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유명 작가분이 안 오고 교수님이 직접 수업을 하시더군요. 근데 한 시간 넘게 글 왜 이렇게 썼냐 잔소리만 하시고 -_-; 뒤늦게 폰으로 메일을 확인해 보니 오늘은 취소된 모양이더군요.
뭔가 1시간 동안 글 어떻게 쓰라 잔소리 듣고 온 김에 ( ..) 오늘은... 제가 글 쓸 떄 어떻게 쓰는 지 한 번 써 보려고 합니다. 좀 됐지만 써 달라고 하신 분도 있고 ( ..);;
주의 : 논술에 도움 된다거나 이게 정석이라던가 그런 거 아닙니다. 그냥 제가 쓸 때 주의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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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이성계가 보여 준 모습은, 먼치킨? 그 말 이상이 필요가 있을까요 -_-; 뭐 이게 얼마나 과장이 됐을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명장이었고 이런 전투들을 주도했다는 건 부정하기 힘듭니다. 그에 반하는 사료가 없으니까요. 승자의 어쩌구 하기엔 최영이 너무나도 멋진 모습으로 남아 있고, 실록이랑 그 후의 기록에서 평가가 완전히 바뀌는 사람이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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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쓰고 있는 중입니다만... 이걸 좀 짚어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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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습은, 먼치킨? 그 말 이상이 필요가 있을까요 -_-;
사이에 , 이게 들어가야 될까요. 먼치킨이라는 말 앞에 굳이 끊고 그 뒤에 물음표를 넣어야 될까요.
모습은 먼치킨이라는 말이 정말 적절하죠.
모습은 먼치킨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죠.
모습, 흔히 이런 걸 먼치킨이라고 합니다.
여러 가지 변형을 생각해 봅니다. , 먼치킨 ? 이걸 빼자니 이건 의도한 거거든요. 평서문에서 중간을 끊고 강조하는 것은 나름의 효과가 있으니까요. 그걸 그냥 평범하게 바꾸느냐, 더 특이하게 하느냐 이런 문제가 걸리죠.
하나 더 문제는 "먼치킨"이라는 말의 설명을 넣을 것인가입니다. 괄호 ()로 할 수도 있고, 제가 늘 하듯 엔터 한 방 치고 +) 로 설명할 수도 있죠. 또 이걸 어디서 어디까지 설명하느냐가 갈립니다. 먼치킨이라는 말 자체가 쓰는 사람이 적죠.
... 아 여기서 또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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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죠. 많지 않죠? 딱히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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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는 이중 부정이 많습니다. 이걸 좀 꼬아 보면 "그렇지 않다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라고 보지 않을 수가..."
... 어쩌라구요. -_-;
요런 게 한국어 특성인 이상 안 쓸 수도 없습니다. 적다. 그렇다. 요렇게 딱딱 끝나는 건 재미 없어요. 그렇다고 너무 남발하면 별로구요.
딱히 -_-; 이런 걸로 줄이는 것도 마찬가집니다. 인터넷에서 많이 쓰고 효과는 확실한 편이니 안 쓸 순 없습니다. 이모티콘을 너무 써도 문제인 게,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르니까요. 초반 글에 이모티콘 너무 쓴다는 말 들어서 지금은 조심하고 있지만 심심하면 튀어나오긴 합니다. >_< 는 댓글에서만 쓰니까 별 상관 없는데 -_-; 이게 문제죠. 제 글 다시 볼 때마다 -_-; 천지라서 좀 그렇습니다. 어이 없을 때만 쓴다고 생각은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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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치킨 얘기로 돌아가겠습니다. (돌아가죠. 돌아간다면, 돌아갈까요?) 먼치킨의 뜻을 그 기원까지 쓰느냐, 흔히 쓰는 의미를 말 하느냐, 아예 설명하지 말고 그대로 가느냐에 따라 또 갈립니다. 여기까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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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결을 어떻게 할 것이냐.
하다가 "어?" 할 때가 많은 문제입니다.
"~하죠. ~하죠. ~하죠. ~하죠. ~하죠. ~하죠. ~하죠."
... 무슨 수다 떠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이렇게 단순한 형식은 좀 싫"죠".
요렇게 바꿔 봤습니다.
"~하죠. ~하구요. ~하는 것도 있네요. ~합니다. ~까지도 생각해 봤구요."
좀 다르"죠"? 그런데 이것도 마음대로 안 됩니다. ~요, ~죠는 비교적 가벼울 때 쓰고 다나까는 무거울 때 쓰지만... 이게 마음대로 돼야 말이죠. 어떻게 쓰든 별 문제는 없긴 합니다. 뜻만 통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단조로운 건 싫고, 재밌는 게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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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법을 어디까지 지킬 것인가?
