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트로피만 따지면 06년도 커뮤니티쉴드 이후로 6년만
리그 및 정식 컵대회(토너먼트)로 따지면 역시 06년도 이후로 6년만
그리고 칼링컵(리그컵)으로만 따지면 03년도 이후로 9년만에 우승컵을 차지했습니다.(통산 8번째)
이로서 6년간의 무관생활의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뭐 칼링컵. 비중도 낮고 리그나 챔스는 물론 FA컵이나 유로파 컵에 비해서도 떨어지긴 합니다. 맞습니다. 리그 우승만 18번, 챔스 5번, FA컵 7번, UEFA컵 3번 더해서 커뮤니티 쉴드 15번, UEFA슈퍼컵 3번이나 우승한 리버풀에게는 별거 아닐 수도 있습니다. 트레블의 기준에 포함되는 주요 3대 대회만 따져도 30번 우승한 리버풀이니까요. 칼링컵 제외하고 나머지 대회까지 포함하면 51개의 트로피가 있고 이번 칼링컵 제외하고도 58번이나 우승한 명문팀입니다. 59번째 트로피인 셈이죠.
하지만 뭐 어떻습니까? 지난 6년간 우승이 없었습니다. 그 우승때문에 우승 한번 맛보고 싶다고 떠나간 선수도 있고, 선수와 팬들 모두 트로피에 목말랐습니다. 챔스에 비하면 컵도 작고 보람도 적을지 몰라도 우승 트로피 하나만으로도 사람들에게 기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거니까요. 머그잔이니 뭐니 비하가 되어도 칼링컵도 당당히 우승에 포함되니까요. 우승 청부사 무링요조차도 항상 자신의 우승 목록에 칼링컵을 빼놓지 않았으니까요.
이번 리버풀의 칼링컵을 쭉 나열해보겠습니다.
참고로 리버풀은 칼링컵 내내 원정만 다녔습니다. 프리미어리그 팀인 리버풀은 칼링컵 2라운드부터 시작합니다.
2라운드(첫경기) VS엑시터 시티(원정) 3-1 승
라인업 : 레이나; 로빈슨, 윌슨, 스크르텔, 플래너건; 메이렐레스(22'캐롤), 헨더슨, 스피어링, 아담(77'쉘비), 막시; 수아레즈(59'다우닝)
서브 : 도니, 엔리케, 캐러거, 카윗
골 : 23' 루이스 수아레즈, 55' 막시 로드리게즈(어시스트 - 루이스 수아레즈), 58' 앤디 캐롤(어시스트 - 루이스 수아레즈)
이 경기는 리버풀의 감독이 케니 달그리쉬의 리버풀에서 200번째 승리였습니다.(333경기 200승)
3라운드(두번째경기) VS 브라이턴 & 호브 알비온(원정) 2-1 승
라인업 : 레이나; 로빈슨, 캐러거, 코아테스, 켈리(86'플래너건); 막시, 스피어링, 루카스, 카윗; 벨라미, 수아레즈(75'제라드)
서브 : 도니, 윌슨, 다우닝, 쉘비, 캐롤
골 : 7' 크레이그 벨라미(어시스트 - 루이스 수아레즈), 81' 딕 카윗(어시스트 - 막시 로드리게즈)
FA컵에서도 대승을 거둔 브라이턴 & 호브 알비온인데요. 칼링컵에서도 3라운드에서 만났습니다.
4라운드(세번째경기) VS 스토크 시티(원정) 2-1 승
라인업 : 레이나; 아게르, 캐러거(46'스크르텔), 코아테스, 켈리; 막시(82'벨라미), 스피어링, 루카스, 헨더슨; 수아레즈(89'카윗), 캐롤
서브 : 도니, 아우렐리우, 플래너건, 아담
골 : 54' 루이스 수아레즈(어시스트 - 루카스 레이바), 85' 루이스 수아레즈(어시스트 - 조단 헨더슨)
리그에서 패했던 스토크 시티 원정이었는데요. 수아레즈의 원맨쇼로 역전승했습니다.
