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을 쓰게 되네요. EPL 관련 글을 말이죠. 그동안 의도적이기도 했지만 많이 반성한 것도 있고 또 좀 더 다른팀 경기도 봐보고 그랬습니다. 뭐 그래봤자 리버풀 위주이긴 합니다만... 어쨌든 그러면서 지내다가 오랜만에 글을 쓰게 됩니다.
사실 제가 유게에도 올리긴 했지만(절대 조롱의 의미는 아니고요), 진짜 이제는 안타까울 정도로 못하는 첼시, 파란 유니폼을 입은 토레스입니다.
07-08시즌(23살):리그 33경기 24골(경기당 0.73골), 총 46경기 33골(경기당 0.72골)
08-09시즌(24살):리그 24경기 14골(경기당 0.58골), 총 38경기 17골(경기당 0.45골)
09-10시즌(25살):리그 22경기 18골(경기당 0.82골), 총 32경기 22골(경기당 0.69골)
10-11 전반기(26살):리그 23경기 9골(경기당 0.39골), 총 26경기 9골(경기당 0.35골)
통합:리그 102경기 65골(경기당 0.64골), 총 142경기 81골(경기당 0.57골)
토레스의 환상적인 리버풀 시절 스탯입니다. 게다가 저 스탯이 모두 부상으로 신음하면서, 특히나 08~10년까지는 리그 77경기 중에서 46경기밖에 못나오는 와중에 그랬다는 겁니다.
그러나 첼시 이적후에는...
10~11 후반기부터 11~12 전반기(27살):리그 34경기 3골(경기당 0.09골), 총 47경기 5골(경기당 0.1골)
솔직하게 골기록만 보자면 평범 이하입니다. 심지어는 종종 비교되는 선수와 비교해도 경기당 골이 절반입니다.
뭐 경기력이 좋다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한창 몸 안좋을때, 10~11시즌 후반기의 모습에서 많이 나아졌다는 것이지 07~10시즌까지의 리버풀시절의 토레스에 비하면 몸놀림이 좋은 것도 결코 아니거든요. 그것도 무려 부상이 하나도 없는, 첼시 온 뒤로 거의 부상에 안당하면서도 그러니까 더 문제죠.
그렇다고 게으르냐... 아니 그것도 아닙니다. 나머지 훈련까지 자청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못합니다. 솔직히 못하는건 맞습니다. 기준이 너무 높은지 몰라도 리버풀 시절의 그를 봐온 입장에서, 솔직하게 몸놀림이 좋다고 말하기가 민망합니다. 더군다나 다른 건 다른 공격수들에게 밀려도 골결정력 하나만큼은 최고라고 불리고 문전앞에서 침착함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하던 선수가 한순간에 그게 뚝 떨어질 줄이야 아무도 예상 못했죠.
전술 탓을 하기에는 전술때문에 20대 중후반의 최고 전성기로 가는 선수가 골 기록이 1/6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는 처음 봤습니다. 노쇠화 올 타이밍도 아니거든요. 그렇다고 부상때문이냐... 폼이 뚝 떨어졌느냐... 아니 그것도 애매합니다. 확실히 07-08시즌과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생각하셔야 할게 08~10시즌까지의 토레스는 지금보다 부상도 훨씬 잦았습니다. 부상으로 스피드를 잃었다기에는 다른 스피드를 위주로 하던 공격수들과는 또 다른 느낌이 있죠. 왜냐면 부상을 안당하거든요. 대표적인게 오웬인데요. 오웬도 스피드를 잃어버린 스피드형 공격수중에 하나지만 딱 보면 오웬은 느낌이 나옵니다. 지금도 부상이 잦거든요. 그런데 토레스는 첼시 이적후에 리버풀에서 부상으로 못나온거 다 나올 기세입니다. 기량이나 징계로 인해서 못나오면 못나왔지 부상은 아마 거의 없을 겁니다. 리버풀 시절에 10경기 가까이 리그 결장하던 선수가 아니라는 거죠. 그러니까 부상을 탓하기에도 애매합니다. 부상을 달고 다니면서도, 한 시즌에 16경기를 결장하면서도 경기당 0.8골을 넣던 선수인데 부상 탓하기도 뭐하죠.
이게 뭘 탓하기가 애매한 너무나 복합적인 거라서... 정말 토레스의 첼시에서의 부활이라... 솔직히 어떻게 될지 결말을 모르겠습니다.
