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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4/12 09:43:48
Name 율리우스 카이사르
Subject [일반] 민통당 입장에서 본 패인분석 및 앞으로의 대책.
우선 김용민 막말파문, 보수언론집결, 이정희 경선조작, 젊은층 투표율 같은 민주통합당 혹은 통합진보당이 컨트롤 할수 없었던 부분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1. 네거티브 전략의 실패.

나꼼수를 위시한 민주세력들은 MB정권 심판을 최대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측의 4년내내 계속된 이명박 줄긋기와 친이계 배척, 새누리당 당명변경 등의 코스프레를 통하여 이명박 심판은 새누리당 당선이 되어도 가능하다 - 혹은 이명박심판과 이번 총선은 관계없다라는 프레임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과 새누리당을 찍은 것도 우리국민입니다. 대놓고 4년전에 네가 잘못했다. 하면 기분 좋지 않죠. 게다가 새누리당은 각종 코스프레로 새누리당을 찍어도 이명박을 지지하는건 아니다. 라는 면죄부를 만들어줬죠.

기본적으로 실제로 지역구민들에게 도움이 될수 있는 공약을 내세웠어야 합니다. 저희 지역구가 동안을인데 여당후보는 자신의 치적과 앞으로 할일에 대해 강조한 반면 야당후보는 mb심판, 반값등록금, 노령연금2배 말고는 주장한게 없습니다. 객관적으로 야당후보를 이익적인 측면에서 (지역구민으로서) 찍을 이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저희지역은 대학생/노인 보다는 유아/초등/중등학생을 둔 학부모가 더 많습니다. 그들을 위한 정책을 민통당 후보의 입에서는 크게 보지 못했습니다. 결국 그 결과는 54%라는 참담한 투표율과 야당 패배로 돌아왔습니다.

2. 공천 전략의 대 실패.

물론 결과론은 가혹합니다. 그러나 13석차이입니다. 7석만 이기면 승리할수 있고 4석만 가져와도 과반은 사수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통진당이 창원, 울산 등 노동자 지역에서 진것, 유시민을 의미없는 비례대표12번에 넣어서 강한 지역구 후보 하나를 날린 것은
일단 거론하지 않겠습니다.

낙동강 벨트는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문재인 하나만 성공했으나 이마저도 손수조 전략의 성공으로 성공의 의미가 옅어졌습니다.
정동영 천정배 천호선 김부겸 이부영 문성근 등 민통당 네임드들은 강남 송파 서초 영남 등 한나라 콘크리트에 부딪혀 장렬히 산화했습니다.
동교동계 배척에 따른 정통민주당의 출마로 표를 갈라먹어 역시 최소 2개에서 5개 정도의 지역구를 새누리당에 내줬습니다.
세종시 등의 이슈와 도지사 선거의 승리로 야권으로 넘어올 수 있었던 충청 강원에서도 새누리당에 전멸해버렸습니다.

사실 압승을 꼭 해야 한다. 라는 전략이라면 낙동강 벨트 전략이 유효합니다. 영남의 균열없이 민주세력의 압승은 없으니까요.
그러나 판세를 잘못 읽었습니다. 새누리는 영남을 버렸습니다. 애초에 많이 앞서니 뺏겨도 거의 안뺏길 것이라는 자신이 있었겠죠.
반면 새누리는 어차피 어려운 수도권은 이재오를 위시한 친이계 위주로 보내버리고, 강원 충청에 집중했습니다. 그쪽은 잘만 하면
가져올 수 있는 지역이라는 판단이 들었겠지요. 결과적으로 대성공입니다. 붉은색의 물결입니다. 거의 3국통일 직전의 신라지도같은 모양이죠.

3. 안보 및 경제이슈(FTA 등)를 대하는 태도.

안보문제, 종북문제, FTA 체결 등은 새누리당의 도덕성과는 큰 상관없는 전국민적인 이슈사항입니다.
다시 말해 새누리당의 도덕성에 찌푸리는 사람들 중에도 상당수는 안보 및 경제이슈 등에 대해 새누리당과 비슷한 포지션을
가지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죠.