5라운드(네번째경기) VS 첼시(원정) 2-0 승
라인업 : 레이나; 엔리케, 코아테스, 캐러거, 켈리; 막시(89'스크르텔), 스피어링, 루카스(71'아담), 헨더슨; 벨라미(79'카윗), 캐롤
서브 : 도니, 플래너건, 다우닝, 수아레즈
골 : 58' 막시 로드리게즈(어시스트 - 크레이그 벨라미), 63' 마틴 켈리(어시스트 - 크레이그 벨라미)
캐롤은 PK 실축을, 켈리는 리버풀 입단 이후 첫골을(스피어링과 내기했는데 이겼다네요), 하지만 리버풀의 루카스가 시즌 아웃된 잊을 수 없는 경기였죠. 첼시-맨시티-첼시로 이어지는 죽음의 연전에서 첼시 상대로 원정에서만 2승을 거뒀습니다.
준결승 1차전(다섯번째경기) VS 맨체스터 시티(원정) 1-0 승
라인업 : 레이나; 존슨, 아게르, 스크르텔, 켈리; 다우닝(60'엔리케), 헨더슨, 제라드, 스피어링(23'아담), 벨라미(80'캐러거); 캐롤
서브 : 도니, 코아테스, 쉘비, 카윗
골 : 13' PK 스티븐 제라드(PK 유도 - 다니엘 아게르)
칼링컵 5연속 원정경기에 무려 상대는 리그 선두 맨시티였지만 수비적으로 나가면서 이겼죠. 아 그리고 이 때부터 막장 KBS N Sports는 맨유(박지성)과 아스날(박주영)이 떨어졌다고 중계를 없애버립니다.
준결승 2차전(여섯번째경기) VS 맨체스터 시티(홈) 2-2 무
라인업 : 레이나; 엔리케, 아게르, 스크르텔, 존슨; 다우닝, 제라드, 아담, 헨더슨; 카윗(90'캐롤), 벨라미(88'켈리)
서브 : 도니, 코아테스, 캐러거, 막시, 쉘비
골 : 40' PK 스티븐 제라드(PK 유도 - 다니엘 아게르), 74' 크레이그 벨라미(어시스트 - 글렌 존슨)
비겨도 올라가는 상황. 홈에서 그러나 첫골을 내주고 PK 동점, 다시 골을 내주지만 맨시티에서 방출된 벨라미의 골로 리버풀이 1승 1패, 스코어 3-2로 결승에 올라가게 됩니다.
결승(일곱번째경기) VS 카디프 시티(뉴웸블리) 2-2, 승부차기 3-2
라인업 : 레이나; 엔리케, 아게르(캐러거), 스크르텔, 존슨; 제라드, 아담, 헨더슨(벨라미), 다우닝; 수아레즈, 캐롤(카윗)
서브 : 도니, 켈리, 스피어링, 막시
골 : 59' 스크르텔(아마도 수아레즈 어시가 인정될수도요), 108' 카윗
승부차기 : 제라드(실축), 아담(실축), 카윗(성공), 다우닝(성공), 존슨(성공)
총 7경기. 이중 원정 5연전과 홈 1경기. 그리고 뉴웸블리에서의 승부차기 끝에 우승이네요.
주요선수 스탯이
수아레즈-4경기 3골 3 or 4 어시스트
벨라미-6경기(2교체) 2골 2어시스트
카윗-5경기(2교체) 2골
그외에 제라드가 PK로 2골, 아게르는 PK 유도 2번가 있습니다.
경기 내용을 요약하면
전반:리버풀이 다우닝의 베일급 활약으로 몰아치다가 골대 맞추고 주춤하는 사이에 메이슨의 멋진 선제골(전반 19분). 이후에 리버풀은 몰아치지만 아쉬운 플레이와 제라드답지 않은 슈팅에 더해서 카디프 시티가 터너와 허드슨을 중심으로 무시무시한 수비력을 발휘하면서 막아내고 오히려 역습을 당하기도 합니다. 전형적으로 엄청나게 몰아붙였지만 카디프 시티의 수비를 뚫지 못했죠.
후반:역시 몰아붙이다가 후반 14분 코너킥을 캐롤이 헤딩, 그걸 수아레즈가 받아서 헤딩했지만 골키퍼 선방, 하지만 스크르텔이 밀어넣으면서 동점이 되었죠. 이후에 카디프시티도 공격하면서 공방전. 리버풀이 공격에서 우세했지만 결정적인 찬스는 카디프 시티의 밀러가 잡았고, 그러나 아깝게 빗나가죠. 리버풀은 중간에 헨더슨 대신에 벨라미가, 부상당한 아게르 대신에 캐러거가 나옵니다. 수아레즈는 수비 실수에도 불구하고 골을 못 넣었죠.
