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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5/03 11:34:36
Name Sith Lorder
Subject [일반] 아이를 키우면서......
  만년 눈팅 유저로서 매일 좋은글 읽기만 해서 부끄럽지만, 글하나 써볼까 합니다.
  두 딸아이의 아빠입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고민거리도 늘어납니다.

  아들을 바라는 남아선호사상이 아직도 있음을 느끼고 마음이 아픕니다. 물론 저도 아들하나 바라긴 하지만. 쩝.
  큰아들로서 부모님이 아들을 바라는것을 알지만!(전 셋 키울 자신없어요. 아버지, 어머니 *.*)

  급하게 사야하는 설사방지 분유를 사려했으나, 약국문이 닫혀 살수 없음에, 아내의 두통을 잡아주는 타이레놀 한정이 필요해서
  사려가면, 모든 약국이 닫혀있음에, 분통이 터진적이 있습니다. 마트에서 웬만한 약을 팔았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습니다.
  (아니면 돌아가면서 24시간 영업을 하시던가...)

  부모에 대한 안타깝고 분노에 찬 글들을 보면, 마음이 아파지기 시작했습니다. 부모맘은 그게 아닌데......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어도 그럴 처지가 되지 않아 맘이 아픕니다. 철이들면 이미 늦은 것입니다. 그래도 압니다.

  아파트 값이 떨어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점점 보수화 되어가는 저를 느낍니다.. 그래도 마음을 다시한번 갱신합니다. 수꼴은 되지말자.

  언론의 아전인수를 보면 분노를 느낍니다. 파브로프의 개처럼 반복적인 쇄뇌는 인간에게 강력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그들은 압니다.


  요즘은 새로운 골칫거리가 생겼습니다.
큰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냅니다. 나라에서 원비를 지원해주어 항상 감사하며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린이집이 다 그런걸까요?
우리 얘는 김치를 아직 잘 못먹는데, 반찬에 김치류가 2가지 나옵니다. 나트륨이 너무 많아요.
메인 반찬이 너무 자주 생략되거나 바뀝니다. 그리고 식단과 다른 반찬이 너무 자주 나옵니다. 정도껏 자주 바꿔야지.
인스턴트 쥬스류, 사탕류, 스낵류를 너무 자주 줍니다. 그런건 당신 자식들에게나 주라구.
조카들도 그렇지만, 어린이집에 다니는 동안 감기같은 병이 너무 자주 걸립니다.  
흔히들 온실의 화초가 밖으로 나와 모진 비바람에 지내는거라 당연히 겪어야 하는 것처럼 말하는데,
솔직히 어린이집 위생이 의심스럽습니다. 그래서 감기가 걸리면 나을때까지는 보내지 않습니다.
소아과 의사선생님께서 그러시더군요. 어린이집 때문에 어린이 환자가 5~6배 증가한다고.

기타 수업이 반강제적입니다. 원비외에 내야할 특별수업이 있습니다. 선택의 권리가 없습니다.

우리나라 복지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그건 분명합니다. 그런데 감독과 관리 철저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번외.
연예인들의 이혼을 미리 예측하는 아내의 능력에 가끔 감탄이 나옵니다. 누구누구 곧 이혼할거야 라고 하면 옛날에는
왜 남의 사생활을 그렇게 안좋게 보느냐고 핀잔 주고 그랬는데, 요즘은 쪽집게여서 아무말도 못하고 있습니다.
로또 번호 3~4개를 꿈에서 본 아내를 존경합니다. 아내꿈에 제 인생을 걸어볼까 합니다. (꿈에서 본것 기억좀 하라고....)
말을 그리고 글을 배워가는 인간의 능력에 감탄이 저절로 나옵니다. (내 닮아서 똑똑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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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03 11:37
수정 아이콘
두 딸의 아빠로 많은 부분 공감합니다. 어린이집 저도 답답하긴 한데.. 바꿔도 거기서 거기고..그래서 전 약간 마음을 비웠습니다. 이런 경험 저런경험 다 해봐야 한다라는 생각으로...잘 버텨주는 애들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먹는 것도 먹는거지만, 이상한 버릇이나 말투 배워서 오면 속도 상합니다만 그렇다고 집에 두는것도 아니다 싶어서.
감전주의
12/05/03 11:52
수정 아이콘
저도 딸만 둘인데요..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감기에 자주 걸리는건 당연한겁니다..
처음으로 사회생활하는 아이들은 면역력이 약하니까요..

