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3/08/30 20:44:56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권신의 시대 ④ 오만
253년 3월 제갈각은 각지에서 징집한 병력 20만을 이끌고 위에 대한 전면적 공세에 나섭니다. 그가 원래 목표로 한 곳은 회남 지역이었습니다. 당시 등애가 팠던 운하로 인해 회북 둔전은 합비를 비롯한 남동 전선의 보급 물자와 병력 충원을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회남을 장악해 회북 둔전을 위협하기 위함이었죠. 유복이 합비 구성 지역으로 온 이후  합비와 환현은 군둔으로서 이 지역의 보급물자를 담당했고, 석정 전투 이후로는 이 지역이 오와 근접하거나 오군의 손에 들어가버린 지역도 존재했기 때문에 방어적 문제로 어쩔수 없이 방어가 용이한 합비 신성으로 물러난 것이었죠. 하지만 제갈각은 전략적 거점보다는 임팩트가 큰 합비 신성을 공격하는 것을 선택합니다.

합비 신성을 선택한 제갈각의 선택을 깎아내릴 수는 없습니다. 제갈각은 출진 직전에 많은 사람들의 반대에 직면했지만 그는 자신의 숙부 제갈량의 이름을 끌어다 쓰면서까지 강제로 밀고 나갔고, 전쟁 준비를 위해 오의 전국의 병력에서 20만이라는 대군을 끌어다 쓴 것 때문에 국내의 혼란과 반발도 감수해야했습니다. 따라서 밋밋할 수 있는 공을 세우는 것 보다는 자신의 반대 세력이 더이상 자신을 흠집내지 못하도록 효과가 크고 대단한 전공이 필요했고, 그런 공을 세우기 위해서 합비 신성이 주목 된 것이죠.

합비는 구성이든 신성이든 손권이 세번이나 공격했음에도 함락시키지 못했고, 2차 합비 전투에서는 장료에게 영혼까지 잘 털렸고, 합비 신성 공략은 성에 공격도 못해보고 되돌아왔던 전적이 있죠. 이런 합비 신성을 점령한다면? 손권도 못한 일을 제갈각이 해냈기 때문에 제갈각에 대한 비난 여론은 순식간에 우호 여론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당장 한종의 건만 봐도 그렇죠.



"왜 나만 가지고 그래?"

계속 너만 가지고 그럴거야.

여름 4월, 제갈각은 오군의 목표를 돌려 합비 신성으로 향합니다. 당시 합비 신성을 지키고 있던 사람은 장특이었습니다.

장특은 아문장군이었지만 당시 상관이었던 진동장군 제갈탄은 그가 무능하다고 여겨 호군으로 돌리려 했습니다. 호군은 근위병을 지휘하던 무관직으로 호군으로 전임시키려 하는 것은 어찌보면 승진일수 있지만 실제로는 좌천이나 다름없었죠. 하지만 동흥 전투의 패전으로 인해 제갈탄이 예주로 보직 교체가 되고 관구검이 진동장군으로서 남동전선 방어를 맡게 되자 장특은 합비 신성으로 보내져 그곳을 지킵니다.

오의 20만 대군이 합비 신성을 포위하자 장특은 장군 약방과 3천 군사를 이끌고 제갈각의 20만 군사의 파상공세를 막아냅니다. 하지만 장특은 이러한 제갈각의 공세를 잘 막아내죠. 하지만 단단한 성에 의지하긴 했지만 3천의 소수 병력으로 근 10배에 가까운 병력을 막아내는 것은 매우 어려웠습니다. 오군의 파상공세에 병으로 죽은 사람과 전사한 사람이 위군의 절반이 넘었습니다. 오군 역시 병이 돌아 많은 병사가 죽거나 쓰러졌지만 워낙에 병력차가 많이 나는 터라 위군은 엄청난 수세에 몰리게 되죠. 거기에 제갈각은 토산을 쌓아 지형차를 없애고 공격하고 성벽을 무너뜨리는 통에 합비 신성은 함락 위기에 놓입니다. 위기에 몰린 장특은 제갈각에게 사람을 보내서 자신의 인수를 보냅니다.

