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7/07/13 14:23:40
Name 스웨트
Subject [일반] [잡담]퇴사했습니다! 와우!
안녕하세요 스웨트입니다.

음 일단 결론만 말씀드리면, 다니던 회사에서 퇴사했습니다.

회계총무 쪽이었고, 50명정도의 중소 기업이었습니다. 두 회사가 한 사무실에서 함께 쓰는 형식이었는데,
제 사수는 다른 회사의 총무쪽 경리분이셨습니다. 그분이 그만두시면서, 충원인력은 뽑지 않은채 제가 그 일을 인수인계 받았고
업무 분장도, 월급 인상도 아무것도 없이 진행 되었습니다.

당시에 pgr에도 글 쓰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많은 분들의 조언(물론 그 답안은 모두 동일했지만)을 들으며 많은 생각을 또 했습니다.

내가 일을 못하는건가? 아니면 일이 많은건가?

회사에서 항상 듣던 말이 있었죠. 넌 일을 못한다. 업무로스가 너무 심하다. 일이 많은게 아니라 일을 못해서 늦게까지 있는거다.
너 여기서 못하면 다른데서도 못한다. 나갈거면 여기서 인정 받고 그때 나가라.

그래서 한번 해보고, 그래도 도저히 안되겠다 싶으면 그만둬야겠다 다짐했습니다.

그렇게 2달을 했습니다.

못하겠더군요. 죽는줄 알았습니다. 애초에 프로그램도, 하는 방식도 다른데다가 업무분장을 안해줄거면 다른 일을 주질 말아야지
잡일은 잡일대로 주면서 업무로스를 줄이면서 늦게까지 하지 말라고, 그러더군요.

한번은 상무가 불러서 면담을 하다가 하는말이 "난 니가 이걸 전부 쳐낼수 있을꺼라 애초에 생각하지 않았다." 라고 하덥니다.
제가 경력도 일천하고, 능력도 일천한거 아는데, 쳐낼수 없을거라 생각을 했으면 업무 분장을 시켜주던가 사람을 뽑던가 해야지
거기에 저한테 그딴 소리를 하면 제가 "아 열심히 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가지기 보다 "아.. 그렇구만 때려쳐야겠네" 라는 생각이 먼저들거라고는 생각을 안한걸까요?

주말에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푸념하고 있는데 옛날엔 다들 힘들다고 버티라고 하던 친구들이
"너 그만두게 하려고 지금 엿멕이고 있는거 아니냐?"
"그만둬라. 그런 소리 들으면서까지 거기 왜있냐. 사람이 귀한줄 모르는 회사 다"
"너 회사 진짜 그만 둬라. 너 성격 변한거 알고있냐? 엄청 날카롭고 엄청 신경질적이다. 옛날의 네가 아니다"

라는 조언으로 말이 바뀔 정도였습니다.

근데 걱정이 되긴 하덥니다. 회사일을 하면서 자존감은 땅끝까지 떨어진 상태에서, 내가 뭘 할수 있을까? 잘할수 있을까? 이런 생각만 들고
다른데 붙고나서 일을 그만둬야지, 밑도 끝도 없이 그만두기부터 하면 어떻게 하나.. 생각도 들고 말이죠.

그러다 어찌저찌 좋은기회를 잡게 되어 다른 곳으로 갈수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 했죠.

쿨하게 승인 되었습니다. 다른곳에 가면 지금처럼 욕먹지 말고 잘하라는 얘기를 들으면서요.
붙잡으면 어쩌나 생각했는데, 다행히 그런일은 없었습니다.

다만 급하게 나가게 되서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않아 문제가 생길까봐가 제일 걱정이었습니다.
전 그만두더라도 깔끔하게 정리를 다 해두고, 다음에 맡을 사람이 부담이 되지 않게끔 하고 싶었는데,
이미 업무 과중화로 인해 전부 처리를 할수가 없었고, 밀린 업무가 산더미라 어떻게 할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친구가 한마디 해주더군요.
"너 이거 다 쳐낼 생각하지마라. 어짜피 니가 이걸 다해도 또다른 일이 또 생기고, 넌 결국 욕을 먹는다. 어짜피 니가 아무리 일을 쳐내줘도
욕을 먹는다. 아무도 그걸 고맙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걸 다 할 생각하지마라. 진짜 중요하다 생각되는건 몰라도 "

그 한마디가 힘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나름 이렇게 나가는건 내자신이 용납이 안된다 해서 나가는 그날 주말까지 최대한 처리할수 있는거 처리하고, 인수인계 자료 넘기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피시방에 있습니다.

