔에 마신다?'
'왜? 분위기 있어 보일라고?'

'그리고 소주마실때도 와인잔에 넣어서 마신다? 근데 맥주 패트병은 막 병나발 분다.'
'하하하 뭐야 그게 웃기네!'

자매님은 양말을 벗었습니다. 아니 원래 하이힐 신었으니 양말을 안신었나
아니면 스타킹을 신었나? 저도 발이 갑갑합니다.
양말을 벗고싶은데 웬지 화장실에 가서 씻고 와야될거 같습니다.
근데 귀찮기도 하고 에라 모르겠다 그냥 양말 벗습니다.
냄새나면어쩌죠? 에라 모르겠다.

자매님은 최고의사랑을 다운받기 시작합니다.
놀랍게도 토렌트 사용자입니다. 이런것도 쓸 줄 알다니 오늘 봤던 모습중에 제일 큰 반전입니다.
사촌동생이 얼마전에 알려줬다고 합니다.
무슨 닥본사 사이트였는지 카페였는지 거기서 토렌트 파일을 다운받습니다.

컴퓨터 책상위에 달력이 하나 있네요.
오 이게 말로만 듣던 커플달력인가 봅니다.

'이거 뭐야? 아까 룸메님 사진이네. 이건 룸메님 남친사진인가? 이거 성미가 직접 만든거야?'
'아이다. 요즘은 돈 주면 다 알아서 만들어준다.'

커플달력 처음 봤습니다. 아까 포스에 눌려서 룸메님 눈여겨볼 시간이 부족했는데
커플 달력으로 마음껏 사진을 뜯어 봅니다.

'오, 정말 룸메님 눈이 엄청 크시구나. 얼굴에서 눈밖에 안보이네.
근데 이런말 하면 예의가 아니지만 니네 룸메가 아깝다. 남친은 음...'

'맞지? 개는 답이 없다. 완전 남자도 아니다. 내랑도 만나면 맨날 떄리고 싸운다!'
'오 둘이 친해? 자주 만나?'

'말도 마라. 남자도 아니다. 나랑 맨날 싸우는데 궁뎅이도 때리고 막 그런다.'
'개구쟁이 스타일인가? 어 잠깐 어딜때린다고? 야 그렇게 편한 남자가 있으면 거기다가 징징 대면되겠다.'

'안된다 개는 남자가 아니라니깐 그리고 편하긴 한데 룸메 남친인데
우째 거기다 대고 징징대노? 양심이 있지.'

저도 친구 여친들 궁뎅이나 한번 때려볼까요.
아마도 내일 한강 잠수교 밑에 검은 비닐봉지 16개가 떠오르겠죠?





24.

드라마가 다운 받기 전까지 또 이런저런 잡담을 나눕니다.

'자, 근데 어디부터 열어볼까? 이쪽 서랍 열여보면 굉장히 두근두근 할 거 같은데?'
'손대지마라. 진짜 뭐하나 건들면 죽는다.'

'이왕 여기까지 온거 딱 하나만 가져가자. 니 향기가 아주짙게 묻어있는걸로다가.
너 화장실 가면 싹 열어서 하나만 가방에 넣어야겠다.'

'진짜 그러면 죽는다. 나갈때 다 소지품 검사할꺼다!'
'농담이다 농담 내가 변태냐?'


둘이 사는 집만 아니였어도 진짜 하나 훔쳐볼만도 했을텐데...


'내 친구가 어떤 오빠랑 연애 하거든? 근데 원래는 그 오빠가 내한테 맘이 있었는데
난 그냥 그랬거든. 어느 순간 보니깐 내 친구랑 사귀고 있더라 되게 그거보고 기분이 묘하대?'

'왜? 막상 친구한테 가니깐 아쉽디? 자매님 오늘 여러가지로 실망 시킨다. 잘하고 있어. 지금처럼만 해!'
'그냥 그런적이 있었다고 나도 왜 지금 말하는건지 모르겠다. 이건 진짜 임금님귀는 당나귀귀다.'

'친구 이름뭔데?'
'안된다 실명은 깔 수 없다.'

'어차피 니 친구들 다 거기서 거긴데 왜 또 그런걸 신경쓴대?'

'생각난김에 말한건데 그냥 아무 생각없었다. 이건 진짜 무덤까지 갖고 가야된다.'
'글쎄다. 소문내고 싶어도 니 친구들 성미말고는 거의모르는데...오 최고의 사랑 다 받은거 같다 이제 보자.'



어제 못본 최고의 사랑입니다.
첫 장면에 차승원(독고진)이 공효진 발에 운동화를 신겨주고 있네요.
컴퓨터 의자에 앉아서 배게를 껴안고 있는 자매님 눈이 하트뿅뿅으로 변합니다. '완전 멋있어...'
저는 방바닥 핑크색 방석의자에 앉아서 고개를 올려보며 컴퓨터 모니터를 봅니다.

