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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5/16 08:30:32
Name 퀘이샤
Subject [일반] 이런 엄마(어른)는 되지말자...
어린이날을 챙겨줄 수 없었던 터라, 지난 토요일 가족들과 서울대공원을 다녀왔습니다.

정말이지 예의없는 엄마들이 판을 치고 있더군요.
당일 제가 직접 겪은 건입니다.

1. 코끼리열차(대공원 입구까지 가는)  탈 때,,,
유모차를 접어야 하더군요. 애 키우는 분은 아시겠지만 유모차도 사이드가 다양해서 디럭스급이면 유모차에 짐도 많이 싣습니다.
와이프가 둘째 업고, 저는 카메라 목에 걸고 유모차 접고 짐을 카메라 가방에 넣고 그사이 첫째 챙기면서 순서를 기다렸으나, 저희 가족 차례가 되었을 때도 마무리하지 못하여 뒤에 줄서 있는 분들을 먼저 태웠습니다.
이제 정리가 되고 저희 가족이 탈 차례입니다.
꼬끼리열차는 한칸에 8명이 탈 수 있고, 저희 가족(4명) 앞에 한가족(4명)이 있었으니 딱입니다.
문제는 둘째업은 와이프 앞에 뒷 가족 아줌마가 있었고,,,(나-아들-아줌마-마눌님) 그 아줌마는 잽싸게 코끼리열차를 타고 남편과 아이들을 얼른 타라고 부릅니다.
유모차 챙기던 저는 승차 순간 교통정리를 못했고,  뒷 가족 아저씨는 쪽팔려서 힘들어하는 표정이네요. (그 상황이면 가족단위로 2가족이 타는 것이 맞는데, 줄서서 한참을 봤으면 알 수 있었을테고,,,)
실갱이하면 수많은 사람이 볼 것이고, 이미 그 아저씨 표정을 본 순간 자비심이 생겼기 때문에,,,
그냥 제가 유모차 다시 내리고 뒷 가족 먼저 태워보냅니다.
물어보는 아들녀석에게 제대로 설명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지하철로 이동하면서도 쉽지는 않았지만 대공원 초반부터 고전이 예상되는,,,

2. 대공원 식당에서,,,
어린아이를 데리고 이동하고 뭔가를 먹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기다려서 그늘 진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마눌님과 재빠른 고민하에 떡복이와 열무국수를 선택합니다.
식권을 분식(떡복이), 한식(열무국수) 창구로 주고,,, 먼저 나온 떡복이를 쟁반에 담을 때 열무국수가 나왔습니다.
그날 등에 통증(현재 추정 신장결석입니다. 순간 통증 강도가 치통의 그것보다 몇배 더한,,,) 때문에 천천히 움직였는데,
어떤 아줌마가 열무국수를 가져가 버립니다. 뒷순서인 것 같습니다.
통증 때문에 빨리 움직이기도, 크게 소리치기도 힘든 상황이라 멀뚱하니 서 있으니, 식당직원이 그 아줌마를 부릅니다.
"빨리 와서 가져가지 왜 안가져가냐", "열무국수에 이름 적어놨냐"고 소리치네요.
제가 정말 한 성격하는 편인데, 그날은 통증 때문에 아주 부처님 비슷한 표정에 얼굴도 창백하고,,, 만만해 보였나 봅니다.
그 아줌마가 젓가락으로 휘져어놓은 열무국수 가져다가 대충 먹습니다.
다행스럽게도 '2'번은 저 혼자 겪었기에 아들녀석에게 설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3. 돌고래쇼에서,,,
좋은 구경 떄문인지 사람들 때문인지 지친 마눌님은 대공원의 백미 돌고래쇼 입장 포기 선언을 합니다.
웃으면서 둘째 유모차 태우고 근처 구경 더 하겠다고,,,
서울대공원이 지어진 지 오래 되어서인지 유모차/휠체어에 대한 배려가 부족합니다.
또 유모차 접을 생각하니 돌고래는 이미 안드로메다였겠죠. 마눌님이 이해됩니다.
좋은 자리 앉으려고 조금 일찍 줄서서 아들녀석과 자리를 잡습니다. 이미 아들은 엄마가 동행하지 않음에 시무룩하네요.
그래도 상상이상의 물개와 돌고래의 퍼포먼스에 이내 웃고 즐깁니다.
뒷자리에서 뭔가 옵니다. 3살 정도 꼬마가 과자부스러기를 던지네요. 살짝 눈웃음지면서 자제를 권합니다.
계속 던지고, 아들녀석은 짜증을 내고,,, 꼬마  엄마에게도 눈빛공격을 하나 이미 찍사 모드에서 헤어나올 기미가 없고,,,
게다가 조련사는 카메라 플래쉬를 터트리지 말라고 몇번이나 이야기합니다. (공연에 방해되나 봅니다)
꼬마 엄마는 연신 플래쉬 터트리고 꼬마는 계속 엉망입니다.
이번에는 아들에게 '저런' 행동을 하면 안된다고는 이야기해주었으나, 아줌마의 행동은 설명하지 못합니다.

