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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10/06 16:39:57
Name 몽키.D.루피
Subject [일반] 10월 4일 아이폰4s 발표...잡스 없는 애플의 딜레마
좀 성의있게 댓글을 적었는데 원본 글이 날아갔네요. 댓글이 아까워서 글로 남깁니다.

==

한국 언론이 아이폰5 발표와 관련되 온갖 루머들을 쏟아냈습니다. 그리고 아이폰4s가 발표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애플을 성토했죠. 한국언론들의 태도가 하루이틀도 아니고 애플에 부정적이 기사도 하루이틀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언론이 너무 애플 친화적이어도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어쨌든 삼성은 한국기업이니까요. 물론 그렇다고 상식에 벗어나는 삼성 언론이 되어서도 안 되겠죠.

근데 저는 이런 언론의 태도가 크게 불편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애플의 발표와 관련된 온갖 루머들이 말이죠. 언제나 그랬듯이 루머 이후의 잡스의 발표는 잡스의 발표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물론 실망한 적도 있지만 결과론적으로 잡스가 옳았죠. 대표적으로 아이패드 발표 이후 온갖 커뮤니티에서 유저들은 회의적인 시각을 쏟아냈지만 결과적으로 아이패드는 대박이 났습니다.

원래 애플 제품 출시 전에는 온갖 루머들이 떠돌곤 합니다. 별의별 합성사진과 설계도면과 목업과 3D 이미지와 누구에게서 들었다느니 어디서 유출됐다느니 하는 루머들이 일종의 축제의 전야제를 이루곤 했었죠. 그리고 이 모든 루머는 잡스의 입에 온갖 매체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게 만들었고 잡스의 한마디 한마디에 마치 잘 기획된 버라이어티쇼처럼 열광하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했던 거였습니다. 즉, 이 모든 과정 전체가 잡스의 프리젠테이션을 완성시켜주는 과정이었던 거죠. 괜히 잡스가 피티의 종결자였던게 아닙니다. 잡스의 피티는 이미 무대에 올라가기 전부터 시작되고 있었던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언론의 설레발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근데 다른 점은.... 이번 무대에는 잡스가 없었다는 거죠.

사실 애플의 라인업 출시 경향을 아는 사람이면 당연히 4s라는 걸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5루머가 떠돌더라도 4s가 발표되었을때 아, 그건 루머였구나 하고 그냥 넘어갈 것입니다. 전에 아이패드2의 온갖 루머가 떠돌다가 아이패드2 액정이 레티나가 아님을 알고 실망한 것과 비슷한 태도죠. 그래도 아이패드2 삽니다.

문제는 아이폰4s를 들고 나타난 사람이 잡스가 아니었다는 겁니다. 잡스가 들고 있는 아이폰4s와 잡스가 아닌 사람이 들고 있는 아이폰4s는 천지차이입니다. 예상컨데 잡스가 아이폰4s를 들고 나타났다면 모든 사람들이 아놔.. 잡스 옵션질 쩌네.. 이러면서 다음 아이폰을 또 기다릴 겁니다. 근데 잡스가 아니라는 거죠. 다음 아이폰을 기대할 수가 없는 겁니다.

오바마를 비롯한 많은 유명인사들과 언론이 표현하듯이 '혁신가' 잡스는 애플 이미지의 전부였습니다. 솔직히 전 이번 발표가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애플 홈페이지에 있는 발표를 아무리 훑어봐도 아이폰을 들고 짠하고 나타났던 잡스의 그림자조차 찾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애플의 누군가가 잡스 흉내라도 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봤을지 모르겠습니다. 혁신이 없는 제품도 잡스가 들면 혁신의 전단계처럼 보이던 마법이 풀리는 순간이었던 거죠. 잡스의 옵션질을 욕하면서도 다음 제품에서는 또 다른 혁신을 기대하게 만들었던 프리젠테이션 축제를 더이상 보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아마 다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가 잡스 이후 애플을 평가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듯 합니다. 더 이상 기대감을 충족시켜주지 않는다면 잡스 없는 애플은 빌게이츠 없는 마소보다 더 빨리 저물어갈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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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wTemplar
11/10/06 16:42
수정 아이콘
마지막 한줄.. 마소가 저물어간다고 하지만 왠지 또 뿅 하고 살아날 거 같습니다 ㅡ.ㅡ;;
Hibernate
11/10/06 16:52
수정 아이콘
근데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는 이상하리만치 반 애플 정서가 많더라구요.
정말 무슨 알바 풀어놓은것처럼 -_-;;
11/10/06 16:52
수정 아이콘
이제 잡스의 마지막 시험무대죠
과연 그 없이도 굴러갈 회사 프로세스가 만들어져있는가를 말이죠
Darwin4078
11/10/06 17:04
수정 아이콘
4s가 잡스의 마지막 유작이라고 대량구매하려는 조짐이 보인다고도 합니다.

