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이후 활동 중에서만 선정했습니다)
오렌지
00.09.09 - 서태지 컴백 콘서트 in 올림픽 펜싱경기장
은퇴 후 4년 만의 무대를 펼쳤던 컴백 콘서트.
MBC로 방영이 되었던 이 콘서트는 엄청난 관심을 일으켰고, 역대 지상파 콘서트 방송 최고 시청률로 남아있습니다. (약 17%)
하지만 이 방송은 서태지가 일반 대중과 매니아를 사이에 두고 무지막지한 칼질을 해낸데 (해댄이 아니다) 의의가 있습니다.
아이들 시절에 교실이데아 등으로 메탈이 가진 거친 이미지를 보였다고 하지만
이정도로 기존 가요와 이질적인 사운드를 들고 나올지 대중 입장에선 상상하기 힘들었죠.
특히나 이 방송의 초반에 펼치진 서태지의 등장 씬+빨강 헤드벵잉은 매니아가 아닌 일반 시청자들을 경악하게 만들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채널을 돌리게 하였습니다. 이후 서태지의 음악에 대한 관심도도 '꽤나 있다 vs 아에 없다'로 나눠지게 되죠.
사실 무대 자체는 최고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연주는 MR이었고 서태지의 보컬도 썩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다만 저를 완전히 서태지 매니아로 이끌게 한 퍼포먼스였기에 이 무대를 선정했습니다.
지금은 서태지도 불혹이 되었기에 저렇게 격한 몸짓은 잘 하지 않죠.
조금은 어설프지만 4년 간 충전된 에너제틱한 서태지+팬들의 모습에 초점을 맞춰 감상해보세요.
Rock & roll dance (원곡 - AC/DC)
2000년 - 00~01 태지의 화 투어
제가 처음으로 간 서태지 콘서트였습니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나 중학생이었나 그랬죠.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도 서태지 콘서트에서 시대유감과 더불어 가장 잘 놀 수 있는 음악이 아닌가 싶습니다.
원곡이 워낙 명곡이기에 어떤 편곡을 해도 좋은게 당연할 수 있습니다.
허나 원곡이 갖고 있던 묵직하면서 날카로운 파워보다, 놀기 좋고 슬램하기 좋게 편곡된 서태지 버전도 상당히 괜찮습니다.
또한 서양 락 공연장에서나 볼 수 있는 여러가지 것들을 한국인들도 할 수 있다는 걸 저에게 처음 가르쳐주었습니다. (서핑, 슬램...)
2000년 이후 더이상 서태지 팬들은 야광봉이나 이런 걸 흔들지 않게 되었죠.
너와 함께한 시간 속에서
2000년 - 00~01 태지의 화 투어
'오렌지'가 서태지의 컴백을 알린 곡이었다면 이 무대는 서태지 팬들에게 바치는 '은퇴 사과 Song'이었습니다.
2000년 투어의 엔딩곡이었고, 약 3분 간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과 은퇴 영상이 흘러나옵니다.
그리고 서태지 발라드 대표곡 중 하나인 이 노래가 시작됩니다.
영상을 보면 많은 팬들이 울고 있는데 팬이 아닌 분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눈물일 것입니다.
저도 처음엔 이해가 가지 않았으나, 지금은 4년의 기다림과 반가움의 눈물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또 서태지 공연 스타일 중 하나가 항상 엔딩곡은 신나는 노래가 아닌 이렇게 서정적인 노래로 매조지합니다.
2000년엔 이 노래, 04년엔 Zero, 09년엔 아침의 눈.
그 이유는 이 영상에도 나오듯이 팬들을 울컥하게 만들어 쉽게 공연장을 나오지 못하게 한 후
서태지 본인이 쉽게 공연장을 빠져나오기 위함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무튼 서태지가 20살 때 만든 발라드 한 곡 들어보세요.
(영상은 노래 부분부터 시작됩니다.)
시대유감
08.08.01 - 코엑스 게릴라 콘서트
서태지의 최고 명곡을 꼽을 때 항상 우선순위에 꼽히는 시대유감입니다.
시대유감이 가진 여러가지 상징적 사건들, 락 넘버로써 높은 완성도가 그 이유겠지만
또 다른 이유는 공연 때 즐기기 가장 좋은 노래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대유감은 그 어떤 무대든 다 볼만합니다.
