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저녁이었다.
문득 전화기를 보니 부재중전화 다섯통이 친구로부터 와있었다.
특별한일이 없으면 내전화기는 24시간 무음모드이기에 이런일은 자주있는편이다.
전화를 해보니 지금당장 녹번역으로 오라고 한다.
자기가 줄테니 택시비 걱정말고 택시를 타라고한다.
무슨일일까 궁금했지만 지금까지 전혀없던일이라 전화를 끊고 콜택시를 불렀다.
일산을 빠져나가는 가장 빠른길은 일산 아래쪽외곽에 있는 호수로다.
신호등도 적고 사거리도 적어서 빠르다.
그런데 이 택시가 갑자기 일산 위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왜 이쪽으로 가시죠? 호수로가 빠를텐데요?"
기사아저씨가 뭐라고 말하려는 걸 끊고 그냥 가시라고 했다.
택시비야 내가 낼것도 아니고..
심심하기도 하고 내가 성급했던 것이 아닐까해서
폰으로 녹번역부터 반대로 현위치까지의 길을 찾아보았다.
호수로에서 자유로타고 가는길이 분명 빠르긴 할테지만,
오.. 확실히 꽤나 돌아가는길이다.
녹번역부터 일산까지의 채단거리 사이에 택시의 현위치가 잡혔다.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택시기사 아저씨는 숨소리조차 내지않고 묵묵히 운전중이었다.
"저.. 죄송합니다. 검색을 해보니 이쪽이 더 거리가 단축되네요.
전 당연히 일산에서 나가는 제일 빠른길이 호수로라고 날고 있었거든요.
원래 남자들이 단순해서 한가지 길이 맞다고 생각하면 다른쪽은 전혀 생각을 못하잔아요."
세번정도 죄송하다고 했을까..
기사아저씨 말문이 터졌다.
예전손님 얘기부터 시작해서 택시기사는 무조건 손님을 목적지에 빨리 내려드리는 것만이 목적이라는..
십오분정도 맞장구쳐드리고 속으로 요약해보니
돌아가서 요금올리는 것보다 손님내려주고 또 손님태워서 기본요금 한번 더 받는게 이득이란 얘기같았다.
블라블라 얘기하다보니 어느샌가 투표얘기가 시작되었다.
이분은 여권지지자같았다.
아.. 얘기하기싫은데 내잘못이 있으니 듣고있었다.
자신은 이명박 지지자도 아니고 표도 안줬단다.
모두다 그렇진 않겠지만 이런식으로 얘기하는 사람들 참 많다.
자신은 지지자는 아니다.. 하지만 그가 이런건 잘하지 않았냐..
뭐 이런식으로 동의를 구해온다.
자기아들도 잘 설득을 했다고 자랑했다.
고향이 해남이시란다.
마침 얘기에 맞장구치기도 지쳤고 외가가 해남이라 아는게 좀 있어서 이쪽으로 얘기를 돌렸다.
도착하니 택시비는 만육천원이 나왔다.
음.. 적게 나온편 같았다.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다른친구한명과 같이 있다고 했다.
게임방에 있다고 했다.
뭔가 속은건 아닌데 속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택시비도 받아야 하니 일단 갔다.
얼마냐고 물어보길래 만육천원이라 했다.
만원을 받았다.
세시간정도 같이 게임을 하고 친구들과 헤어져서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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