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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26 21:12
조선 말기 세도가였던 민씨 일가 때문에 출세의 길이 막힌 우장춘의 부친, 우범선은 평소에도 명성황후에 대한 적개심이 대단했다고 합니다. 일본군이 명성황후를 시해하려고 궁을 쳐들어올 때도 궁궐의 수비를 맡고 있던 우범선과 이미 내통하고 있었기 때문에 거의 저항없이 황후의 침전에 들이닥칠 수 있었습니다. 황후를 직접 죽인 건 일본 낭인들이었으나 시신을 직접 들춰보고 명성황후가 맞음을 확인해주고 궁궐 뒷산에서 시신을 불에 태운 것은 우범선입니다. 불타는 황후의 시신을 보면서 우범선이 읊은 시가 있는데 시를 보면 자기 나름대로는 민씨가 권력을 잡고 있는 이상 이 나라에 희망은 없다는 식의 자기 나름대로의 대의명분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이후 일본으로 건너간 우범선은 일본 정부로부터 충분한 생활비 지원을 받으며 윤택한 삶을 누렸고 결혼도 하고 아들(우장춘)도 낳았으나 항상 조선에서 자객이 올 것이 두려워 접근이 비교적 어려운 2층 구석방을 고집하였으며 항상 주변을 경계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명성황후와 고종의 총애를 받던 무관인 고영근은 오랜 준비기간 끝에 우범선에게 일본에 집을 구하려는 조선인처럼 접근하여 도움을 청하고 이에 우범선이 두차레나 집을 실제로 구해주는 등 막역한 사이처럼 지내다가 우범선이 구해준 집에서 고영근이 베푼 술자리 중 미리 준비해둔 칼에 목과 가슴을 여러차례 찔려 살해당합니다. (우범선의 장례식은 일본에서 성대하게 치러졌고 당시 장례식 비용과 묘비등을 짓는데 돈을 보탠 이들은 명성황후를 죽인 자객들이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추후 일본의 장,차관, 고위 관료가 됩니다.) 이 살인사건은 일본에서도 조선인끼리의 동족살해사건으로 화제가 되었는데 당시 판사가 선고에서 단순 살해사건으로 형을 선고하려하자 최종 진술에서 이는 단순 살인사건이 아니므로 국모의 원수를 갚은 시해사건으로 기록해달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되었으나 조선황실의 영향력으로 5년의 옥살이 끝에 석방됩니다. 고영근이 귀국했을 때에는 이미 고종 서거 이후였고 귀국하자마자 이미 일제치하에 넘어간 궁궐 입구에 꿇어앉아 일본 헌병앞에서 3일간을 자신의 주군과 종묘사직을 지키지 못한 것을 사죄하며 소리치고 비통해하였습니다. 이후 고종과 명성황후의 합장묘의 능참봉(묘를 지키고 관리하는 사람)이라는 말단벼슬자리를 자진한 그는 당시 아무도 손대지 못하던 묘비에 석공들을 시켜 밤에 몰래 고종 앞에 "대한제국 태황제" 라는 글씨를 새겨놓는 대담한 행동을 감행합니다. 이 소문이 퍼지자 일제치하에서도 수천수만의 국민들이 그 글씨를 보기위하여 합장묘로 몰려듭니다. 이에 총독부는 묘비를 붉은 천으로 가리고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를 놓고 고심하다가 이미 70이 넘은 고영근을 처벌할 시 여론이 좋지 않아지고 오히려 사태를 크게 만들까 두려워 묘비를 그대로 두기로 결정합니다. 지금도 남양주군 금곡에 있는 홍릉에 가면 당시 추가로 새겨놓은 글씨를 볼 수 있습니다. 고영근은 마지막까지 홍릉이 바라다보이는 곳에 집을 지어놓고 묘를 지키며 2년을 더 살고 사망하였습니다.
12/01/27 11:23
학문적인 분야에서 우장춘 박사의 가장 큰 업적은, 유채가 배추와 무의 혼종(!)이라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그리고 이론적으로 완벽하게 입증해 낸 것입니다. 보통 생물의 '종'을 나누는 기준을 생식 가능한 후손을 만들어 낼 수 있느냐 여부로 보는데, 우장춘 박사는 다른 종간의 교배를 통해 새로운 종이 탄생할 수 있으며 실제로 탄생했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지요. 이는 당시 다윈 이후 진화론에 가장 큰 공헌을 한 것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물론 다윈의 대전제-적자생존 자연선택-이 흔들리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혼종' 역시 기존의 종들과 생존경쟁을 해서 살아남는 것만 계속 자연계에 존재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면에서 결국 레이너-캐리건-제라툴에게 발릴 '혼종'들은 안습...) 이후 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적어도 식물계에서는 이러한 '혼종 생성'이 생각보다 흔한 일이며, 이러한 현상이 생물계의 종 다양성에 크게 기여한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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