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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13 19:27
시기의 문제일뿐 분명히 온다고 봅니다.
그리고 자유의지가 없다는게 정설이되면 징역대신 범죄를 유발하는 유전 기질을 제거하거나 변형하는 것으로 대신할날도 올것이고요.
18/10/13 19:28
이미 현대 과학이 법의 판결, 나아가 법리에 영향을 주는 건 꽤 오래된 일이고, 그 영향력도 상당합니다.
그 날은 이미 왔지요. 언제 오냐는게 아니고.
18/10/13 22:25
본문이랑 관계없는데 언제부터 과학이 기술에 관여하게 되었을까요? 예전에는 분명 기술만 있었고, 연역법 등 과학철학 등장부터 과학이 나오고 나서도 한동안 따로 간거 같은데요. 에디슨 시절만 해도 과학적 이론 따져가며 발명한거 아닌거 같던데, 현 시점에서는 과학적 이론이 굉장히 중요하게 되었죠. 어느 시점부터 이렇게 된건지 신기하네요.
18/10/14 08:49
과학적 이론은 항상 종교의 자리였습니다. 'A하면 B가 일어난다.' 라는 논리들을 쌓아서, 세상 전부를 설명할 정도로 크게 만드는 작업을 선점한게 종교였으니까요.
그래서 중세의사들은 성경에 기초해서 치료를 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무슨 성경구절만을 단서로 쌓아서 약을 짓거나 그럴 것 같은데, 그런 의미는 아니고요, 로마 시대 아리스토텔레스가 갈렌이 적어둔 내용, 중동의 아비시나 또는 아불카시스가 적어둔 내용을 일단 '인정'하고 그 근거를 성경으로 만들어진 세상체계에 때려맞추는 것으로 진행됬습니다. 그래서 '여자는 (성경에도 남자의 육신에서 창조되었듯이) 영혼이 없다. 오죽하면 주기적으로 몸 중앙에서 신체가 떨어져나간다.' 같은 괴상한 논리가 덧대지고, 이게 또 나중에 다른 치료법의 근거가 되거나 막 이런 식으로 현대적 시점에 볼 때는 개판인 상태가 오게 됩니다. 그나마 중세 말과 근대 초 '르네상스' 시기에는 사람들 머리가 좀 자라서, 그리고 종교개혁으로 하나님이 여러가지 (가톨릭 VS. 여러가지 개신교파)가 되는 상황이 오면서 후대에 잘해봤자 '연금술사'라고 불릴 존재들이 과학적 이론을 한번 고쳐보려고 노력하죠. 프랑스에서 '백과사전'을 (특정 교단의) 신을 인용하지 않고 다시 적어보려던 백과사전파, 남독일에서 제일가는 연금술사 파라켈수스, 수도사 최고의 과학자라고 회고되는 로저 베이컨 등등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도 '과학'에는 실패하고 맙니다. 당시 '상식'이었던, 별의 위치가 (바다, 그리고 따라서 바람에 영향을 주듯이) 인간에게 신체, 정신적 영향을 준다는 점성술, 물질은 다만 종류이기에 특정한 과정을 거쳐서 서로 다른 물질로 바꿀 수 있다는 연금술 같은, 성경 중심의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오긴 왔는데 아직도 판타지 (=실제 나중에 과학이 증명하게될 세상의 이치와는 다른 세계)였던 것이지요. (이어짐)
18/10/14 09:10
그러다가 이게 언제 뒤집히냐면, 프란시스 베이컨 (로저 베이컨과는 다른 사람입니다.), 아이작 뉴턴 등등. '영국왕립학회'가 출범하면서부터입니다. 이걸 '과학혁명'이라고 부릅니다. 대륙에서도 라부아지에 같은 과학자들이 등장하고요. 영국왕립'학회' 그러니까. '학회'가 생기고 보니까. 서로 과학자라는 사람들이 '집단'으로 같은 양식의 서류를 보면서, 서로 비판하고 검증하고, 같은 언어로 글을 쓰기 시작하거든요. 물론 과도기라, 미분의 발견을 예시로 들자면, 뉴턴과 라이프니치가 각각 따로 발견하고, 다른 방식으로 적는 방법을 만드는 해프닝이 일어납니다만... 중세의 연금술 서적들 같은 경우에는 '문학적'이고 '시적'인 이유가 이런 괴상한걸 연구한다는 것을 들키면 악마숭배자로 몰린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동시에 그냥 언어가 통일이 안된 것도 컸거든요. 지금 마그네슘, 아메리카슘 같은 이름은 안 했갈리지만, 당시에는 Quicksliver (수은, 변덕)은 변덕이 심하고, Antimony (안티몬, 모순)은 모순적이고, Arsenic (비소, 남성)은 남성적이다. 같은 방식으로 적어두는 식이니 (그러니까, 원소이름이 그냥 평상시에 쓰는 단어랑 구분 없이 섞여쓰이는 겁니다.) 