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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4/18 01:56:48
Name Vver
Subject [일반] 조금은 짭짤한 노래 세 곡
안녕하세요.

가입 2년이 넘어서야 첫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밋밋한 첫 인사는 허전해서 왠지 짭짤한 노래 세 곡 같이 소개하면서 얘기하고자 합니다.


---------------------



[브로콜리 너마저 - 졸업]

2011년 2월 초, 입대를 앞두고 노래방에서 불렀던 노래입니다.



'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행복해야 해
넌 행복해야 해 행복해야 해
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잊지 않을게
널 잊지 않을게 잊지 않을게'



팔려가야 하는 남자 셋이 어두컴컴한 노래방에서 눈가만 촉촉해져……




[안녕바다 - 별빛이 내린다]

입대 직전에야 펑펑 우시던 어머니를 뒤로하고 보충대에 입소하여 정신없는 며칠을 보내고 훈련소로 입소를 합니다.
마침 입소 날이 제 생일이었는데 머리 왜 안 깎고 왔냐고 조교에게 탈탈 털리고나서(남들 다 3mm인데 저만 24mm…) 붕 뜬 마음이 착 가라앉았습니다.
머리 때문에 찍혀서 입소식부터 고생하고 지옥 같은 사격에, 각개전투에 진탕 범벅되도록 구르고 뛰고…….
힘든 생활을 버티는 유일한 낙이 편지였는데, 컴맹인 어머니가 동생 손 빌려서 매일매일 편지를 써 주셨습니다.
한장 한장 눈물의 편지를 모아가며 버티다보니 어느새 4주차, 각개전투 마지막 훈련인 40km 야간행군을 하게 되었습니다.
뉘엿뉘엿 해가 넘어갈때쯤 시작해서 정신없이 걷다가 쉬다가 하니, 어느 새 민가 하나 보이지 않고 어두컴컴한 논두렁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다들 지쳐서 말없이 걷기만 하는 와중에 주위가 깜깜한 게 자못 여러 생각이 들어 고개를 들었는데.
살면서 처음으로 그렇게 많은 별은 처음 보았을 겁니다.
까만 밤하늘에 무한히 반짝이는 작은 점들이 눈으로 쏟아져 들어오는데 문득 노래가 떠오릅니다.



'그 밤에 그 밤 어머니의 주름들 사이로
그 밤에 그 밤 그 밤의 그 밤
따듯한
별 빛이 내린다'



다들 묵묵히 발만 내딛는데 누구 하나는 그렇게 별만 눈에 담고……





한참 추울 때 입대해서 추적추적 봄비 내리는 날 자대에 배치받았습니다.
이등병들이 그렇듯이 전전긍긍 살얼음판을 걷는 마음에 매일 편치않은 하루하루가 지나갔습니다.
4월, 5월이 지나면서 후임이 우르르 들어옵니다. 해야 할 건 많고 신병들도 받아줘야 하고, 작업은 작업대로, 근무는 근무대로.
이 꽉 물고 버티다가 결국 선임하고 트러블이 터졌습니다. 평소 깝죽대던 선임에게 큰 말실수를 저질러 버린겁니다.
다행히 간부 귀에까지 안 들어가고 분대장 선에서 잘 마무리 되었지만 쌓인 게 완전히 풀리지는 못했습니다.
안 그래도 선임하고 마찰이 있었는데 주위 시선도 영 좋지 않으니 그저 꾹 참아가면서 묵묵히 할 일만 했습니다.

그러다 모처럼 근무도 없는 주말이 되어 생활관 선임들과 함께 라면을 먹으면서 무한도전을 보게 됐습니다.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의 최종 무대를 방영하는데 온 생활관이 들썩들썩합니다.
모든 경연이 끝나고 라면 파티도 끝이 났습니다. 선임들은 각자 뿔뿔이 흩어지고 막내하고 저하고 둘이서 뒷정리를 했습니다.
막내에게 쓰레기통을 비우라고 내보내고 나니 생활관에 저 혼자 남게 되었는데, 나오는 노래는.



[처진 달팽이 - 말하는 대로]


모두 잠든 밤, 혼자 생각이 많던 누구는 모포 속에서 소리없는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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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력이 영 좋지못해 힘이 되었던 노래를 빌려 글을 써봅니다.

왠지 군대 이야기가 된 것 같지만……

여러분들의 힐링음악은 어떤것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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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제비츠
13/04/18 02:33
수정 아이콘
저는 2008년 삼수할때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는데 브아걸 2집 엄청 들었네요
적당히 감성적이면서도 힘나는 노래도있었죠
일년 내내 들었습니다
지금당장 떠오르는건 떠나라 미스김이네요
ilikejunwi
13/04/18 03:05
수정 아이콘
제가 병장일 때 나는가수다가 막 처음 시작할 때였는데요.
이거 볼 때는 생활관 불 다 꺼놓고 집중해서 봤었는데
이소라씨의 바람이 분다를 들으면서 눈물 한방울 흘린 기억이 나네요.
좋은 음악 잘 듣고 갑니다.흐흐
13/04/18 03:10
수정 아이콘
밤길 걷다 올려다본 하늘에 쏟아질것 같이 총총히 많던 별들.... 을 보았던 기억이 사실 20년도 더 지난 꼬맹이, 유치원전후?였을 때 뿐입니다. 그래서 가끔 그 장면이 떠오를때도 기억 속에 음악은 없어요. 그 순간에 같이 떠오르는 노래가, 가사가, 멜로디가 있다는게.. 부럽네요. (편한 상황은 아니었겠지만)
1,3번은 군대 관련이라 할 말이 없지만서도... 글을 쓰기 시작한 마음이 이런거겠구나! 싶어져서 덕분에 씨익 웃었습니다. 쓰담쓰담
朋友君
13/04/18 09:53
수정 아이콘
별빛이내린다 참 좋지요. 최근 야광별이란 노래도 좋아요~ ^^
roastedbaby
13/04/18 22:49
수정 아이콘
별빛이 내린다. 참 좋아했는데 너무 많이 들어서 그런가..언제부터는 듣기가 꺼려지더군요. 감성이 변한건지 ㅜㅜ 슬프네요. 저의 요즘 힐링 음악은 박재범(제이팍?)의 좋아(JOAH)입니다. 크크. 상상의 남친이 불러주는 것 같은 착각이 들어 좋습니다.,
옆집백수총각
13/04/19 23:14
수정 아이콘
별빛이내린다~
샤라랄라랄랄라~
샤라랄라랄랄라~
샤라랄라랄랄라~
샤라랄라랄랄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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