같이 방안에 앉아서 드라마를 보는건 또 처음이네요.
그것도 새벽 세시가 넘은 시간에 자매님의 자취집에서 단 둘이서 말이죠.
정말 드라마를 보면서 독고진 멋있어를 몇번이나 남발하는건지 모르겠네요.
괜히 움추려 듭니다. 아오 괜히 이거 같이 보자고했나...

몇장면 넘어가서 근처 초등학교로 차승원이 공효진을 끌고 갑니다.


'구애정!(공효진) 넌 착하니깐 제발 날 버리지마.
니 떠나면 나 가슴아파. 너 착하잖아. 나 심장 수술했어.
이것 좀 만져봐 느껴져? 나 버리면 안된다! 제발 버리지마!'

와, 저렇게 찌질할수가 근데 차승원이 하니깐 저 찌질이짓도 멋져보입니다.

'구애정 제발 내 안전수치 60~90 맥박수를 지켜줘.
날 버리지마 제발 윤필주(윤계상)한테 가면 안된다.'


좀전까지 신데렐라 모드였다가 갑자기 남자가 찌질이로 돌변해서 매달리는 모습을 보니깐
웬지 지금 제 모습이 오버랩 됩니다.

'나 분명히 말해두는데 이거 미리 본거 아니다. 지금 너랑 처음 보는거야!'
'알았다 알았다.'


그깟 심장 수술 한게 뭐길래 저걸 가지고 협박을 할 수 있죠.


'야, 나도 옷벗고 보여줄까? 나도 저거보다 큰 수술 자국 있는데
미리 말해두지만 지금 독고진보다 10년전에 심장 수술했거든.
내가 리얼 핫브레이커야! 너도 알지?
근데 나는 저렇게 찌질하게 못 매달리겠다. 재가하면 찌질한대 멋있지만 내가하면 아우...!'

'아 뭔데 진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저도 차승원처럼 벗고 상처부위에 자매님을 손을 얹으면서...
나 안받아주면 안전수치 90~100 무너질 수 있거든?
너 오늘부터 못보면 심장마비 걸릴지도 몰라.
바짓가랭이 잡고 한번 매달려볼까요. 진짜 급 땡기네요.


'야 나도 저렇게 한번 해볼까? 매달려봐?'
'아 진짜 웃기지 좀 마라! 드라마나 보자!'



하지만 차승원의 몸짱포스와 일분에 팔굽혀펴기100개드립으로 순식간에 분위기가 깨집니다.
그렇죠. 남자가 빌빌대는게 어떻게 매력이 될 수 있겠습니까.
일분에 팔굽혀펴기 백개!
죽기전에 도전해야할 과제가 한개 생겼네요.



다시 장면이 바뀌어서 윤필주가 커피숍에서 공효진에게 고백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오빠, 윤필주(윤계상)얼굴이 이상하지않나? 지금 햇빛받아서 얼굴 찡그리면서 연기한다.'
'어 그러네? 그러고보니 대사도 살짝 우물우물 하는거 같다. 다른애들은 다 괜찮은데 재가 좀 깨네.'
'햇빛때문에 그런거 같다 그래도 멋있다! 윤필주씨!!'


대충 장면이 몇개 넘어가고 자매님의 얼굴을 봤습니다.
어쩐지 조용하다 했더니 눈꺼풀이 간당간당 하네요.
딱 이대로 1분만 있으면 저 자세로 쥐도 새도 모르게 잠들어 버릴 기세입니다.



24.



이제 잠들면!
잠들기만 하면!!
잠만 자게 하면!!!

마우스로 드라마 남은 시간을 확인해봅니다. 아직 반도 덜 본거 같습니다.
스페이스를 눌러 드라마 일시정지를 시킵니다.


'자매님 얼른 침대 가서 자. 이 근처 찜질방이 어디야?'
'아 깜빡 졸았다. 찜질방가게? 기다려 나도 같이 가자.'

'야, 니 집 놔두고 어딜 가. 여기서 편하게 푹 자.'
'아니야 같이가자. 집 바로 앞에 찜질방 있다.'

'너 오면 내가 불편해서 그래. 너 작년에 찜질방 갔을때 바로 안마의자에서 골아떨어진거 기억 안나냐?'
'그때는 일하고 바로 오고 막 너무 늦게까지 걷고 그래서 엄청 피곤했다.'

'그때 너 잘때 내가 바로 옆에서 한시간동안 니 옆모습 쳐다보고 의자 밑으로 내려가서
니 모습 한시간정도 쳐다보고 다시 또 자세 바꿔서 니 깰때까지 자는 모습 쳐다보고.
화장기 다 지우고 완전쌩얼에 피곤에 쩔어있는 얼굴 아주 원없이 봤다. 키읔키읔'

'진짜? 언제 그랬는데?'

