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에 부산의 모 대학 사학과 답사 팀과 함께 요트를 타고 칠천량을 통과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결심했죠. 다음은 명량이라고요. 온갖 고생 끝에 드디어 일정이 세팅되었습니다. 진도 근처에 요트를 빌릴 만한 곳이 없어서 무려 목포에서 출발하는 바람에 일정이 늘어났고, 그에 따른 비용도 늘어났지만 어쨌든 하루 반나절 동안은 제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다 그렇지만 책이나 지도로 보는 것과 실제로 가서 보는 것, 특히 현장에서 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칠천량에서도 책이나 논문을 보면서 느꼈던 의문점들, 조선수군이 어디에 정박했는지, 일본 수군의 기습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나에 대한 나름대로의 가설을 세우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번 명량 답사에서도 그런 의문들에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일단 벽파항과 괘도포, 이진까지 돌아볼 예정이고, 그 밖에 과연 명량의 조류를 타면 13척의 판옥선이 열 배가 넘는 일본 수군을 격파할 수 있는지 판옥선의 운항속도인 2~4노트 정도로 조류를 타고 명량을 통과해보면서 확인해볼 예정입니다. 그리고 과연 전투 직전 조선수군이 어느 지역에서 진을 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조류를 보면서 파악해볼 생각입니다. 해군사관학교 이민웅 교수의 경우 우수영 앞바다에서 전투가 벌어졌다고 했는데 그것도 한번 확인해보려고요. 문제는 이틀간 요트를 빌리는 비용과 보험료. 그리고 숙박료가 추가된다는 것이죠. 심지어 목포에서 출발하는 요트를 타라면 저는 하루 더 일찍 내려가야 합니다. 답사 인원들이 전부 모인다고 해도 최소한 50만원은 제 주머니에서 나갈 것 같습니다. 대신 전체 답사 일정을 제가 짤 수 있어서 제가 하고 싶은 건 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거기다 부인께서 통크게 허락하셔서 출판사에서 받은 계약금을 전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 달 가까이 남긴 했는데 벌써부터 기다려지네요. 그런데 진도 벽파항 근처에 식당 같은거 없나요? 인터넷으로 확인하니까 터미널만 횡하니 있던데요. 근처에 잡아놓은 펜션도 마을 한복판이라 아무것도 없어서 잘못하면 쫄쫄 굶으면서 배타겠어요.
ㅜㅜ
그리고 <조선백성실록>은 책에 들어갈 사진 촬영까지 완료된 상태입니다. 출판사에서는 가을 정도에 출간하자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해당 출판사와 다른 책 계약도 한 건 체결되어서 글을 쓰고 있는 중입니다. 어쩌면 이 책이 먼저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출간 일정이 확정되면 다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출판사측에 우리 사이트 얘기를 했습니다. 운영진의 허락이 전제되어야 하겠지만 얘기가 잘 되면 서평 이벤트나 증정행사 같은 것을 진행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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