연장:연장에서 캐롤이 아쉬운 헤딩이 빗나가면서(정말 한 5cm 이내로) 카윗으로 바뀌고, 그 카윗은 나온지 얼마나 되었다고 골을 넣습니다. 연장 후반 3분. 그때부터 카디프시티의 미친듯한 공격이 나오고 코너킥에서 거의 들어가는 걸 카윗이 막지만 다시 한번 코너킥. 그리고 연장 후반 13분인 상황에서 이번에도 카윗이 막지만 결국 터너가 우겨넣습니다.
승부차기:리버풀의 선축으로 시작되었고양팀 모두 첫번째 키커(제라드와 밀러가) 실축. 리버풀은 아담이 허공으로 날리게 되고 카디프시티가 앞서나가죠. 세번째 키커는 나란히 성공. 네번째 키너는 리버풀은 성공하지만 카디프 시티는 골대를 맞추고요. 2-2인 상황에서. 리버풀의 존슨은 침착하게 성공. 카디프의 마지막 키커는 앤쏘니 제라드. 그리고 제라드가 실축하면서 리버풀이 우승하게 됩니다.
뭐 사실 2부리그 팀인 카디프 시티 상대로 접전끝에 이겼다는 것을 불만족스러워하실 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리버풀은 4라운드 스토크시티, 5라운드 첼시를 모두 원정에서 이기고 올라왔고 4강에서도 맨시티를 이기고 올라왔죠. 이것만으로도 뭐... 그리고 우승한게 어딘가요? 우승이 최고죠 뭐...
제라드-캐러거-아게르-레이나-벨라미 제외하고서는 리버풀에서 첫 우승이네요. 커뮤니티 쉴드 포함해서요. 정식 컵대회 토너먼트로는 제라드-캐러거-아게르-레이나까지만요. 모두 우승 경력 하나씩 추가했습니다.
06년 여름에 리버풀에 온 카윗은 6년만에 우승이네요. 07년도 겨울에 온 스크르텔도 5년여만에 우승한 것이고요. 정말 오랜만에 우승 트로피 주네요.
그에 비해서 수아레즈나 캐롤은 한시즌만에, 다우닝-아담-헨더슨-엔리케는 한시즌이 채 되기 전에 트로피 들어올렸네요.
다만 정말 너무나도 아쉬운건, 07년도 여름에 리버풀에 와서는 고생만 하고...ㅠㅜㅠㅜ 폭풍같은 욕을 먹다가 어느 순간에 월드 클래스로 자라서 EPL 최고의 수미가 되어준 그 선수가 이 대회 5라운드에서 시즌 아웃이 되었고, 비록 경기는 같이 봤지만 경기장에서 같이 뛰거나 벤치에서 함께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는 게 아쉽네요.
더불어서 리버풀을 아직도 응원하는 07년도에 같이 들어온 한 네덜란드 출신의 공격수의 경우는... 애도 결국은 트로피는 못 들어올리고 떠났네요ㅠㅜㅠㅜ 이거 참...ㅠㅜ
선수평 한줄글
레이나:솔직히 선방도 많지 않았고 먹힌 골은 어쩔수 없었기도 하고 무난했습니다. 승부차기에서는 막지는 못했고요.
엔리케:최근에 공격에서 엔리케의 단점이 많이 드러나네요. 수비는 좋은데 공격시에 너무 질질 끌거나 무리한 슈팅을 하죠.
아게르:갈비뼈에 금이 갔다고 하는데요. 아게르만 있으면 리버풀 수비 클래스가 달라지죠. 막판 골 먹힐때 아게르가 그리웠죠.
스크르텔:지난시즌과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네요. 푹풍같이 골도 넣고 하프 발리도 때리고, 수비에서는 철벽이 되어버리고요.
존슨:크리스나 공격시의 공을 끄는 점이 좀 아쉽긴 했지만 헨더슨이 구멍일때 그나마 오른쪽을 풀어나가줬죠.
아담:그냥 저냥했습니다. 못한건 아니고요, 그렇다고 잘한 것도 아니고요. 다만 눈에 많이 띄지는 않았죠. 아 승부차기에서 눈에 띄었어요.