저희집 큰애도 처음엔 감기약을 달고 살았는데 2년정도 지나고부터는 좀 괜찮아지더군요..
근데 지금 둘째가 똑같은 전철을 밟고 있는 중입니다..-_-
영원한초보
12/05/03 11:57
수정 아이콘
저는 아직 결혼도 안했지만 의식주나 복지걱정보다
10대범죄와 학교분위기를 보면 그게 더 걱정스럽네요.
별로네
12/05/03 11:58
수정 아이콘
어떤 상황에서든 최선을 다하는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도 두 딸아이의 아빠입니다.
어린이집, 아내와 함께 수많은 시간 발품을 팔았습니다. 비싼곳, 싼곳, 마음껏 놀수 있게 해 주는곳, 교과과정이 좋다는 곳, 음식 관리가 확실하다는 곳, 등등, 그리고 나름 비용/품질/위생 등등 심사숙고하여 나름 최선의 선택을 하였고 그 결과에는 만족하되 또한 안주하지 않고 피드백하여 다음단계의 좋은 결과를 위하여 다시 최선을 다 합니다.
말씀하신 약도 그렇습니다. 몇번의 시행착오 끝에 필수 품목은 항상 비축해둡니다. 시스템을 바꿀 수 없으면 내가 거기에 맞춰 미리 대비해야지요.

무슨일이든 결과가 좋지 못하거나 내가 바란대로 되지 않는다 하여 좌절하고 비관적으로 되는것은 다음 일에도 항상 영향을 미쳐 더욱 안 좋은 방향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항상 최선을 다하여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나와 아내, 그리고 사랑스런 아이들을 위하여 할 수 있는 최선이자 유일한 태도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항상, 깨어있어야 하구요.
힘내세요~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수 있을거라고 저는 믿습니다.
Sith Lorder
12/05/03 11:58
수정 아이콘
저도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명이 걸리면 모두가 걸리는 거니 당연한것 같기도 하구요. 그래도 어린이집이 위생에 조금만 신경을 더 써 주신다면 좀 더 나아지리라 봅니다. 환기 자주하고, 얘들 장난감 자주 소독하고, 그런것만 조금 신경써도 훨씬 나아질거라 생각합니다. 솔직히 면역력이 약하니, 많은 세균에 더 자주 노출되어서 면역력을 키워야 한다는것은 너무 아닌것 같더군요.
無의미
12/05/03 11:58
수정 아이콘
약간 딴얘기지만,
어제 약사법 개정안 통과됐기때문에, 이제 올해내에 24시간 편의점에서 타이레놀등 상비약은 구입하실수 있을겁니다.