사실 화창한,,, 그것도 5월 주말에,,, 아이들을 데리고 대공원 같은 곳을 찾아다는 것은 어떤 각오를 해야 합니다. (미혼 남성에게 알려드리지만,,, 화이트데이 사탕포장, 100일 이벤트 준비, 생일선물 고민,,, 이런 것과는 비교하기 힘듭니다. 아이가 어느 정도 앞가림할 때 까지는)
모든 부모가 그런 심정이겠죠. 그렇지만 최소한의 공중도덕과 예의는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 겪은 아줌마는 모두 아이들 동반하고 있었으며, 아줌마의 행동을 자기 아이들이 보았습니다.
물론, 정말 부끄러움이 없을 수도 있고, 당장의 편리함(?)에 다른 것을 무시할 수도 있었겠지만,,,
짧은 시간에 많은(몇 건 더 있습니다) 공격(?)을 당하니, 즐겁고 싶은 나들이가 즐겁기가 쉽지 않네요.

-ps-
아줌마에게만 당했지만,,, 이건(상황이 좀 다르지만) 남녀구분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략 매출 1조가 넘는 사내 한 부문의 예산을 통제하는 업무를 보던 시절,,,
품의 결재와 예산 확정이 되지 않으면 회사가 망할 것처럼 닥달하던 **들이 정작 그것들이 해결되어도 집행 준비조차 하지 않는 경우도 많이 봐았던 터라,,,
한국 사회는 일단 질러 놓고,,, 또 소리 지르고,,, 좀 쪽팔리는 상황있어도 당장 나한테 불편함 없고,,, 그러면 "위아더월드"되고,,, 다음에 쪽팔렸던 사람보면 소주 한잔 주면서 또 "위아더월드"하고,,, 그 밑에서 배운 녀석들은 똑같은 행태를 답습하고,,, "입바른" 소리하면 이상한 놈 되고,,,

그래도 아들녀석은 "위아더월드"보다는 "입바른" 소리하는 녀석으로 키워보려 합니다.
대신 가정에서 엄마들이 그 의지를 꺽지 말아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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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푸아빠
11/05/16 08:33
수정 아이콘
좋은 부모님이 되길 바랍니다 ㅠㅠ
11/05/16 08:40
수정 아이콘
아무리 생각해도 요즘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게임중독 보단 뒤틀린 가정교육인 것 같은데...... 요즘 툭하면 게임만 동네 북이네요. [m]
pollinator
11/05/16 08:43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선진 의식이 부족하다고나 할까요...외국 교수님들 모시고 서울구경을 시켜드렸는데 저런 모습때문에 얼굴이 화끈했던적이 여러번 있었네요. 시간이 해결해주는 문제일까요?
11/05/16 08:45
수정 아이콘
어쨌든 퀘이샤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전 미혼이라 100퍼센트 실감하진 못하지만 예전에 매형이 해외장기 출장을 가는 바람에 어린이날에 누나랑 애들 놀이공원에 데려간게 기억나네요. 조카들이 얌전한 편인데도 물품 챙기고 행여나 인파에 휩쓸리지 않을까 신경쓰고 줄세우고 자리지키고 하는게 쉽지 않더군요. [m]
Cazellnu
11/05/16 08:52
수정 아이콘
좋은게 좋은거, 안하무인 이게좀 많이 심해져있고
처음에는 이건아니지 하다가
점점 따라가고있는 자신을 보면 흠칫합니다.

사회생활을 하면할수록 점점더 그러네요
쥬니요
11/05/16 09:33
수정 아이콘
저희 어머니가 식당을 하셔서
주말에 나가서 도와드리면서 느낀 점이 있는데
확실한 건,
버릇없는 아이들은 부모도 똑같다는...

애들이 보고 배운대로 하기때문에,
가정교육에서 이미 배려는 안드로메다로,
일단 "나부터 편하고 보자"라는 부모가 생각보다 훨씬 많습니다.
크리슈나
11/05/16 10:08
수정 아이콘
고생 많으셨네요...
저도 요즘 아기 키우면서 비슷한 생각을 많이 하네요.