과도 국문과고, 나름 맞춤법 지킨다는 저지만, 이걸 어디까지 잡아야 될 지 모르겠습니다.
위에도 하나 틀렸죠? ^_^ "나름"이라는 것도 "나름의" "나름대로"로 조사가 붙어야 됩니다. 조사 없이 "나름"이라고 하게 된 건 10년도 안 된다고 하네요. 틀린 거 더 있다고 하시는 분은 침묵해 주시면 아이스크림 사 드리겠습니다. ( ..);; 저도 맞춤법 많이 틀려요.
그런데 어감은 좋습니다. 조사 떼고 부르는 말들이 없는 것도 아니고 빡빡하게 가는 것도 싫구요. 그렇다고 안 지킬 수도 없고...
원칙을 지켜야 한다, 표현의 자유를 지키자. 양 쪽의 대립이 치열하지만, 알고 보면 언제나 결론은 이 사이 어딘가입니다. 원칙을 지킨다는 사람도 어느 부분에서는 철저하지 않고, 표현의 자유를 말 하는 사람도 자기가 싫은 부분에서는 원칙 들고 나오죠.
어차피 언어는 계속 변하는 것, (것이고, 것이죠라고 문장을 끊을 것인가. 거 아닌가요?) 이 기준을 잡기가 참 힘듭니다. 누구든간에 원칙과 자유 사이의 어딘가에 있는 법이구요.
이런 점에서 저는 제가 밀 건 확실히 밀고, 지적 받는 것에 대한 불만은 품지 말자라는 방침을 잡았습니다 (말자는 주의입니다 말자, 이렇게 하기로 했죠. -_-;) 가령 "좀" 같은 경우는 "조금"을 뜻 하는 거지만, 사투리 수준이죠. 이렇게 제가 맞춤법 무시하자고 생각한 건 그대로 가고, 이외에 실수로 틀린 건 고치는 거죠. 이외에도 "뭐 -_-;" 이런 건 실제 제 말버릇입니다. 뭔가, 이런 식으로 글로 보면 틀리거나 영 느낌 안 나는 말들이 별 생각 없이 들어가죠. 인터넷에 쓰는 건데 어때라고 신경 안 쓰거나 이런 것도 없애자, 이 두 생각 중에 고민하고 있습니다. 고민하다고 하기엔 너무 많이 쓰네요 ( ..) 제 글 다시 보면 퇴고 조금만 했으면 고칠 수 있는 것도 많았습니다. 놓치거나, 신경 안 쓰거나 둘 중 하나죠. -_-; 제 글 올라온 직후에 보신 분들은 계속 조금씩 바뀌고 있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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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는 맛이 살아야 됩니다. 그렇다고 "열여덞" "구취" 이런 건 싫어요. 자극적이기만 하죠. 뭔가 욕을 안 쓰면서도 웃기고 공감될 만한 거 없을까 늘 생각합니다. 가령...
"그러니까" "그니까" "긍께" "그랑께" "그라이까네"
사투리가 많은 건 참 좋아요. 선택권이 많이 늘었죠. 같은 뜻이지만 느낌을 바꿀 수 있고, 잘만 하면 그 문단 전체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요새 지역드립이 참 싫습니다. 전라도 사투리 참 좋아하고, 제가 쓴 글 중에서도 능구렁이 같은 캐릭터에 쓰고 싶은데... 쓸 수가 없으니까요. 사투리도 마음대로 쓰지 못 하는 세상이 참 (참 -_-; 참 싫네요. 참 그렇죠? 참...)
뜻에 맞지 않는데 쉽게 붙이는 말도 신경 써야 됩니다. 뜻에 맞더라도 너무 많이 쓰면 질리구요. "솔직히" 제일 경계하는 말이 "솔직히"입니다. "솔직히" 그것 때문에 "사실"이라는 말을 썼는데... 이렇게 돼 버렸죠.
사실 그건 좀 아니라고 봐야 됩니다. 사실 케인께서는 살아 계십니다. 사실 GDI는...
