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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10 18:01
근데 설령 경락에 의해 비정상적 육체단련이 가능하다 치더라도, 척준경이나 항우같은 사례가 경락으로 설명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사기캐는 시기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역사상 꽤 존재해왔고, 동양권이 아닌 서양권에도 있었습니다(리처드 1세 같은). 게다 그 사람들은 어떤 공통점도 없습니다. 이들 모두가 무슨 밀교 출신이다 이러면 밀교 특유의 뭔가가 있겠거니라고 생각할 수라도 있지만.. 결국 그냥 사기캐는 사기캐였기 때문에 사기캐인 것이지, 어떤 이유가 있어 사기캐가 된 것은 아니다 정도의 설명이 가장 합리적이어 보입니다.. 아니면 그냥 역사의 과장이라고 이해하거나요.
11/10/10 18:04
발견된 것이 경락이라는 증거는 하나도 없죠. 물론 실험자가 경락을 찾기 위해서 실험을 했다지만, 발견된 것이 경락이라는 증거나 보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냥 새로운 관이 하나 발견된 것 뿐이죠. 기사가 조금 과장한 것 같네요.
11/10/10 18:07
저게 왜 경략인지 음-_-;; 뭐 새로운 관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그게 경락이냐도 문제고, 산알은 RBC 잘못 염색된 거라는 말도 나오는 상황인데;
11/10/10 18:07
'세계 의학계에 한 역사를 쓸 정도의 놀라운 발견이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학술지에 발표했기 때문에 알려지지 않았다'
사기꾼들의 전형적인 패턴이군요. 그렇게 놀라우면 메이저 학술지에 왜 발표 안함? 못한게 맞겠죠
11/10/10 18:08
수업중에 교수님께서 북한에서 경락의 실체가 발견 직전까지 갔는데 그 박사가 북에서 쫓겨난 걸 언급하신게 생각나네요.
그 말을 듣고 경락의 실체에 대해 반신반의하게 됬는데 연구 결과가 발표됬네요. 하지만 여기서 발견한 통로가 한의학에서 말하는 경락과 같은 것인지 지켜봐야 겠네요. 기대됩니다.
11/10/10 18:27
이 순환계의 호칭과는 별개로, 의학계에서 연구할 신 분야가 개척된 사실은 분명하군요. 정말로 경락이어서 한의학과 의학 쳬계의 과학적 통합이 가능하면 더욱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연구에서 많은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11/10/10 18:33
저 경락이 그 경락이 맞는지는 전혀 확인되지 않은 듯 하긴 한데.. 아무튼 대단한 발견인가 봅니다.
근데 어떻게 머리카락 굵기 씩이나 되는 순환계가 이제서야 겨우 발견되었을까요..
11/10/10 18:36
음 한의학도로서...
예과 때(한 3, 4년 쯤 전)에 들은 적이 있는 얘기였는데 기억은 잘 안 나지만 한의학계 신문이라든지 몇몇 교수님들도 "와~ 발견했다~"라는 느낌은 아니었고 오히려 약간은 부정하는 듯한 분위기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로서도 그다지 신뢰가 가진 않지만 봉한학설이든 뭐든 간에 경락이 지금보다 더 잘 정리되었으면 하는 게 솔직한 마음입니다. 경혈학 침구학 공부하다보면 답답할 때가 많아서 ㅠㅠ
11/10/10 18:37
근데 사실 봉한관이라 불리는 작은 관에 대해서는 한국 한의학계랑 일본 의학계에서는 실존한다고 이미 결정 내린 상황에 가깝다고 합니다.
그게 경락인지는 의견이 분분합니다만... 이번 연구는 서양 의학에서도 저게 존재한다고 인정한 경우로 봐야할 거 같네요.
11/10/10 18:40
관이라는 것만 발견되거지 이것이 한의학에서 말하는 경락인지는 밝혀진게 없군요.
다시 말하자면 기의 존재유무는 이걸로는 전혀 증명된게 없습니다.
11/10/10 18:45
시니컬한 리플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러운데, 기사도 찌라시가 있듯이 논문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명한 학술지에서도 소수만이 교과서에 올라가고 실제로 적용되는 의학이 되는 것입니다. 특히나 공중파 황금시간 대 뉴스에서도 의학분야에서 누가, 무슨 연구팀이 뭘 새로 발견했니 어쩌니 하는 기사가 자주 올라오는데 그런 것들 조차도 실제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것은 거의 없는 것이 실정입니다. 해당 분야 기자가 쓸 기사거리는 없고 해서 숙제거리 뒤지듯이 논문 뒤져서 기사 쓰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죠. 정말 믿을만한 미국 유명 대학 유명 연구진의 연구라도 실제로 적용이 될까 말까인데 이런게 기사에 올라와서 일반에 유출되는 것을 보면 몇몇 연예계 찌라시 기사들과 다를게 하나도 없다는 게 솔직한 제 생각입니다.
11/10/10 19:27
좀 찾아보니깐 이번 발표회에 서울 삼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도 참여하는군요. 너무 부정적으로만 볼 것도 아닌가 봅니다. 한술밥에 배부려고 하면 안되듯이.
