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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9/14 20:15:45
Name 사조영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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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샷건에 대한 고찰


분명 방제는 `투혼 초보만 오세요`였는데, 그 뜻이 초보끼리 한판 하자는 게 아니고 고수가 양학 할 초보를 찾는다는 뜻인 걸 몰랐다. 정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처참하게 발리고선 화를 주체 못 하고 양손으로 값비싼 기계식 키보드를 몇 번 내리쳤다. 잠시 후 바닥에 우수수 떨어진 키캡들을 보면서 아까 일이 망연하게 떠오르며 동시에 후회와 회환이 가슴속에 올라왔다. 이제 정말 짜증스러운 일이다. 키캡들을 주워서 다시 키보드에 꽂으며 어디 망가진 곳 없을까 걱정했다. 다행히 키보드는 정상 작동을 했지만, 어째서 단지 게임에 졌다고 왜 이런 멍청한 짓을 했는지 생각해 봤다.

그러다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봤던 어느 프로그램이 생각났다. 고장난 프린터가 사람을 짜증스럽게 만들어 결국 폭력적으로 변하게 만드는 이유를 영국의 심리학자 루시 베레스퍼드 박사가 말하길 `프린터는 인간이 아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고 한다. 작동오류가 발생했을 때 그걸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는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무력감을 느낄 때 우리는 유아기적 반응으로 퇴행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진짜 싸움처럼 느껴지고 그 순간, 못 참게 된다고 한다.` 이것을 샷건에 대입해 보면 어느 정도 일맥상통한다고 느꼈다.

일단 초보 방을 들어간 것은 게임에서 지겠다는 생각이 아닌, 천천히 게임을 즐기거나 게임에서 쉽게 이기자는 생각으로 들어갔는데 아무것도 못하고 무력하게 져버렸을 때와 인간을 편리하게 하려고 만들어진 프린터가 고장이 났는데 불구하고 고장을 해결하지 못하고 속을 태울 때, 즉 가볍게 생각한 상대나 사물로 인해 뜻밖에 고전할 때 같은 내가 도저히 어쩌지 못하는 상대에게 무력감이 몰려왔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본성에 대해 선하고 주장하는 맹자의 성선설과 악하다고 주장하는 순자의 성악설이 첨예하게 대립하여 수많은 논쟁을 펼친 적이 있다. 과연 인간은 선한 것인가? 악한 것인가에 대해 논쟁하기 전에 나는 원래 인간은 폭력적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살던 어느 유인원이 지금의 인간으로 진화하기 까지 인류는 이웃의 물건을 탐해서 생기는 약탈, 소규모 부족간의 전쟁, 국가 간의 영토 싸움, 종교로 인한 전쟁 등을 해왔다. 그래서 대부분 역사의 기록은 전쟁과 폭력이다.

폭력의 천성을 타고난 인간은 제대로 교육받지 않은 유아기에 폭력의 성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자기보다 약한 상대를 괴롭힌다든지, 부모에게 폭력적으로 행동한다든지, 집안에 물건들을 부신다는지 여러 형태로 발산된다. 그 폭력성을 교육을 통해 금기로 자리 잡을 때 유아기에 폭력적인 성향은 잠재의식 내밀한 곳에 잠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아기에 폭력성을 고스란히 간직해가며 성장하는 인간이 간간이 있다. 그런 인간들이 이번 부산 여중생 폭력 사건과 같은 범죄를 일으킨다. 결국은 그런 폭력 사건은 아이의 폭력성을 제대로 순화하지 못한 부모의 잘못이 크다.


말이 딴 곳으로 많이 샛지만, 인간은 무력감을 느낄 때 유아기 시절로 퇴행해 그때의 폭력성이 발현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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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철
17/09/14 20:18
수정 아이콘
샷건을 쳐 본 적이 없는데,
PC방이나 인터넷 방송 등에서 저런 거 하는 사람들을 볼 때 때리려면 탁자나 벽을 때리면 되지 왜 키보드를 부수거나 모니터를 깨거나 마우스를 던지는지 모르겠습니다.
부숴지면 아까울텐데 말입니다.
사조영웅전
17/09/14 20:21
수정 아이콘
그 생각이 들지 전에 손이 나가는 거죠. 크크
잉크부스
17/09/1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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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그 하다가 먼저발견했는데 똥손으로 역 해드샷 나고 마우스 던진적 있어요
공상만화
17/09/14 20:41
수정 아이콘
그러다 현자타임이 옵니다.
17/09/14 21:11
수정 아이콘
마우스 던진적은 있어서, 샷건치는것도 이해는 합니다.
17/09/14 21:38
수정 아이콘
벽보다 키보드가 싸게칠지도
엔조 골로미
17/09/14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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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가까워서...
17/09/14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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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이나 탁자 치면 손이 아프죠 키보드 쳐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치는맛이 있습니다 키캡 줏어서 다시 조립하는 맛(?)도 있구요
푼수현은오하용
17/09/14 20:25
수정 아이콘
고인물 게임이 또...
코우사카 호노카
17/09/14 20:28
수정 아이콘
저도 모게임대회에서 3-4위전 지고 손에 피날정도로 마우스 찍어서 뽀개본적 있는데..
가슴에서 불덩어리 올라올정도로 빡치면 이성적인 판단이 안되더군요
하얀사신
17/09/14 20:29
수정 아이콘
근데 제가 알기로는 초보만 오세요라는 방제는 양학용 방제는 아닙니다...;;;
유자차마시쪙
17/09/15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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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물중 초보인거죠 초보맞긴함...
벽빵아 사랑해
17/09/14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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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혼 초보만 오세요`는 고수가 양학 할 초보를 찾는다는 뜻이 아니라 그냥 정형화 규격화된 방제예요
낚은 사람은 없는데 낚였다고 화내지 마세용
사조영웅전
17/09/14 20:34
수정 아이콘
그건 알지만.. 흐흐흐 게임에 지는 건 언제나 스트레스라서요.
공부맨
17/09/15 11:22
수정 아이콘
내가 이길확률이 높은 상대를 찾고있다는 뜻이죠.
강퇴하는사람도 많고요...
서동북남
17/09/14 20:47
수정 아이콘
지면 화가 나는 건 인간의 본능 아닐까 싶네요. 그걸 표현 혹은 해소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졌는데도 아무런 감정이 안생긴다면 그게 더 심각한 문제일듯.
고분자
17/09/14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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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합니다. 요즘은 마우스 찍거나 하기보다 욕이 먼저 나와서 좀 나아졌다고 해야 하나... ;;잘 모르겠네요.
신동엽
17/09/14 21:01
수정 아이콘
매칭에서 서킷 한판 했는데 테란이 들어오더라구요.
제 점수는 몇판 안해서 1600점대.. 인데 상대는 0승 0패.
벌쳐싸움 붙었는데 APM 320으로 와 진짜 엄청난 무력감과 함께 손도 못 써보고 졌어요.