그리고 어린이집 관련된 문제는... 사실 돈문제가 큽니다.
육아는 엄청난 노동력이 들어가는 분야인데 (아이 한명 봐주시는 시터구하는것도 150으로도 사람 구하기 힘듭니다.
부모가 자기 아이 한두명 보는것도 힘에 겨운일인건 키워보신 분들이라면 다들 아시죠)
수십명의 단체육아에 그 필요한 노동력만큼의 돈은 커녕, 아이들에게 좋은것을 먹일 돈도 충분히 돌지 않거든요.
개개인이 감당할수 있는 종류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국가에서 육아 복지에 많은 돈을 쏟아붓는 정책을 시행하도록 압박을 하는것이 최 우선일듯합니다.
셧업말포이
12/05/03 12:05
수정 아이콘
지나치게 청결한 환경, 이런 문제 때문에 아토피 인구가 증가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어렸을 때, 적당하게 감염에 노출되지 않은 시기를 보내면 추후에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어디든 어느정도의 균은 존재할 수 밖에 없는 것인데, 이에 대해서 과민하게 반응하게 되는 거죠.
집단 설사 등은 명백히 위생관리의 문제이지만, 어느정도의 감기는 애기들 때 달고 사는 게 당연한 겁니다.
그리고 타이레놀은 그냥 집에 상비약으로 사놓으시면 되는 건데요.
Sith Lorder
12/05/03 12:17
수정 아이콘
셧업말포이 님// 개인적으로 아토피는 지나친 청결때문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청결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청결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중요하겠지요. 하루 2~3번의 세면, 손은 자주 씻어주기 등등은 아토피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과한 청결제의 사용이나 이런것은 저역시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연에서 오는 세균에 감염되는거는 저도 뭐 어쩌겠니 하겠지만, 가정식 어린이집의 밀폐된 공기나 오래된 플라스틱 장난감에서 나오는 환경호르몬, 오래된 세균들 등에 노출되는것은 별 좋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저 역시 크게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사람사는 곳이 다 마찬가지이겠지요. 그리고 상비약은 사놓으면 그만이긴 한데, 항상 체크하면서 살긴 힘든게 인생살이인지라, 가끔 없을때가 있습니다. 그때 아프면....흐...약의 고마움을 알게 되지요.
저글링아빠
12/05/03 12:40
수정 아이콘
어린이집들 사이에서도 시설과 식사와 보육교사의 정성의 편차가 엄청나게 큰 게 사실이긴 하고
다 떠나서 보육시설 자체에 입소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정도로 숫자도 부족한 것도 사실이라 현실적인 선택의 여지가 참 적긴 합니다.

하지만 운이 따라 거의 전국에서 가장 좋은 시설과 몇 년간 거의 교체되지 않는 양질의 보육교사로 유명한 어린이집에 보내는 저희 집 경우에도,
김치반찬이라든지 (매일 나오죠)
적응기의 엄청난 감기 폭풍러쉬 같은 것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저희 애들 3군데의 소아과를 다닙니다만 모든 소아과에서 다 단골-_-대우 받습니다)
물론, 식단이 자주 바뀌거나 건강에 좋지 않은 간식이 자주 나오거나 하진 않습니다만.. 그런 간식은 제가 많이 줍니다-_-;;;

저같은 경우 김치 반찬은 (짜게 나오진 않더군요) 집에서 안먹지만 언젠간 먹을 거에 대한 연습을 시켜준다고 생각하고 있고,
감기의 경우엔 말씀하신 것 같은 원의 시설보다는 애들에서 애들로의 직접전파가 훨씬 더 문제가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하시는게 좋겠습니다. 위에 누가 온실 비유 드셨는데, 애들 다니는 소아과나 다른 제가 아는 의사선생님들 말씀 들어도 다 같은 말씀이시더군요.
이 부분은 결국 시간이 해결해 줄겁니다. 한 6개월까지는 참 힘드실거고, 그 뒤로 서서히 줄어서 넉넉잡고 1년 반에서 2년 정도 다니면 그 때부터는 잘 안걸려요.
간식도 아주 불량식품이 아닌 거라면 집에서 안 주시는 부모님께선 불만이실 수 있겠지만, 그냥 우리 어릴 때 부모님이 준 50원 100원으로 사먹던 달고나나 월드컵어포 생각하면 뭐 다 용서되는 수준 아니겠어요. 애들 인생의 큰 차원에서 봤을 때 그다지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고 생각해보시면 어떨까요.

