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귀는 흔하디 흔한 막귀이며 타고난 음악적재능 따위는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오면서 발현된적이 없다.
그래도 음악을 듣는것을 굉장히 좋아하여 장거리 외출시 귀에 항상 이어폰을 꽂은채 길을 나서며
집에서 PC사용할때에도 음악을 틀어놓고 듣는것을 즐긴다.
특별히 장르를 가리진 않지만 주로 발라드를 좋아하며 팝송은 언어적 능력의 한계로 인해 아주 유명한곡들만
조금 듣고 보통은 한국 대중 가요 위주로 노래를 감상한다. 아이돌 그룹의 후크송부터 시작해서 실력파 가수들의
'귀가 정화되는 곡'들까지 그냥 이것 저것 듣는다. 난 막귀니까
좋아하는 가수가 누구냐는 질문에는 다른 많은 가수들중 자신있게 김O은양의 노래를 좋아한다고 이야기 한다.
사실 김O은양은 특별한 전설급 보컬 능력을 지닌 가수도 아니고, 작곡 능력으로 유명한 싱어송 라이터도 아니다.
목소리 또한 깨끗하고 청아한편도 아니며 지나치게 허스키하지도 않은 굳이 따지자면 약간 허스키 하지만 사실
크게 특색있는 목소리는 아니다. 또 못난 외모는 아니지만 연예인 사이에서 화려하게 빛나는 아름다운 미모를
지니고 있는것도 아닌듯하다.
그래서 주변의 한 지인이 내게 물었다. 안목이 없는 건지, 귀가 별로 인건지 왜 그런 가수가 좋냐고
그 지인은 브라O아이즈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가수는 실력이라며 항상 내게 브라O아이즈가 왜 대단한 가수인지
설득하려 하였다. 사실 나 또한 브라O아이즈를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 설득은 애시 당초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브라O아이즈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들의 R&B 소울이 뛰어나서도 아니고 가창력이 뛰어나서도 아니다.
물론 가창력이 뛰어나고 영혼이 뛰어난것 또한 좋아하는 이유가 되지만 그 보다 더 큰 이유는 그들의 노래가 좋다.
내가 듣고 아름다운곡이면 그만이다. 그걸 많은 사람들이 인정해주면 좋지만 많은 사람들이 인정해서 좋은건 아니다.
내가 가수 김O은양을 좋아하는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래전 김O은양의 데뷔곡을 들었을때 반했다.
흔한 목소리로 부른 그 곡은 가사가 정말 아름다웠고, 가사에 딱 맞는 세련되지 않은 조금은 투박한 감정표현이
노래와 잘 어울러져 날 감동시켰다.
그 결과 앨범 구매에 인색한 나의 지갑을 열었고 그녀의 데뷔 앨범은 지금 내가 소장하고 있는 몇 안되는 앨범중 하나이다.
그녀는 지금도 꾸준히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그 이후에 내놓은 곡들이 데뷔곡에 비해 조금은
빛이 바랜 느낌이 들지만 여전히 좋다. 언젠가 그녀의 데뷔곡보다 더욱 날 감동시킬 곡으로 다시 한번 나로 하여금 무거운 지갑을
열게할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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