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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12/19 23:54:03
Name AttackDDang
File #1 K_6.jpg (24.9 KB), Download : 55
Subject [일반] 파란만장 휴학기


PGR 유게에 학점과 방어율유머가 유행이네요....
저도 거기 동참을 했는데 보시는 분에 따라서는 부모님 등골브레이커 처럼 보실 수도 있겠다 싶어서 갑자기 부모님께 죄송해졌습니다.
그 유행의 끝자락에 갑자기 저는 학점만 나쁜게 아니었다는 생각이 떠오르면서 제 학교생활중 가장 파란만장 했던
제적 이 될 뻔한 사건이 떠올라서 평소 무겁게만 느껴졌던 PGR의 Write 버튼을 눌렀습니다.
다소 '이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저렇게 재미없게 쓸 수도 있구나' 라고 하실지도 모를 개(犬)발필력이라도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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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제가 공익근무요원을 한창 하고있던 2009년 3월말 학교로부터 한통의 전화가 걸려오게 됩니다

전화 건너편 : 네 저기 어택땅 학생 전화 맞나요?
저 : 네 맞습니다.
전화 건너편 : 네 여기 전자전기공학부 학과 사무실인데요
저 : 아 네네 무슨일이시죠?
전화 건너편 : 어택땅 학생 휴학 신청이 안되어있어서 내일 제적되요

아니 학과사무실의 조교쌤은 어떻게 저런말을 그렇게 태연하게 할 수 있나 싶습니다.
그때는 사마귀유치원이 없어서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일수꾼아저씨가 나와서
"여러분 수능 다시쳐서 우리학교 들어오는거 어렵지 아나여!!!!!!"
하는것같았네요.... 그리고 그 순간 저는 걱정많고 부풀리기 좋아하는 한국인답게 오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습니다.
아니 일단 학교 휴학신청이 분명 5월까지였던거 같았는데 제가 혹시나 잘못본건가 해서 다시 여쭤봅니다.

저 : 아니 휴학신청 5월까지 아니예요?
학과사무실 : 네 맞는데 어택땅학생은 시간표에 아무것도 안들어있기때문에 내일 제적되요

네....사실 걱정은 기우 였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제가 살고있던 구에서 모두 다니고있었으며
공익근무요원 복무도 사실 그 구의 구청에서 하고있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부랴부랴 오후근무에 빠지겠다고 반일연가를 사용하고 학교로 갑니다.

학교로 가서 서류를 작성하고 휴학을 할려고 서류를 넣는데 무언가 걸려서 안들어갑니다.
공대 사무실에서 저한테 도서관 대출도서가 있다고 하네요.....
잠시 기억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
지난 여름 굉장히 오래된 책 세권을 방학동안 읽겠노라고 빌려서 다 읽고는 사물함에 그대로 넣어두었습니다.
다시 사물함까지 뛰어내려갑니다. 책을 찾았습니다. 도서관에 갔다줬습니다.......
연체료 53000원 내래요....책값 세권 합쳐서 3만원이 안됩니다. 그래서 세권 분실처리해주시면 돈낼께요 라고 빌어봅니다.
안된대요......수중에 약 3만원 정도가 있었거든요. 다시 동아리방으로 내려갑니다...

선배들에게 돈을 조금 더 빌려서 5만3천원을 만들었습니다. 이때가 약 네시정도 됐을거예요. 학과사무실은 여섯시에 문을 닫습니다.
도서관까지 뛰어올라갑니다. 헉헉대면서 사서 선생님앞에 5만3천원을 자랑스럽게 내려놓습니다!!!!!!
그런데 사서선생님의 표정은 밝지않습니다... 오히려 표정이 굳으면서 오른쪽으로 손가락을 가리키더군요
그 곳에는 증지자판기가 있었습니다. 흐......으...........네 증지 가져오래요....
증지 자판기로 다가갑니다. 지폐 투입구 밑에 자랑스럽게 써있습니다

1000원 전용
(우측 지폐교환기 이용)


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실성할것같더라구요... 사서선생님께 부탁드려봅니다...
"저 자판기따서 5만3천원 넣고 증지 꺼내주시면 안되요???"
"자판기가 카운트를 하는거라서 안되요"

임채섭 : 근데, 제 말씀 한번만 좀 들어보세요.
내가 운동장에서 22바늘을 꿰맸다고 여기 운동장안에서.
롯데관계자 : 그래 우리는 이해를 한단말이야
임채섭 : 오케이, 오케이
롯데관계자 : 근데 쟤는 이해를 못하니까 방망이를 떤진거야
임채섭 : 그럼 할수가 없지 규정상에 명시가 되어있으니까
롯데관계자 : 그럼 좀 신중하게 해줘야지
심판 : 우리는 신중하게 했어요?

