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스승의 날 이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생각나는 선생님이 없는것은 아니었으나, 내게 있어서 스승의날은 선생님을 떠올리기보다는 내가 학부시절 가르쳤던 아이들이 떠오르는 날이었다. 잊지 않고 연락해주어 간혹 나이 먹고 만나서 삽겹살에 소주를 기울였던 그런 아이들. 그리고 오늘은 그 중에 한명을 만나는 날. 그녀는 스승의 날이랍시고 날 불러냈다.
"스승의 날 감사드려요. 쌤~"
"뭘 새삼스레 스승의날은 무슨.."
"이건 선물. 쪽~!"
한때는 내 성실한(?) 학생이었던,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내 곁에 있는, 그녀는 감사한다는 말과 함께 내 입술을 훔쳐갔다. 그런 그녀가 귀엽다. 사귀는 사이에 스승의날 같은거 챙기기 안민망하냐고 물어봤더니 좀 그렇기도 하지만 어째든 둘간에 챙길 기념일이 많아져서 좋단다. 그런 그녀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한마디했다.
"내껄 나한테 주면서 선물이라는 게 뭐냐. 세상에..완전 날로 먹기네?"
"뭐라구요?"
"그렇잖아. 니 입술은 내꺼. 어차피 내껀데 웬 선물? 이게 챙겨주는거야?? 크크"
"으이그!! 아무튼 못당해!! 뭐 받고 싶어요?"
그녀의 얼굴을 보니, 활짝 웃는 미소를 보니 이미 다 받은거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이윽고 그녀는 지난 신상 이야기를 재잘대기 시작했다. 그녀같은 과에 CC로 발전되던 한 커플이 깨졌단다. 이유인 즉슨 CC라는게 부담되고 힘들기 때문에 잘되지 못했다고. 그러면서 당신은 어떻게 그 힘든 상황들을 겪었냐고 대단하다고 이야기했다. 그 말을 듣고 생각해보니 힘들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나이차. 상황. 그리고 거부하던 그녀. 그런상황을 어떻게 견뎠는지 모르겠다. 사실 내가 견뎌낸건 아니다. 그저 사랑했을뿐.
---------------------------------------------------------------------------------------------------------------------------------------------------------------------------------------------------------
지난 이야기는 요기에
https://pgr21.co.kr/?b=8&n=29120
굳이 덧붙히자면 픽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