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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08 09:25
그런 면에서 히로와 히카리가 안 맺어진 건 아다치 작품군에서는 참 이례적인 결말이었죠. 성적 매력을 느끼는 이성 보다, 소울메이트를 택하게 하는게(그 때문에 유사 근친이나 소꿉친구로 자꾸 귀결되는) 아다치 패턴이건만..
12/02/08 09:27
하루카는 h2의 가장 핵심적인 갈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별로 없어서.. 포지션상 헤로인일 뿐, 진정한 헤로인이라 보기 힘든 면도 꽤 있지요.
12/02/08 09:30
본문에 동의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H2의 감정선은 히까리의 흔들림과 히로의 미련입니다.
히로는 H2가 시작하기 전에 이미 포기했습니다. 다시 돌아가도 히데오를 소개한 후에 괜찮은 여자였구나라고 생각할 거라고 말한 건 이미 어쩔 수 없음을 알고 있는거죠. 작중에 물음이 나오는데, '만약에 히까리를 소개해 준 사람이 히데오가 아니라 별볼일 남자였다면?'이라는 질문의 답이 하루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히까리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죠. 그건 바지를 갈아입은 첫 장면부터 나옵니다. 히까리는 흔들리고 있음을 계속 표현하지만, 히로는 그냥 아쉬움만을 표현합니다. 중3때 첫키스에 분해서 건배하지 못했지만 건배하고, 단둘이 간 여행에서 자는 히까리를 보고 이성도 아니구나 생각하고 잠들지만 히까리는 잠들지 못하죠. 히로는 뭐가됐든 진작 포기한 문제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히로는 만화가 시작된 후에 그 고민을 시작한 게 아니거든요. 중2때부터 한 고민이었고, 만화가 시작된 후에는 해결책인 하루까가 나타난 다음이었습니다. 히로의 감정은 미련이 남았기에 확실하지 않았지만, 판단은 흔들린 적이 없죠. 히로에겐 이미 오랜시간이 지난 문제였으니까요. 흔들렸던 건 히까리 뿐이고, 그 흔들림도 두 사람의 맞대결 전에 결정 났죠. 이런건 사실, 터치와 러프를 보면 그 감정흐름이 보입니다. H2자체가 터치와 러프의 오마주 같은 느낌의 만화니까요.
12/02/08 09:32
얼마전에도 정주행 했던만화네요. 작년에 소셜커머스사이트에서 애장판 전권 질러서 쏠쏠하게 보고있습니다.
결국 2학년 겨울에 이미 결론이 나있었던게, 3학년 여름대회 이전에 히카리의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조금 더 끌어진거죠. 위로해주는 히로와 작품 전반에 걸쳐서 슬쩍슬쩍 흔들흔들거리는 히카리, 그걸보고 불안감에 휩싸인 히데오. 작가입장에서는 최후결전, 3학년 여름대회를 장식하기 위해 조금 흔든거라고 보는데, 스토리상 깨질것으로는 보이지 않았죠. 두 주인공은 투타에서 이미 최고의 자리에 올랐고, 갑자원타이틀도 한개씩 가지고있었던 터라 그냥 대결해버리면 누가이기던 긴장감이 깨질까봐 그랬겠지만요. 이래저래 최고 인기 캐릭터인 하루카는 꽤나 작가에게서 소외당했죠
12/02/08 09:58
하루카가 최고 인기 캐릭터인가요? -0-;; 인기 없을 줄 알았는데..
히로와 히까리가 잘 되기를 바란 팬들이 더 많지 않은가요? 히데오와 하루카가 잘 어울리는 장면도 나오고 해서 이대로 커플 역전이 되는 건가 싶기도 했는데.. 작가의 훼이크였죠 크크.
12/02/08 10:12
히카리 인기가 더 많았습니다. 사실 아마미야 히카리라는 캐릭터 자체가 아사쿠라 미나미의 계보를 잇는 아다치의 전형적인 히로인 상이기도 했구요. 다만 일본에서는 히카리 인기가 더 많고 우리나라에서는 하루카 인기가 더 많았다고 하더군요.
