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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5/03 15:36:58
Name 박동현
Subject [일반] 개인적으로 유시민씨가 참 안타깝습니다.
유시민씨를 처음 본 것은 토론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어디 하나 공략할 틈이 없는 탄탄한 논리, 시종일관 온화해보이는 미소와 여유있는 표정, 가끔씩 통렬하게 꼬집어주는 비아냥 등등 진중권씨와 더불어 토론 프로그램의 끝판왕인 것 같았습니다.

처음으로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지는 정치인이었습니다. 그냥 말만 번지르한 사람인지 아니면 속이 꽉찬 알토란같은 사람인지 궁금했죠. 그 동안의 행적과 그 사람이 쓴 저서를 통해 꽤 많은 것을 알 수 있었고, 다행히 맘에 드는 정치인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마다 보는 취향은 다른가봅니다. 이 사람만큼 호불호가 갈리는 정치인이 또 있을까요. 저는 이사람이 꽤 괜찮은 것 같은데 술자리나 기타 모임 등에서는 유시민씨가 꽤나 까이더군요. 저는 정치적 종교적 이슈에 관해서는 말을 하지 않는 편이라 가만히 있었지만 속으로는 근질근질 유시민빠기질이 꿈틀거리고 있었습니다.

저도 알아요. 유시민씨가 대통령은 못 될거라는 거요. 워낙 적이 많아 킹메이커까지도 힘들고 네임드 조력자역할 까지겠지만, 유시민씨의 능력과 자질을 봤을때 그 날이 조만간 올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유시민씨가 지방에서 실패했을 때는 안타까웠고, 도와주지못해 미안했었죠. 또 유시민씨가 통합진보당에 들어갔을 때도 갸우뚱했지만 똑똑한 사람이니까 알아서 잘하겠지 했었죠.

그런데 지금의 통진당 모습을 보고 있자니 유시민씨가 참 안타깝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번 사태로 통진당이 입을 타격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봅니다.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본 것은 유시민씨 정도밖에 생각이 안나네요.

어차피 통진당은 이보다 더 한 사건이 벌어져도 큰 타격은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중심이 되는 지지자들은 통진당이 무슨 짓을 해도 지지할 것이니까요. 통진당의 소위 골수 지지자들은 아이돌 팬클럽과 유사한 행태를 보입니다. 필요하다 싶으면 무슨 일이든 저지를수있는 과감한 행동력, 주변에서 뭐라하든 굳건한 지지를 보내는 충성심, 우리가 가장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 내지는 확신 등을 보고있으면 동방신기의 카시오페아가 떠오릅니다.

어쨌든 이번 사태로 통진당이 잃을 것은 없습니다. 떨어져나가는 지지자들은 최근들어 합류하고 통진당에 지지를 보낸 사람들이기에 아쉽긴하지만 만회할 수 없는 손해는 아닙니다. 이제까지 빨갱이라는 의심을 받으면서도 굳건한 지지를 보냈었던 사람들이 건재한 이상 통진당은 (운영진 삭제, 벌점)를 희생양으로 삼아 사태 수습이후 다시 활동할 수 있겠죠. 다만 아쉬운 것은 통진당에 합류했던 유시민씨가 아쉽네요. 이대로 영영 훅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똑똑한 사람이니 다시 일어서겠지만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리고 이번 사태로 안철수씨가 관련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물밑에서 가만히 관망한 것이 신의 한수가 되었네요. 괜히 범야권연대에 낀다고 했었으면 이번 통진당 관련 똥물을 뒤집어 쓸 가능성이 컸지만, 다행히 무사했습니다. 어차피 박근혜씨나 안철수씨나 이미지로 승부하는 분들인만큼 이번 사태와 무관하다는 것은 참 다행입니다.

이번 총선에서 이정희씨의 경선관련 부정행위와 예비군 폐지 공약 등등. 똥을 한무더기 싸놓은 통진당과는 관계를 끊어야 뭔가 희망이 보일것 같습니다. 군대에서 들었던 유능한 적보다 등신같은 동료가 더 무섭다는 말이 공감되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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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바라
12/05/03 15:44
수정 아이콘
노무현과 함께할 때의 유시민이 좋았습니다.
덕 있는 군주 밑에서 유능한 장수로 활약할수 있는 인물 입니다.
근데 본인이 군주감은 아니에요.

사방이 적이었더라도.. 그래도 몸을 숙이고 민통당에 들어갔다면..
가진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왔을텐데..

