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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05 02:06
음...
가장 좋은 방법은 아버지에게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해요.... 아버지나 되는 사람이 우릴 버렸어, 어떻게 아버지라는 사람이 그럴 수 있어 가 아닌 그냥 그 정도밖에 안되는 사람이 어쩌다 보니 정말 운도 없게 내 아버지였구나 라는 생각이랄까요.... 저도 가정사가 조금은 꼬여있는 사람인데, 뭐 원망하고 그럴 일은 없지만 그런식으로 생각하며 살면 마음이 편해지더라구요 그리고 제가 삶을 살며 딱 하나 믿는 말이 있습니다. 새옹지마. 행운과 불행은 번갈아 가며 찾아오더라구요 지금 힘드신 만큼 그 고통 다 덮어줄만한 행복이 또 찾아올거라고... 믿네요. 힘내세요. 이것 또한 다 지나갈거니까요. 그리고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으신걸요.
12/04/05 02:10
제 청소년기엔 매일밤 싸움뿐이었고, 지금은 각자 따로살고계시네요.
지금은 오로지 어머니께 효도한다는 생각에 열심히 살고있습니다. 제 꿈은 좋은 아버지가 되는거구요. (그런데 보통 아들은 아버지를 닮는다던데.....) 오티엘라님도 어머니 생각하면서, 비슷한처지의 사람들 보면서 화이팅하세요.
12/04/05 02:15
10살 때 외도로 집을 나가셔서 기억도 잘 안 납니다. 집 나갈 때 빚만 1억 넘게 남겨놔서 거의 남은 세 식구가 굶어죽을 뻔 했다는 것만 기억나네요. 월세 8만원짜리 집에서 살았는데 고기 먹어본 기억도 별로 없어요. 오죽하면 고등학생 때 남동생이 40키로 대, 제가 30키로 대였겠습니까. 집안 자체가 마른 체질이긴 합니다만.
대학도 인서울은 꿈도 못 꾸고 지방 국립대 장학금 받고 간신히 갔어요. 1학년 때는 진짜 투잡 뛰면서 학교 다니느라 실신할 뻔 했네요. 다행히 2학년 때부터 어머니 사업이 초대박이 터지고 아버지도 10년만에 연락돼서 양육비 투척하고 가신 터라 이젠 부유하게 세식구 다 잘 삽니다. 어머니도 힘든 일 다 이겨내시고 열심히 벌어서 집 장만할 생각하시더러구요. 나중에 사위 며느리 왔을 때 자고 갈 데는 있어야하지 않겠냐고 근데 어려웠을 때도 한번도 제 자신이 불쌍하다거나 아버지를 원망한 적은 없습니다. 사랑해야 원망도 하지, 애초에 아버지가 어떤 의미이고 아버지 있는 집이 어떻게 다른지를 모르니 별로 불행하지도 슬프지도 않았어요. 그냥 그분은 자기의 선택이니 존중했습니다. 선택에 후회없이 잘 사시길 바랄 뿐이에요. [m]
12/04/05 02:21
아차 빼먹었는데 글쓴분 힘내세요. 저희 어머니가 하신 말씀인데 어차피 미워해봐야 아버지입니다. 용서하기는 힘드시더라도 조금만 미워하세요. 본인만 힘들어지실 것 같아서.. [m]
12/04/05 02:28
쓰다보니 아버지 험담만 잔뜩 쓰다가 지워버렸네요...
저희 아버지는 무능하지만.. 그래도 착하신분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해야겠죠. 어머니만 보시고 어머니께 감사하며 사시는게 제일 좋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농담한마디 하자면 제가 우리 아버지께 배운 유일한 유익한 점은. 남자는 여자에게 무조건 숙이고 사는게 최고다. 고로 복종할만한 현명한 여자를 만나야한다. 네요. 훗날 그런 나쁜 아빠에게 휘둘리는 가정을 만들지 않는 현명한 어머니와 부인이 되시길 바랄께요.
12/04/05 02:29
저와 비슷하네요...