하지만 미적분은 결국 영국 최고의 과학자이고 왕실의 비호를 받던 뉴턴의 방식으로 적는 걸로 학회에서 결론을 내버리는 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뉴턴이 '뉴턴 역학'이라는 것을 창조한 사람이니까 아주 덜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뉴턴'은 지금도 '힘'의 단위이지요. 즉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낸 엄청난 사람이었습니다. "프린키피아"라는 책이 그래서 대단한거고요. 에디슨의 전기 같은 추상적인 힘이 모두 설명되는 '과학'은 바로 뉴턴이 만든 세계이자, 뉴턴이 지어낸 것도 아니고 실제로 현실에 존재하는 관찰가능한 세계였던 것이지요. 사실 몇개의 실수가 있었지만,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통해서 몇가지를 덧붙이니 (예를 들어, 시공간은 상대적이고 뒤틀릴 수도, 굴절될 수도 있다 등등), 현대과학은 매우 든든한 상태입니다. 사실 아인슈타인이 이걸 적어낸 이유도, 현대의 기술력이 발달하면서 뉴턴은 신경을 안써도 됬던, 너무 작은 세계 (핵폭탄! 플라즈마!)과 너무 큰 세계 (우주! GPS! 시공간!)을 건드리기 시작한 것도 있고요. 에디슨 시절과 요즘 다른게 바로 이겁니다. 그래서 '입자가속기' 같은 거대한 기초과학 설비가 없으면 응용과학을 만들어도 노벨상은 못 받고, 특허권 로열티로 다 빠져나가고...
아무튼 과학은 학회를 통해서 보정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중요하지요. 왜냐면 기술자는 과거에도 많았거든요. 공중정원이라던가, 안티키테라 기계라던가, 그리스의 불이라던가, 당시 시대의 평균을 초월하는 기술을 구현시키는 기술자 (흑흑 엔지니어님)는 존재했으나, 결국 그 사람이 죽으면 끝이었죠. 그런데 지금은 누군가가 학회에서 발표하면 인류 전체의 기술력이 바로 증가하게 됩니다. 아아 연금술사처럼 혼자 틀어박혀서 연구해서는 틀릴 확률이 높은 현대의 위엄이랄까요. 아무튼 제가 정리해둔 글이 공교롭게 있어서, 덧글 남기고 갑니다.
18/10/13 23:52
예술은 근대 이전 및 고대에부터 과학의 영향을 많이 받아왔습니다.
우리가 지금 접하는 모든 예술은 과학의 산물이죠. 인간의 뇌가 코드에 반응한다는 얘기를 하셨는데, 꼭 뇌과학만 생각할게 아니라 통계도 과학입니다. 어떤 코드, 어떤 편곡을 했을때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이미 음악 작업에 충분히 반영되고 있습니다.
18/10/14 00:18
이미 예술이나 법 등이 과학적 방법 하에서 발전해왔기에 기존 것들이 완전히 부정되긴 힘들거라고 봅니다. 기존보다 훨씬 정교해진 과학적 방법론이 도입되면, 더 세련되고 발전된 형태의 산물이 나타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류는 그간 상당히 튼튼한 토대 위에 지식을 축적해왔기 때문에요. 한 예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나 양자역학은 기존의 뉴턴역학을 부정하지만 그렇다 한들 그건 미시세계 등 특수한 경우에서 그렇다는 것이고, 아직도 우리의 평범한 일상은 뉴턴역학으로 설명이 가능한 것처럼요.
18/10/14 09:15
"컴퓨터화 된 법 (Computational Law)"라는 개념이 제시된 지는 10년이 넘었습니다. 모호한 법 조항을 종이에 적어서 옥신각신하느니 그냥 어플리케이션으로 만들어서, 예컨대 핸드폰에서 (당신은 법을 어겼습니다!)라고 바로바로 해결하게 만드자는 것이지요. 아마 순전히 기술의 힘으로 기존의 법체제가 곤란해지는 큰 사건이 몇번 있으면 곧 적용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예술도 법이 아니고, 법이 예술이 아니거늘, 과학은 법도, 예술도 아닙니다. 누군가 법리적인 해석을 가지고 예술작품이 이러니 저러니 하면 골치아파지게 현실인데, 과학이라는 체계는 언급하신 '진화생물학', '통계학' 등등으로 인간을 존중의 자리에서 끌고 내려올 것이거든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예측가능한 현상 덩어리'로서 인간을 대접하기 시작한다면, 사람이 사람을 존중안해주기로 시작한 시대에 존중 못받고 살 생각하면 끔찍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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