현재 뉴스로 나온 것은, 첼시가 여름에 카바니를 40m에 영입하려 하고 드록바 보내고, 토레스도 20m에 보내려고 한다고 하네요. 유게에도 나왔지만 웨스트햄에서 2부리그로 오라고 하기도 했고요. 진짜 애매하긴 합니다.
잠시 토레스를 접어두고 감독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http://nbamania.com/g2/bbs/board.php?bo_table=sportstalk&wr_id=437437&page=3
보아스 감독 관련된 글인데 너무 좋아서 허락 받고 링크 걸게 됩니다. 이게 보아스의 축구구나 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보아스가 요즘 위기라죠. 들리는 이야기로는 나폴리와의 2차전마저도 패한다면 더 위험하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일단은 로만이 일축했기에 루머에 그칠거라고 보지만요.
또 재밌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http://www.dailymail.co.uk/sport/football/article-2104001/Rafa-Benitez-replace-Andre-Villas-Boas-Chelsea.html
http://www.telegraph.co.uk/sport/football/teams/chelsea/9097437/Chelsea-line-up-Rafa-Benitez-as-Andre-Villas-Boas-awaits-his-fate.html
텔레그라프와 데일리메일에 동시에 떴던 건데요. 특히나 데일리메일에서 어느정도 위치에 있는 기자가 쓴 걸로는 보아스가 경질될 경우에 75%의 확률로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이 후임을 맞게 될 수 있다고 하네요.
로만이 원하는 감독 조건이 영어를 잘하는 사람+단기계약도 받아들인 감독 이라고 하는데요. 잉국에서 6년있고 지금도 잉국에서 사는 라파야 당연히 첫번째는 되고, 두번째의 경우는 언젠가 리버풀로 돌아가겠다고, 5년-10년-15년이라도 기다리겠다면서 호시탐탐 킹 케니 뒤를 노리는 양반인지라 단기계약도 받아들일지도 모르겠네요. 라파 외에 비엘사의 경우도 강력한 후보인데 영어가 문제고, 카펠로는 단기계약을 거절했다는 이야기가 있네요.
재밌는건 보아스는 무링요와 정말 다른데, 또한 보아스가 원하는 선수나 전술이 라파와도 완전히 다릅니다.
하지만 재밌는건 링크 글에도 나왔지만 수비라인을 올리고 전방부터 압박하는 보아스는 또한 라파와 수비라인을 올리는 건 똑같습니다. 라파가 인테르에서 망한 이유중에 무링요와 달리 수비라인을 올리는게 있는데요. 라파의 경우는 수비라인 올리면서 공수 간격을 최소화하는데는 라리가 시절부터 유명했습니다. 리버풀에 대륙식 축구를 도입한다고 했을때를 말하는 라파루션의 경우에도 보자면 '공수 간격을 30m 이내로 최소화해서 그 30m 이내를 모두 지배해버려라.'라는 거였죠. 그리고 그게 제일 잘된게 바로 08-09시즌이고 그때의 리버풀을 설명하자면... 한마디로 '가둬넣고 카운터도 못날리게 만들면서 패버린다.'였습니다. 대표적인게 첼시와의 리그 홈경기나 레알과의 챔스 홈경기였죠. 그때 당시 강팀에 강하고 약팀에게 약한 이유도 약팀의 경우는 아예 라인을 내리고 10백을 해버리니까 큰 의미가 없지만 강팀의 경우는 공수 간격을 리버풀은 30m 이내에 10명이 뛰면서 압박해서 중앙을 아예 먹고는 그 사이로 무시무시하게 공격을 해버렸죠.
사실 따지고 보면 라파도 수비라인을 끌어올리고 중앙을 먹고 공격하는건 맞습니다. 그런데 라파는 토레스형, 소위 스피드를 살리는 공격수를 굉장히 잘 살리죠. 그 망한 인테르 시절에도 그나마 잘한게 '에투 살린거'라고 했으니까요.
보아스식 축구와 비교해서 1~7까지를 비교해자면요
1.보아스식 축구가 측면의 우위를 위해서 4-3-3을 추구합니다.
반면에 라파식 축구는 기본적으로는 4-4-2덕후이기는 하지만 중앙에 힘을 주는 4-3-3(소위 4-2-3-1) 역시도 지향하는고 경기중에 자유롭게 4-4-2와 4-3-3을 왔다갔다하게 합니다.
