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2/01/26 13:58:35
Name Absinthe
Subject [일반] [영화이야기] Dogfight, 리버 피닉스 그리고 지독한 고독에 대한 단상




출시년도: 1991년 10월
감독: 낸시 사보카 (Nancy Savoca)
작가: 밥 콤포트 (Bob Comfort)
주연: 리버 피닉스 (River Pheonix), 릴리 테일러 (Lily Taylor)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18세 열혈남 에디 '버드레이스' 그리고 세 명의 친구들은 철없어 보이고 와일드한 해병대.
베트남전으로 떠나기 하루전에 시내에서 즐기기로 작정하고 파티에 데려갈만한 처자들에게 작업을 거는데 뭔가
이상한 낌새가 느껴집니다. 평범하거나 예뻐보이는 여자들은 마다하고 개성이 넘치고 독특하게 생긴 여자들만
골라서 작업하는 모습들이 생소하다 못해 이질감까지 느껴지는군요.



번번히 허탕만 치다가 비를 피하려 다이너로 들어간 에디는 어머니를 도와 웨이트레스로 일하는 로즈를 만나게
되고 초반에는 파티에 데려가려고 열혈작업을 펼치던 에디가 파티장소로 가면서 왠지 흔들리는 모습을 보입니다.



에디의 친구와 짜고치는 고스톱으로 상금을 타러 온 여자에게 자초지종을 듣게 된 로즈.
너무 화가치민 그녀는 에디에게 폭풍 싸대기를 날리고 파티장에서 황급히 뛰쳐나가는데...

Dogfight: 50~70달러를 배팅액으로 걸고 주어진 시간내에 가장 못생긴 여자를 파티에 데리고 온 사람이 승자.
1등은 100달러를 받고 2,3등은 각기 50달러씩.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힘들게 로즈의 창문까지 올라와서 사과 겸 데이트 신청 쪽지를 남기고 간 에디.


23세의 어린 나이에 저 세상으로 간 리버 피닉스가 연기한 캐릭터이기에 더 그런 느낌이 드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영화에서 제가 느낀 에디/리버 피닉스는 외로움과 고독의 결정체로 보입니다. 술에 취해서 비틀거리거나
내기에서 이기기 위해 여자들에게 찝적거리거나 심지어 죽고 못사는 친구들과 웃고 장난칠때도 보기 힘들정도로
쓸쓸하고 힘들고 누가 아픈곳을 조금만 건드리면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버릴것 같이 약해보입니다.

그에 반해 릴리 테일러/로즈는 미스 유니버스가 옆에 앉아있어도 기죽지 않을만큼 당당하고 자신만의 개성이
뚜렷하여 어떤 역경이 와도 헤쳐나갈 수 있는 여자로 느껴졌습니다. 로즈는 겉으로 사회의 약자처럼 보일 수
있는 캐릭터이지만 결국은 그런 관념을 뒤집은 영화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얼핏 스쳐지나가기도......

죽고싶을만큼 고독했던 시간을 보낸적이 있기에 리버 피닉스를 보면서 마음 한구석이 쓰릴 정도로 아련해지고
아직도 살아가야 할 날들이 많이 남았음을 알기에 릴리 테일러같은 여성이 되고 싶게 한 영화, Dogfight 이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정문에서
12/01/26 14:37
수정 아이콘
어릴 적 주말의 명화에서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네요.. 샌프란시스코에서 하룻밤이라고 제목 바뀌어서 나왔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4933 [일반] 마눌님의 일본 번역 (8) - 사랑하는 그녀에게 질려버린 순간 후편 [13] 중년의 럴커4277 12/01/27 4277 0
34932 [일반] 첫 휴가를 나왔습니다. [29] 기차를 타고3666 12/01/27 3666 0
34931 [일반] 보고만 있어도 준내 행복하다 [6] Owen3692 12/01/27 3692 3
34930 [일반] 마눌님의 일본 번역 (7) - 엄마들 모임에 위협이 되는 경제적 격차 [8] 중년의 럴커4522 12/01/27 4522 0
34929 [일반] 미료의 티저와 장기하와얼굴들/비스트/브라이언의 뮤비가 공개되었습니다. [3] 효연짱팬세우실4958 12/01/27 4958 0
34927 [일반] 라식 수술 관련해서 흥미로운 기사가 나왔네요 [28] 다음세기7445 12/01/27 7445 0
34926 [일반] 전 세계에서 생활여건이 가장 좋은 도시 Top 15 [26] 김치찌개6106 12/01/27 6106 0
34925 [일반] 우장춘박사를 아십니까?? 설마 씨없는수박의 발명자로만..? [16] 유진호9174 12/01/26 9174 3
34924 [일반] 성남, 홍콩 챌린저스 컵을 우승하며 만만치 않을 시즌을 예고. (영상 링크) [6] LowTemplar4955 12/01/27 4955 0
34923 [일반] 대몽항쟁 2부 - 3. 명중한 화살 [10] 눈시BBver.26549 12/01/26 6549 2
34921 [일반] 매일 밤 잠자리에 들 때마다 꿈 대신 막막함을 떠안고 잘 청춘들을 위해-두번째 [5] 김치찌개4104 12/01/26 4104 2
34920 [일반] 실수로 계좌 이체를 잘못 했을때의 대처법(현직 금융권 변호사입니다) [53] 호가든29136 12/01/26 29136 45
34919 [일반] 최고의 영화 최고의 순간 [33] 리니시아7338 12/01/26 7338 0
34918 [일반] 노인과 공공 질서 [60] 로렌스5564 12/01/26 5564 0
34917 [일반] 마눌님의 일본 사설 번역 (6) - 남자가 여자에게 확 깨는 순간 12가지 [15] 중년의 럴커5824 12/01/26 5824 1
34916 [일반] '변화와 일탈'의 '더 좀비스' 가네시로 가즈키의 신작을 읽었습니다. [13] nickyo3306 12/01/26 3306 1
34913 [일반] 지식채널e - 나는 울지 못합니다 [6] 김치찌개4583 12/01/26 4583 0
34912 [일반] 차를 사야겠는데.. 무한루프를 도네요. [64] DANKAN6845 12/01/26 6845 0
34911 [일반] 배삼룡, 이주일, 서영춘을 배출해낸 곳 [4] 파맛나2996 12/01/26 2996 0
34910 [일반] [영화이야기] Dogfight, 리버 피닉스 그리고 지독한 고독에 대한 단상 [2] Absinthe 6597 12/01/26 6597 1
34909 [일반] 한나라당 당명 변경 확정. [151] 삭제됨9468 12/01/26 9468 2
34908 [일반] 마눌님의 일본 사설 번역 (5) - 니트족이라 부르지 말자. 레이블이라 하자! [5] 중년의 럴커3708 12/01/26 3708 0
34907 [일반] [ZM] 바르셀로나 2 : 2 레알 마드리드. [42] 티티6733 12/01/26 6733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