저는 그 중에서 8집 컴백 게릴라 콘서트 버전을 골라봤습니다.
사실 이 무대는 정식 방송사 영상이 없어서 고뉴스 직캠으로만 남아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무대를 선정한 까닭은
서태지의 좋았던 목 컨디션, 직캠치고는 상당히 좋은 사운드가 담겨있기 때문이죠.
서태지나 그의 팬들이나 가장 열광하면서 즐기는 무대, 시대유감입니다.
Take 1
08.09.27 - 서태지 심포니 with Royal Philharmonic in 상암월드컵경기장
개인적으로 서태지 솔로 시절 최고의 노래를 꼽으라면 Take 2와 더불어 Take 1을 추천합니다.
특히 오케스트라와 함께 만든 Take 1은 서태지 노래중에서 심포니 사운드와 가장 잘 어울렸습니다.
서태지 공연 중에서 가장 티켓이 비쌌으며 (18만원) 가장 많은 관중동원을 한 공연이었던 만큼 (약 4만명)
관객이었던 저도 기대를 많이 했던 공연이었고, Take 1은 그 기대에 충분히 부합했습니다.
실제 공연장에선 아무래도 대형 야외 스타디움이었던 만큼 사운드가 아주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DVD에선 믹싱이 잘 되었던지 감상용으로도 좋았던 곡입니다.
영원
08.09.27 - 서태지 심포니 with Royal Philharmonic in 상암월드컵경기장
역시 서태지 심포니 공연에서 골랐습니다.
김동률이나 유희열 등 많은 발라드 뮤지션들이 극찬했던 곡으로 유명하죠.
아마 서태지가 오케스트라와 공연을 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가장 기대를 했던 곡이 바로 영원일 것입니다.
1994년에 만들어진 영원은 오직 오케스트라 악기로만 연주되었던 곡이었기에 단 한 번도 라이브로 제대로 구현된 적이 없기 때문이죠.
영상을 보면 아시겠지만 사람들의 염원이 비슷했던지 노래가 시작되고 난 직후 바로 관중들의 함성소리가 사라집니다.
이때 아니면 절대 다시 영원을 라이브로 들을 수 없는 걸 알기에 함성 대신 감상모드로 전환했기 때문이죠. 저 역시 그랬고요.
실제 이날의 편곡보다 스튜디오 버전이 더 리드미컬하고 사운드도 잘 빠진게 사실이나
처음이자 마지막 영원의 라이브 버전이었기에 의의가 있어 선정했습니다.
Feel the soul (대경성)
2009년 - 2009 뫼비우스 투어
서태지 6집에서 가장 완성도 있고 군살이 없는 노래, Feel the soul입니다.
이 무대는 8집 공연에서 빠졌었던 옛 서태지 밴드 멤버 'Rock'이 함께하여 더 빛났습니다.
전 멤버가 수트를 입고 연주를 했던 터라 한마디로 간지 작살이었죠.
서태지의 샤우팅도 돋보인 무대였습니다.
- Best of best -
인터넷 전쟁
09.08.15 - 2009 ETP Fest
서태지 솔로 시절 최고의 무대로 09 ETP에서 보여주었던 인터넷 전쟁을 선정합니다.
이 무대는 기타리스트 TOP의 멜로디 연주로 시작됩니다.
이후 관객들의 자체 스프링쿨러 시연과 3만 관객이 함께 미친듯이 뛰는 위용이 일단은 볼꺼리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태지의 목상태와 퍼포먼스가 매우 뛰어났습니다.
본래 미성에 가까운 서태지가 2000년에 처음 샤우팅을 할때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은게 사실이었습니다.
허나 나름대로 샤우팅 10년의 경지에 오르니 서태지만의 메탈 보컬이 완성되었구나 생각합니다.
이 무대 후반부에서 특히 그것이 돋보였죠. 악마적 샤우팅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관객과의 호흡도 최고로 꼽는 무대입니다.
'쩜!' 한 마디에 말 잘 듣는 관객을 보며 그의 퍼포먼스를 즐기시길 바랍니다.
- 영상이 없어 선정하지 못한 무대들 : 08ETP 이제는, 09ETP 울트라맨이야.
- 이선희 편 (
https://pgr21.co.kr/zboard4/zboard.php?id=freedom&no=3598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