흠.. 이게 사실이라면 좀 무섭군요.
OpenProcessToken
11/10/06 17:06
수정 아이콘
이번 성토가 마치 삼성의 영향력 아래의 한국언론만의 모습으로 쓰셨지만.
글로벌적으로 애플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이번 애플의 4s가 여러가지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보도한 곳도 있습니다. 국내언론 포함요.

16개월만에 등장한 아이폰은 아무런 기능적 혁신도 디자인적 변화도 없는 그냥 평범한(이미 1년전에 선 보였던 1G 듀얼코어와 반년전부터 스맛폰에 장착되고 있는 카메라)
제품이란데 있죠. 애플제품치고 평범한이 아니라.. 매년 신모델을 서너개씩 찍어내는 타 회사의 기준으로 봐도 말이죠.

3gs의 등장은 .. 뭐 비교대상이 전혀 없었고
아이폰4만 해도. 아이폰을 제외한 가장 하이앤드 제품이었던 갤S보다 일찍 발표되었지만 스팩상으로 우열을 가늠하기 어려운 기기였죠.
자이로센서. 화상통화, 그리고 얇고 매력적인 디자인. 고해상도 레티나 lcd.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기능들을 처음으로 선보였죠.

근데 ..아이폰4는 반년전 제품인 갤2보다도 스팩상으로 떨어지고. 그 어떤 도전적인 모습조차 안보입니다.
가격으로 승부라....... 애플이란 회사를 생각했을때 생소한. 전략이죠.

사람들이 4s를 예상했다라... 아니죠 4s와 5을 모두 발표할거라 생각했죠. 16개월이 지났거든요.

뭐 어쨋든. 애플은 아직 5를 발표하지 않았기에 비장의 무기는 남겨둔 셈이긴합니다.
5가 어떻게 나오냐에 따라서 애플이 20년전의 애플로 돌아가느냐. 아님 다시 1인자로써 굳히기에 들어가느냐가 달려있겠네요
키스도사
11/10/06 17:10
수정 아이콘
그런데 아이폰 5에 대한 설레발은 한국뿐 아니라 외국도 마찬가지 아니었나요?
아이폰 4s 발표이후 주가가 떨어졌다는 이야기도 있고 말이죠.
자신있게
11/10/06 17:18
수정 아이콘
저는 4s가 잡스의 유작이라고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잡스가 직접한 프레젠테이션도 4가 마지막이었는데 차라리 4가 유작이라고 하는 편이 맞을 것 같구요.
4s 발표 바로 다음 날 사망할 정도로 몸 상태가 안 좋았는데 4s 개발에 얼마나 참여했는지도 의심스럽습니다.
실제로 키노트 내내 그리고 4s의 사양&기능을 보았을 때도 잡스의 향기가 그다지 느껴지지 않던데 말이죠.
11/10/06 17:20
수정 아이콘
그렇죠 사실상 지난 몇달은 투병중이었는데 유작은 아이폰4라고 봐야죠
아 물론제가 4를 쓰고있어서 그러는건 아닙니다
그래프
11/10/06 17:20
수정 아이콘
발표날 떨어진건 장마감전에 다복구했조 [m]
진리는나의빛
11/10/06 17:25
수정 아이콘
애플이 잡스에 대한 의존도가 아주 높은 기업이라 잡스의 사망 소식이 이렇게 언급이 되는 것 같은데요.