'그때 잠 한숨도 못잤어. 여기서도 그러라고?
아무튼 오래 걷는라 피곤했을텐데 얼른 자 내일 다시 오던지 할게.'


'나는 진짜 찜질방 같이 가서 자줄려고 했는데 오빠가 오지 말라고 해서 안가는거다?'
'알았다 알았다. 나오지마 그냥 있어 내가 알아서 찾아갈게.'

컴퓨터 의자에 앉아있던 자매님이 한마디 던집니다.

'뒤에서 보니깐 진짜 크다.'
'독고진도 내앞에서는 안되거덩 '

망할 개드립! 저건 메리트가 아니란말입니다.
슬퍼 집니다 진짜...


'밑에 까지 데려다 줄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맨션 입구 까지 데려다주면서 손끝으로 저 건너편 찜질방 건물을 가르켜 줍니다.
맨션 맞은편 찻길 건너편에 있네요. 천천히 걸어가도 5분도 안걸릴거 같습니다.
자매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봅니다.


이미 할말도 충분히 했고 사진도 받았고 집 구경도 했고 여기서 헤어질까?
여기서 작별의 포옹 한번 하고 사라지면 되나?


'지금 여기서 작별인사 할까?'
'아 뭔데 진짜!!!'

'너, 내일 약속도 있겠다 지금 여기서 딱 사라지면 편할거 같은데 진짜 그럴래?'
'하지마라 왜 또 그러는데!'

'하하 그럼 나랑 1분1초라도 더 같이 있고 싶은거야?'
'웃기시네! 자꾸 그러지마라!'

'하아, 이걸 어쩌면 좋나 지금 가 말어?'
'완전 소심하기는 누가 A형 아니랄까봐 그냥 갔다가 내일와라!'

'아 진짜...에이 그래 이런걸로 시간끌지말자
너 피곤한데 얼른 가서 자라 내일 다시 올게!  집으로 다시 올까?'

'집으로 다시 오는건 아닌거 같다! 내일 연락해.'
'알았다! 일어나면 연락할게 내일보자.'


맞은편 찜질방으로 터덜터덜 발걸음을 옮깁니다.





25.

부산 사우나는 왜 이렇게 물 온도가 뜨겁나요.
샤워를 마치고 열탕에서 간단한 족욕을 하고 식탁보같이 생긴 이불 두개를 들고 수면실로 가 잠을 청합니다.
이거 장난 아니게 피곤한데 내일 일어나면 저녁되있는거 아니야 불안감에 휩싸입니다.

새벽 다섯시쯤 됐을까요.
알람시계를 맞춰놓고 잠을 청합니다.
원래 이런 사우나에서 잠 되게 잘자는 편인데 웬일인지 잠이 오질 않네요.
그래도 내일 아침에 덜 폐인처럼 보일려면 억지로라도 잠을 청해야 합니다.

새벽 수영 덕분인가요.
한시간 단위로 자꾸 잠을 깨더니 결국 9시에 눈이 말똥말똥 해졌습니다.
머리도 별로 안무겁고 기분도 상쾌합니다. 몸이 가볍네요. 역시 사람은 운동을 해야 합니다.
아니면 어젯밤에 목욕을 하지 않고 족욕만한게 큰 도움이 되었나?

다시 샤워를 하고 땀에절은 티셔츠를 벗어내고 노트북 가방에서 새로운 티셔츠를 하나 꺼내입습니다.
티셔츠 한장 챙겨오길 잘 한거 같습니다.


아직 너무 이른시간인거 같아서 노트북을 들고 휴게실로 갑니다.
집에가는 버스표를 알아봐야죠.

와이파이를 연결할려고 하는데 천원짜리 이용권을 구매하랍니다.
이런 도둑놈들 원래 와이파이 공짜아님? 한참 결제할려고 애쓰다가 그냥 포기합니다.
책장에 꽃혀있는 만화책 몇권을 뒤적거리다가 10시쯤 되자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옵니다.





26.


자매님에게 전화를 걸어 봅니다.


'자매님 잘 잤어?'
'으으으..오빠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나 어제 너무 피곤해서 문자보내고 바로 잠들었다.'

'어제 술은 별로 안마셨는데 너무 걸었다니깐! 좀 더 자! 내가 이따 전화할게.'

근처 피시방으로 갑니다.
아침부터 초딩들이 열심히 게임을 하네요. 피파온라인을 하는거 같습니다.
캔커피 하나를 사들고 차표를 알아봅니다.
심야 버스는 그렇고 오후 3시 50분차 타고 가면 되겠네요.

메일함에 들어가봅니다.
자매님에게 메일을 하나 쓸까 하다가 시간이 너무 오래걸릴거 같아서 그냥 닫고 나옵니다.