아이디가 205MISSON 이던데 짭이든 진이든 공방 테테전 apm380나오더라구요 참내..
사조영웅전
17/09/14 21:12
수정 아이콘
https://www.youtube.com/watch?v=4qjIgxM1tPw 이 영상에 1분 11초 보니 이영호 맞네요
마당과호랑이
17/09/14 21:55
수정 아이콘
리얼 이영호랑 붙으시다니 덜덜..
17/09/15 00:58
수정 아이콘
으잌 크크크크
무력감 안느끼셔도 될거 같아요 크크크크
치킨이 먹고 싶다
17/09/14 21:30
수정 아이콘
저는 상대가 하루종일 일꾼 견제만 오더라고요.
지가 유리한데 밀지는 않고 방어만 하면서 속업셔틀로 일꾼 견제만 하니 무력감에 그냥 나왔습니다.
열역학제2법칙
17/09/14 21:33
수정 아이콘
저는 가아끔 박근혜처럼 책상을 치긴 합니다.
정성남자
17/09/14 21:55
수정 아이콘
전 승부욕이 정말 강해서 지고 못살긴한데 반대로 기물 파손할뻔한 적도 없네요
사악군
17/09/14 23:02
수정 아이콘
소전인줄.. 이 글에서 샷건이 어떤 뜻으로 쓰인거죠? 화날때 물건을 때려부수는걸 샷건이라고하나요?
사조영웅전
17/09/14 23:07
수정 아이콘
게임에서 지고 키보드를 부시는 행위를 일컷습니다.
이부키
17/09/15 01:07
수정 아이콘
꼭 게임에서 지고 하는 행위는 아닙니다. 그냥 화내면서 키보드나 책상을 손으로 쾅 내려치면 샷건이라 하죠.
TheGreatWar
17/09/14 23:08
수정 아이콘
하스 하다가 마우스로 바닥 몇번 쳤네요.
다른건 그러려니 하는데 하스 사기당하는게 제일 열받는듯 크크크
17/09/14 23:41
수정 아이콘
스타1에 초보는 없죠 하수면 몰라도
쎌라비
17/09/15 00:12
수정 아이콘
요즘 피시방가면 샷건치는 중고등학생 애들이 종종 있는데 제가 사장님이면 정말 부들부들할것 같더라고요.
서린언니
17/09/15 01:49
수정 아이콘
예전에는 오락실 기계를 발로 차거나 스틱 버튼을 주먹으로 내리쳤죠.
이젠 키보드와 마우스를 치구요... 다음엔 뭘 치게 될까요?
사조영웅전
17/09/15 01:53
수정 아이콘
모니터를...
17/09/15 02:27
수정 아이콘
제 키보드는 소중하기 때문에 저는 솔로 게임만 합니다.
StillAlive
17/09/15 08:10
수정 아이콘
저도 어렸을 적엔 샷건 몇번 쳤는데 비싼 키보드를 사니 자연스레 해결되었습니다(?)
17/09/15 09:18
수정 아이콘
저는 어릴 때 컴퓨터 관련 부품을 칠 생각은 못 해봤고, 침착하게(?) 배게를 집어 들고 떨어트려서 발로 슛 때리듯이 벽 방향으로 뻥 차면 아픈 곳도 없고 사운드도 나름 괜찮더군요. 배게 찰 때 지퍼가 없는 방향에 잘 차야 합니다. 흐흐
Dark and Mary(닭한마리)
17/09/15 16:34
수정 아이콘
그거....이불킥 비슷한거 아닙니까? 흐흐흐
짱구 만화에서 유리엄마가 빡칠때마다 대형 토끼인형 꺼내서 패는 장면이 생각나네요
60일기다림
17/09/15 18:59
수정 아이콘
아 그샷건이 아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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