장특 : 위나라의 법에는 성이 100일이 넘어도 구원병이 도달하지 못해 싸우던 장수가 항복해도 그 가족들은 안전한데 며칠만 기다리면 100일이 되니 조금만 기다려주면 항복할게.
제갈각 : 나는 자비로운 사람이야. 인수까지 보낼 것 없어.

제갈각은 장특의 행동이 항복하려는 것이라 믿고 공격을 중지시킵니다. 장특은 이사이에 무너진 성벽을 보수하고 성내 가옥을 해체해 목책을 쌓아 방어선을 복구하고 강화시킵니다. 제갈각은 이것을 듣고 속았다고 여겨 화가 나서 공격을 다시 퍼붓기 시작하죠. 하지만 방어시설을 수리하고 강화한통에 안그래도 단단했던 합비 신성의 방어력이 더욱 강화되어 매번 큰 피해를 입기 시작합니다. 거기에 장기간의 전투로 피로해진 군사들 사이로 설사와 각기병이 유행하기 시작해 비전투 손실이 점점 심해지기 시작합니다. 각 진영의 장수들은 총사령관인 제갈각에게 군사들의 상황을 보고하지만 제갈각은 이 보고가 싸우기 싫은 장수들의 거짓보고라 여겨 그들을 처형시키려 하죠. 제갈각은 이미 속으로는 자신의 계획이 실패했다고 생각했지만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점점 인내심이 바닥에 다다릅니다. 주이는 상황을 설명했지만 제갈각은 자신을 깎아내린다 여겨 병권을 빼앗았고, 도위로 있던 채림은 그에게 조언했지만 제갈각이 들어주지 않자 위에 항복해버리죠. 5월 합비 신성의 상황을 전해들은 위는 태위로 있던 사마부에게 합비 신성을 구원하라고 명령하지만 오군의 기세가 강해 함부로 밀고 들어가지 못하던 참이었습니다. 사마부의 구원군이 다시 밀고 들어온다는 소식을 들은 제갈각은 결국 군을 철군하기로 결정합니다. 하지만 철수하는 와중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습니다. 장기간의 전투로 인한 부상병과 병사들 사이에서 전파되던 전염병으로 인해 철수하던 와중에 쓰러져 죽는 병사가 많았고, 멀쩡한 병사들도 낙오되었다가 위군의 포로가 되기도 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오군의 병사들 사이에서 제갈각을 원망하는 사람이 많았죠.

이렇게 돌아가지만 합비 신성을 포기할 제갈각이 아니었습니다. 제갈각은 장강 인근에 둔전을 다수 설치해 상황이 호전되면 합비 신성을 재공격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심양현에 실제로 둔전을 준비시키려 했죠. 하지만 손량이 조서를 통해 불러들이는 통에 어쩔수 없이 건업으로 되돌아옵니다. 이러한 제갈각의 실패로 인해 안그래도 제갈각에 대한 여론은 더더욱 악화되어갔죠.

건업으로 돌아온 제갈각은 병사들을 이끌고 관소로 와 병사들을 배치한 뒤 중서령으로 있던 손묵을 불러들입니다.

제갈각 : 니네가 감히 망령되게 니들 멋대로 몇번이나 조서를 썼냐?

손량이 자신을 몇번이나 불러들인 것이 중서령 손묵이 충동질 한것이라 여긴 것이었습니다. 손묵은 제갈각이 자신에게 원한을 가졌고, 자신을 죽일수도 있다고 생각해 병을 핑계로 관직을 버리고 칩거해버립니다. 거기에 제갈각은 자신이 출정한 이후 임명된 각 지역의 관리들을 모두 파면시켜버리고 다시 선발시킵니다. 말 그대로 거의 폭압적 권력을 휘두르기 시작한 것이죠. 합비 신성에서의 패전은 제갈각의 자존심에 심각한 상처를 입힌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지만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 자신을 지키는 숙위들을 심복들로 채웠고, 다시 군을 재정비해 서주와 청주 방면을 공격하기로 하고 병력을 모읍니다.

