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정원과 NLL 때문에 게시판 분위기가 굉장히 뜨거운데 잠시 식히실겸 해서 제 성격(?)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개인적으로 한국남자하면 '다혈질' 이라는 단어가 쉽게 떠오릅니다. 제 주변에도 다혈질인 성격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갈등이나 마찰이 있거나 스스로도 고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지만 성격이라는게 쉽게 변하지 않죠. 제 아버지도 그렇고, 제 형도 그렇듯이 저도 사실 다혈질적인 성격이 강합니다. 욱할 때는 용이 브레스를 뿜어내듯이 숨을 거칠게 몰아쉬면서 분노를 표출하지만 10분도 안되서 재미있는걸 발견하면 언제 화가 났었냐는듯 평온해집니다. 저 스스로도 제가 다혈질인 성격을 알고있지만 쉽게 고쳐지질 않네요.
다혈질과 더불어 절 괴롭히는 녀석이 한명 더 있는데 '승부욕' 이라는 놈입니다. 한국인의 종특답게 저도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게임에 있어서는 나름 자신있게 말하는 편입니다. 중고등학교 때는 스타를, 대학교 들어가서는 도타와 LOL 그리고 FM 에 눈을 뜨면서 게임에 거의 빠졌다시피 살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놈의 승부욕이 다혈질과 손을 잡더니 지금까지도 저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대학시절 때 LOL 과 FM 을 할 때면 저 스스로 끊임없이 주문을 걸곤 했습니다. 게임은 스트레스를 풀려고 하는 것이지, 받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구요. 하지만 LOL 을 할 때면 연패를 할수록, FM 을 할 때면 경기에 질수록 제 방에 울려펴지는 탄식 때문에 룸메이트들이 가끔씩 무슨 일이 있나 해서 문을 두드리기 일쑤였습니다. 특히 FM 을 할 때는 골수 리버풀빠로서 맨유에게 지거나, 혹은 강등팀과의 경기(당연히 이겨야 할 경기)에서 삽질을 할 때면 저장도 안하고 그냥 꺼버리곤 했습니다. 정말 미친듯이 짜증났을 때는 데이터를 아예 지우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기도 했구요. 그러고는 30분 뒤에 줄담배를 태우면서 후회하는 테크를 탔습니다.
요즘엔 직장 때문에 PC게임이나 온라인게임을 접할 시간이 많이 없지만, 요즘엔 스마트폰으로 온갖 게임을 다할 수 있더라구요.
직장 덕분에 게임과 멀어지고 다혈질과 승부욕의 동맹도 깨지나 했는데 스마트폰 게임이 그 두놈을 다시 굳게 연합시키는 계기를 마련해주었습니다. 제자식처럼 다뤄도 모자랄 판에 일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스마트폰으로 풀기는 커녕 기름을 붓게되는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죠. 그렇다고 게임을 아예 안하기엔 제가 게임을 너무 좋아하는데다 승리가 가져다주는 찰나의 기쁨을 잊지 못해 계속하게 만들더군요.
전 돈에 욕심도 없고, 명예나 부귀영화를 누리는건 제 성격이나 분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왔지만, 이상하게도 게임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지기 싫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ㅠㅠ 그래도 앞으로는 게임을 이기기보다는 즐기려는 마인드를 가지려고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아, LOL 은 더이상 즐길 수 있는 제한치를 넘은 것 같다고 스스로 느끼고 1달째 손도 안 대고 있습니다. 처음엔 즐기려고 해도 할수록 스트레스만 늘어가는 제 모습을 보고 더이상 하면 안된다고 느꼈어요. 그냥 대회나 챙겨보죠 뭐...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