한명숙은 제주도에 가지 말았어야 합니다. 그 바위 하나가 얼마나 환경에 끼치는 의미가 큰지는 모르겠으나, (혹은 얼마나 그것이 중요한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한 것은 환경이슈는 마이너한 이슈일뿐 국민들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다는 겁니다.

기왕지사 통진당과 연계를 했으면, 통진당과의 연계는 새누리당을 이기기 위한 전략일 뿐 통진당의 왼쪽 정책과 민통당의 당론은 같지 않다. 라는 점을
어필 했어야 합니다. 어설프게 정책에서 비슷한 목소리를 냄으로서 새누리당의 도덕성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투표장으로 끌어올 유인을
스스로 제거했습니다. 매우 안타까운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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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는 과거일뿐 ,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번 선거에서 희망적인 점은 3가지입니다.

1. 민통+통진 의 정당득표가 새누리+선진보다 많습니다. 즉 (낮은 투표율을 감안한다면 더더욱) 어쨋든 민의는 야권연대쪽을
지지했다는 점입니다. 대선에서의 승리가능성이 점쳐집니다.
2. (이건 정말 정신승리이긴 하지만) 출구조사는 야권연대가 승리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사람들 또한
100% 떳떳하지는 못하다는 점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새누리당을 지지하거나 투표장까지 오지 못한 사람중에 상당수는 민통당에서
괜찮은 민생 공약 수립 및 어젠다를 잘 세팅하면 민통당 지지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점입니다.
3. 물론 실패했지만, 영남권에서 민주당 네임드들의 선전을 들 수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40%까지 민통당을 지지하는 사람이 많이 늘어났고
이는 3당합당전의 야당 성향 + 젊은이들의 변화욕구 + 도덕 및 복지이슈로의 전환, 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입니다. 이를 통해 지역주의
타파 에 앞장서야 합니다.

보수언론의 무브는 뻔합니다. 과반 승리를 계속 강조하며 박근혜 대세론을 점화할 것입니다.
그러면서 손수조를 예를 들어 문재인 필패론을 (같은편인척) 계속 살포 할 것입니다.

넘어가서는 안됩니다.
이럴 때일 수록 야권연대는 정당득표율을 무기로 "국민의 뜻은 야권연대를 지지했으되 야권연대 수뇌부의 실수로 민의를 의석수로 반영하지 못해 죄송하다."라는 식의 지지권 결집을 지속적으로 시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낙동강 벨트의 절반의 성공을 지속적으로 강조하여 박근혜 대세론에 흠집을 내야 합니다.

거기에 MB정권 심판이라는 네거티브, 군사정권 심판이라는 네거티브는 집어치우고, 새누리당 정책 중 인기있는 것은 벤치마킹하면서 현실성 있는 민생 정책들을 쏟아내야 합니다. 네거티브는 나꼼수에 맡기자구요. 그리고 민통당 수뇌부는 나꼼수와는 좀 거리를 두고 진보언론 및 조중동 다독이기에 들어가야죠.

사실 대권 답은 있습니다. 국민들의 찬반이 갈리는 진보쪽 이슈는 통진당에 맡기고 민통당은 민생법안만 내는 포지션을 취하면서, 손학규/정동영/안철수/문재인 등이 힘을 합치면, 대권은 민통당으로 옵니다. 다만 답이 있는데 분열하느냐, 아니냐만 남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조금만 삐끗하면,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세습대통령을 다시 볼 수 있을 것같습니다.
27% 투표율(득표율도 아니고 투표율!)로도 정신승리했던 홍반장님의 태도를 배울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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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메
12/04/12 09:52
수정 아이콘
자기가 믿고 싶은 것만 믿지 않는다면 야당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 봅니다. 열심히 하시고 벤치마킹! 반드시 필요하니 좋은건 본받아서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12/04/12 09:53
수정 아이콘
정신승리라도 해야죠
12/04/12 09:54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봤습니다. [m]
나누는 마음
12/04/12 09:56
수정 아이콘
먼저 유권자의 눈높이를 읽어야 합니다.
이른바 '말없는 유권자' 상당수는 어차피 역사나 당위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으며,
그래도 투표에는 꼬박 참여하는 편이며 그들이 승부를 결정짓습니다.
문대성이나 김형태에서도 봤지만, 그게 유권자 수준이며 엄연한 현실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12/04/12 09:59
수정 아이콘
출구조사는 요새 일부러 반대로, 혹은 엉터리로 하는 사람들 많더군요. 저도 그랬습니다;

