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계획없이 무작정 불규칙하게 사는걸 즐기는 편이며,
지키지도 못할 계획을 세우는것 자체에 별 다른 의미를 두지 않았기 때문에
단 한번도 신년 계획을 세워본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요즘 위기감을 느낍니다.
취업 걱정따위의 것이 아니라 지금 저의 삶의 방식은 좋게 말해서 즐거운 인생, 나쁘게 말하면 나태함인데
이 자체를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정말 계속 이렇게 살아간다면 "해보고 싶은, 하고 싶은, 경험하고 싶은" 여러가지 일들을
상대적으로 어느정도 포기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것 같은 위기감이랄까요.
그래서 1년쯤은 치열하게 살아보자는 취지로 신년 계획을 세워볼까 합니다.
구체적으로 세우는건 지키기 너무 어려울것 같아 추상적 한 단어로 끝낼까 합니다.
"금주 금연"
금연의 경우 4달째 진행중인데, 가끔 흡연하는 꿈을 꾸는걸 보면 정말 어지간히 피고 싶은가 봅니다.
담배 맛도 기억 안나는데, 피고 싶습니다. 뭐 금전적인 부분에서 아직 학생 신분이기 때문에 크게 부담이
되는 측면도 있고 무엇보다 "자존심" 때문에 필수가 없습니다.
지인, 가족들에게 끊겠다고 선언했는데 "의지"가 약해 "욕망"에 사로잡히는 모습이 제 얄팍한 자존심에는 허용이 되지 않습니다.
아마 내년 1년동안 태울일이 없을듯 합니다. 아마도 말이죠.
그렇다면 이제 남은것은 "금주"라는 문제입니다.
개인적으로 음주가무를 즐기는 편입니다. 적지않은돈을 술값에 지불하는것 자체가 부담스럽고 술배가 차오르는것 같은 미묘한
기분이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주" 자체를 즐기는 편입니다. 심지어 음주후 다음날 숙취까지 즐거워 하였습니다.
그런데 잦은 음주와 숙취로 인해 지불하게 되는 돈과 소비하는 시간 때문에 상대적으로 당장 포기하게 되는 "기회비용"
중 2012년에는 그 "기회비용"이라는것을 선택해볼까 합니다.
사실 극단적으로 "무조건 안먹겠다."가 아니라 "정말 필요할때만 먹겠다."가 바람직해보지만
지금 제 상황에서는 "정말 필요함의 기준"을 생각해봐야 봐야겠습니다.
친구가 휴가 나옵니다. 당연히 술한잔 걸치겠지요. 그런데 반드시 음주자체가 필요하느냐면 그건 아닙니다.
밥먹어도 되고 다른 방향으로 놀아도 됩니다. 같이 술한잔 걸치는것과는 다르겠지만 반드시 필요한건 아니기 때문에 안마시겠습니다.
직장 상사들의 압박 혹은 사업상 술자리정도의 당위성이 지금 제 위치에서는 없기 때문에 금주해도 될법합니다.
무언가 규칙을 만들어 놓고 그 규칙을 지키는것도 휼륭하지만 사람이라는게 규칙에서 예외를 만들게될 가능성
도 있고 무엇보다 본인이 이런거 잘 못합니다. 그래서 그냥 고지식하게 "안먹겠습니다."
금주라는것도 하나의 각오입니다. 1년정도 치열하게 살아보자는 각오랄까요.
노력조차 안한다면 제 삶을 돌이켜볼 기회가 주어졌을때 "못 이룬것 보다" "안해본 것"이 더 큰 후회로 남을것 같아서요.
PS. 2012년 12월 31일 제야의 종소리를 듣고 "1년간 스스로 열심히 했다."라고 스스로 평가하며
맥주 한캔 마실수 있도록 노력해볼까 합니다.
PS. 하지만 2011년 아직 남아있는 "크리스마스"라는 이름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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