통진당에 들어간 유시민은..
유명세만 쪽쪽 빨아먹히고 점점 껍데기만 남는 느낌입니다.
스스로도 포기해 가는 듯한 모습..
12/05/03 15:47
수정 아이콘
(운영진수정). 이런 표현도 허용이 되나요? [m]
12/05/03 15:49
수정 아이콘
이미 잘못된 선택이 반복된 결과라. 한때 야권 최고 대권주자였음을 감안하면 정치적 후각은 그의 지성의 반도 안되는 듯한 아쉬움만 남네요.
루크레티아
12/05/03 15:52
수정 아이콘
인간인 이상 그도 상당한 시행착오, 잘못, 실수를 저질렀지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가 가지고 있는 뛰어난 지식인으로서의 면모는 아직까지 악용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아직까지 그는 자신의 지식으로 '정의를 외면하는 짓'을 하진 않았으니까요. 유시민이 만약 이번 통진당 사태를 혹시라도 옹호하는 발언을 한다면 그도 오염된 지식인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그런 오염된 모습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지지할 겁니다.
12/05/03 15:53
수정 아이콘
아 시민이 형... 유비를 만나지 못한(아니 유비를 잃어버린) 조자룡 같은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이시간
12/05/03 15:54
수정 아이콘
오늘 올라온 진상조사보고서를 보았는데, 할 말을 잃었습니다.
비례대표 막판까지 고심하다 결국엔 유시민 믿고 던졌는데 여기까지 온 이상 어쩌겠습니까. 기왕 이렇게 된 것 끝까지 남아서 마무리하기 바랍니다. 이번에도 마무리가 별볼일 없으면 전 유시민의 정치력에 더 이상 믿음을 가지기 힘들 것 같습니다.
정말 애증의 대상입니다. 에휴...
12/05/03 15:54
수정 아이콘
전반적으로는 동의하지만 (운영진 수정) 표현은 좀 수정해주시길 바랍니다. [m]
마바라
12/05/03 15:56
수정 아이콘
어쩌면 유시민에게 온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죠..

이번 일을 계기로 NL들을 몰아내고.. 노회찬, 심상정과 함께 당을 장악해서 진짜 진보정당을 만들 수 있다면..

근데 상대가 너무 견고하니까.. 이건 새누리당 상대로 싸우는것보다 더 불가능해 보이네요.
shadowtaki
12/05/03 15:57
수정 아이콘
지나치게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는 것 같아요.. 아니면.. 그냥 정치감각이 많이 부족하던지..
대구로 내려가는 것 까지는 납득이 되고.. 다시 경기도로 올라온 것만 해도 행보가 너무 빠른 것 아닌가 싶었지만 가능성이 있어 보였기에
이해라도 해줄 수 있었지만.. 김해을 보궐에서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하고 또 많은 것을 요구한 나머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지요..
이후 통진당으로 들어가는 과정은 참 응원했던 정치인이지만 보고있기 힘들더군요.. 이제는 그냥 다른 정치인에게 그 기대를 해보려 합니다.
유시민씨는 아닌 것 같아요.. 이번 총선과정에서 보여줬던 모습이 너무 심했어요.. 명분없는 행동을 너무 많이 했죠..
매콤한맛
12/05/03 16:00
수정 아이콘
경기지사선거에서 졌을때 정치거물로서의 생명은 끝났다고 봤습니다.
대구에 출마했을때는 져도되는 선거였지만, 경기지사는 반드시 이겨야되는 선거였거든요.
유시민씨의 커리어하이는 경기지사 후보경선에서 극적으로 승리했을때가 아닌가합니다.
이젠 내려가는 일만 남은거같네요
앉은뱅이 늑대
12/05/03 16:03
수정 아이콘
노무현대통령의 서거가 유시민씨를 조급하게 만든 것 같습니다.
서거 전과 후의 모습은 많이 다르죠.
유시민씨의 심정은 이해가 갑니다만 조금은 호흡을 길게 가져갔으면 합니다.
참 아까운 분이죠.
12/05/03 16:06
수정 아이콘
유시민이 말 바꾼적도 많고 유시민이 말아먹은 당도 한둘이 아닙니다. NL보다야 낫지만 왜 이렇게 고평가를 받나요?
자기가 만든 당 이용가치 떨어지니까 스스로 박차고 나온적도 있는걸로 아는데요
12/05/03 16:07
수정 아이콘
공감은 하지만 (운영진 수정) 표현은 적절하지 않은 듯 합니다.
지금 통진당이 까이는 부분은 '반 민주적인 행태' 때문이지 종북 문제가 아니니 말입니다.


그건 그렇고... 카시오페아는 뭔 죄가 있답니까... 카시오페아가 불쌍하네요. 어쩌다 조작당과 동급이 되었는지.;;;;;
누나전문깔대기
12/05/03 16:30
수정 아이콘
저도 유시민 팬인데, 경기도 지사 이후 김해을 패배까지 이어지면서 기대를 접었었습니다...만, 이번이 유시민의 마지막 부활기회라고 봅니다. 물론 가능성은 낮아보여요... 능력은 있는 사람인데 정말 아쉽습니다.

