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금요일 밤이 깊군요. 다들 좋은 후라이데이 나잇 보내고 계십니까.
저로 말할 것 같으면, 배도 고프고, 요상한 설명회에서 광고만 잔뜩 듣고, 함께 지낼 여자도 없는 상태로, 끄적끄적 과제를 하며 엉덩이에 땀 날 때마다 들썩 들썩 의자에서 일어났다 앉았다 하는 그런 금요일 밤을 맞고 있습니다. 아아, 이거 참 기운 없네요.
최근에 '니트족'이라는 종족이 있다고 하더군요. 프로토스, 저그, 오크, 언데드 같은 게 아닙니다. 그렇다고 스웨터와 털실로 이뤄진 종족도 아니구요. 39800원에 홈쇼핑에서 셋트로 묶어 파는 종족도 아니지요. '니트족'이라는 말은 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의 약자로서, 니트한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공부도, 노동도, 훈련도 하기 싫은 사람이라는 건데. 어라 이렇게 생각하면 지구인의 대부분은 '니트족'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만, 이 '니트'라는 것은 그보다 더 심하다고 하더군요. 마음에 드는 병과 같아서 니트족이 되고나면 정말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니트라는 것들도 결국 입이 있고 똥을 싸는지라, 돈을 벌지 않으면 살 수가 없다 이겁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아직 이런 '니트'가 유행하기 전의 '원조 니트족 청년'의 이야기를 한번 해 볼까 합니다.
요새야 지하철을 타고 덜커덩 덜커덩 거리며 가다보면 흔히 나오는 곳이 '동물원'입니다. 이 '동물원'이라는게 요즘 꼬마애들한테는 별 인기가 없는 장소라고 하더군요. 그도 그럴것이, TV나 인터넷에서 볼 수 없는 동물도 없을 뿐더러 현대는 동물보다는 로봇과 연예인이 더 매력적인 시대니까 말이지요. 이렇게 지금은 흔해빠진 '동물원'도 약 50여년 전만해도 정말 진귀한 구경거리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당시 동물원은 돈이 많이 들기는 했어도 꽤 짭짤한 사업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동물들을 차나 수레에 태워서는 '이동식 동물원'을 여는게 꽤 유행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동물원이라는게, 보기 드문 동물이 있어야 인기가 좋은 법이거늘 곰이나 호랑이, 사자같은 녀석들은 데리고 다니는게 여간 어려운게 아니라 이겁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호랑이나 곰같은게 이동중에 죽거나 탈출하면 장사 쫑 나는거나 다를바가 없었지요. 그래서 동물원 사장들은 궁여지책으로 사람에게 곰이나 호랑이 가죽과 탈을 씌워 흉내를 내게 하기도 했답니다. 어차피 티비도 제대로 보급되지 않은 시절이니, 지방으로 가면 갈 수록 이 방법은 잘 먹혔던 것이지요.
매일매일 밥먹고 똥만드는 기계였던 24살의 영수는 학교도 다니지 않고 일도 하지 않는 그야말로 '니트'에 걸린 놈이었습니다. 원래 이 니트라는게 주변에서 보면 답답하고 속이 썩어들어가는 것이라, 이를 보다 못한 아버지의 제안으로 잠깐 아르바이트를 겸하여 동물원에서 일하게 됩니다. 아니 근데 이녀석은 불황과 가난 속에서 일자리를 알선해 주는데도 끝까지 '일은 편하냐, 나는 서있는게 싫다, 밥은 하루에 세번 주고 간식도 주느냐, 돈은 많이 주느냐'를 떽떽 따져가며 밍기적 밍기적 투덜대며 투정을 부리는 겁니다. 저라면 그 즉시 내논 자식이라며 연을 끊어버리고 싶었을 테지만, 그래도 영수의 아버지는 사랑하는 자식놈 이랍시고 아들의 엉덩이를 걷어차며 아버지 친구의 이동식 동물원을 따라다니게 한 것이죠. 이런 의욕도 없고 게을러 빠진 영수가 맡았던 일은 바로 '가짜 곰'이었습니다. 잘 짜여진 곰 탈을 쓰고 곰 흉내를 안들키게 내는 것이었지요. 아버지의 소개로 만난 동물원 사장과의 면접에서, 그냥 인형탈만 쓰고 먹고 자고 굴러다니면 하루에 5천원을 주겠다는 말에 영수는 신이 나기 시작합니다.