영어에서는 왠만하면 같은 말은 안 쓰는 걸 (쓰지 않는 걸, 안 쓰죠? 안 쓴다던데요) 권장하더군요. 중국에서도 비슷하면서도 음은 다른 걸 찾되, 최대한 라임을 맞춥니다. 압운법이라고 하죠. 시는 물론 평서문에서도 의외로(의외로를 굳이 써야 되나, 이게 강조인가 사족인가) 많이 볼 수 있더군요. 그래서 중국 원어로 들으면 참 흥겹습니다(?) (. ?! ??) 한국어도 원래 그랬는지 이 영향을 받았는지, 최대한 같은 말을 안 쓰려는 경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어휘력이 더 중요해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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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다보면 끝이 없겠네요. (말줄임표를 써야 되나? -_- 요거로 대체하는 건?) 아 진짜 여기까지 -_-;
어휘력이 많이 부족해서, 중간 중간에 들어가는 용어들을 까 먹고 뭘 써야 하나 싶을 때도 많습니다. 건망증이라고 봐야 될 지는 모르겠지만요. 한국어의 맛은 역시 종결형 부분이라서 생각도 많이 하구요. 이런 것까지 간 상태에서 맞춤법이 너무 틀린다 싶으면 좌절합니다. OTL
외적으로 나가면 더하죠. 여기서 무슨 말을 해야 되나, 여기서 이 말 하려다가 다른 말을 너무 했는데, 이걸 따로 빼야 되나, 밑에 간단히 설명만 해 둘까, 아예 챕터를 따로 만들까... 이 문제가 더 클 건데 내적인 부분만으로 너무 길어져 버렸네요. 나머지는 생략하겠습니다.
+) 이 부분도 .... 부분까지만 써 놓고 결론을 안 내려서 급히 추가했습니다. 말줄임표의 위험이 여기에 있죠. 너무 남발하면 제대로 결론도 내지 않고 이 소리 저 소리해서 산만해집니다.
빠뜨리끄 쥐스킨트라는 독일 작가가 말했습니다. 나한테 신경쓰지 마라, 이제는 나를 그냥 놔 둬라... 그렇다고 그가 작품을 안 내는 것도 아니고, 좀머씨처럼 외부와 완전히 단절한 것도 아닙니다. 글은 자기 생각을 쓰는 것과 남과 소통하는 것 두 가지 목적이 있습니다. 한 쪽으로 완전히 기운 사람은 그의 능력이나 업적과는 별개로, 친하고 싶지 않습니다. -_-; 반대쪽 요소가 없는 경우는 정말 없다고 봐도 될 겁니다. 모두들 이 사이의 어딘가에서 헤매고, 어느 지점에서 자리를 깔고 자기의 위치를 정하죠. 가까운 정도에 따라 자기는 이런 사람이라고 하지만, 결국 그 사이의 어딘가일 뿐입니다.
+) 또 고민하다가 다는 주석. 좀머씨 이야기, 향수, 콘트라베이스 등으로 유명합니다.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다 하면서, 읽기 쉽게, 이해하기 쉽게 하는 방향이죠. 좀 어려워요. 어려운 걸 쉽게 풀이하려고 하니 글은 길어지고, 쉽게 하려고 한 것 때문에 더 어려워집니다. 그게 이제까지 제 글의 엄청난 스크롤 압박들이죠.
저도 어느 즈음에서 자리 깔고 앉아서 제 스타일을 밀 겁니다. 그래도 목표만은 하나로 하고 싶네요. 최대한 상대가 이해할 수 있게, 최대한 쉽게요. 상대는 이해하기 쉬워서 좋고, 저도 제 생각을 그대로 전할 수 있어서 좋죠. 예의를 따지는 것도 거기에 딸린 문제입니다. 목표는 제 생각을 전하는 것이지 싸우거나 이기자는 게 아니니까요. 거기에 집중한다면 자기의 생각에 애정이 없는 거구요. 키배를 피하지는 않지만, 좋아할 수 없는 이유도 이것입니다. 감정에 휩쌓이다보면 서로가 말하려던 건 부차적인 문제가 돼 버리거든요. 거기서 남는 건 쿨한 척 하는 정신승리와 욕, 그리고 허무한 결말 뿐입니다. 뭐 그걸로 스트레스 푸려 하는 거라면 -_-; 싫습니다. 이거 말고도 스트레스 풀 방법이 많다고 보니까요.
+) 그래도 꾸미지 않고 스트레스 해소 잘 했다면서 (정신승리하는 방식이 아닌) 상대랑 잘 푸는 경우는 나쁘지 않더군요.
반면 서로 신나게 욕 하면서도 주제를 잊지 않고, 주장과 근거를 계속 대는 경우도 있습니다. 나중에는 결론이 내려지고 언제 싸웠냐는 듯 화기애애하게 끝나더군요. 참 보기 좋았습니다. 키배를 하더라도 문제가 뭔지 잊지 말고 그것을 중심으로만 하면 될 거 같아요. 개인의 감정과 현실적인 문제가 있긴 하지만, 목표는 이것들과 타협할 순 있어도 파묻히면 안 되니까요. 목표가 이기거나 상대를 깔아뭉개는 거라면 별 수 없겠지만, 제 목표는 제 생각을 그대로 전하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거거든요. 지킬 건 지키면서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것, 그게 중요하죠.
이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