육아가 힘들긴 합니다만, 그럴수록 부모들이 정신을 차리고 있으면서 중요하게 챙겨줘야 할 것은 챙겨주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과감하게 포기하면서 다른 대처방법을 마련해주고 그런게 필요합니다. 왜 내가 직접 키우는 것처럼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은거야..라고 이것저것 다 한탄하기엔 할 일이 너무 많고 받아야 할 스트레스도 너무 많죠.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합니다. 다 같이 힘냅시다.
Power_0rc
12/05/03 13:51
수정 아이콘
지금 4살 아들이 하나 있고 어린이집을 다닙니다.
인스턴트 음식도 안좋고 위생도 안 좋을 수 있겠죠.
그런데 제 생각은 다릅니다. 딸이 아니라 아들이라 그런지 험하게 키우자는 생각입니다. 물론 내 아들인데 소중하죠.
하지만 주변에 음식 가려먹이고 이래 저래 곱게 키우는 아이들이 더 많이 아픈 것 같더군요.
어린이집을 보내면서 한편으로 불안하기도 하지만. 사회생활을 배우는 것 같아 만족합니다.
전에는 고집도 부리고 그랬지만 이제는 설득을 하면 알아 듣고 고집을 부리지 않더라구요.
어린이집의 의뭉스러운 점도 있지만 아이의 사회생활 적응력이 커지는 점에서는 만족을 합니다.
벨리어스
12/05/03 17:12
수정 아이콘
저희 부모님같은 경우에도 저 키우실때 그런 생각이셨다고 하시더군요.
원래 음식 가려먹으면 안좋다고, 적응 못한다고...
아무래도 말씀하신것처럼 사회생활을 배우게끔 한다는 점에서..좋은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 어린이집에서 제공하는게 심각할 정도면 당연히 문제가 되겠지만..)
저는 현재 미혼이지만 훗날 언젠가는 아빠가 될 입장에서...후후;;
유리별
12/05/03 13:54
수정 아이콘
일단..일단 딸아이의 아빠라는 데서 저는 졌습니다. 흑흑흑 시집도 안갔지만 딸을 낳고싶어요오오오~!!!
감전주의
12/05/03 14:00
수정 아이콘
다시 댓글들을 보니 딸 둘인 딸바보분들이 많네요..후훗
12/05/03 17:34
수정 아이콘
사실 돈 많이 주면 다 해결은 됩니다. 돈이 안되니까 문제지요.
어린이집도 결국 그분들에게는 직업인거니까요.

그리고 감기걸리는 가장 큰 원인은 어린이집 위생이 문제라기보다 그냥 애들이 모여있어서입니다. 아이들 한명이 걸리면 다 퍼지는게 당연한겁니다. 위생이 끼어들 여지가 별로 없어요.
이세상은말야
12/05/03 18:03
수정 아이콘
꼬맹이 하나있는게, 너무 잘먹어서, 어릴때부터 어린이집에 보내도 감기같은게 안걸리던데, 초등학교들어가서는
다른 학부모님들이 우리애가 그 집에 가는걸 좋아합니다. 왜냐 안먹는 음식도 우리꼬맹이가 가면 다 집어먹어서, 같이 경쟁심을
가지고 먹게 된다고 합니다. 우선 잘먹게 만들면, 면역력이 증가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될수 있으면 종교단체 어린이집들이
좀 좋은 것 같습니다.
Sith Lorder
12/05/04 00:27
수정 아이콘
정성어린 댓글들 정말 감사합니다. 조금 걱정을 하긴 했는데, 조금은 다들 그렇게 지내는구나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하지만 항상 감시의 레이다는 꺼놓지 않아야 될것 같긴 합니다. 내 아이니깐요. 모두들 아자아자 화이팅입니다.
나두미키
12/05/04 06:56
수정 아이콘
이제 돌을 앞둔 아들바보입니다. 요즘 제일 고민이 바로 어린이집/놀이방에 대한 부분입니다. 믿음 가는 곳도 안보이고 쌩초보 부모다 보니 모든게 어설프고 어색하고. 육아는 너무 어려워요. 내가 자랄때는 안이럈던 것 같은데. 흐흐흐 [m]
12/05/04 09:20
수정 아이콘
미래의 장인어르신분들이 모여서 알콩달콩 이야기를 하고 계시군요.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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