이때 호세의 심정이 딱 저의 심정이었을겁니다.....
지폐교환기에 만원짜리를 넣고 일단 천원짜리 53장을 만들었습니다.
정성스럽게 넣기 시작했죠
혹시나 넣다가 뱉으면 주루룩 다 뱉으니까 같이간 친구는 허벅지에 대고 지폐를 남성의 성기가 새로 하나 더 생길만큼 열심히 문질러서 펴고
저는 아주 조심스레 그 지폐를 받아서 증지자판기에 넣었어요
그래도 중간에 뱉더라구요.... 만원씩 끊어서 사는데 53장 사는데 넣은 횟수는 한 80번정도 넣은거같습니다.
그렇게 해서 5만3천원치 수입증지를 모두 사고 다시 공대 사무실로 가서 휴학계를 내고나니
다섯시 삼십분을 지나고있었습니다. 약 삼십분만 늦었어도 저는 수능을 다시 쳐야할 뻔 한거죠....
이렇게 저는 학교 휴학 한번 하는거조차도 파란만장하게 해 치웠습니다.
이때 크게 한번 데여서 복학신청은 엄청 빨리했죠.
졸지에 남이보면 말년에 의병제대 한것같아보이게 휴/복학 신청 기록이 남았네요 크크

이젠 한 3년을 향해서 가고있는 오래 된 이야기인데 오늘 학점 유머를 보니
학점 외에 제 학교생활에 또 한가지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있었다는것이 떠오르더라구요.
그래서 이렇게 글로 옮겨봤습니다.
피지알 여러분들도 학교 생활중에 파란만장했던 이야기가 있다면 같이 공유해보면 좋을것같네요.
재미없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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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별
11/12/19 23:59
수정 아이콘
재미있었습니다.^^ 당시엔 얼마나 X줄이 타셨을지..;;
사서고 뭐고 정말 웃으며 멱살잡고 '제발요'하고 싶었을 그 심정이 왜 저는 공감이 가는걸까요..
뭐지.. 기억에서 격하게 지워버린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파란만장 하셨네요^^
작은마음
11/12/20 00:07
수정 아이콘
저희 학교만 그런지 모르겟지만 (아니면 제가 잘못 알고 있을수도..)
제적의 경우는 재입학이 가능한걸로 알고 있는데요
물론 그 경우도 문제는 크겠지만 흐흐흐
1학년 부터 새로 시작해야 하거든요..
여튼 그 당시 어린나이로는 조마조마 하셨겠어요
11/12/20 00:37
수정 아이콘
크크 저도 이런 비슷한 일이 있었더랬죠. 공익이었는데 훈련소 입소가 9월 25일이었죠. 그런데 유럽여행 갔다오랴 해서 휴학계 낼 생각을 못하고 있었죠. 게다가 추석 연휴가 있어서 어차피 휴학생이었으니 한 3일 정도 일찍 외삼촌 집에 내려와서 놀고 있었는데 갑자기 학교서 전화가 오더라구요. 다음날 부터 추석 연휴였는데 한 4시쯤 전화와서 오늘까지 군휴학 신청 안하면 제적이라고..... 헉.... 난 지금 지방 내려왔는데........-- 뭐 다행히 팩스 보내면 된다고 해서 삼촌에게 부탁해서 무사히 팩스 보내고 제적은 안 당했습니다. 그런데 신기했던거는 서류 같은거 보낼때 옆에 사촌 누나가 있었는데 제 주민등록번호보더니 어디서 많이 본 번호라고 하면서 계속 고민하더군요. 알고보니 누나 동생, 저랑 동갑인 사촌이 있는데 저랑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완전히 똑같았습니다.... 같은 데서 태어나고 등록하니 그렇게 되더라구요. 연도까지 같으니 9자리나 같아서 깜놀....
고마아주라
11/12/20 00:57
수정 아이콘
낯익은 화면이네요 크크
저도 전자과입니다^^ 후배님이시네요 크크

그나저나 학과사무실 조교들 너무 까칠해요 흑흑 [m]
불량품
11/12/20 00:57
수정 아이콘
저같은 경우도 어택땅님 사연과 같은경우는 아니더라도 일종의 절차가 필요한 일을 할때되면 굉장히 조바심 내는 편이에요
남들은 A->B->C....->Z 이렇게 연쇄적으로 잘만 생각하는거 같은데 제 생각을 표현하면 A->C->B->Z 이런식으로 뒤죽박죽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게 트라우마인지 작은 절차형식인데 왠지 덜컥 겁부터 나기도 하고;

아 저같은경우는 학칙도 제대로 숙지못하고 조교님 말 중간고사까지만 치고 휴학하면 학점이수해준다는 말만 덜컥믿고
5월까지 학교다니고 바로휴학해서 3일후에 군대를 갔는데 이수가 안되서 FAIL했던 기억이 나네요..
11/12/20 01:13
수정 아이콘
공익을 하고 있으면 이미 군휴학 중이실텐데 휴학을 또 하셨나요?
이해가 잘 안되네요..
망디망디
11/12/20 02:44
수정 아이콘
낯익은 화면에 같은 학번이네요...저는 토목과라서 흐흐...
...도서관이라면...오르락 내리락 하셨겠군요...;;
choryuhyang
11/12/20 08:13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저희 학교도 군휴학을 위해서 몇몇 서류가 필요한데

귀찮아서 버티고 있으니 어느새 알아서 처리가 됐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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