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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1/02/06 02:37:09 |
Name |
Monring |
Subject |
[일반] 시시콜콜한 대한민국 평범한 아저씨 이야기. |
'수'가 말했다.
"너는 생각이 많어. 너무 늙었어요"
'화'가 말한다.
"생각이 많은것은 늙은게 아니라 성숙한 거라는 흘러간 가사도 있어요"
다시 수가 말한다.
"당신은 너무 배가 나왔어. 아저씨 같어요"
'화'가 그에 응답한다.
"그러는 제 눈앞에 있는 당신도 아줌마 입니다."
침묵이 흐른다.
'화'가 먼저 말을 꺼낸다.
"저는 당신이 좋아요..."
'수'는 거침없이 대답한다.
"저는 아저씨 같은 당신이 좋아요"
'화'에게 일순간의 기쁨이 찾아온다.
"다만..." '수'가 대답한다.
"당신의 정신이 좋은거지 당신 자체를 좋아하지 않아요. 미안해요 상처입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화'는 예상과는 다르게 무덤덤하게 대답한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수'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내 '화'는 말을 한다.
"사랑이라는 단어를 빼고 그동안 당신에게 하고싶었던 말입니다. 이로서 저는 아저씨에서 다시 청년으로 갈 수 있겠네요. 잘있어요. 아줌마. 그리고 내 감정의 시작점에는 아가씨... 이번에는 정말로 안녕"
5년동안의 연인과 친구사이에서의 관계가 종료되었습니다. 열번찍어 안넘어 가는 나무 없다 생각하고 달려든 청춘이었는데 그 세월동안 다가왔던 다른 청춘을 밀어내고 묵묵히 지켜보고 답해주고 그리고 고백하고... 결론은 이번에는 마지막이란 각오도 그저 무너졌네요.
처음의 거절에는 가슴이 시렸지만 어느덧 묵묵히 받아들이고 지겹지도 않느냐는 비판 혹은 비난에도 이제는 그저 세월속에 담아두는 아저씨가 되었습니다. (시작할때는 20대 초중반이었는데 어느덧 서른이 눈앞에 보이는 나이가 되었네요.)
내일부터는 다시 청년으로 돌아가볼까 합니다.
전후사정도 모르고 무슨말인지도 모를수도 있는글이고 혹은 나랑 비슷한 경험일수도 있고 아니면 멍청한놈 저게 애정이냐 집착이지 라고 하는 분들도 계실수 있습니다.
그저 오늘은 오래동안 찾아왔던 이곳에서 '아저씨'였던 한사람 위로받고싶어서 모자르는 필력으로 글을 남깁니다.
추신. 청년의 두근거리는 감성으로 시작하려는 분들... 저같이 말고 여러분들은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청년에서 아저씨가 되는건 쉬운듯 한데 아저씨에서 청년으로 돌아가는것은 마치 멀어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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