α
페북의 뉴스피드 기능을 통해 지인들이 올린 사진을 구경하던중 '군인 사진'을 발견하였습니다.
제 전역으로부터 1년도 넘게 지나서야 완공된 신막사내에서 찍은 사진이라 장소야 어색하지만
낯익은 얼굴들이 하나 둘 보입니다. 제 말년에 막 들어온 신병들, '아쎄이'라 불렀지요.
아쎄이들의 사진속 계급장은 무거워졌습니다. 옆에 있는 전우들은 제가 모르는 아가들입니다.
사진을 보니 귀엽기도 하고 그 시절이 생각나서 가슴속에서는 '그립다'라는 감정이 솟구칩니다.
β
얼마전 고등학교 동창들과 만남을 가졌습니다. 학교내 규제가 강력한 학교였고 교사들의 체벌도
빈번하였기 때문에 주로 그러한 추억에 대한 이야기로 꽃을 피웁니다.
창밖에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지나갑니다. 학생들을 보며 "저 때가 행복했지'라는 이야기를 하며
'그리움'에 빠져듭니다.
α
친한 군대 동기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우리부대에 면회를 다녀온 녀석입니다.
"요즘은 구타가 아예 없어졌다. 병장 열외도 아예 없어졌다. 이병이 동기끼리 어깨동무하고 웃으며 다닌다."
군기 잡는게 지나치게 심한 부대라 생각했는데, 정말 많이 풀렸나 봅니다. 동기가 계속해서 말합니다.
"흘러도 너무 흘렀다. 우리 부대는 내무 생활이 상징인데, 너무 풀린것 같다. 이래서 무슨 추억이 생기겠냐"
참 녀석도 명불허전입니다. 첫 만남부터 정말 오도된 녀석이었는데 녀석의 클래스는 영원합니다.
β
동창들 중 한 녀석이 '학생인권조례안'에 대해서 언급을 합니다.
"고등학생때 힘들고 고생했지만, 그래도 다 시간이 지나면 추억인데 요즘 고등학생들은 편하게 학교를
다니는것 같다. 편하긴 하겠다만 그래서야 무슨 추억이 생기겠냐, 학생때 온갖 규제에 시달리고 체벌받는것도
다 학생때만 겪는 추억인데..."
녀석은 '학생인권조례안'에 대해 유감을 표현합니다.
α + β
저에게 있어, 군생활과 학창 시절 경험 모두 소중한 추억의 일부분 입니다.
물론 겪는 순간 유쾌했던것은 아니지만 제 인생에 있어서 특별했던 경험이며 앞으로 경험을 공유한
지인들과 만남을 가지면 아마도 그 시절 이야기가 평생 안주거리가 되겠지요.
하지만 냉정히 생각해보면 '그 순간'은 즐겁지 않았습니다. 또한 같은 경험을 공유하더라도
누군가에게는 그 경험이 추억이 아닌 '트라우마'로 남겨질수도 있습니다.
추억이란 미화되는게 당연한 일이며 이것을 굳이 냉정히 분석하여 '괴로웠던 경험'으로 단정 짓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제 뒷세대들에게 같은 경험을 강요하며 '그래도 추억이될테니'라고 합리화 시키는건
참으로 이기적인 생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추억은 추억일때 가장 아름다운법입니다.
ps. 재입대는 하지 않습니다, 저는 지금이 가장 행복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선생님한테 과도하게 맞는게 추억이라고 할 수는 없겠네요.
문제아 생활하면서 선생님이랑 티격태격하면서 문제점을 고친 분이라면 충분히 추억이겠지만
최상급 모범생이라고 해도(선생님들 입장이 아닌 학생들 입장)과하지 않은 저로서는
식곤증으로 조금 졸거나 옆친구와 무언의 장난을 치다가 걸려서 그렇게 대갈박이 깨질것 처럼 맞아야 했나는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