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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11 12:54
글쎄요. 저는 지금의 상황이 이런 식으로 돌아간다고 해서 스타크래프트라든지 다른 종목을 모두 E-Sport화 하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스타크래프트가 '게임'에서 독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스타크래프트가 독립하겠다고 해서, 스타크래프트라는 것 자체가 컴퓨터 게임이 아니게 되는 것인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만일 스타크래프트 방송 관계자들에게서 그런 식의 발언이 나온다면 - 예전은 물론이고 지금은 더더욱 - 매니아들에게서건 일반인들에게서건 비웃음 사고 트집 잡히기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스타크래프트가 E-Sport화가 되면서, 방송을 타면서 생기는 변화는 - 아직도 미미하지만 - 게임 자체를 오락이나 놀이가 아닌 문화로 인식하는 이들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스타크래프트 판 자체를 유지하는 데에도 좋지만, 다른 게임이 E-Sport의 테두리 안으로 진출하고, 그 외에 E-Sport의 안에 들어갈 수는 없지만 방송 등으로 PR을 해야 하는 기타 모든 게임들에게 있어서도 좋은 일입니다. 즉, '보는 업계'가 성장하면 '만들고 팔아먹는'기존의 게임업계도 성장하고 목소리를 넓힐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이것은 게임업계 및, 그런 게임을 선택하는 게임 고객들에게도 모두 좋은 일이라는 것이죠. 그렇게 많은 게임이 알려지게 되면 될 수록, 팬 층은 넓어지고 인지도도 높아지고, 게임은 좀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E-Sport이건 다른 게임이건 말이죠. 그렇게 쌍방향으로 게임의 '파이'가 커지는 것이 순기능이죠. 그래서 저는 스타크래프트가 전투의 선봉장이나 레이드의 메인탱커는 될 수 있을지언정, 좀더 굳건히 대한민국에서 문화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솔로잉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봅니다. 하물며 E-Sport 경기만 방송하는 게 두 방송국의 책무도 아니고 현재 일하는 것에도 맞지 않는 것을 볼 때, 방송국 이름에 스타라는 글자를 달아야 한다는 님의 생각은 현실에도 맞지 않는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협회에 대항하여 별도 협회를 만든다는 게, 그리고 협회를 세분화시켜 세력을 만드는 게 이 좁은 게임판에서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신다면 그런 말 쉽게 못하실 것이라고 감히 주장합니다. 게임업계의 좁은 인간관계 속에서 별도 협회가 만들어지면, 정말이지 '철천지 원수'의 관계가 적게는 몇십 명, 많게는 백여 명 이상이 생겨나는 거라고 해도 틀린 바가 아닙니다. 그런 관계는 봉합되기 어렵고, 깨지고 다친 이들은 그 판을 떠나야 합니다. 더욱이 그렇게 분열되는 양상을 띠면 게임 외적인 소비자들이 그것을 좋게 봐 줄 리가 없습니다. 적어도 반쯤은 '깎이고 들어가는' 그런 싸움을 선수들이나 방송국이 굳이 지금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것은 협회의 삽질만큼이나 엄한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게임단을(구단이 아닙니다) 없애면, 체계가 뒤흔들리는 건 둘째치고 지금의 판에서 당장 돈 대줄 스폰서가 떨어져 나가는 것이라는 점은 좀 인식해 주셨으면 합니다. 선수들이 라면을 먹건 레스토랑에서 풀코스 정식을 먹건 저야 알 바는 아니지만, 프로스포츠에 있어서 돈을 대 주는 이들이 뭉쳐서 뭐 좀 어떻게 해 볼라고 하는 작태가 정신이 나간 짓이지 스폰을 해 주는 자체가 정신나간 짓은 아니지 않습니까.
07/03/11 14:13
정말 기업 지원없이 방송국만으로 현재의 많은 프로게이머들을 먹여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방송국에서 경기료를 그만큼이나 줄 수 있을까요? 그리고 본선 못 간 선수는?
아니면.. 혹시 유머글인가요?
07/03/11 14:24
지금까지로 봐선 기업이 스타리그에 스폰서하는 방법이, 하나는 구단 스폰하는 것이고 두번재는 신한은행처럼 대회 스폰하는 겁니다. 둘다 물론 좋았지만 지금와서 보니까 구단 스폰은 그냥 돈만 대는게 아니고 스폰하는 기업들이 단결해서 자기네들의 이익을 위해 파워게임을 하자고 덤비는 격이잖아요. 이것은 잘되어가던 스타게임계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이럴 바엔 아예 구단스폰 방식은 거부하는 게 낫다는 겁니다. 그냥 대회 스폰비용도 엄청나게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 방송사들이 선수들 대전료를 신경써서 책정한다면 기업스폰 없이도 충분히 구단 꾸려갈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됩니다. 스타가 신종스포츠로 성공한다면 물론 기업들의 대회스폰액수는 훨씬더 커질테고요.
07/03/11 14:40
대회스폰이 구단스폰보다 더 나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현재와 같은 상황이 만들어질 수 밖에 없다면, 대회스폰이 대안인 것 같습니다 구단스폰으로 스타계가 수익일 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 대회스폰이 유일한 방법인 것 같습니다
07/03/11 15:57
사랑해 님// 그러니까 제가 위에서 '돈을 대 주는 이들이 뭉쳐서 뭐 좀 어떻게 해 볼라고 하는 작태가 정신이 나간 짓이지 스폰을 해 주는 자체가 정신나간 짓은 아니다'라고 말한 게 아닙니까. 그리고 기업이 창단 등으로(스폰이 아니라 창단입니다. 두 가지의 의미가 다르다는 것은 알고 계실 거라 봅니다.) 발을 이미 들여놓은 상황에서 갑자기 이런 거 다 무시하고 대회스폰만 하라고 한다면 그게 될까요?
지금 창단한 기업들이 발이 빠지면 그들 또는 그들에 준하는 기업들이 대회스폰을 해 준다는 보장이 있을 거라 보십니까. 아무리 지금 협회와 협회에 찬성하는 기업들의 행태가 꼴보기 싫다고 해도 님의 말씀은 이건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07/03/11 20:16
성안길 님//일단 지명은 아닙니다. 제가 과분하게 인터뷰했던 글을 읽어보시면 의문이 풀리실지도 모르겠군요.
https://pgr21.co.kr/zboard4/zboard.php?id=interview&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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