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너무너무 사랑하는 나, 그리고 그런 날 거부해오던 그녀는 그날따라 서로간에 긴 통화를 하고 있었다. 몇번의 다툼과 서로간의 어긋남으로 그동안 서로간의 흐르던 냉기가 그날따라 깨끗하게 제거 되어 있었다. 난 오래간만에 하는 그녀와의 따뜻한 통화에 즐거워 하고 있었다.
사실 그녀가 나를 대하는 것은 나에게 혼란을 주기에 충분했다. 어떤 때에 보면 그녀는 날 충분히 좋아한다. 어떤 때에 보면 난 정말 안중에도 없다. 그리고 부담스러운 행동도 어떤때에는 받아주고 어떤 때에는 선을 긋는다. 나는 그것 역시 그녀의 마음이라고 생각하고 나도 같이 혼란스러워 한다기보다는 그냥 있는 그대로의 그녀의 마음을 받아주려고 생각했다. 그녀의 마음이 아주 이해가 되지 않는것은 아니다. 그녀는 나와 혹시라도 연애를 하면서 엮이게 되는 것을 두려워 하던 사람이었으니깐. 너무 어린 나이 그리고 적잖은 나이차.
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어떠한 의도를 가지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표현할수 있음만으로도 감사하고 있었다. 좋아한다 아낀다. 그래서 나랑 잘해보자 내 대화는 이런 것이 아니었다. 나는 널 좋아한다. 아낀다. 그것뿐이고 거기까지였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그녀는 내게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며 선을 그으려 할때도 많았지만 그날만큼은 나의 따뜻한 호감을 그녀 역시 고마워 하고 기쁜 마음으로 대화를 하고 있었다.
"좋아해..진심으로"
"정말요?"
"내가 널 얼마나 아끼는지..행동만 봐도 알지?"
"네 알아요."
"언제나 말보다는 행동으로 널 사랑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
"잘 알고 있고 늘 감사하게 생각해요."
"난 너를 볼때마다 이렇게나 이쁘고 사랑스러울 수 있다니..하면서 깜짝깜짝 놀래 하하하"
그말을 듣고 그녀는 일단 너무너무 기뻐했으며 이윽고 잠시 주저 하더니 기쁨이 묻어나는 밝은 목소리로 웃으며 나에게 물었다.
"이렇게 지내다가 연애하게 되면 어쩌죠?"
난 그말을 듣고 전화기를 떨어뜨릴뻔 했다. 그녀는 역시 내 생각대로 날 좋아하지만 나와 연애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 있는 것이었다. 그녀의 그런 마음이 너무 기뻤으며 겉으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내 심장은 놀란 쿵쾅쿵쾅 뛰고 있었다. 그녀의 마음의 문이 아주 조금 살며시 열린듯한 느낌이었다. 나도 너무 당황스럽지만 나에게는 해야할 일이 있다. 이럴때 일수록 넓은 마음으로 품어주면서 앞으로의 비전을 잘 제시해주어서 그녀의 두려움을 없애 주어야 한다.
"난 너와의 연애라면 너무 기쁠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너한테 잘할수 있을꺼야. 나에겐 환영이야 그런 일은."
그리고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침을 삼키고 다시금 말을 이었다.
"니가 두려워 하고 있는거 잘 알고 있지만 난 잘해나갈수 있을거고 너의 두려움을 벗겨 줄 것이고 그것 역시 말보다는 행동으로 앞으로 보여줄꺼야."
"아니. 나 이렇게 좋아하는데 내가 다른 사람이랑 연애하게 되면 당신 쓸쓸해서 어떻게 하냐니깐요."
다시금 말하지만 그날따라 내가 그녀에게 왜 그렇게 말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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