제라드:참 결승의 제라드 답지 않았네요. 승부차기 실축까지 해서 여러모로 제라드 커리어 최악의 결승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헨더슨:얘를 왜 결승에 굳이... 얘는 더 자라야 하는 애고 윙으로 쓰면 안되는 애죠. 너무 못했습니다.
다우닝:리버풀에서 뽑은 MOM. 전반의 모습은 베일을 보는 듯 합니다. 개인기와 스피드로 압도하고 특히나 뒷발로 패스하는 건 예술이었죠.
수아레즈:역시 스코어러는 아니긴 합니다. 너무 많이 놓쳤어요. 그래도 카디프시티 수비진을 제일 긴장시킨 선수죠.
캐롤:전반에는 그냥 그랬지만 후반부터 해서 카디프 시티 수비 체력 떨어질때쯤 헤딩을 다 따냈죠. 터너와 허드슨의 역대급 수비가 아니었다면 빛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어쨌든 제공권은 무시무시하긴 한데 뭔가 세밀함이 아쉽네요.
서브
벨라미:고향팀을 상대해서일까요? 뭔가 애매했습니다.
캐러거:드디어 뉴웸블리를 밟은 캐러거. 아게르의 공백을 잘 메웠지만 그래도 제공권이 아쉬웠죠.
카윗:역시 이 형은 결승전에 강합니다. 결승에서만 2골을 넣었죠. 짧은 시간 임팩트는 공격수중에 최고입니다.
이로서 제라드는 주장으로서 칼링컵, FA컵, 챔스, 커뮤니티 쉴드를 모두 들어올렸네요. 이제 리그만 좀 어떻게... 우승 해봅시다.
올시즌 무관은 일단 깼고 남은 과제는 FA컵 우승과 챔스권 진입입니다.
경기력이 병맛이라도, 상대가 2부리그 팀이라고 해도, 들어올린 컵이 칼링컵이라고 해도 우승은 항상 즐거운 겁니다.
뭐 라파 초창기만 해도 결승이나 우승은 매번 가고 또 하는건줄 알았습니다.
라파 부임 이후에 초기 3년간(05~07)까지 리버풀의 시즌 마지막 경기는 항상 '결승전'이었거든요. 그런데 6년만에 트로피에 결승전. 시즌 중반이지만요. 정말 소중함을 알겠네요. 10년도 더된 일이지만 미니 트레블도 했었는데 컵 하나 따기 진짜 힘든 거였군요. 그래도 리버풀은 잉글랜드에서 지금 가장 먼저 올시즌 트로피를 들어올린 팀이 되었습니다~
P.S- 그냥 이야기인데... 토레스... 참... 시어러도 한 마디 하기도 했고 문득 생각나는게... 뭐 커뮤니티 쉴드를 06년도 했고 07년도에 토레스 입단. 07~11년도 겨울까지 토레스 활약. 12년도에 칼링컵 우승... 진짜 참... 아니 뭐 그런건 아니고 우연치고는 참 그렇네요. 뭐 떠날때 워낙 배신감을 느끼긴 했지만 그래도 있는 기간에 트로피 하나라도 땄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ㅠㅜ
뭐 사실 AT 마드리드까지 끼워서 나오는건 좀 오버긴 합니다. AT 마드리드는 제 기억으로 토레스 떠나고 한참 있다가 우승했는걸요. 다만 오웬이 떠오르기는 합니다. 들어올린 컵은 정말 천지차이긴 리버풀에서 가장 인기있던 두 선수가 떠나고 나서 컵을 하나씩 들어올리긴 했네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컵 하나라도 들어올렸다면 토레스가 안떠날 수도 있었을까요?
P.S 2- 약간 억지이긴 하지만 첼시야 그 시즌에 리그 우승팀이기도 했지만 05년도 칼링컵 우승 이후로, 토트넘의 경우는 08-09시즌 라모스의 삽질이 있지만 08년도 칼링컵 우승 이후로 점차 성적이 올라가는 추세였죠. 리버풀도 칼링컵을 기점으로 기적같이 올라가기를 바랍니다.
P.S 3-지난번 칼링컵 우승팀인 버밍엄 시티를 2부리그 팀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는데 제 기억이 맞다면 당시 버밍엄 시티는 1부리그 팀이었죠. 그런데 칼링컵 우승하고 팀이 강등되었던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