"햐, 이런 쉬운일이 다 있군요."
"쉬워보이긴 해도 꼭 그렇지는 않을꺼야. 들키면 말짱 황이라고."
"그런데 아저씨, 곰 흉내를 내는동안 변이나 밥은 어떻게 하나요?"
"던져주는 고기는 옷 안의 주머니에 꾸겨넣어. 두고두고 써야하니까. 화장실이 가고싶을떈 슬그머니 모형바위 뒤쪽 천막으로 빠지면 되, 잘 좀 해달라고."
"예이,예이"
결국 영수는 흔쾌히 그 일을 맡았고, 처음으로 사람들 앞에서 곰 탈을 쓴채 엉금엉금 기어다닙니다. 다행히 사람들은 그걸 잘 모른 채 환호성을 터뜨리며 좋아했지요. 특히 아이들은 과자나 빵을 던져주곤했으니, 영수는 또 그걸 손으로 척척 받아서 몸 안에 쑤셔넣는겁니다. 이 얼마나 우스꽝 스러운지, 과자를 손으로 착착 받는 곰이 세상에 있을리가 있겠습니까만은, 그 당시 사람들은 그걸 잘 몰랐으니까요. 옆 우리에서는 사자가 어슬렁 어슬렁 기어다니고 있었지만, 요 신기한 곰에 관중들은 전부 홀딱 빠져버린 것이지요.
"흐흐, 이거 생각보다 재밌는데? 그렇다면 애들 겁이라도 줘 볼까? 크와아아아아앙!"
"으아아아악!"
영수의 고함소리에 근처에 있던 아이들은 비명을 지르며 엄마아빠 뒤로 숨으면서도, 여전히 신기하고 재밌다는 눈치입니다. 영수는 곰 놀이가 재미붙어서는 이리 저리 굴러다니며 던져준 과자를 인형안에서 야금야금 먹고 있었지요. 그 때, 장내에서 마이크 소리가 울려퍼집니다.
"아, 아. 여러분! 지금부터 우리 동물원의 최고 쇼! 맹수대격돌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지금부터 이 사자를 곰 우리로 옮겨 놓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과연 누가 이길 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뭐..뭐라고?"
영수는 당황한 나머지 두 발로 벌떡 일어났습니다. 사자를 우리에 넣는다고? 아니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러나 사람들은 이미 신이나서 왁자지껄 떠들어 대고 있었지요. 영수가 뭐라고 말을 할 새도 없이, 어느 새 사회자는 신이나서 사자우리를 열고는 영수의 곰 우리속으로 사자를 밀어넣는겁니다. 갈색 갈기가 아주 멋드러진 사자가 어슬렁, 어슬렁 하며 영수를 향해오자, 영수는 모골이 송연하고 다리가 파들거리는게 머리가 새하얗게 변해버리는거죠. 그도 그럴것이, 자기는 '곰인형을 쓴 사람'이지만 저건 진짜 '맹수'가 아니겠습니까.
"자 ! 여러분! 사자가 점점 곰에게 다가갑니다!! 과연 누가 이길것인가!"
사자가 점점 다가올 수록 영수는 어느 새 엉덩방아를 찢고 묘한 자세로 뒤로 기어가듯 물러나기 시작합니다. 입에서는 쏜살같은 불평이 터져나오지만, 이미 관중들은 사자! 사자! 곰! 곰! 을 외치느라 그런 목소리따위는 전혀 울려퍼지지 않았지요. 힘들고 귀찮은건 싫었던 영수 인생 최대의 위기가 찾아온 겁니다.