제 상태는 마치 미세먼지로 가득차있던 하늘에서 그 미세먼지들이 죄다 사라진 말끔한 파란하늘같이
한숨 푹푹쉬고 신경질적이던 그런 모습이 사라지고, 여유롭게 되었습니다.
그만두기 전에는 회사 걱정으로 한가득이었는데, 막상 그만두자 "내가 할수있는 만큼 전부 했다" 라는 생각 때문인지
이제 회사 걱정은 나지도 않더군요. (물론 인수인계 때문에 오는 전화나 연락은 답변해주고 있습니다)

와.. 이렇게 행복할수가



앞으로 또 회사에서 스트레스받고 살겠지만, 그래도 그 전처럼은 안 살거 같아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 선택에 후회는 전혀 없습니다. 그전처럼은 이제 살라고도 못살겠네요.

못했던 게임이나 맘껏 해야겠습니다. 야호!!!!!!!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7/07/13 14:25
수정 아이콘
좋네요. 화이팅하세요!
軽巡神通
17/07/13 14:27
수정 아이콘
좋은 새출발을 기원합니다. 파이팅!
17/07/13 14:27
수정 아이콘
회사 걱정은 사장이 해야죠.
푹 쉬세요 일단
바닷내음
17/07/13 14:27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옆에 좋은 친구분들을 두셨네요
남은 기간동안 성의껏 인수인계 해주시고
나오실때 원천징수 영수증 꼭 받아두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퇴사 후에 업무관련 전화와도 안받으시는걸 추천합니다
홍승식
17/07/13 14:30
수정 아이콘
큰 용기 내셨네요. 화이팅입니다!!
17/07/13 14:31
수정 아이콘
새 직장에서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파이팅!
퀴로스
17/07/13 14:34
수정 아이콘
잘 되실겁니다. 화이팅~!
RedDragon
17/07/13 14:34
수정 아이콘
행복감이 글에서 느껴지네요 크크크 화이팅 하세요~!
17/07/13 14:36
수정 아이콘
아우 제가 다 속이 시원하네요.
이미 이직할 곳도 다 찾아놓으셨고.
지금은 에어컨 빵빵한 PC방에서 라면먹으면서 겜하는게 최고죠 크크
공정연
17/07/13 15:27
수정 아이콘
라면은 뜨거우니 비빔면!
유리한
17/07/13 14:37
수정 아이콘
이직 축하 기념으로 이미지 하나 공유합니다 크크크
http://imgur.com/a/11D8V
새 직장으로 출근하시기 전까지 많이 쉬어두세요. 여름휴가도 가시고 크크
IMWANSEOK
17/07/13 14:37
수정 아이콘
축하드려요 화이팅 입니다
캬옹쉬바나
17/07/13 14:40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푹 쉬십시오. 기회는 곧 다시 오실 겁니다
아유아유
17/07/13 14:44
수정 아이콘
부러울 따름입니다...ㅠㅠ
17/07/13 14:50
수정 아이콘
그동안 수고 많았고 고생하셨어요. 축하드립니다.
엿은 먹이는 것 이상으로 먹여주면 됩니다. 이가 녹든 말든 알 바 아니죠.
제 남편도 님과 비슷한 상황인데... 희망이 생기는 것 같아요.
17/07/13 14:56
수정 아이콘
고생하셨습니다! 축하드려요^^
은하관제
17/07/13 15:14
수정 아이콘
부럽네요 흐흐 축하드립니다
민간인
17/07/13 15:27
수정 아이콘
회사 윗 대가리들이 다 쓰레기 마인드인거 같아요.(죄송)
잘 그만두셨습니다. .
포카리
17/07/13 15:29
수정 아이콘
축하합니다~ 힘내세요!
앙버터
17/07/13 15:32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잘 쉬시다가 좋은 환경에서 근무하시기를
17/07/13 15:55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더 좋은직장에서 근무하시길!
17/07/13 16:17
수정 아이콘
참나..나간다는 사람에게 어디가서 욕먹지 말고 일하라니....저게 할소린가..
yeomyung
17/07/13 16:39
수정 아이콘
일단은 즐기세요~!!!
지구별냥이
17/07/13 17:33
수정 아이콘
일단은 쉬세요.
석달 전 20년 간 하던 일 관두고 쉬는 중인 저인데
아직은 행복합니다.
아스날
17/07/13 17:47
수정 아이콘
축하합니다.^^
똥차가고 벤츠 올겁니다.
저글링앞다리
17/07/13 17:57
수정 아이콘
캬 지옥탈출 축하드려요!
