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2/04/11 11:31:08
Name 바람모리
Subject [일반] 급한일이 생긴것같았던 친구의 전화
어제저녁이었다.
문득 전화기를 보니 부재중전화 다섯통이 친구로부터 와있었다.
특별한일이 없으면 내전화기는 24시간 무음모드이기에 이런일은 자주있는편이다.
전화를 해보니 지금당장 녹번역으로 오라고 한다.
자기가 줄테니 택시비 걱정말고 택시를 타라고한다.
무슨일일까 궁금했지만 지금까지 전혀없던일이라 전화를 끊고 콜택시를 불렀다.

일산을 빠져나가는 가장 빠른길은 일산 아래쪽외곽에 있는 호수로다.
신호등도 적고 사거리도 적어서 빠르다.
그런데 이 택시가 갑자기 일산 위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왜 이쪽으로 가시죠? 호수로가 빠를텐데요?"
기사아저씨가 뭐라고 말하려는 걸 끊고 그냥 가시라고 했다.
택시비야 내가 낼것도 아니고..

심심하기도 하고 내가 성급했던 것이 아닐까해서
폰으로 녹번역부터 반대로 현위치까지의 길을 찾아보았다.
호수로에서 자유로타고 가는길이 분명 빠르긴 할테지만,
오.. 확실히 꽤나 돌아가는길이다.
녹번역부터 일산까지의 채단거리 사이에 택시의 현위치가 잡혔다.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택시기사 아저씨는 숨소리조차 내지않고 묵묵히 운전중이었다.

"저.. 죄송합니다. 검색을 해보니 이쪽이 더 거리가 단축되네요.
전 당연히 일산에서 나가는 제일 빠른길이 호수로라고 날고 있었거든요.
원래 남자들이 단순해서 한가지 길이 맞다고 생각하면 다른쪽은 전혀 생각을 못하잔아요."
세번정도 죄송하다고 했을까..
기사아저씨 말문이 터졌다.
예전손님 얘기부터 시작해서 택시기사는 무조건 손님을 목적지에 빨리 내려드리는 것만이 목적이라는..
십오분정도 맞장구쳐드리고 속으로 요약해보니
돌아가서 요금올리는 것보다 손님내려주고 또 손님태워서 기본요금 한번 더 받는게 이득이란 얘기같았다.

블라블라 얘기하다보니 어느샌가 투표얘기가 시작되었다.
이분은 여권지지자같았다.
아.. 얘기하기싫은데 내잘못이 있으니 듣고있었다.
자신은 이명박 지지자도 아니고 표도 안줬단다.
모두다 그렇진 않겠지만 이런식으로 얘기하는 사람들 참 많다.
자신은 지지자는 아니다.. 하지만 그가 이런건 잘하지 않았냐..
뭐 이런식으로 동의를 구해온다.
자기아들도 잘 설득을 했다고 자랑했다.

고향이 해남이시란다.
마침 얘기에 맞장구치기도 지쳤고 외가가 해남이라 아는게 좀 있어서 이쪽으로 얘기를 돌렸다.
도착하니 택시비는 만육천원이 나왔다.
음.. 적게 나온편 같았다.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다른친구한명과 같이 있다고 했다.
게임방에 있다고 했다.
뭔가 속은건 아닌데 속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택시비도 받아야 하니 일단 갔다.
얼마냐고 물어보길래 만육천원이라 했다.
만원을 받았다.

세시간정도 같이 게임을 하고 친구들과 헤어져서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왔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Sesta-MIBI
12/04/11 11:38
수정 아이콘
아 이거 뭐지.. 크크크
위원장
12/04/11 11:40
수정 아이콘
집근처 피씨방을 갔어도....
금천궁
12/04/11 11:40
수정 아이콘
????
잠이오냐지금
12/04/11 11:42
수정 아이콘
왜??? 대체 왜????
바람모리
12/04/11 11:45
수정 아이콘
아.. 저 친구두명의 직장이 녹번역 근처입니다.
일끝날시간에 맞춰서 절 부른 것 같네요.
이종범
12/04/11 12:28
수정 아이콘
제가 당했다면 친구들 가만 안둘듯...
12/04/11 12:31
수정 아이콘
요새 게시판이 너무 피곤했는데, 이런글