"으악! 뭐야! 이런게 어딨어!!! 야! 저쪽으로 가라고! 어떡하지? 오지마!! 오지말라니까!!!"
영수는 자기도 모르게 엉덩방아를 찟고 주저앉아 엉금엉금 물러나며 사자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지만, 사자는 아랑곳 하지 않고 한발 한발 다가옵니다. 그런 겁에질린 곰을 보며, 관객들은 영수의 속사정도 모른채 신이나서 떠드는 것이지요.
"햐, 곰도 사자를 무서워 하는구나.. 뒤로 물러나느라 정신없는걸?"
"사자가 역시 백수의 왕은 백수의 왕이구나.."
"그래그래, 곰 따위가 아무리 잘난척을 해봐야 사자가 고개를 한번 흔들때마다 저렇게 쭈그러져서는 엉금엉금 도망가잖아 푸하하하."
그런 그들의 대화를 들으면서도 겁에 질린 영수는 이제 소리 칠 정신조차 들지 않았습니다. 사자가 코앞에 있으니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지고 목은 울컥울컥하는게, 금세 아랫도리에 소변이라도 지릴 것 같은 기분이었지요. 그는 내가 여기서 5천원 벌다 죽는구나- 하는 생각에 곰 탈을 쓴 채 양 발(아마도 손이겠습니다만)을 사자앞에서 싹싹 빌며 빌기 시작합니다.
"아 사자님 제발 살려주세요... 저 맛없어요.. 제발 저 곰아닙니다 살려주세요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이런 영수의 간절한 염원에도 불구하고, 사자는 기어코 한발 한발 천천히 그의 옆으로 기어옵니다. 그리고는 영수가 쓴 곰 탈에 그 무서운 사자의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지요. 가까워진 사자의 얼굴에 영수는 빌던 염불조차 멈춘 채 덜덜 떨고만 있었습니다. 그 때, 사자의 입에서 갑자기 조심스레 사람 목소리가 나오는겁니다.
"걱정 마. 나도 아르바이트야."
"..뭐?"
영수는 순간 자신이 잘못들었나 싶었습니다. 사자 입에서 한국어가 나왔거든요. 그런데, 그건 잘못들은게 아니었습니다. 사자는 친절하게, 더 가까이 다가와 귓속말처럼 이야기했지요.
"안심해, 나도 너랑 똑같은 일당 오천원 짜리 아르바이트라고."
그 말에 영수는 안심하다 못해 긴장이 쫙 풀려서는 소변을 지리며 뒤로 벌러덩 넘어졌습니다. 그 모습을 본 관객들은 곰이 결국 졌다며 놀라워했고, 사회자는 얼른 사자를 우리밖으로 뺐지요. 나중의 이야기지만, 동물원 공연이 끝난 후 사장이 영수를 불러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너무나 멋진 연기를 펼쳤다고 말이지요. 사람 속도 모르고 말입니다. 하하. 한동안 영수 가랑이에서는 찌린내가 빠지지 않았을 것 같군요.
아,이 이야기를 꺼내다 보니, 갑자기 제 어릴적 이야기가 떠오르네요.
제가 중학교 1학년 때 쯤에는, 뭐 남자 중1이 다들 그렇겠거니 하지마는. 허세는 허세대로 세지만 속은 아직 어린애인 그런 때였습니다. 도둑을 지나가다가 발로 뻥 차서 잡았다느니, 중3 형을 때려눕힐 수 있다느니, 저기 저 맘에 안드는 학원선생님은 밖에서 만나면 한 주먹거리라고 친구들에게 으시대지만, 사실은 밤 길에 혼자 두 가방을 손으로 꽉 쥐고 집으로 후다다닥 뛰어가는 꼬맹이라는 것이지요. 뭐, 요새 애들로 치자면 나 서든어택에서 50킬 하는동안 5번죽는다 이런 허세같은걸까요?