이로 인해 손량을 비롯한 오의 신하들과 백성들은 제갈각을 원망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손량은 제갈각에게 명을 내려 날을 정해 연회를 열고 제갈각을 초대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WindRhapsody
13/08/30 21:40
수정 아이콘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중간에 근 10배가 아니라 60배이상 ㅡㅜ
귤이씁니다
13/08/30 22:09
수정 아이콘
냉정한 사고가 불가능한 오만함!! 재능자체는 제법 있는 인물로 보입니다만, 드러운 성격탓에 패가망신을 불러오는군요.

잘보고 갑니다.
Je ne sais quoi
13/08/30 22:13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6231 댓글잠금 [일반] 사상의 자유는 옯지만, 종북은 문제라 생각합니다. [39] 이노리노4868 13/08/31 4868 1
46230 [일반] [토론] 이석기 의원은 법으로 처벌받아야 하는가? (부제 : 국가보안법에 관하여) [132] jjohny=Kuma6944 13/08/31 6944 1
46229 [일반]  역사상 가장 많은 피를 빨아 먹은 방어선(3) - 아라스 [3] swordfish6279 13/08/31 6279 3
46228 [일반] CrossFit fundamental [60] 동네형9466 13/08/31 9466 3
46227 [일반] 2013년은 과연 플러스인가, 마이너스인가 [16] '3'5920 13/08/31 5920 0
46226 [일반] 고려 현종 이야기- 축복받지 못한 탄생 [6] 알고보면괜찮은4582 13/08/31 4582 3
46225 [일반] <단편> 카페, 그녀 -14 (부제 : 연애하고 싶으시죠?) [17] aura5710 13/08/31 5710 1
46224 [일반] [오피셜] 크리스티안 에릭센 토트넘 이적 [19] 고윤하6384 13/08/31 6384 0
46223 [일반] 엘리시움 Elysium 보고 왔습니다. (스포 있습니다) [34] 王天君7524 13/08/31 7524 1
46221 [일반] 빠돌이를 양산 중입니다. [11] 트린4932 13/08/31 4932 0
46220 [일반] [해축] 기성용, 선덜랜드 1년 임대 확정 [63] Charles8355 13/08/31 8355 1
46219 [일반] 편지를 쓴다 [3] 눈시BBbr5085 13/08/31 5085 1
46218 [일반] 그 때 대한민국이 울었다 - 생방송 이산가족찾기1 [5] 김치찌개4161 13/08/31 4161 1
46217 [일반] 서울 4대 매운 떡볶이 [17] 김치찌개7536 13/08/31 7536 0
46216 [일반] 서울권 일본라멘 평가 [58] AfnaiD11793 13/08/30 11793 6
46215 [일반] 역사상 가장 많은 피를 빨아 먹은 방어선(2)- 아라스 공방전 시작 [3] swordfish6716 13/08/30 6716 3
46214 [일반] 저는 쓰레기입니다 [34] 삭제됨6841 13/08/30 6841 1
46213 [일반] KT가 주파수 전쟁 승리하였네요! [34] 이쥴레이7938 13/08/30 7938 1
46212 [일반] 이석기 의원이 사실상 시인했네요. [102] 미스터H11367 13/08/30 11367 1
46211 [일반] 권신의 시대 ④ 오만 [3] 후추통9025 13/08/30 9025 8
46209 [일반] [해축] BBC 금일의 가쉽 [71] V.serum5863 13/08/30 5863 0
46208 [일반] 렉과 원판 봉을 배제한 저예산 초간단 홈짐 구성 가이드 [17] 애플보요8890 13/08/30 8890 4
46207 [일반] 오늘은 불금.. 퇴근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여러분.. [30] k`6300 13/08/30 6300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