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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7/03/08 21:35:28 |
Name |
허저비 |
Subject |
협상결렬,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
결국 중계권 협상은 결렬되었습니다. 온게임넷과 MBCgame에서 프로리그를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90퍼센트 이상 현실이 되어버렸군요. 협상과정에서 보인 협회의 모습은 분명 저를 포함한 많은 팬들에게 실망과 분노를 안겨주었지만, 힘없는 시청자들이 어쩌겠습니까. 그냥 돌아가는 사태를 지켜볼밖에...
비록 사태가 이지경이 되었지만, 수많은 과정상의 오류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나 선수 입장에서는 큰 변화가 없는 선에서 논란이 마무리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협회의 호언장담대로 양방송사가 아닌 타방송매체를 통해서나마 프로리그가 '제대로' 중계될수만 있다면 말입니다. 협회나 방송사는 이미 결론난 내용을 가지고 더이상의 감정싸움은 자제하고 앞으로나마 서로 인정하고 공생하는 길을 찾아 보았으면 합니다.
-개인리그 보이콧?
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 때에는 저절로 입에서 욕이 튀어나왔지만(...) 이제 흥분을 가라앉히고 찬찬히 생각해보면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낮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협상 과정의 카드 중 하나였다고 믿고 싶네요. 이미 여러 분들이 말씀하셨듯이 만약 협회소속 9개팀이 개인리그 보이콧을 한다고 해도 히어로/스파키즈는 이에 불참할 것이며, 이에대한 보복으로 히어로와 스파키즈 역시 프로리그 불참을 선언하는건 당연한 수순입니다. 이는 프로리그를 진행하는 협회측에서도 부담이 큰 일이니만큼, 양측 모두 리그 보이콧 까지는 가지 않을걸로 보입니다. 다만, 이번 협상에서 서로 감정이 상할대로 상한만큼 이성보다 감정이 앞선 결정이 내려질지도 모르겠네요. 정말 이 사태 만큼은 막아야 합니다. 협회나 방송사가 조금이라도 시청자/선수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들의 권리만은 뺏지 말아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더이상 제2의 임요환, 이윤열, 최연성, 마재윤을 볼 수 없다면 스타판이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요?
-프로리그 중계
자신있게 양방송사를 뿌리친 협회니만큼 CJ계열이건 전혀 새로운 채널이건 무조건 케이블채널을 통해서 대부분의 경기를 생중계 해야 합니다. 지상파 중계면 더 말할것도 없겠지만 현실적으로 말도 안되는 이야기이고...케스파컵처럼 SBSi, 곰TV 등 인터넷 중계매체를 이용하거나 혹은 녹화중계를 하게 되는것은 시계를 10년전으로 되돌리는 일입니다. 또하나 더 중요한 것은 중계진 문제입니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또한번 복장터지는 일이겠지만 김창선, 김정민, 임성춘 그리고 최상용, 정소림 등 양방송사에서 할 일을 잃은 중계진들을 스카웃 해서라도 중계의 질을 높여야 합니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슈퍼파이트처럼 어설픈 중계를 일주일 내내 계속 보고 싶지는 않거든요... (슈파 중계진께는 죄송합니다만)
-선택과 집중
이미 이전부터 이를 실시하고 있는 SK텔레콤입니다만 솔직히 저는 이것을 실패한 정책으로 보고 있습니다. 선택과 집중 이후 SK텔레콤의 성적이 이를 말해주죠. 이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들도 많으시겠지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 조치의 성공과 실패를 떠나서 선수들에게 자유롭게 리그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주자는 것입니다. 처음 이를 시행한 때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겠지만 프로리그와 개인리그의 주관방송사가 거의 갈라지는게 확실시되는 지금에 와서는 선택과 집중은 더욱 분쟁만 키우는 꼴이 될겁니다. 사실 팬들은 더 나아가서 선택과 집중을 시작한 의도조차도 이제는 미심쩍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죠. 이런 의혹들을 말끔히 씻어주기 위해서라도 협회장사인 SK텔레콤부터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협회에 대한 그동안의 오해(?)와 의혹어린 시선도 상당부분 덜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새로운 리그
프로리그 중계권을 잃은 양방송사는 3가지의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프로리그를 대체하는 새로운 단체전의 창설(혹은 부활), 둘째는 프로리그와의 일정충돌을 무시한 개인리그의 확대편성, 나머지는 W3등 타게임 리그로의 대체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단체전에 양방송사팀을 제외한 다른 팀들이 참가하리라고는 생각하기 힘들고, 개인리그 일정을 늘리는 것 또한 협회와의 마찰이 예상됩니다. 방송사는 2번째 혹은 3번째 방법을 택할 수 밖에 없다고 보는데, 울며 겨자먹기 식의 선택이겠지만 그래도 3번째 방법이 올바른 방법이 되겠죠. 방송사들은 타의로나마 스타리그 중심의 방송체제를 개편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시청률에서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양방송사는 개인리그 및 타게임리그를 맡고, 새로 시작될 게임채널에서 프로리그 중계만을 전문적으로 맡는 구도로 개편이 이뤄진다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득이 될 일일지도 모릅니다. 다만 협회에서도 이제까지와는 달리 이런 타게임리그에 대해서도 스폰서 유치 등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만 하겠죠. (혹은 남의 밥그릇에 숟가락 떠넣는데만 관심가질 생각이면 아예 신경을 끊어주시길)
그동안 많은 분들이 얘기해왔던 내용을 정리해 쓰기도 하고, 혹은 제 개인적인 생각을 적기도 했습니다만 어쨌든 가장 큰 전제는 시청자들과 선수들이 피해를 보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는 것 뿐입니다. 양쪽 모두 이제 사태가 어느정도 결론이 났다면 감정싸움은 끝내고 무엇이 서로에게, 시청자에게, 선수에게 가장 좋은 일이 될지, 혹은 최선이 아니면 무엇이 차선인지 깨달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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