하루는 친구들과 학원이 끝나고 함께 집에가는 길이었습니다. 그 날따라 유독 친구들과 자기 자랑을 신나게 하는 날이었지요. 누구는 뭐 자기 아는 형이 조폭이라는 말도 하고, 자기는 뭐 누구정도는 가지고 논다는 이야기, 심지어 잠꼬대를 하다가 집에 들어온 강도를 잠결에 때려눕히고는 표창장까지 받을뻔했다는 소리를 엄청 진지하게 하는 날이었던 것 같네요.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면 배가 찢어져라 웃었을 것 같습니다만은, 어쨌거나 그런 이야기를 했던 이유는 학원 끝나고 지나가는 밤 11시의 귀가길 길목이 워낙 어둡고 음침했기 때문입니다. 간혹 어둠이 가득찬 주차장에서 사람 비명소리가 들린다거나, 욕설이 들리기도 하고, 누구누구를 어떻게 해버릴까요 형님 따위의 말도 들어본 적이 있었으니 말 다한것이죠.
그렇게 그 무서운 골목을 저와 제 친구 둘이서 서로 내가쎄다 니가 쎄다 붙어보자 그만하자 우린 만만해 드립을 치며 허세오브 허세를 겨루고 있을 때, 갑자기 영화에서 자주보던 까만색 중형차가 아주 천천히 우리 옆을 지나가더니 끼익하고 섭니다. 우리는 흠칫 하고 놀랐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지나가려고했죠. 그 때, 갑자기 운전석의 창문이 열리고 처음 보는 아저씨가 얼굴을 내밀며 말합니다.
"야 이 꼬마놈들! 뒤에 타라!"
원래 허세라는 것이 겁이 나면 날 수록 더 세지는 것이라, 그 날 가뜩이나 서로 무서운이야기를 해대니 뱃 속이 간질간질 해지고 겁이 나면서 그걸 숨겨보려고 없는 허세를 만들어가며 자랑하는 것이었는데, 갑자기 나타난 정체불명의 처음보는 험상궂은 아저씨가 다짜고짜 명령을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제가 덜덜 떨며 뭐라고 대답할 새도 없이 어느새 제 친구 둘은 절 버리고 쏜살같이 튀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기록쟀으면 최소한 그 연배의 아시아 기록은 나왔지 않을 까 싶을 정도의 속도였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어서는 차마 도망도 못가고 한걸음 한걸음 '난 아무것도 못들었어, 나 부른거 아닐꺼야'라며 조용히 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지요.
"야! 너 임마! 뒤로 타라고!!!"
"저..저요?"
"그래 임마 너 빨리 뒤에 안타?"
"히이이이익!!"
저는 한번 더 나를 지목했다는 사실에 겁이 질려서는 별별 생각이 다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말로만 듣던 유괴범? 도..도움을 청해야하는데. 주변은 새까맣고 행인도 없고. 으..으..타기 싫어. 으 나 유괴되면 어떡하지 나 맞는건가 어떡하지 안되 유괴당하기 싫은데 집에가고싶은데 어떡하지? 엄마!!!! 나 유괴당하는거야?
"저 저기요 저 안되요!! 저 진짜 안되거든요!! 저 집에 갈꺼에요 저 안탈꺼에요 저 안타요."
겁도없이 질풍노도의 허세를 부리던 배짱은 어딜가고, 당황한 전 그냥 차 타라고 말했을 뿐인데 뒷걸음질을 치며 울먹울먹, 싫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습니다. 정말 무서웠거든요. 입에서는 싫다며 뭐라고 횡설수설 말이 나오기는 하는데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 그냥 심장만 쿵쾅쿵쾅 거리는겁니다.
"너 임마 아저씨 말 안들을꺼야? 혼나볼래?"
"아뇨! 아뇨 혼 안날래요... 저 저 유괴하지마세요 저 돈 없어요 우리집도 돈 없어요 아저씨 살려주세요 저 안되요 아저씨 진짜 안되..안되요 흐,,으..흐끅 흐어어어어엉..."