CEO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로는 대한민국 기업도 만만치 않은데.. 만약 대한민국 대기업 CEO가 사망..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까요? 궁금하네요.
11/10/06 17:44
수정 아이콘
오래 전부터 준비했던 일이라 애플이란 기업내에 큰 변화는 없을테고, 제품도 비슷하게 나오겠지만 앞으로 그들 스스로 '잡스가 있던 애플'과 항상 비교를 당할테니 이것도 참 만만찮겠네요. 아이팟과 아이폰을 내놓았을 때의 충격을 어떤 제품에서 줄 수 있을까요? 아직은 상상이 안되는군요.
SCV처럼삽니다
11/10/06 18:26
수정 아이콘
애플이 지금까지 과감한 행보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애플 소비자들이 스티브 잡스를 믿고 따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부터 애플은 항상 잡스때의 애플과 비교가 될테죠. 드디어 본격적인 시작이네요.
11/10/06 18:32
수정 아이콘
소수만을 위한 엄청난 초고가의 한정판 제품도 아니고 누구나 흔하게 살 수 있는 전자제품을 자부심 씩이나 가지고 쓴다는 게 전 좀 이해가 안 되네요;
포프의대모험
11/10/06 19:01
수정 아이콘
삼성과의 마찰이나 언론의 설레발때문에 5떡밥은 끝이 없었고 기대감은 하늘을 찔렀는데 최고의 스펙으로 뽑아준것도 아니고 이번 발표는 신제품 출시라고 하기도 부끄러운 버전업입니다. 애플 까에겐 좋은 떡밥이고 빠에겐 실망의 철퇴에요
진짜 광신도같은 태도를 보이는 소수의 잡스빠가 까로 돌아섰을지언정 잡스가 들고나왔으면 별로 안까였을거라는 예측은 글쎄요
양정인
11/10/06 19:43
수정 아이콘
아이폰 4S 와 아이폰 5를 동시(?)에 원했던 많은 사람들이... 아이폰 4S 의 프리젠테이션에 실망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아이폰 4S 는 아이폰 4와 별다를게 없었죠. 거기에 한술 더 떠서... 스티브 잡스가 아닌 새 CEO가 스티브 잡스를 생각나게 하는 복장으로 발표를 했다는 것이 '애플' 이 이후에 스티브 잡스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마저 들게 만들었습니다.

아이폰 4 와 비교해서 달라진 것이 거의없는 아이폰 4S. 아이폰 5가 나오기 전까지... 삼성과의 소송에서 이겨내야하고... 어느정도 시장에서도 점유해야 합니다. 아이폰 5 가 나오기 전까지 말이죠. 그런데, 솔직히 아이폰 4S 를 구입할 마음이 안듭니다. 차라리 아이폰 5를 기다리고 말죠. 거기에 설상가상으로 '스티브 잡스' 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스티브 잡스 = 애플, 애플 = 스티브 잡스 였는데... 애플이 어떻게 버텨낼지...
나름쟁이
11/10/06 20:27
수정 아이콘
그저 윈도우8만 기대하고 있는데 내년에 내놓을수 있을지 의문이네요.
11/10/06 21:59
수정 아이콘
갤스2보다 스펙이 시간차를 고려하여 좋게 나왔으면 모를까 동등 내지 더 낮게 나와버리니 구매욕구가 전혀 안 생기네요.
5는 언제쯤 나올지 -_-;;
BetterThanYesterday
11/10/07 01:48
수정 아이콘
iPhone4s 가 iPhone For Steve를 의미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실이든 아니든 소름이 좀 돋았어요...

삼성이 판금조치 취할 것 같다는 건 예상되었고 여론을 iPhone For Steve로 몰아도 판금할 수 있냐? 라는 애플의 계산이라면 흠좀무네요..

여론몰이 잘하면 판금조치하기엔 자칫 악역이 될 수도 있는 삼성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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