저도 아버지가 어릴때부터 어머니와 저희 자매에게 폭행과 폭언을 일삼으셨고 고3 수능보기전날 술드시고 들어와 밤새 어머니를 때려서 결국 수능을 못봐 재수까지 했습니다. 그 이듬해 부모님이 이혼하신것은 아주 다행이지만, 이혼하기 조금전에 제 이름으로 아버지가 보증과 카드빛을 져서 군대 제대하고 제앞으로 영문모를 2억가까운 빛이 생겼더랬죠...대학 다닐때 한번도 돈내고 다닌적이 없습니다... 과톱못하면 학교를 그만둬야 하는상황이었고, 알바+ 과외는 기본이었죠.. 어머니가 버는돈은 고스란히 생활비로 써야했기에, 제가 번돈으로 값을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빛을... 2010년이 되서야 다 갚았답니다...(참고로 저는 34살입니다) 하지만...위에 류크님의 댓글처럼, 정말 사람이 밑바닥까지 한번 갔다오니 무서울게 하나도 없더군요... 게다가 좀더 나이를 먹으니 도저히 이해할수가 없었던 아버지를 아주 조금은 이해까지 되구요... 오티엘라님이 지금 힘드신 상황을 제가 조금이나마 이해할지 모르겠지만, 우선은, 동생분과 좀더 가깝고 돈독한 사이로 똘똘뭉치는게 좋을것 같아요... 그렇게 자매분들이 서로위하고 사이좋은 모습이 무엇보다도 어머님께 힘이 되실것 같네요. 오티엘라님, 님의 지금 상황에 저도 너무나 공감하고 부디 힘내시고 이겨내시길 기원할게요...
12/04/05 03:01
저희집과 너무 비슷하네요
저희 아버지도 없느니만 못합니다 빚 다 갚을만하면 어디선가 빚을 만들어오곤 하죠 어쩌다 보게되는 카드 명세서를 보면 바람난거 같더라구요 이미 맘적으로는 없는거나 마찬가지라 그냥 없었으면 싶습니다 어머니께 최대한 효도하고 살려고 애쓰고있습니다 맘을비우세요 [m]
12/04/05 03:41
아이고 힘드시겠습니다. 어머니도 사람인 이상 다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 가끔 드시겠지요. 그럴 때에는 무조건 힘내라고하는 것 보다는 가끔은 어머니 좋아하시는 음식이라도 한번 해 드리시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그 김에 모녀가 같이 술이라도 한잔 하면 더 좋고요. 좋은 직장 잡으시고 좋은 남자 만나기를 빌겠습니다.
12/04/05 08:40
힘내세요.
그리고 저런 아버지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가 아예 없는 사람들에 비하면 행복하신 겁니다.
12/04/05 09:58
마음을 넓게 가지시길.
마음이 좁아지고, 원망하고 하면 끝없이 계속 괴로울 뿐입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허허 하고 웃을 수 있는 마음이라면 상황도 저절로 잘 풀릴거라 생각합니다. 부모님이 이혼하셨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아무리 막장이라도 가정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경험담이니 새겨들으시길...
12/04/05 10:13
지금까지 어머니, 글쓴분, 동생분 세 분 모두 정말 잘 해오셨고 수고하셨습니다.
조금만 더 수고하시면 정말로 좋은 날이 올 겁니다. 확실히 인생이라는 것이 굴곡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힘들게 살아오셨다면, 분명히 좋은 날이 올 겁니다. 조금만 더 힘내시고, 세 분이서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신다면 괜찮을 겁니다. 분명히 괜찮은 상황으로 될 거에요.
12/04/05 10:23
누군가에게는 집안의 가장이자 사랑하는 가족을 뜻하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증오의 대상이 될 수도 있겠지요. 없어도 그만이니 크게 의미를 두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의지하기엔 어머니, 동생만으로 충분합니다. 곧 좋은 날이 오겠죠.. 힘내세요.
12/04/05 10:26
상처의 회복 과정이 다른 누군가의 위로가 될 것입니다. 오티엘라님과 가족분들은 훌륭한 연고가 되어가고 계시네요. 튜브에서 딱 짜내질 때는 좁은 입구를 통해 나와야 하기 때문에 많이 아프지만, 그 다음엔 넓게 넓게 누군가의 아픔을 덮으실 수 있을 겁니다.