좋아요
진중권
12/04/11 12:42
수정 아이콘
채단거리가 눈에 띄네요 크크
냉면처럼
12/04/11 12:54
수정 아이콘
아 미치겠다 크크크크크크크크
요근래 본 글 중 제일 재미지네요 크크

그리고 왠지 저도 친구가 보고플 때 혹은 같이 놀고 싶을 때 그렇게 한 번 해봐야겠네요~ 크크 [m]
Daybreak
12/04/11 12:55
수정 아이콘
왠지모르게 기분이 상쾌해지는글이네요 친구들생각도 나고 크크 글 잘읽었습니다
워3팬..
12/04/11 13:46
수정 아이콘
집에 가던 중 친구에게서 전화

친구 : 야 동아리실로 빨리 와 봐!

나 : 왜왜왜?

친구 : 일단 빨리 와 봐!

동아실 도착

나 : 무슨일이야?

친구 : 어 집에 같이 가자고

나 : ?????

대학 다닐 때 제가 겪었던 일인데 동아리 선배들이 정말 웃겼다고 하더라구요
12/04/11 15:25
수정 아이콘
친구놈이 아 나 죽겠다고 죽겠다고 해서 급히 자취방 찾아가니
웃으면서 심심해 죽겠다는....

몇일뒤
헬스하다 턱이 깨졌다고 해서 또 뻥인줄 알았더만 진짜로 깨졌다는..
내친구이야기가 생각나네요
12/04/11 15:31
수정 아이콘
피천득님의 인연급 결말이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6646 [일반] 콘크리트층? 지역주의에 세뇌된 사람들? 정말 그런거 같나요? [32] 보라도리4270 12/04/12 4270 0
36645 [일반] 시스타와 배치기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습니다. [11] 효연짱팬세우실4037 12/04/12 4037 0
36643 [일반]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제가 겪은 두 가지 반응 [106] 레몬커피5723 12/04/12 5723 42
36642 [일반] 과연 20대 "여성"의 투표율이 낮을까요? [111] 태연효성수지5773 12/04/12 5773 0
36641 [일반] 인간은 약하다...불쌍할정도로...그럼 대선은? [17] likeade2980 12/04/12 2980 0
36640 [일반] 민통당 입장에서 본 패인분석 및 앞으로의 대책. [48] 율리우스 카이사르3771 12/04/12 3771 0
36638 [일반] 저만의 총선결과 분석입니다. [23] 닭엘3202 12/04/12 3202 1
36637 [일반] 민주통합당은 왜 완패했을까? [98] 성식이형5792 12/04/12 5792 0
36636 [일반] 나꼼수와 이번 총선 [59] 불쌍한오빠5252 12/04/12 5252 0
36635 [일반]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시 의석수 [9] 삭제됨3788 12/04/12 3788 0
36634 [일반] 친구들과 페이스북에서 정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16] 새강이3598 12/04/12 3598 0
36633 [일반] 이번 선거는 침묵하는 실제 여론의 승리입니다 [118] 남자의로망은7257 12/04/12 7257 25
36632 [일반] 내 멋대로 평해본 진중권의 약점 vs 김어준의 약점 [66] 가라한5601 12/04/12 5601 1
36631 [일반] 내 멋대로 예측하는 안철수 [21] 가라한3683 12/04/12 3683 0
36629 [일반] 조선 최고의 개혁 [5] 김치찌개3723 12/04/12 3723 2
36628 [일반] 전 세계에서 일반인들에게 아직 정복되지 않은 먹기 도전 Top 5 [14] 김치찌개4383 12/04/12 4383 0
36627 [일반] 지역감정은 점차 옅어지고 있다고 봅니다. [24] cafri4190 12/04/12 4190 0
36621 [일반] 문대성씨에 대해서. [104] gibbous9579 12/04/11 9579 1
36618 [일반] 아마추어같은 남자의 헌팅이야기 [27] 잠이오냐지금6323 12/04/11 6323 0
36613 [일반] 급한일이 생긴것같았던 친구의 전화 [19] 바람모리6907 12/04/11 6907 0
36612 [일반] 어떤 고등학생의 질문에 대한 답변 [35] 김치찌개6937 12/04/11 6937 0
36610 [일반] 지식채널e - 세상에서 가장 싼 밥 [11] 김치찌개7019 12/04/11 7019 0
36608 [일반] 그대, 미안하고 고마워요. [18] 쉬림프골드4912 12/04/11 4912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