2번은 비슷합니다. 두 감독 모두 수비라인을 올리는 편이죠. 다만 풀백의 공격 가담의 차이가 있긴 하죠.
3.보아스식 축구가 중앙보다는 측면에 중점을 두고 좌우간격을 넓게 벌린다면 라파식 축구는 중앙을 강화하는 편입니다. 물론 사이드에서의 크랙이 있을 경우에는 사이드에서도 힘을 주긴 하지만 라파 시절의 주요 윙어들을 보면 사이드로 침투하기보다는 거의 대부분이 중앙 침투형입니다. 또한 미들에 사이드 자원들이 공격보다는 미들에 가깝기도 하고요.
4.보아스식 축구가 빌드업을 다이렉트 패스로 이루어지며 측면에서 크로스 위주라면 라파식 축구는 크로스 못지 않게 중앙에서의 2:1 패스나 스루패스가 중요하죠. 다만 이 부부은 알론소의 유무에 따라 달라지긴 합니다.
5.볼을 빼앗길시에 즉시 압박은 비슷합니다.
6.이 부분은 좀 다르긴 합니다. 보아스식 축구를 보면 수세시에 4-1-4-1 이 되는데 라파식, 리버풀식은 조금 다릅니다. 기본적인것은 비슷하지만 결정적으로 다른게 '제라드'의 존재였죠.
7.강한 체력의 경우는 로테이션으로 대변이 되겠네요. 뭐 생각보다 로테이션을 많이 돌리진 않았지만요.
---------토레스--------
리에라---제라드-----카윗
-----------마스체라노----
---------알론소--------
파비우--슭---캐랴----아르벨로아
--------레이나----------
수비라인을 올리는데 다른 점이라면 라파는 좀 더 풀백을 수비적으로 쓴다는 점이죠. 물론 08년도 이전에는 리세를 썼고, 09년도 이후에는 존슨을 쓰면서 공격적인 면을 부각시키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보아스만큼 공격적으로 풀백을 쓰진 않았다고 봅니다. 뭐 팀 사정도 있었겠지만요. 또한 재밌는점은 보아스 축구는 수세에 몰리더라도 수비를 최대한 올려서 전반에서 끊으려고 한다면 라파식 축구는 수세에 몰릴 경우에는 확실히 잠근다는 점이죠. 이 부분은 알론소와 제라드의 존재가 부각되기는 합니다. 알론소는 후방에 위치하면서 공격을 전개할 수 있는 선수고, 제라드는 공수 모두에서 만능인 선수니까요.
두가지 면이 확실히 달라보입니다. 첫번째로 라파식 축구는 수비할때는 확실히 수비하면서 동시에 토레스는 언제나 대기중입니다. 사실 토레스는 딱히 전방에서 압박을 그다지 많이 안합니다. 왜냐면 그가 할 압박은 카윗이나 제라드나 마스체라노가 대신 해주거든요. 그리고 좌우 윙부터 공미-세컨탑으로 뛰는 제라드 마저도 수세시에는 수비로 전환합니다. 그리고 수세였다가 공을 뺐는다. 그리고 그게 알론소나 제라드에게 간다... 그러면 뭐 뻔하죠. 전방으로 정확한 다이렉트 스루패스가 나가고... 그건 토레스가 주로 넣는 위치입니다.
두번째는 공세시인데요. 공세시에 물론 풀백들이 공격적으로 나가기도 하지만 그래도 보아스 축구만큼 공격적이진 않죠. 그런데 재밌는건 리버풀의 윙중에 대부분은 중앙지향형입니다. 08-09시즌의 예를 들면 카윗-리에라-베나윤-바벨 정도가 주요 윙어인데 리에라 빼면 모두다 중앙 지향형인 선수들이죠.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돌파해들어가기도 하지만 중앙에서 공격을 전개시에 쉼없이 중앙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측면으로 넓게 넓게 벌리는 보아스와 달리 중앙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그렇다고 측면 수비가 측면을 방어 안하고 들어오기가 힘든게 리버풀의 풀백들이 침투를 잘 안하긴 하지만 만일 침투하게 되면 위협적인게, 일단 알론소의 정확한 롱패스가 반대편에서 날아와서 반대로 뚫어버릴 수가 있고, 또 하나는 스피드와 크로스를 모두 지닌 제라드가 언제라도 사이드로 빠질 태세가 되어있죠. 그러니까 측면 수비수들은 측면 윙어들이 중앙으로 오는데 또한 언제 올지 모르는 반대편에서의 롱패스와 제라드를 걱정해야 하죠. 그 사이에 중앙에는 원톱임에도 불구하고 토레스에게 소위 '미끼'역할이 되어줄 공격수, 특히나 위치 선정과 활동량이 좋은 카윗이 있기 마련이고, 토레스는 그 사이에 틈타서 수비보다 반박자 빠르게 침투하거나 수비가 헐거워진 틈에 반박자 빠른 슈팅으로 골을 넣죠.