왜냐면 걍 잼있을라고요. 출구조사하고 실제 득표하고 다르게 나오면 웬지 잼있어 보여서 그랬습니다.

웃긴게 이런 사람들 꽤 많더라고요..;; 어차피 무슨 죄짓는것도 아니고, 사실 중요한 것도 아니라서 장난스럽게 하는 분들 많은것 같아요
12/04/12 10:03
수정 아이콘
제가 봤을때는 박근혜 대선으로 봤을때는 달갑지 않은 결과로 봅니다.
총선이야 어차피 상대방 못 이기면 그게 다 사표가 되니
새누리당이 압승한걸로 보이기는 하죠.
이번 총선결과는 박빙지역은 다 새누리가 먹었습니다.
그럼으로 말미암아 차이가 크게 난거처럼 보이죠.
그러나 애초에 박근혜 대선전략은 수도권에서 박근혜가 지더라도
호남은 버리고 나머지 지방에서 다 이겨서 승리한다가 공식입니다.
거기서 가장 중요한게 대구-경북 부산-경남을 압도적으로 이겨서 수도권 표차이를 뒤집는다입니다.
그러나 부산-경남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봤다시피 박근혜개인에게 압도적으로 표가 몰리지는 않을겁니다.
총선에서 상대방을 이기지못해서 40~45%가량의 득표가 다 사표로 묻혔지만 대선은 그게 아니거든요.
총선결과만 보면 박근혜가 무조건 될꺼 같고 언론에서도 부채질할겁니다.
그런데 제가 볼때는 그런식으로 바람 들어가면 오히려 요번 민통당이 삽질한거처럼 될 가능성이 높죠.
12/04/12 10:05
수정 아이콘
정말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선거 끝나고 그나마 힘을 주는 글이네요... [m]
정지연
12/04/12 10:05
수정 아이콘
정권심판은 대선때나 들고나와야지.. 지방선거, 총선처럼 어찌보면 정권과는 크게 상관없는 선거에 정권심판같은 추상적인 내용을 메인으로 들고 나온게 제일 문제라고 봅니다.
지역별로 유권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정책을 메인으로 내세우고 정권심판을 양념으로 가미했어야 하는데 메인 재료가 부실하니 그걸 양념범벅으로 만들어 버리니 맛은 자극적이지만 손님을 끌수는 없었던 거죠..
12/04/12 10:14
수정 아이콘
제가 생각하는 "민통당 + 민통당 지지층 + 인터넷 여론형성층"의 가장 큰 패인은
박근혜를 우습게 봤다는 점입니다. 저도 야당 지지자이지만, 박근혜는 두려워해야할 존재고, 끝까지 조심했어야 하는데,
박근혜의 정치력이라는건 없고, 그냥 박정희의 후광만 입고 있는 바보 정도로 생각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더군요.
박근혜는 이미 정치 9단입니다. 예전 3김 총재들에 못지 않아요.

그에 비해서 한명숙은 정치 9급이었으니... 상대가 될리가... ㅠㅠ
12/04/1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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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지역구(대전 동구)에 온 선거홍보물 보고 이 꼴 날 줄 알았습니다
새누리당 후보는 '이거 했다, 이거 할 거다'라는 내용이 꽤 많이 보였는데
(진실성이나 실현 여부는 제쳐두고)
민주통합당 후보는 정권심판론밖에 안 보이더군요
지역 정책은 거의 없었어요

