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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4/07 10:09:01
Name 블루마로니애
Subject [일반] 그댈 만나러 가는 날...
지고 있는 야구를 보고 있자니 짜증이 밀려왔다...그래 나가자.... 어차피 약속이었으니깐..

뭘 입던지 무슨 상관이라고 생각 하고 있는 데... 모직코트를 고르고 있는 내가 우스웠다...

낮에 챙겨둔 물건을 집어 들고 조심스레 나와 본다...

가방은 왜 가져 나가는 거지?.... 아 올때는 들고 올게 없으니깐...그래..

버스는 빨리도 왔다.... 왜 이리 빨리 오니... 평소엔 20분 넘게 기다리곤 했는데...

약속시간을 한시간 이나 먼저 타임월드에 도착했다. 이제 10분만 걸어가면 된다.

잠시 타임월드에 앉았다. 이곳에서 처음 만났지... 그래..그랬었지..

멍한 내 모습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처다본다... 이상한 사람이라는 듯...그래요 오늘은 좀 이상하게 봐도 돼요..

묵묵히 발걸음을 옮긴다.

하나씩 지나가는 추억을 정리 하면서...

아 그래... 저기서 밥먹었는데... 저기서 차 마셨는데...여길 손잡고 걸었는데..

널 만나는 길에 언제나 길기만 했데 이 길이....오늘 내 힘없는 발걸음에도 금방이라니..  

묵묵한 발걸음...그래 가서 좀 앉아 있어야 겠다... 말도 좀 준비 하고...

으...응?    가게가 망했어?

안왔던 사이... 한 일주일 만에 자주 가던 그 카페가 망했다니....

한편으로는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는 행복했던 기억만 남겼구나...라고..

맞은 편.. 조금 뜸하게 가던 곳으로 들어간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언젠가 앉았던것 같은 그 자리에 앉는다...그리고 이곳으로 오라는 카톡을 날린다...

[알썽...짐갈께]

문쪽을 바라보고... 커피 한잔 마시고.... 고개숙이고 있다가... 다시 바라보고...다시 반복....

멀리서 걸어 왔다... 조금 바라보다... 다시 쑥스러워 커피 한모금.. 마시고..

주위를 두리번 두리번 살피더니... 날 보고 와서.. 맞은 편에 앉는다..

향기.... 그래.. 이 향기... 지난 일주일.... 느낄수 없었고... 느끼고 싶었지만 .. 느낄수 없었던... 바로 그 향기다..

나: [ 왔어?..]

그녀: [ 응... 잘 지내?]

나: [ 머.. 그렇지..]

그녀: [아...이거 줄께...]

집 열쇠다... 두개여서 나보고 싶으면 아무 때나 오라고...줬던 집 열쇠...

나: [ 난 좀 큰데...]

숨겨놨던... 낮부터 준비 해왔던 물건을 건넨다...

그녀: [ 옷 같은거?...]

나: [응...]

오늘 모습이 참..이뻤다...이제 까지 수없이 익숙하게 봤던 모습중에.. 오늘이 제일 이뻤다..

나: [오늘 같은 날에는 좀 울어도 돼.. 평소에는 잘 울더니..]

그녀: [ 이제 더 이상 눈물이 없어... 주말에 너무 울어서.. 더 이상 안나와..]

침묵... 그래.. 이제 그 말을 해야 할 차레다... 하지만 입이 안떨어져서.. 잠시의 침묵..

그녀 : [ 잘.. 지내...]

나 : [ 크... 이제 상관..없자나... 지내던지 말던지...]

그녀: [ 그런 말 정도는 해줄수 있지...]

나: [그래....]

다시 커피 한모금 마신다...

그래.. 이제 더 이상 버틸수 없다..

나: [가라... 난 커피 먹고 갈께..]

그녀: [..................응..]

덤덤히... 걸어서 나간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하지만 안다...

지금 울음을 참고 있고... 오늘 밤 많이 울거 라는 걸... 뭐 이제 상관없지...

다시 커피 한 모금... 한숨 한번.... 휴... 끝났네....끝났어...

다시 집으로 간다... 가방만 들고서...

그렇게... 난 그녀를 마지막으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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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 글 읽어 주셔서 감사 합니다. 마구잡이 글인데... 지금 기분이 아무래도 정상은 아니어서요..

집에 와보니 야구는 역전 했네요... 이제 주말에 할거 없으니 아는 동생이랑 현진이 등판날 직관 가려고요..

PGR러 여러분 조금 위로 좀 해주세요...네...

아..그리고...

충성~ 신, 고 합니다. 신병 237은 2011년 4월 6일 부로 솔로부대 전입을 명 받았습니다.

이에 신, 고 합니다.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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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느님맙소사
11/04/07 10:12
수정 아이콘
좋은 사랑이 또 찾아올거에요 훌훌 털어버리시길!

제목 보고 문득 생각난 노랜데 이 글과 가사 내용도 비슷하네요. 유리상자의 '그댈 만나러 가는 날' 한번 들어보세요.
블루마로니애
11/04/07 10:24
수정 아이콘
네... 실은 거기에서 따온 제목 입니다....
난다천사
11/04/07 10:43
수정 아이콘
방사능비도 오는대 또 울적한 글이네요.. 화이팅 하세요...ㅠ.ㅠ

그깟 여자 야구로 다잊혀집니다... 어제 우리 대수씨가 한방해줬잖아요..ㅠ.ㅠ
11/04/07 11:29
수정 아이콘
힘내셔요! 시간이 아마 해결해주지않을까요.
하루이틀의 시간으로는 당연히 안되겠지만
차분히 이것저것 해보시면.. 다른 일들이 생기겠죠?
힘내세요..
키스도사
11/04/07 11:30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저도 2주전에 헤어졌는데 이제 좀 차분해 지네요.
신나는 음악위주로 많이 들으세요. 조용한 노래들으면 괜히 기분이 우울해지더라구요
블루마로니애
11/04/07 13:14
수정 아이콘
/난다천사/ 집에 와서 하이라이트 보다 나도 모르게 손들고 환호 했었어요... 그리고 아 나 슬픈상태지.. 그랬다는..

/키스도사/ 그래도 당분간 음악은 듣기 싫습니다. 사랑 없는 노래는 거의 없어서요. 아님 뜻모를 팝송이나 들으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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