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IP / 5K / 5H / 1BB / 1ER - 워싱턴 내셔널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어제 메이저리그의 각 팀 개막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일본에서 진행된 게임을 제외하고, 본토 게임으로서는 첫 날입니다.
개막전이니만큼 각 팀의 에이스들이 출동했고, 그래서 위와 같은 후덜덜한 성적이 나왔습니다. 에이스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숫자들이 아닌가 합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나름 유명한 축에 속하는 저 선수들 말고, 어제 나온 투수의 대부분이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한
것입니다. 감기로 조기 강판한 다저스의 커쇼와 블루제이스의 리키 로메로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투수가 ERA 1점대 이하의 환상적인
피칭을 보여줬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작년 사이영과 MVP를 동시석권한 저스틴 벌렌더와 명실공히 금시대 최고의 투수인 로이 할러데이는
정말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에이스'라는 것은 단순히 첫번째로 나서는 투수가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팀의 승리를 보장하고, 뒤따르는 투수들과
타자들에게도 심리적인 안정감을 줍니다. 때문에 에이스는 단순한 한 명의 선수가 아닌 막중한 책임이 따르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순종
재위 2년 이후로 우승을 못하고 있는 눈물의 컵스가 침체에 빠진 가장 큰 원인은 카를로스 잠브라노라는 멘탈이 시궁창인 선수가 에이스
노릇을 한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에이스 투수가 클럽하우스에서 동료들을 이끄는 카리스마와 인격을 갖추고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것이 무리라면 적어도 팀 케미스트리를 헤치지 않는 평탄한 성격이라도 가져야 겠지요. 이런 의미로
카를로스 잠브라노가 문자 그대로 시궁창이라면, 로이 할러데이나 은퇴한 '빅 유닛' 랜디 존슨, 약물로 얼룩져버린 '로켓' 로저 클레멘스
등은 정말 최고의 에이스였습니다. 떠벌이 커트 실링도 자신의 팀에서만큼은 사기를 진작하는 역할을 정말 충실히 수행해준 투수였지요.
에이스라는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했던 선수들, 그리고 그 노력의 결실을 본 선수들은 지금까지도 명예로운 이름을 지키고 있습니다.
천둥벼락같았던 5년을 보내고, 단지 그 5년의 활약으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샌디 코팩스나 스크류볼의 대가 칼 허벨 등은 자신의 몸을
희생해가며 그 역할을 수행했지요. 개인의 명예와 영화를 위해서 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보기엔 완전히 부서지고 방향마저
뒤틀려버린 코팩스와 허벨의 팔은 너무 큰 희생이 아닌가 합니다.
1시간 뒤에 벌어질 뉴욕 양키스의 개막전에 양키스의 에이스, 사바시아가 등판합니다. 올해 불안한 양키스의 로테이션에서 믿을 구석은
오직 그 하나 뿐입니다. 사바시아가 지난 몇년간 보여준 솔리드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P.S. 팬들을 열광하게 하고, 동료를 안심시키는 진정한 에이스. 스포츠뿐 아니라 정치에서 이런 이를 찾으려 한다면 너무 큰 욕심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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