그리고 그 잘난 낙동강벨트니 뭐니 때문에 다른 지역에 너무 소홀했던 것도 패인 같습니다
충청도에 나온 거물은 세종시 이해천 정도고
강원도는 뭐, 뉴스에서 누가 강원도 갔다는 소리는 구경도 못 했네요
그렇다고 새누리당처럼 '쥐뿔도 없지만 화제성 있는' 인물을 내세운 것도 아니고.
이래 놓고 뽑아 달라는 게 우습죠
누나전문깔대기
12/04/12 10:25
수정 아이콘
저랑 같은 지역구 였네요. 지역구 얘기만 하자면... 정책이야 사실 둘다 제대로 된건 없어 보였지만.
그런데 민통당 후보는 심재철에 비해 중량감이 너무 약했어요. 이석현이 나와서 제대로 붙어봤으면 혹시 몰랐겠습니다만... 그리고 이 지역이 집 평수가 40평후반에 30평이라도 집값 비싼 지역도 많고(한때 버블 세븐지역이었죠), 나이대도 대부분 50대이후가 많아서 더 힘들었던거 같아요.

그나마 한가지 희망(?)스러웠던 점은 그 심재철의 텃밭이고 었던 동안을에서도 민통당이 상당히 따라붙었다는 점이고,
그걸 냉정히 보자면 민통당이 조금만 공천을 잘하고, 정책이나 지원유세를 신경을 조금만 더 썼으면 이길 수 있었는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 아쉽고 민통당 수뇌부에게 화나네요.
누나전문깔대기
12/04/12 10:29
수정 아이콘
그리고 전국적으로 보자면 민통당은 33업 캐리어+아비터(문성근, 이부영, 천정배등등..)를 터렛도배된 상대멀티(강남3구, 낙동강벨트)에 꼴아박고 템 조합안된 지상병력은 따로 테란 33업된 지상병력과 싸운 꼴이되었네요 -_- 그나마 33업 캐리어가 터렛만 깨고 멀티도 깨지 못했고요.
결과론이지만 이렇게 싸웠으니 이길리가 없죠... 지금 보니 선전한게 다행이라고 해야 할 정도네요.
로즈마리
12/04/12 10:34
수정 아이콘
일단 지금 지도부는 사퇴해야한다고 봅니다.
그후에 새 지도부가 출범하고 전당대회를 하고 대선준비를 해야겠지요.
이번에 너무 뼈아픈 패배를 했으니 이 패배가 반드시 밑거름이 되는 대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 뿐입니다. [m]
12/04/12 10:38
수정 아이콘
마치 칭기즈칸의 13익 전투를 겪고 난 기분입니다 -_-;
제대로 완패라서 할 말도 없네요...

얼마나 과신했었는지 절실하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 칸 칭호 내놓고 다시 힘을 키워야죠.
김연아
12/04/12 10:41
수정 아이콘
근데 김용민 막말 사건, 이정희 경선 사건, 젊은층 투표율이 민통당, 통진당에서 컨트롤할 여지가 있던 것들이죠.

그리고 기본적으로 전 이것들이 크게 작용했다고 봅니다.

물론 본문의 의견들도 크게 작용했지만요.

근본적으로 본문의 것들은 투표하는 중도층을 돌아서게 하는 효과였다면, 본문에서 제외한 것들은 중도층 돌아서는 것 + 투표를 할 수도 안 할수도 있는 반여권적 중도층을 집결시키지 못하는 효과였지요.

그래서 전 여전히 이번 총선 패배의 1순위 책임자는 이정희로 봅니다.

서울시장 보궐 때와 같은 바람을 일으키는데 실패했고, 중도층이 돌아서기 시작하는 단초를 제공했죠.

거기를 한나라당이 잘 공략하고, 지도부의 전략 실패가 겹치면서 이런 결과가 나왔죠.
권유리
12/04/12 11:01
수정 아이콘
지금의 지도부는 사퇴하는게 맞다고보고
하루빨리 당을 재정비해서 대선체제로 가야죠
어찌되었건 이번총선에서 완패했고 , 향후 대선에서 승리한다해도 국회에서 난도질할게 뻔한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것인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할겁니다 .

박근혜의 선거능력은 진짜 인정합니다 . 무서운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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