덧붙이자면, 의도와 진정성, 그리고 자리가 주어졌을 경우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은 충분한 인물이지만, 그 자리를 스스로 쟁취하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봅니다. 게다가 대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을 버리는 만큼 대의를 얻어오지도 못해요...지력은 높은데 정치력이 낮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노무현의 측근에선 나름 성공했지만, 결국 정통 후계자가 되지는 못한 것 같아요.
그래도살어
12/05/03 16:42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엄청난 거품중 하나라고 봅니다.
12/05/03 17:12
수정 아이콘
박동현님 종북논란이 있는거와 이정희씨를 그렇게 쓰는건 별개의 문제죠.
이건 비판이 아니라 비난이고 인신공격입니다.
EndofJourney
12/05/03 17:18
수정 아이콘
유시민씨에게 찾아온 또 한 번의 기회라고 봅니다.
그동안 많은 기회를 놓쳐오긴 했지만, 지금까지의 기회들과는 그 색이 아주 다르죠. 최전방 전쟁터와 궁중암투 정도의 차이랄까요.
정공법에 취약한 장수라 해도, 진흙탕 싸움까지 엉망일거라는 법은 없습니다.
유시민씨가 전쟁에 취약하긴 했지만, 암투쪽으로 무능한 사람은 아니거든요.
현재는 30% 조금 넘는 당내지분만 가지고 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당권파와 반반싸움이 가능할 정도의 지분을 얻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물론 유시민씨에게도 큰 위기입니다. 당 자체가 무너질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현재 반전의 기회를 가지고 있는 것 역시 유시민 대표입니다. 노심조는 세력이 너무 적어서 아쉽지만...
봄바람
12/05/03 17:21
수정 아이콘
토론능력과 업무능력은 인정하지만 정치적으로 너무나 독선적이어서 통진당과 어울렸습니다.

유시민도 책임이 있고 아주 이번 기회에 진보진영이 총체적으로 개혁하거나 아예 사라졌으면 하네요.

도덕성이란 진보의 최대 존립근거를 잃어버려서 그나마 국민에게 10%밖에 못 얻은 지지였지만 그것도

반토막은 커녕 그 이하로 곤두박질 칠겁니다. 그 배를 유시민이 선택해서 탔고 같이 가라앉아야죠.
To Be A Psychologist
12/05/03 17:23
수정 아이콘
조작한 이정희를 옹호했던 그 유시민씨 말입니까?
그리메
12/05/03 17:23
수정 아이콘
바른말을 잘하지만 바른말을 남이 알아듣고 수긍하게 하는 능력은 부족합니다 이게 제가 느낀 유시민씨의 한계인듯 합니다
어찌됫던 노심유만큼은 같이 끌어안고 갔음 좋겠습니다 당의 능력이야 새누리당이 싫던좋던 압도적이었고 유승민 남경필 이준석등 젊은 브레인조차 빵빵한 그들이지만 조금만 길게보면 노심유가 해야할 일들도 많을듯 합니다 너무 일희일비하지 않았음 좋겠어요
WhySoSeriuS
12/05/03 19:34
수정 아이콘
노무현보다 유시민을 더 좋아 했던 사람으로서 안타깝군요..
싫어하는 사람들한테 상소이유서나 그가 쓴 책들을 읽어보라고 해봐야 안읽겠지만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함부러 깔 사람은 아닙니다.

능력있으면서 사리사욕을 탐하지 않는 가장 대표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인한테 바랄게 이것 말고 더 있습니까?
마바라
12/05/03 20:54
수정 아이콘
저.. 상소이유서가 아니라.. 항소이유서 아니었나요..?
아야여오요우유으
12/05/03 20:56
수정 아이콘
유시민이 딱 그정도밖에 안되는 사람입니다. 저도 유시민 좋아했었는데 이 사람 답이 없습니다. 제 생각보다 어리석은 사람이라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냥 평균적인 정치인들보다는 나은 정도의 인물...이라는 정도, 그 이상은 평가해 주지 못하겠습니다.
12/05/04 00:21
수정 아이콘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진중권, 홍세화, 유시민, 고종석, 강준만 같은 사람들 책을 읽으면서 사회를 보는 눈을 키웠기 때문에 일종의 아이돌 팬질하는 마음으로 지켜봤는데 요즘은 너무 안타깝네요.
OrianaFalaci
12/05/04 00:29
수정 아이콘
한번은 실수라지만 2번째 3번째부터는 실력이죠.
경기도지사 패배, 김해을 패배, 통진당과의 합당.
그저 운이 없다고 너그러히 봐줄 수준은 이미 지났습니다.

정치적 패착이 3번이면, 그냥 정치인으로서 판세를 읽는 함량이 미달인 것입니다.
일당백의 맹장임은 분명하나, 군주의 그릇을 갖추지 못했다고 봐야겠죠...
12/05/04 02:17
수정 아이콘
그 동안의 행적을 보고도 유시민씨를 맘에 들어 할수 있다는게 참 대단합니다.
전 대범하지 못해서인지 그렇게 안 되더군요.
누누히 언급했지만 정치인은 행적으로 평가 받게됩니다.
비슷한 행보를 보이는 이인제씨도 말 잘하고 글도 잘 씁니다만 평은 뭐...
유시민씨는 딱 이정도가 한계인듯 합니다.
12/05/04 03:23
수정 아이콘
아직 멀었습니다,
유시민의 진짜 자신만의 정치시작은 이제부터일수 있습니다,
노짱그늘에서 본격적으로 벗어난 "유시민"이란 이름을 건 정치행보가 이제부터 일수가 있습니다,
그의 깜냥과 일처리를 한번 두고봅시다,

그 연후에 실망을 하던 비판을 하던 내던져 버리던 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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