사실 고지식한 히데오와는 마음의 구김살 없는 하루카가 연인이 되고 히로와 히카리가 잘 되었다면 단적으로 이상적인 커플링이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히카리를 가장 잘 이해하는 것도 히로고, 히로를 (하루카보다도) 더 잘 돌볼 수 있는 것도 히카리였으니까요. 뭐 그렇게 되었다간 난리가 났었겠습니다만 크크 하지만 제 글에서 쓴 것도 있고 엔하위키 관련글에서도 있다시피 히로가 선택한 건 하루카였고, 히로의 과거가 히카리였다면 현재와 미래는 하루카죠. '오래 살아라' 라던가 '스튜어디스 되라' 라던가의 사랑고백을 보면 아무리 비중이 적었어도 결국 히로인은 하루카라고 생각합니다. 하루카 귀엽죠. 저도 히로-하루카 커플 지지자였습니다 크크
12/02/08 12:39
엥 이만화는 하루까쨔응이 야구잘하는 멍청한배터리를 꼬셔 야구부를 우승시키고 에이스를 차지하는 만환데요? 꼭 중2때부터 제 만화적 이상형이 하루까여서 그런건아닙니다 [m]
12/02/08 13:09
H2의 러브라인 전개에 대한 생각이 저랑 완벽히 일치하시네요.
사실 저도 H2를 너무나도 좋아해서 몇 번씩이나 정주행하고, 그걸 자게에 기술하고 싶었지만 필력이 딸리는터라 하질 못했는데 이렇게 제가 생각한 바를 깔끔하게 써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추천!
12/02/08 13:56
잘 읽었습니다.
사실 호텔에서의 히로가 히까리를 안는 장면때문에 감정선 잡는데 혼란이 있었는데 그게 꿈이라면 딱딱 맞아떨어지네요. 헉 히로가 돌직구를 날리는구나. 이자식 보기와는 다르네.. 라고 생각한 사람은 저뿐인듯.. 난 썩었어..
12/02/08 14:06
H2는 아다치가 초유의 장기연재를 하면서 이래저래 결말이나 내용을 많이 바꾼 티가 납니다.
예전에도 H2 관련 글이 올라올 때마다 언급했었지만, 히데오- 하루까 떡밥도 두세번이나 던져놓고 아무일도 아닌 거처럼 사라져 버리죠. 게다가 히로- 하루까 라인도 좀 뜬금없는 부분이 많고요. 히로가 하루까에게 친구이상의 감정이 약간은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미요시란 이상한 캐릭터가 나와서 갑자기 둘이 연인으로 발전하게 되죠. 여기까진 괜찮다 쳐도 후반부에 가서 히로와 히까리의 감정선에 하루까는 거의 잉여처리가 됩니다. 히로가 하루까에게 감동적인 말을 해도 속으론 히까리를 생각하고 있으며, 히로가 실연으로 울어도 딴소리나 하는 캐릭터가 되어버리죠.... 게다가 아다치만화 특유의 똑똑한 조연들...은 점쟁이마냥 100%확률로 주인공 커플들의 감정상황이나 미래를 점지해줍니다. 이건 터치, 러프, 천궁, 진베, 카츠, 크로스게임 등등 거의 모든 만화에서 그래왔어요. H2 도 그 공식에서 초반엔 벗어나지 않습니다. 노다나 히카리의 삼촌, 히카리의 엄마가 히로와 히까리의 감정을 대변해주죠. 아마 그리고 그 둘이 이어짐이 원래의 결말이었을 거 같은데, 풍문엔(사실이라고 하지만 제가 그 출처를 본적이 없어서) 장기 연재를 하면서 결말이 바뀌었다는 얘기도 있던데 저도 그 설에 동의하는 바입니다. 아다치 만화로서, 그리고 H2 자체만 놓고봐도 결말에 이르기까지 던져놓은 떡밥회수나 감정선 처리가 의외로 매끄럽지 않았어요. 뭐 그럼에도 수작임은 분명합니다만 아다치 만화에선 이질적이긴 하죠. P.S.: 고딩 밖에 안된애들이 인생 다 산마냥.... 목숨걸고 싸우는 걸 보는게 어찌보면 가끔 좀 웃기기도 합니다. 사랑과 전쟁 같은 드라마가 현실인 세상에 있다보니... 무슨 고딩들이 목숨걸고 사랑하는데 그게 천년만년 갈 거 라고 생각하고 싸우는게 흑;
12/02/08 14:25
사실 아다치 만화는 여운? 열린 결말? 뭐 이런게 진짜 매력이지만 진짜 결론은 본문이 99% 일치한다고 생각합니다.
웃긴게 지금 생각해보면 저 만화는 악역이 아무도 없어요 아무도... 그렇기 때문에 히로와 히카리가 될수 없다는건 일찌감치 알아챘지만 그래도 손을 놓을수 없는 마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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