말로 설명하니까 좀 힘드네요. 포르투 시절은 잘 못봤지만 첼시를 보자면 첼시도 중앙 지향형인 공격수(스터릿지, 말루다)가 있지만 이들은 '공을 가지고 중앙으로 오는 선수들'이고요. 소위 미끼가 되어줄 '카윗'같은 선수가 없다는 거죠. 그나마 그런 선수라도 있다면 좀 나을겁니다. 뭐 솔직히 말하면 전술적으로 커버가 안될만큼 지금 심각하긴 하지만요.
뭐 쉽게 말하면 라파 체제는 토레스에게 최적화이기도 하고요. 최전방, 빠른 공격수에게 다른 부담을 다 덜게 해주면서 동시에 그 선수를 극대화 시키는 것이죠. 뭐 약점도 있죠. 부상당하면 안되니까요. 다만 라파는 완벽을 추구하는 전술가답게 그래도 잘나갈때는 부상 당하면 다른 전술을 쓰는 감독이죠. 이게 토너먼트에는 잘 먹혀서 카윗 원톱으로도 챔스 결승까지 갔으니까요.
보아스 체제에서 원톱이 팔카우처럼 전방부터 압박하고 또한 패스 연계도 해야하고 스스로가 미끼가 되어서 윙어들에게 도움을 줘야하는 것과 달리 토레스는 그런데는 크게 재능이 없다고 봅니다. 전방 압박은 카윗이 대신 해줬고 미끼도 카윗이나 제라드가, 그리고 적절한 스루패스까지 말이죠. 또한 토레스 자체도 지금과는 비교가 안되고 한두명은 쉽게 제쳤으니까요.
아 참고로 라파는 맨유전에서 토레스에게 '비디치는 일반적으로 빠르지만 갑자기 돌때는 민첩성이 떨어진다.'하고는 토레스에게 비디치를 스피드로 공략하라고 했었다네요.
물론 라파의 축구도 악덕 구단주로 인해서 09년도 이후부터 무너졌지만요. 그래도 토레스는 그때도 골은 2경기에 하나씩은 적립해줬는데 말이죠. 아니 09-10시즌에는 거의 3경기에 2골 이상 넣어줬죠.
그리고 알론소 사가.
라파가 04년도부터 10년도까지 리버풀에 6시즌동안에 69.35m 이고 한시즌 평균 11.56m을 썼습니다. 그런데 보면 04년도부터 08년도 여름까지는 꾸준히 돈을 썼고 그에 따라서 성적도 올라갔는데 09년도에 갑자기 훅가게 됩니다. 이때는 오히려 돈을 벌었거든요. 그리고 이 중심에는 08년도 여름의 리버풀의 '알론소 사가'가 있습니다.
타 사이트에서 이야기 하다가 우연히 나오게 된건데요. 참 알론소 사가... 라파의 최대 실수이자 또한 가장 억울한 건이기도 할겁니다.
일단 알론소에 대해서... 다들 아시겠지만 다만 여기서 생각할게 04~07년까지 알론소는 리버풀에서 가장 뛰어난 미들중 하나였고 08-09시즌은 리버풀은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최고급의 미들로서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그 공백인 07~08시즌. 이게 모든것을 좌우했죠.
1.제라드와 알론소. 이 두선수를 미들에 같이 두었을때 의외로 호흡이 그다지였죠. 딜레마죠. 그렇기에 05~06시즌에 제라드를 윙어에 두기도 했고요, 사실 알론소는 시소코나 마스체라노와의 중앙호흡이 좋았죠.