전 복도식 아파트에 사는데 돌도 안된 우리 아기가 낮잠을 자는데,
항상 애들 둘이 복도를 우당탕거리면서 뛰어다녀서 아기가 깰때가 많습니다.
몇 번 애들한테 조용히 해달라고 말했는데 잘 안되더군요...신경도 안 씁니다;;;
그래도 애들이라 어쩌겠나 하는데...며칠전엔 한 아이의 어머니가 나와있길래 저희 와이프가 얘기를 했습니다.
복도는 공용공간이고 애들이 노는 공간이 아니고, 돌도 안된 아기가 자니까 이 시간엔 저희 집 앞쪽말고 반대쪽에서 놀게해달라구요.
(저희 층에 11집이 있고 저희 집은 9호라인이며 그쪽 애들은 2,5호 라인이네요.)
그랬더니 애들이 복도에서 노는 건 당연한거지...아기를 소리가 안 들리는 곳에서 재우세요-_-;;; 라고 했다네요...
조그마한 임대아파트라 방1개 거실1개가 전부인데...어디가 소리가 안 들리는 곳인지...
그리고 복도식 아파트의 복도가 애들 놀이터인줄은 몰랐네요...
(엘리베이터에도 이웃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복도에서 애들이 놀거나 고성방가하는 행위는 피하자고 되어있는데도 말입니다;;;)

보면서 느낀게 결국 아이의 롤모델은 부모더군요.

그래서 저도 요즘엔 아기를 어떻게 키울까를 고민하기 전에,
어떻게 하면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아빠가 될까 고민을 해보게 됩니다.

그나저나 저 애들이 또 떠들면 따끔하게 혼을 한번 내줘야할지...고민이네요-_-;;;
11/05/16 10:10
수정 아이콘
아직도 이런 분이 많으신 모양이네요.

저는 미혼이고 십수년 전부터 이런 어머님들 보면 저러면 안된다고 당시 여친과 욕하고는 했었는데,
미혼 여자들도 그 때는 항상 맞장구 치고는 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런 분들이 많은 거 보면
결혼하면 다들 틀려지나 봅니다.
생활 전투력이 상승한다고나 할까, 안면두께가 사정없이 두꺼워진다고나 할까...
뭐, 그에 비하면 남자들은 덜 하기는 한데, 오히려 여자들은 그걸 생활력이 없다고 말하기도 하고... -.-;;

아무튼 간에 저와 결혼하게 될 사람은 안 그랬으면 좋겠어요.
 
11/05/16 13:59
수정 아이콘
아이들에 대해 제법 관대한 편입니다. 다른 집 아이들이 음식집에서 고성방가나 과잉행동을 보여도 이해하고 부모의 심정도 어느정도 이해하기에 별다른 제제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밝고 자신감 있게 자라야하는 아이들인데 그저 지켜보자 합니다만 그 보다 더 큰 이유는 저런 것들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현실에 대한 수긍이라고 해야 될까요.

부모가 아이의 롤모델이 되는 것은 당연지사라고들 합니다. 세 아이를 키우는데 달라도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가 있는지 우스갯 소리로 와이프를 의심(?)해 보기까지 합니다. 교과서에서 배워왔던 현실과는 달리 태어나면서 보였던 아이의 성향이 청소년기에 접어들어서도 그닥 변화가 다는 점입니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끊임없이 염려하고 지도하고 격려해 보아도 아이의 성향은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더군요.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그 부모 역시 바뀌지 않을 겁니다.
사회적인 틀 안에서 보았을때 특이한 아이들은 억눌러 봐야 그 순간 뿐입니다. 특별한 취미나 종교와 같은 다른 돌파구를 통해 극복하시는 경우는 드물게나마 보긴 합니다.
11/05/16 16:12
수정 아이콘
흠 다음달에 애데리고 한국가서 에버랜드 가기로 예약해놨는데 컬쳐쇼크좀 받고 올려나요?

여긴 중국인 관광객만 안걸리면 다들 매너는 좋은데.
퀘이샤
11/05/16 16:52
수정 아이콘
사람들의 가치관이 비슷하게 몰려가면서 사회가 각박해지는 것 같습니다.
체면(염치?)보다는 당장의 새치기로 눈앞의 이익을 취하는 것을 더 당연하게 여기는,,,
어른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생활하니 아이들도 그렇게 따라가는 것이 아닌가 싶구요.

음,,, 과거에는 굴뚝같은 마음으로 저지르고 싶은 반칙(?)이 있어도 대놓고 하지 못했는데,
요즘은 노골적으로 행할 수 있는,,, 그리고 그것을 지적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국어실력이 딸리니깐 이정도가 한계네요.
11/05/16 21:16
수정 아이콘
좋은 아빠가 되실 거에요.

정말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는 가정교육이 80%는 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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