결국 무서운걸 못 참고 뒷걸음질을 치며 횡설수설하다 울음을 터뜨려 버린 저. 그 와중에도 크게 울면 진짜 다치거나 맞는건 아닐 까 싶어서 눈물은 닭똥처럼 뚜욱 뚜욱 떨어지는데, 이는 악물고 입에서는 흐끄억 흐끄억 흐끄억하니, 그 이름모를 아저씨도 웃겼는지 푸하하하하. 그 웃음에 약간은 괜찮은건가 싶은 안도감이 들었지요. 아! 혹시 나 봐주는건가? 저는 이 때다 싶어서 그 아저씨에게 집에 보내달라고 싹싹 빌었습니다. 집에 가지 말라고 한 적도 없는데 말이죠. 그 때, 갑자기 뒷 자리 창문이 위잉 하고 열립니다. 열린 차창 안쪽에는, 굉장히 낯이 익은 실루엣이 눈에 비치더군요. 아, 우리 아빠입니다. 아빠도 납치된거야?
"야 이녀석아! 아빠 친구야!! 빨리 타 임마!"
"흐끄윽 흐끄윽 흐끅...흐끅?"
네, 그러니까 상황은 이렇습니다. 아버지께서 아버지 친구분을 우리집에 초대해서, 친구분 차를 타고 귀가하시는 길이었습니다. 근데 차를 타고 오시다가 보니 우연히도 제가 앞에서 친구들과 걸어가고 있던 것이죠. 그걸 보고는 장난기가 발동한 아빠와 아빠 친구는 아들한테 겁 한번 줘 볼까? 하며 장난을 친겁니다. 근데 그걸 전 혼자 별 상상을 다 하면서 쇼를 했던 것이지요. 이런 상황을 흐끅거리며 깨닫는데는 10여초쯤 걸렸고, 소위말하는 '쪽'이 팔려서 소리지르면서 그 자리를 뛰어 도망친데는 또 5초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그 날 결국 너무 쪽팔린 나머지 길에서 한시간정도를 뱅뱅 돌다가, 아버지 친구가 가셨겠거니 하는 생각에 겨우 집에 들어갔습니다. 아빠는 눈이 팅팅 부은 채 돌아온 절 보더니 피식피식 웃으며, "그게 그렇게 무섭디?"라고 하셨습니다만, 전 그게 엄청 부끄럽기도하고, 화끈거리기도 해서 소위 '삐짐' 상태로 얼른 방문을 걸어잠그고는 내가 왜 그랬을까 왜 그랬을까 하며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잠들었었던, 그런 기억입니다. 어휴,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화끈거리네요. 다행힌것은 그 다음날, 저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그 친구 두녀석을 겁쟁이라고 놀려대었던 것입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구요? 걔들은 도망가느라 제가 어땠는지 못 봤으니까요! 하하하핫~
유괴범인 척? 음, 유괴범인 척까지는 아니어도 몰래 겁을 준 아빠의 친구가 어쩐지 위의 동물원 이야기와 닮은 것 같아서 같이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저도 저 위의 니트족 영수처럼 바보같이 속아 넘어갔었던 것이지요. 핫핫핫, 지금 생각하면 좀 부끄럽지만 웃기는 이야기네요. 나중에 제 아들한테도 꼭 한번 해보고 싶어지는 장난입니다.
신나게 떠들다 보니 벌써 새벽에 접어들었군요. 어떻게 재밌으셨는지 모르겠네요.
좀 쪽팔린 이야기지만, 지난이야기기도 하고 피식피식 웃음을 드릴 수 있다면야 굉장히 즐거운 추억이겠지요.
여러분은 부디 니트에 걸리지 마시고, 그리고 저런 몹쓸 장난에도 걸려서 야밤에 이불속에서 하이킥 차지도 마시고,
부디 즐겁고 보람찬 주말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전 이제 홀로 쓸쓸히 과제를 하겠습니다.
재밌게 읽으셨으면 리플 팍팍 달아주세요. 기운이 많이 납니다.
아아, 제발 여자한테 연락오는 주말이 되길.
대출상담원이랑 통신사 상담원은 빼고.............
그럼, 행복한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