2.그리고 07~08시즌. 리버풀의 핵심이던 알론소는 부상으로 이 시즌에 거의 나오지도 못합니다. 뭐 대신은 아니지만 루카스가 생각보다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고, 임대되어온 마스체라노도 활약이 좋았고요. 무엇보다도 제토라인이 시작되었는데 너무나 호흡이 좋았죠.
3.베리의 등장. 당시 베리는 제라드와 람파드 때문에 고민이던 잉국의 희망중 하나였고, 또한 제라드와의 호흡이 매우 좋았죠.
08년도 여름이 됩니다. 라파의 머릿속에는 일단 07~08시즌에 부상으로 시즌을 거의 날린 알론소가 있었고 또한 베리가 있었죠.
플랜 A: 베리를 영입해서 알론소 부상에 대비하면서 동시에 레프트 미드필더와 레프트백까지 커버가 되니까 멀티 플레이어로서 쓴다. 알론소도 부상에 시달렸고 리세는 리버풀을 나갔는데 주전이 된 파비우 아우렐리우는 18개월 아웃된 경험이 있는 유리몸. 또한 리버풀의 레프트 미드필더는 고질적인 문제점이었죠. 또한 베리는 제라드와 호흡마저도 좋았죠. 즉 제라드-베리, 베리-알론소, 알론소-마스체라노, 제라드-마스체라노, 베리-마스체라노 등의 입맛 따라 만드는 라인업을 구성하는 거죠. 베리는 최대로 제라드 자리부터 마스체라노 자리까지 뛸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이 플랜 A는 두가지로 무산됩니다.
첫번째는 라파의 잘못이죠. 조금은 경솔하게 언론에 너무 대놓고 이야기했는데, 이것이 알론소에게 양해를 딱히 구한게 아니죠. 물론 공존을 생각했더라도 알론소 입장에서는 '자기 자리에 다른 주전급 선수가 온 거고 자신은 그 전 시즌에 활약이 거의 없다.'라는 것은 나가라는 소리로 들렸을 수도 있죠.
두번째는 더 심각한데... 당시 릭 페리 단장이 미친짓을 한겁니다. 베리 가격은 12m부터 해서 쭉 올라서 마틴 오닐 당시 AV 감독은 18m까지 달랬고 베리가 필요한 라파는 살려고 합니다. 구단주도 준다고 하고요.(어차피 시켰겠지만요) 그런데... 갑자기 20m을 주고는 로비 킨을 사옵니다. 토레스가 있어서 효율이 떨어지는데 말이죠. 그러면서 하는 말이 '왜 베리가 아니라 로비 킨이냐...'라는 질문에... 대답은...
-베리는 나이가 있어서 나중에 되팔때 싸게 팔려서-였습니다. 그런데 대신 사온다는 로비 킨은 베리보다 1살 더 많죠. 그리고는 또 거짓말을 합니다. 베리도 사줄게...
그런데 돈이 없답니다.
플랜 B:알론소를 최대한 비싸게 팔고 대신에 베리를 데려오자.
이것때문에 라파가 많이 비판을 받죠. 어떻게 알론소를 파냐고 말이죠. 하지만 많은 분들이, 저도 그렇지만 실수하는게 08년도 여름의 알론소 가치는 09년도 여름의 알론소와는 달랐습니다. 이때의 알론소는 리버풀에 온 이래로 가장 가치가 하향세일때였죠. 부상으로 한시즌을 날린 뒤였거든요. 라파의 입장에서 보자면 리버풀의 중심이었지만 한시즌을 날린 선수 VS 잉국에서부터 제라드와 호흡이 좋고 그 전시즌에 활약도 좋았던 선수 의 대결인 셈이죠. 그런데 리버풀의 중심인 알론소지만 알론소보다 더 리버풀의 중심이자 핵심은 제라드고... 제라드-베리 라인이 끌린 라파는 결국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플랜 B 역시도 두가지로 무산됩니다.
첫번째는 알론소의 가치가 생각보다 더 떨어졌다는 거죠. 유벤투스는 16m 유로에 영입하려고 하고, 아스날 역시도 비싸게 살 생각을 안합니다. 알론소를 판돈으로 베리를 살려고 했던 라파인지라... 거기다가 시간을 질질 끄는 와중에 챔스 예선까지 뛰게 해서 챔스도 못나가니 아스날이 더 값을 깍으려고 합니다. 아스날로서는 당시 세스크를 안정시켜줄, 세스크와 같은 국적의 선배가 필요하기도 했으니까요. 결국 알론소를 안팔게 되었죠.
