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들은 말합니다.
미국은 힘이 돋보이는 야구, 일본은 기술이 돋보이는 야구, 한국은 그 두가지가 합쳐진 야구를 한다라는 썰이 있습니다만...
실상은 그렇지가 못합니다. 미국이 힘과 기술 모두 일본에 앞서고, 일본은 힘과 기술에서 모두 한국에 앞섭니다. 다만 눈에 보여지는 리그의 성향이 미국은 파워풀한 이미지, 일본이 정교한 이미지, 한국은 그 두나라의 야구문화를 받아들인 이미지라고 볼 수 있는거죠.
하지만 일본이 미국보다 이부분은 앞선다 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다름아닌 포크볼입니다.
포크볼은 미국인에 의해 개발되고, 몇십년이 지나서 일본에 전파됐지만 어깨나 팔꿈치를 소모품으로 생각하는 미국인들의 정서에 맞지않아 포크볼은 기피하는 구종이 되고 그에 대한 대안으로 스플리터가 선호됩니다. (물론 스플리터도 부상의 위험이 큰 편입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상하로 높은 스트라이크 존과 던질수록 단련된다라는 미국과는 다른정서, 그리고 포크볼을 처음으로 던진 스기시타가 가져온 충격속에 포크볼을 연구하고 투수들에게 보급되기 시작합니다.
최근 NHK에서 포크볼의 장인이라 할 수 있는 세사람을 초청해 포크볼에 대한 대담을 기획합니다.
70년대에 이미 150km이상의 직구를 뿌리며, 결정구로 포크볼을 던진 마사카리 투법 (도끼투구)로 유명한 '무라타 쵸지'
80년대를 대표하는 기교파 투수로 다양한 계통의 포크볼을 던진 '우시지마 가즈히코'
90년대 후반 선동열의 일본진출 이후 자주 언급되어 국내에서도 유명했던 대마신 '사사키 가즈히로'
피칭 스타일은 제각각이지만, 포크볼을 결정구로 삼은 공통점이 있는 세사람의 포크볼에 대한 깊은 대담을 야구팬이 제법 있다고 생각되는 PGR이기에 한번 소개해봅니다.
(개인적으로 노모도 출연했으면 좋았을거 같은데 아쉽네요)
※ 우측하단의 VLD를 LD로 수정하시는 것을 권합니다
일본야구에 대해 모르는 분들을 위해 동영상에 등장하는 인물중 현역에서 은퇴한 선수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글을 추가하겠습니다
(동영상 앞에서 나오는 순서로)
나가시마 시게오 - 미스터 자이언츠, 미스터 베이스볼로 불린 일본야구가 낳은 최고의 스타입니다. 요미우리가 가장 인기가 많던 V9(9연속 우승)시절의 4번타자였습니다. 은퇴하자마자 이듬해 요미우리 감독에 취임했고, 감독에서 물러날때도 요미우리 종신 명예감독이 될정도로 영향력이 대단했습니다. 쾌활한 성격에 건망증이 심하고 4차원적인 면이 있었다고 합니다.
스기시타 시게루 - 일본 최초의 포크볼러로, 포크볼의 신이라고 불렸습니다. 보통 일본야구에서 에이스 넘버는 18번이지만 주니치는 스기시타 시게루가 달았던 20번이 에이스 넘버가 될정도로 영향력을 미칩니다. 스기시타가 인정한 진정한 포크볼러는 5명으로 본인과 무라야마, 노모 그리고 대담에 나오는 무라타와 사사키입니다.
가와카미 데쓰하루 - 일본 최초의 2000안타 달성자로, 타격의 신이라고 불렸습니다. 요미우리의 V9시절 감독이였으며, 감독취임후 그라운드에 보도진을 몰아내고 취재규제를 엄격히 한 '철의 장막'으로도 유명했습니다. 1951년에 기록한 타율 0.377은 훗날 1986년 한신의 바스에 의해 깨질때까지 타율 역대 1위를 유지하게 됩니다.
노모 히데오 - 너무 유명한 선수라 설명이 필요 없을거 같네요. 간단히 일본 평정하고, 꿈을 위해 헐값으로 미국 가서 양대리그 노히트 노런했습니다.
이라부 히데끼 - 현역 시절 158km를 마크했던 당시 구계를 대표하는 속구파 투수였습니다. 노모가 물러나는 시점에서 리그 최고의 투수로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노모피버에 무리하게 삼각트레이드까지 해서 영입했던 양키스는 결국 낚였다는 결과를 얻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미국에 가서는 체중관리에 크게 실패한게 부진의 원인으로 보입니다. (당시 구단주에게 '살찐 두꺼비'라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노다 코지 - 한경기 19탈삼진의 일본기록을 보유한 포크볼러입니다. 한신에서 오릭스로 이적할 때 당시 야쿠르트 감독인 노무라가 도깨비처럼 사라지는 포크를 던지는 노다가 파리그로 이적한다고 좋아해서 도깨비 포크라는 호칭이 붙습니다. 3년 연속 200개 이상의 탈삼진을 기록할정도로 대단한 포크였지만, 결국 팔꿈치 부상으로 은퇴합니다
노무라 가쓰야 - 일본의 야신으로 불리는 인물로 현역시절 포수로써 전설적인 기록들을 남겼습니다. 통산경기 출장수 1위, 통산 안타,홈런,타점은 역대 2위로 포수의 리드도 대단하지만 그중에 상대의 신경을 긁는 말로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기술이 대단했습니다. 감독으로도 많은 업적을 남겼는데 김성근 감독과 유사한 스타일로 일본에서는 ID(Important Data)야구의 창시자로 불립니다
후쿠자와 요이치 - 우시지마가 롯데에 이적한 후 주로 배터리를 짰던 인물입니다. 수비는 좋았지만 타격이 안좋아 후년에는 주로 백업포수 역할을 맡았습니다. 우시지마가 신뢰했던 인연으로 훗날 요코하마의 감독이 되었을때 배터리 코치로 부임합니다
하카마다 히데토시 - 화려하진 않지만 롯데에서 파이팅있는 플레이로 활약했습니다. 동영상에서도 보여지듯 까다로운 무라타의 공과 성격을 잘 받아주었고, 무라타가 1990년 은퇴할때 "네가 아니면 내 포수는 없다, 나와 함께 나가자. 네가 아니면 안된다" 라며 마지막 등판시 포수로 지명하고 하카마다도 울면서 같이 은퇴한 일화는 유명합니다.
후루타 아쓰야 - 역시 유명하니까 짧게 설명하겠습니다. 일본의 야신 노무라가 키워낸 후계자격인 포수로 '안경 쓴 포수는 대성할 수 없다'는 속설을 깨버린 일본 역대 포수에 선정될 만한 타격과 수비 모두 훌륭한 선수였습니다. 만화 H2의 노다의 롤모델로도 유명합니다
요거 재밌군요.
요샌 포크보단 스플리터를 더 많이 던지지만 낙차큰 포크야 말로 삼진머신이죠.
중간에 나오는 쿠세에 관한 얘기도 여러모로 생각해볼만 하고요.
포크그립을 잡으면 평소보다 손가락이 더 벌어져서 팔뚝 근육이 평소와 다르다는 얘기를 보니까
예전에 포수 팔뚝보고 싸인 맞췄다는 얘기도 있을법한 얘기로 들리네요.
연속해서 움직이는 스포츠가 아니라 정과 동이 맞물려 돌아가는게 야구인지라 곱씹어볼수록 재미가 배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