피시방 카운터 알바생..이라기엔 좀 나이가 많아보이는 여성분에게 말을 건넵니다.
상냥하게 서울말로요. 왜 이렇게 부산에만 오면 상냥한 서울말을 쓸때 자신감이 붙죠?
꼭 이태원에서 영어쓰는 사람 처럼 말이죠.

'저기 이 근처에 빵집있나요?'
'이 근처에는 빵집은 없을텐데요. 요 앞에 하나 있었는데 사라졌어요.'

'연산역 근처에 가면 빵집 있을까요?'
'거기는 더 없을텐데요. 저 옆으로 시장까지 가셔야 찾을 수 있을거에요.'

곤란한데...
일단 밖으로 나와서 빵집을 찾습니다.
연산역 쪽으로 가봤는데 이 망할놈의 동네가 뭐 죄다 모텔 아니면 마시지 아니면 병원 은행 뭐 그런거 밖에 없습니다.
아니 왜 이런 역앞에 흔한 파리게이트 두레쥬르 이런거 없는겁니까?

화승신용금고가 보입니다. 아 여기까지 와서 화승에서 이제동을 떠올리니 정말 막장인거 같습니다.
다시 방향을 돌려 시장쪽을 찾아봅니다. 한참을 걸어도 안보입니다.
무슨 자동차부품파는 가게들만 나옵니다.

돼지국밥집이 있네요. 부산 온 뒤로 한번도 밥구경을 못했습니다.
배가 좀 고픈거 같습니다. 그냥 빵집이고 뭐고 밥이나 먹을까요.
그때 자매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오빠 나 일어났다.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그냥 알아서 눈이 잘 떠지더라. 잘 잤나?'

'응 잘 잤다. 내 빨리 준비하고 나갈테니 기다려!'
'아, 맞다 이 근처에 빵집 어딨냐? 아무리 찾아도 안보이네.'

'어제 밤에 걷다가 파리게이트랑 못봤나? 찾아보면 몇개 있을텐데?'
'그런거 코뺴기도 안보인다. 뭔 놈의 동네가 다 모텔밖에 없어.'

'맞나? 아무튼 다 준비하고 연락할게!'
'알았다. 빵집 진짜 안보이네.'



한참을 걷고나서야 무슨 아파트 동네가 보이더니..시장이 보이고
상가에 작은 빵집이 하나 보입니다.
빵집에 들어가서 케잌 하나를 고르고 연산역에서 여까지 빵집찾아서 걸어왔다고 하자
이 근처에 빵집만 다섯개라네요. 망할! 망할! 망할!
이래서 요즘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들고 다녀야 하나봅니다.



케잌을 들고 자매님의 집으로 향합니다.
길을 헤멜거 같아서 왓던길 고대로 지하철역까지 걸어서 집을 찾아갑니다.
살짝 해메긴 했지만 어제 집에서 나올때 멘션이름을 똑똑히 기억해둔터라 그럭저럭 찾았습니다.
길 위에 걸터앉아 케잌을 돌 위에 올려놓고 자매님을 기다립니다.


대충 11시쯤에 전화하고 케잌사고 돌아온다음에 집 앞에서 기다리는 시간까지 40분은 넉넉히 지난거 같은데...
영 나올 기미가 안보이네요.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직이야? 소개팅하러 가는것도 아닌데 그냥 대충 나오지?'
'미안 미안 금방끝난다 오빠 어딘데?'

'창문 열어봐!'
'집앞에 있나? 언제왔는데? 그럼 집에와서 기달리래?'

거절할 이유가 없습니다.

'콜!'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을 누릅니다.

띵동!

'잠깐만!'

어제도 잠깐만이더니 오늘도 잠깐만이네요.
또 밖에서 몇분을 서성입니다.

'들어와!'



하루에 두번씩이나 자취하는 여자하는 집에 초대 받은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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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03 02:07
수정 아이콘
잘보고 있는데 결말 언제나나요.............ㅡ.ㅡ;
11/06/03 08:30
수정 아이콘
이제 슬슬 결말을 향해 가는 군요! [m]
올빼미
11/06/03 12:24
수정 아이콘
아. . . .가드내려갔으면 스트레이트날려서 끝장봐야죠. 카운터무서워서 판정으로 끌고가면 보는사람지루합니다.
뺑덕어멈
11/06/03 23:15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최근 소개팅 여자분께 좋은 마음 가지고 있는데 fd테란님처럼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조선시대 남자에 저는 가까운데, 남자는 직구라고 한편의 로맨틱영화를 찍는 다고 생각하고 대쉬할려고 합니다.
일요일날 두번째 데이트인데 답사 다 하고 동선 짜고 여기서 무슨 이야기 하고 대본짜고 있네요 ^^
안그러면 어버버버 하다가 끝나버릴거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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