비슷한 환경이라.... 제가 얻은 결론/희망을 짧게, 감히 나눕니다.
12/04/05 10:53
이혼에 대한건 어머니 의사에 다 맡기시구요. 기댈곳 없다고 생각하시고 독하게 독립하시길 추천드립니다.
힘내세요. 그리고 아버지 입장에서도 한번쯤 생각해주세요. 솔직히 결혼해서 가장으로 살면서 처자식을 먹여살려야한다는 엄청난 부담감을 져야 되잖아요. 결론적으론 실패를 하셨다해도 무언가 할려고 노력했을테고 스스로도 많이 힘드실거같아요.
12/04/05 10:55
예전에 어디서 읽었던 이야기가 문득 떠오릅니다. 딸과 가족을 버리고 간 아버지. 엄마의 장례에도 나타나지 않았던 아버지. 그렇게 원망하며 어느 날 어느 바에 들어가 자기도 모르게 아버지에 관한 푸념과 원망을 늘어놓자 바 위에는 눈물을 쏟는게 아니라며, '가족에게도 보일 수 없는 눈물이 아버지에게는 있다'던 바텐더. 그리고 그럴리 없다며 무례하다는 말로 술 값을 대신하고 나간 여손님과, 바 한 구석에서 조심스레 눈물을 훔쳤던 등이 굽은 허름한 옷차림의 아저씨...
제목에 충실하자면, 제게 아버지란 손과 등으로 말을 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 아버지도 본문처럼 지금은 돈도 못 버시고, 10년넘게 엄마속썩이고 고생시키십니다. 그래도 조금 복 받은 점이라면, 돈 못벌고 빚 만들고 그래도 가정에 아버지로서 끝까지 남아계시려고 한다는거. 도망치지 않는 다는 그 하나는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런 실질적인 도움이 안 되어도, 엄마가 그렇게 팍팍하고 힘든 일상에 짜증부릴 상대와, 그런 엄마의 발을 주물러주는 아빠가 있다는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게 아버지는, 힘들어도 짜증나도 그 자리에서 도망치지 않는 사람이었기에 그 등이 조금씩 작아져가는 모습마저 배우게 하는 분입니다. 본문에 있는 모든 힘든 일들, 고생하신 기억들, 지나온 그리고 앞으로 이어질 고난의 여정들. 언젠가 이 모든 일들이, 그저 바 위에서 밖에 흘릴 수 없었던 비원의 눈물에 숨겨진 이유들이 있었기를, 그런 '용서'의 엔딩이 있기를 바래봅니다. 힘 내세요. 힘 내세요. 그동한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조금만 더 앞으로 버티고 나아가세요. 언젠가 분명, 힘 내서 이겨낸 보람이 있다고 느끼실 수 있을거에요. 따스한 봄기운과 함께 가정에도 화사한 햇볕이 행복을 전해주기를 바래봅니다.
12/04/05 11:59
저도 유년기를 아버지 없는 삶을 살았지만 지금은 딸을 둔 아빠가 되었습니다.
유년기를 그리 지내면서 다짐한게 난 꼭 좋은 아빠가 될거다 20년 넘게 다짐 했지만, 정작 25개월 딸을 둔 아빠로써 어떤게 좋은 아빠인지 일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집에 가서는 잘 놀아주지 못하는 아빠가 되는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글쓴분의 입장에선 충분히 아빠란 존재가 별 필요도 없고 짐만 되는 존재인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지만 정작 전 아빠인 시점에선 나름대로의 고충도 있을실거 같네요 힘내세요~
12/04/05 20:36
왜 이리 아빠들이 사고(?)를 많이 치셨는지, 같은 아빠로써 부끄럽습니다.
저도 아빠가 되기전에 우리 아버지에게 느꼈던 점을, 우리 애들에게는 전해주지 않을려고 노력했으나 잘 되었는지는 나중에 우리 애들한테 물어봐야겠지요. 비록 그가 아빠라는 방패가 제구실을 못하더라도 그는 당신의 가족일겁니다. 당신의 가족이 실수 또는 고의로 상처를 주고 힘들게 한다고 해도 그가 가족이라는 사실은 변하지않을 겁니다. 너무 원망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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