새 회사 출근 전까지 겜 실컷 하시고, 맛있는거 많이 드시고, 밀린 취미 열심히 하시면서 재충전 만땅으로 하세요 흐흐
새 회사에서 잘 하시고, 잘 되실겁니다.
대니얼
17/07/13 18:02
수정 아이콘
새출발 축하드립니다!
그런곳은 별로 없을꺼에요~
방구쟁이
17/07/13 20:52
수정 아이콘
그 조직은 나갈 때까지 참 정떨어지는 말만 하네요.
정말 잘하셨고 응원합니다.
17/07/13 21:18
수정 아이콘
행복을 기원합니다~~
17/07/14 00:06
수정 아이콘
저도 너무 힘드네요... 축하드립니다.
17/07/14 00:21
수정 아이콘
잘 결단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여유가 좀 되시면 어디 여행이라도 다녀오세요. 기분전환이 엄청 잘 될겁니다.
Idioteque
17/07/14 02:24
수정 아이콘
노답인 곳은 하루라도 빨리 탈출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축하드립니다.
17/07/14 12:11
수정 아이콘
고생하셨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2831 [일반] 신고리 5·6호기 공사중단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266] 일각여삼추12186 17/07/14 12186 19
72830 [일반] 영화 "덩케르크" 의 배경이 되는 1940년 독일-프랑스전투 [37] 모모스201313839 17/07/14 13839 21
72829 [일반] 이언주의원의 사과와 노동자들의 기자회견. [22] 진산월(陳山月)8430 17/07/14 8430 15
72827 [일반] 2개월간의 연금(?)에서 풀려났습니다! [38] -안군-8714 17/07/13 8714 8
72826 [일반] 기술은 확실히 발전하는 거였네요... [39] Neanderthal11697 17/07/13 11697 3
72825 [일반] 울면서 대국민 사과 예정인 이장한 종근당 회장 [64] 어리버리15019 17/07/13 15019 3
72824 [일반] 박상륭 작가 별세 [5] re4gt5016 17/07/13 5016 6
72823 [일반]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자진 사퇴(1보) [142] Lv311782 17/07/13 11782 6
72821 [일반] 천사들의 증언 - 냉정하지만 치열한 다큐멘터리 [6] Alan_Baxter10606 17/07/13 10606 1
72820 [일반] [뉴스 모음] 아무말 대잔치 [32] The xian9285 17/07/13 9285 20
72819 [일반] [영화]삼성전자의 세계최초 LED시네마가 공개되었습니다 [15] 아리아7588 17/07/13 7588 1
72818 [일반] 수정) 임종석 비서실장, 추미애 대표 관련 언급 안했다. [124] 바스커빌12990 17/07/13 12990 2
72817 [일반] [잡담]퇴사했습니다! 와우! [33] 스웨트8733 17/07/13 8733 47
72816 [일반] 그놈의 대중 대중. 이미 x진 대중이를 어디서 찾노 [81] 동네형12898 17/07/13 12898 5
72815 [일반] 성매매 그런거 나쁜거 아니야, 할수도 있는거야 [289] 리니시아18058 17/07/13 18058 10
72814 [일반] 친구가 죽었습니다. [65] TheLasid18132 17/07/13 18132 66
72812 [일반] [스포]헌터X헌터 연재 재개 [59] 모나크모나크9816 17/07/12 9816 1
72811 [일반] 인도군, 중국과 대치 국경지역에 20만 병력 집결 [107] 군디츠마라17472 17/07/12 17472 17
72810 [일반] [국내/외정치]개꿀잼몰카(스크롤주의) [18] 좋아요7613 17/07/12 7613 1
72809 [일반] 스텔라데이지호 수색이 오늘 종료되었습니다. [28] 바스커빌9121 17/07/12 9121 4
72808 [일반] [잡담] 맥도날드에 대한 소소한 Q&A [135] 천둥18055 17/07/12 18055 49
72806 [일반] 현대판 자린고비 이야기[아침마당을 보고] [25] 또리민7740 17/07/12 7740 1
72805 [일반] 안철수 사과 전문 [245] 어리버리17517 17/07/12 17517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