11/10/10 20:23
개인적으로는 주변의 의사나 한의사 지인들 또는 개인적인 체험등으로 서양 의학과 한 의학의
신뢰도를 7:3 정도로 생각하는 편입니다만(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거의 5:5 이상으로 가시더군요) 확실히 의대 졸업한 친구들은 한의학의 체계 자체를 신비주의나 미신 정도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더라구요 애초에 하나의 의학 아니 정확히는 학문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랄까.. 여기서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한의학이 규명되어야 할 부분이 여전히 많다고 믿는 사람중에 하나지만, 의학도들의 그런 시선들은 볼 때마다 씁쓸하네요
11/10/10 20:49
의사 선생님과 치료기법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그 분께서 그러시더군요 '무의식'을 증명하는 방법은 한정적이고 불확실 하지만 확실히 임상을 통해 의학적으로 증명된 방법이라고 하시더군요. 100%확실한 방법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과학적인 진료 방법의 하나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 사례도 레지엔 님의 정의에 따르면 모두 증명할 수는 없으니 정신과도 엄밀한 의미에서의 의학이라고 보기 힘든걸까요? 너무 두서 없이 글을 쓴거 같은데, 100% 증명할 수 있어야만 의학이라고 봐야하는가? 라는 의문입니다
11/10/10 23:18
"2008년 소 교수와 연구원이었던 이병천 박사가 ‘트라이판 블루’로 생체에서 경락만 염색하는 기법을 개발함으로써 경락 연구의 대전환기를 맞았다."
==============>기사에 이렇게 나와있긴한데........저 트라이판 블루 염색법이 제가 알고 있고 많은 생물학자들이 흔하게 쓰는 트립판 블루 염색법이라면............이 기사는 신빙성을 많이 잃는군요 더군다나 이 기사에 따르면 위의 기사는 검증을 걸쳐 논문을 발표한 것도 아니고.....그냥 연구발표일 뿐이고.... 제 생각엔 잠깐이나마 센세이션을 일으킬 주제조차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만약 일으키더라도 후속 검증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냥 몇년 연구비를 따기위한 언플 정도로 밖에 생각이 되지 않습니다
11/10/11 00:13
현직 한의사 입장에서... 음...
'한의학이 믿을만한 이론인가' 혹은 '의학이라는 이름을 가져도 될만큼 체계적인 학문인가' 라든지, 그 밖에 '무당과 다를 바가 무엇이냐'라든지 기타 등등 pgr에서 8년동안 수도없이 다루었던 문제들은 제쳐놓겠습니다. 그런 이야기...그러니까 '한의사'라는 직업의 존립 자체의 당위성에 대한 심도있는 이야기는 정말 궁금하시다면 한의사협회에게 여쭤보시면 저보다 잘 대답해주실 분들이 있을거고... 의사분들이 개인적으로 갖고계시는 한의사들에 대한 불만사항은 의사협회를 통해서 해결해주셨으면 좋겠구요. 협회 뒀다가 이럴때 써야지 어디에 쓰겠습니까. 가뜩이나 회비도 비싼 협회인데 흐흐흐 그러니까 그런 이야기들은 뒤로하고.... 이 연구에 대해서 적어도 제 주변의 연구직이나 대학스탭이 아닌 한의사들은 다들 별로 신경 안쓰는 분위기입니다. 한의사 협회 차원에서 연구개발 목적으로 지원을 하고있는건 맞지만, 이 연구 프로젝트에 사활을 걸고있는 것도 아니구요... 얼핏 생각하시기에 '왜? 저런거라도 과학적으로 진짜 있다고 밝혀지면 좋은거 아닌가요?'라는 질문이 나오시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더라구요. 조금 지난 과거에 한창 한방성분 어쩌고 생약 어쩌고 신약 어쩌고 하면서 난리가 난적이 있었습니다. 다들 어렴풋이 기억하실거에요. 티비만 틀면 한약성분, 생약성분 개발, 연구, 박차를 가한다 이런 뉴스들이 쏟아지던 때를... 한방약 효과있다! 과학적으로 증명하자! 그래 좋다! 아자!! 이래서 한의사들 과학자들 협회 정부 다들 신나게 움직였죠. 결과요? 잘 나왔습니다. 비만약도 알약으로 뚝딱 만들고, 감기약도 가루약 알약으로 뚝딱 만들고... 그리고 약국에서 판매가 시작됐습니다. 한의원이 아니라, 약국에서요. 한의사들은 그냥 멍-했죠. 지금도 약국에 가면 있습니다 살사라진이라고...저희 동네에선 잘나가는지 입구쪽에 진열해놨더라구요. 뒷면에 보면 '방풍통성산'이라고 아주 작게 써져있는데, 제가 근무하는 보건소에서도 가루약으로 제가 주문해놓은게 있습니다. 그런데 약국에서는 종종 팔리는 것 같은 그 제품을 보건소에서 찾는 환자분은 한번도 못봤어요.... 현실이 이렇습니다. 백번 천번 양보해서 저 프리모(봉한소체랑 같은건데 이름만 바꿨다고 압니다)가 실존한다, 치료에 응용가능하다 - 라고 나온다면 어떻게 될지 그냥 눈에 보입니다. 환자들은 한의원이 아니라 '프리모관 치료기'가 설치되어 있는 대형 병원에 가게 될겁니다. 과학적인 발견은 어디까지나 좋은 일입니다. 새로운 치료방법, 혹은 치료방법의 단서라도 될 수 있는 발견은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죠. 하지만 한의사로서 이 발견이 정말 대단한 발견이 되든, 흐지부지 되든 한의학의 위상에 어떠한 큰 변화가 있을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 것이 솔직한 심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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