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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또 훔쳐갔어! 내 닭가슴살 아오.."
룸메가 냉장고를 열어보면서 또 한탄합니다. 요즘같은 세상에 도둑이 있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계속해서 들려오는 도둑질의 소식은 기분을 안좋게 만듭니다. 룸메는 계속해서 닭가슴살을 테러 당하였습니다. 또다른 룸메는 아침마다 넣어놓는 우유를 강탈당합니다. cctv가 버젓이 지키고 있지만,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해서 도둑님은 도둑질을 계속해 가십니다.
제 물건이 털려간것은 아니라 완전 폭발의 기분은 아니지만, 그래도 룸메의 물건이 소액이지만 계속해서 도둑질 당한다는건 기분나쁜일입니다. 그래서 룸메들과 이 도둑놈을 잡아보자 작전을 짜기 시작했습니다.
그리하여 태어난 작전, 작전명 "냉장고에 미끼를 두어 시간대 체크로 cctv 판독!" 이었습니다!!
우선 헬스하는 룸메의 닭가슴살은 이미 다 먹어버려 더이상 미끼로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 우유도둑을 먼저 노리기로 했습니다.
아침마다 저희 학교 기숙사는 아침과 함께 우유를 하나씩 줍니다. 그 우유를 넣어둘때마다 간간히 우유도둑의 손길이 닿았었지요.
평소와 별 다른것 없는 듯이 우유를 항상 일정한 위치에 두어 계속된 관찰로 시간대를 체크한다! 그것이 우리의 작전이었습니다.
걸려들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범인을 잡고싶다는 왠지모를 흥분감이 매일매일 우유를 체크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녀석이 걸려들었습니다!
저번주 토요일 1시, 밥먹기전 있는지 확인한 후 시간이 지나고 3시에 확인을 했더니 그자리 그대로 위치하고 있어야 할 우유가 증발한것입니다! 평소와 같으면 사라진 우유에 분노를 금해야 하거늘 입가엔 미소가 손끝은 황진이 춤이 절로 나오더군요!! 으허허 이게 김전일과 코난이 느끼던 그 희열인가!!
이후 기숙사 조교사무실로 가 cctv를 조용히 판독하기 시작했습니다. 토요일 1시에서 3시 사이에 냉장고 문을 연 사람은 단 한명!
생각하자면 결정적인 범인일 수 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녀석이 확실하게 우유를 가져가는 장면이 찍히질 않았습니다. 문을 열고 몸으로 행동을 cctv에 판독이 힘들게 하여 우유를 가져가는 모습이 찍히지 않는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우유는 시간대에 단 한명만이 문을 열었기에 그 한명이 범인일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장면이, 확실한 장면이 포착되지 않았기에 우리는 녀석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상식적으로 추긍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잡아서야 발뺌하면 그만일 것이지요. 그러기에 확실한 증거가 필요했습니다.
"녀석. 이것으로 끝났다고 생각하지마라! 내 미끼는 하늘을 뚫을 미끼..(음??) 아무튼 이연타다!"
확실한 증거를 잡기위해 또다시 미끼를 놓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엔 장면도 중요하지만, 그녀석이 동일인물인지도 궁금해 졌습니다. 만약 이번에도 한번 문이 열린 상황인데 전과 동일인물이다. 라면 발뺌할 수 없겠죠! 그리고 동일인물이라면 이 녀석은 그전부터 훔쳐갔다라고도 가정할 수 있겠죠! 두번 가져간 녀석이 세번 안가져갔겠습니까! 왠지 모르게 이번에 증거를 포착하게 되면 확실한 결과를 나타낼수 있을 거라 생각되는 바, 입가엔 웃음이 흐르더군요.
이번에 잡으면 이녀석을 어떻게 할까, 기숙사 밥을 오늘로서 종결시켜버리고 궁동 한복판에 신문지깔고 살게 만들어볼까? 불쌍한 측은지심에 그냥 봐줄까? 아냐아냐 "인생은 실전이야 x만아"라는 유명한 명언도 있잖아. 그냥 보내버리자!, 그거보단 반성문을 쓰게 만들까? 아주 별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흐흐흐..
근데...
이녀석이 이상하게 미끼를 물지 않습니다.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고 시간이 가게 되자 괜히 불안한 감정이 생깁니다. 그냥 그때 잡았어야 했나? 하지만 그걸로는 녀석을 옭아맬수 없어! 우리에겐 확실한 장면포착이 필요해! 이러다 잡지 못하면 어쩌지? 평소엔 훔쳐가지말아야 할텐데 라고 놓는 우유가 없어지지 않으니까 왜그렇게 기분이 상하는 건지!!
2011. 4. 23
결단을 내립니다.
기존 우유로는 녀석의 입맛을 만족시킬수 없는거야! 비싼 우유를 선택한다!
아침에 주던 작은 우유가 아닌 편의점에서 천원가격의 크고 아름다운 "우유속에 모카가 가득"한 그녀석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조마조마.. 이번엔 낚여야 할텐데... 전과 동일한 토요일이 아닌가.. 낚을수 있어 낚을수 있다! 라고 생각하며 기다리는 그 순간 들려오는 룸메의 외침!!
"!! 걸렸다!! 사라졌어!! "
그리고 이루어지는 마치 슬램덩크 산왕과의 경기에서 마지막 버저비터를 성공시킨후의 서태웅, 강백호를 보는듯한 하이파이브!!
.. 과연 결과는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그리고 범인녀석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모든것은 내일 판가름 됩니다. cctv님! 이번엔 확실하게 찍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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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어 저희 기숙사 방식이랑 비슷하네요..
냉장고 한방에 한개면 정말 축복받은 기숙사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학교는 매학기 시작되면 한층에 큰 냉장고 한개씩 놓고 신청을 받는데 1L 우유 간신히 들어갈만한 락앤락을 줍니다. (한학기 만원, 보증금 2만원) 그리고 대형 냉장고는 공통의 자물쇠로 걸어놓는데, 이 비밀번호를 냉장고를 신청한 학생들에게만 알려주지만, 보통 대부분 다 알게 되죠.. 한명이 신청하면 같은방 룸메도 보통 같이 쓰니깐요.. 근데 저도 일주일 전에 1300원짜리 비싼 커피를 하나 넣어놨는데 며칠 후에 보니 사라져 있더군요. 참 안타깝지만 3일간은 너무 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범인 잡는건 포기해야 했죠.. 꼭 범인 잡으시고 후기 다음날에 써 주세요 기대됩니다!
pgr댓글극장
cctv를 판독하자 우유를 가져간 범인은 긴 생머리를 찰랑거리는 한 여학우였다.
수소문 끝에 그 여학우를 찾아보니 교내 퀸카로 소문난 여학우가 아닌가?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위해 근처 가까운 카페로 가게 되는데....(응?)
"정말 죄송해요. 제가 모카우유를 너무 좋아해서 그만.... 한 번만 눈 감아주시면 소원 하나 들어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