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는 자유주의의 찬란한 미래와 민족주의 고양과 제국주의, 전체주의 사상 발달로 인한 성스러운 전쟁 이념 모두가 발달했던 시기 입니다.
그리고 이런 사상은 20세기 초까지 기승을 부리다가 1910년 그 절정을 맞게 됩니다.
국제 관계학에서 이 때문에 1910년, 1911년 두가지 기념비적인 책이 출간됩니다. 하나는 이상주의적 자유주의적 사상을 가진 책이었고
다른 하나는 전쟁에 관한 책이었습니다.
영국의 랄프 노만 앙겔(1872~1967)
영국의 온건 좌파 출신. 특이한 점은 스위스 제네바 대학 출신이라는 점입니다.
1910년
[위대한 환상(Great Illusion)]이라는 저서를 쓰게 되는데, 자유주의 국제관계론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저서 입니다.
이 책의 특성은 세계화된 세계와 국제화된 경제에 대한 찬가, 그리고 인간 이성에 대한 믿음과 자유가 최종적으로 이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즉 19세기의 밝은 부분에 대한-을 국제 관계학에 반영한 것이었습니다.
근본 내용은 경제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써져 있는데, 논리를 쉽게 축약하면 전쟁의 손실> 이익 인 시대가 도래 했기에
더 이상 전쟁을 없을 거라는 주장이었습니다. 이 책은 당대 자유주의가 만든 이상론의 결실로써 상당히 각광을 받을 수 있었고
영국의 육군성 장관 에셔 자작은 이 책을 읽고 대학에 순회 강연까지 다닐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 주장은 4년 후에 1차 대전이 터지면서 바로 틀린게 입증되었죠. 하지만 1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어마어마한 참상을
본 세대에게 이 책은 상당히 설득력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와 그의 동지들은 지금이야 말로 이 책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적기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이 책의 역할 역시 사실을 기술하고 예언하는 측면에서 이념적 실천적인 주장쪽으로 변경하였죠.
그 결과 나온게 해군감축 조약 등 일련의 조약이었습니다. 그 역시도 1933년 노벨 평화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 역시도 1939년 일어난 2차 대전 덕에 망했죠. 그리고 그를 중심으로한 자유주의적 국제관계론은 쇠퇴하고 현실주의가 득세하기 시작합니다.
문제는 아이러니하게 그의 예언은 현재 맞아가고 있다는 겁니다. 물론 그의 사상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노력도 있었지만
바로 새로운 무기
[핵]의 등장 때문에 말이죠. 결국 1950년대 세계는 수많은 분쟁은 있었지만 강대국끼리의 분쟁은
사라 졌습니다. 핵전쟁 시대에 사람들의 머릿속에 드디어
[전쟁: 피해>이익]이 자리 잡았으니 말이죠.
물론 이 평화가 불안전하고 일시적인지 모르겠지만 그의 예언은 현대 사회에서는 틀린 것이라 볼 수 없습니다.
당대에는 물론 틀렸지만 말이죠. 그러나 2차례 세계 대전을 모두 경험하고 냉전시대에 죽었던 이 사람은 무슨 생각
을 했는지 좀 궁금하군요.
아무튼 그의 생각은 궁극적으로 20세기 중반에 좀더 장미빛이 아닌 디스토피아적인 환상 증명하였습니다.
물론 이정도 해야 인간은 전쟁을 부분적으로 그만두게 되었지만 핵전쟁을 할정도로 바보는 아니라는 사실을
현재 증명한 것이죠.
다음 해, 독일 장군 프리드리히 베른하르디는
[독일과 그 다음 전쟁]이라는 책을 출판합니다.
그는 로만 앙겔과 정 다른 삶을 살아 왔습니다. 군인으로 보불전쟁에서 성공한 청년 장교라 참여하여 가장 먼제 파리에 입성한
기병 중 하나였습니다. 그는 촉망 받는 엘리트로 당대 여러가지 사상의 영향을 많이 받아 왔습니다.
클라우제비츠의 군사학, 다윈의 진화론 등에 큰 영향을 받은 그는 군인으로서 다음 독일의 전쟁 방향을 인도하는 책을 썼는데
그게 바로 이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앞의
[위대한 환상]이 19세기의 밝은 부분이었다면 19세기가 초래한 어두움을 상징하는 것이었습니다.
19세기 유럽과 북미 사람들이 가진 이상한 의무- 식민지를 만들고 딴 나라를 지배하는 게 도덕적인 면에서
강대국의 책무-를 그대로 반영한 책이었습니다. 그는 독일의 성장기에서 보다 독일이 이러한
[도덕적 의무]를
가지려면 보다 국제 사회에서 확실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했기에 이걸 막고 있었던 프랑스를 작살내면서 실현하자는 것이었죠.
이 책의 가치는 19세기 제국주의와 서구 국제 관계적 관점을 그대로 책에 적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비문명에 대한 계몽을 위한 지배는 거룩한 도덕적 책무이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윈의 진화론적 관점 즉 약육강식의 힘의 논리를 통해 달성할 수 있다는
19세기인들의 사고 방식을 그대로 반영하였습니다.
이런 현실주의적 관점은 바로 4년 후 전쟁을 예견한 것이라고 하고 실재로 전쟁을 발발시킨 원인이 되었습니다.
아니 독일 뿐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을 공감 시켰다고 하는게 맞을 겁니다.
"세상을 원래 그러한 거 잖아! 당연히 그래야 하는거 아니야?"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대단한 건 그 논리 구조가 아니라 대놓고 위선 없이 이런
[소리]를 햇다는 거겠죠.
[위대한 환상]은 그책을 통해 세상의 변화를 이끌었다고 한다면
[독일과 그다음 전쟁]은 앞으로 변화가
어떤 19세기의 유산에서 이루어졌나라는 걸 가르쳐준 책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