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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10 01:06
저도 요새 바빠서 힘들지만 언젠가는 꼭 키우고 싶네요. 강아지들이 저에게 배풀었던 그 감정은 평생 잊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11/08/10 01:42
어떻게 태어나서 어떻게 그곳에 있었는지 모르는 노란 한 병아리야
걷기도 힘들고 날개짓도 못했던 너를 먹이고 먹여서 건강해지길 바랐었다 너가 얼마나 컸는지도 잘 몰랐는데 어느새 넌 커서 조금이나마 날 수 있게 됐더구나 난 그것도 모르고 그것도 생각하지 못하고 예상하지 못하고 무심코 방문을 열었고 작은 상자에 나왔던 너를 밟았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그 때도 울었고 지금도 운다 안녕 내 첫 동생아 멋진 아비와 아름다운 어미를 쏙 빼닮아 파란 눈이 사람을 홀리던 북쪽나라의 강아지야 너의 친구들을 여러 곳에서 보고 반해 그렇게 예쁘고 귀엽던 너를 망설임없이 데려왔었다 마냥 그렇게만 있을줄 알았던 어린 마음이 커가던 너를 감당치 못했었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어쩔 수 없다며 여러 사람이 사는 아파트에서는 현실적이지 못하다며 나와 멀리 떨어진 한 시골에 너를 보냈구나 할아버지를 찾아뵐 때는 항상 나를 반갑게 맞았고 나 또한 너를 사랑했었다 하지만 너무도 아리구나 옅은 책임감은 너무도 슬프더구나 시츄와 어떤지도 모르는 다른 친구와의 아이로 태어나 삼백밤넘게 혼자 유리창에 갇혀있던 아이야 그 모습이 너무나 아려 박수소리에도 무서워 떨던 모습이 슬퍼 손길조차 버거워하는 너를 안았다 바쁘다는 핑계로 피곤하다는 변명으로 너에게 옆모습과 뒷모습만 하염없이 보여주고 있구나 오늘도 미안함에 너를 곁에 두고 잔다 자는 동안 만큼은 같이 있어주는 것으로 생각해줬으면 깨어있을때의 외면이 조금이라도 위안이 됐으면 하며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잠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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