두번째로는 베리가 마틴 오닐 감독의 설득을 받아들인거죠. 만일에 베리가 끝까지 리버풀로 가겠다고 고집했다면 그래도 어떻게든지, 임대도 넣고 해서 할 수도 있는데 베리가 '한시즌만 더 뛰자. 챔스 못가면 풀어줄게'라고 하니까... 받아들인거죠.
플랜 A(알론소+베리)나 플랜 B(베라<--->알론소)가 모두 무산되고 하지만 최고의 시즌을 보내버립니다.
그리고... 이제 알론소가 떠납니다. 그런데 사실 여기서라도 그나마 베리를 데려왔어야 했는데, 베리는 빠르게 맨시티로 갑니다. 리버풀은 알론소를 일단 비싸게 팔고(대체자부터 영입하면 안되니까) 사야하는데 맨시티가 너무 영리한 행동을 해버렸죠. 라파는 드물게도 자신의 선수도 아니었던 선수를 비난해버리죠.
플랜 C:베리 영입이 최선이었지만 그건 안되고, 알론소는 나갈 수 밖에 없다. 그러니까 대체자를 구해야 한다. 첫번째 대체자는 아퀼라니. 하지만 유리몸. 유리몸이 아니라면 팔지도 않을 선수지만 제대로 유리몸이라는 단점. 그래서 생각해낸게 요베티치. 유리몸을 다룰 자신이 있던 라파는 아퀼라니를 데려와서 장기적으로 쓰면서 동시에 요베티치도 영입해서 일단 아퀼라니 회복때까지 쓰면서 동시에 나중에 아퀼라니 회복되면 로테이션 돌릴 생각.
즉 알론소 팔고, 로비킨 판돈까지 해서 아퀼라니+요베티치 데려오기.
그러나... 이건 그냥 구단주가 돈을 먹어버리면서 아퀼라니만 데려오고 끝납니다. 결과적으로 아직 확실한건 아니지만 10-11시즌과 올시즌까지 유벤투스와 AC 밀란에서 뛰는것, 그리고 리버풀에서 뛸때 라파의 아퀼라니 관리+당시 리버풀 의료진 이야기를 봤을때 아퀼라니 유리몸 탈출은 거의 된듯 합니다. 현재 리그만 치자면 현재 59경기에서 48경기에서 뛰었고 평균 70분 이상 소화하고 있거든요. 지금은 부상당하긴 했지만 로마시절과 비교하면 천지차이죠.
당시 라파의 아퀼라니 관리는 그야말로 유리 관리였습니다. 조금만 이상하면 쉬라고 하고 10월 복귀를 12월로 미루면서까지 '완치하고 뛰어라'였습니다. 그리고 뛰면서도 이상하면 쉬게 하고 그러면서도 경기 감각 잃어버리면 안되니까 5분, 10분 투입해서 감각을 안 잊게 만들었죠. 그 결과는... 10-11시즌 유벤투스 중원을 이끌었고 올시즌도 세리에 A 선두 AC 밀란의 미드필더 자원중에 하나죠. 임대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많이 뛰고 있죠.
결국 알론소 사가 당시에 라파의 플랜 A부터 C까지 모두 박살나게 됩니다. 그 결과는... 후아... 뭐 지겹긴 하지만 진짜 구단주가 원망스럽기 합니다. 뭐 라파의 잘못도 크고 아퀼라니를 뭐하러 그리 비싸게 데려왔나 싶기도 하지만... 가끔은 아퀼라니가 09-10시즌에 후반기에 보여준게 참 대단하긴 하죠. 패스가 정말 좋았죠. 더불어서 그런 선수를 이탈리아, 선수의 조국으로 임대보낸 호지슨은...
아 너무 잡담이 길어졌네요.
지금 토레스는 보아스 체제로 많이 적응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스타일도 변하고 그러죠. 어시스트도 많이 하고요. 하지만 예전에 댓글로도 달았지만 '그건 토레스를 엉뚱하게 쓰는 겁니다.'
만일 맨유 팬에게 '치차리토가 연계랑 패스가 좋아지는대신에 골결정력을 뺐는다면 어쩌겠습니까?'라고 했을때 찬성할 사람이 있을까요?
비슷하다고 봅니다. 첼시에 물론 많이 적어졌지만 연계를 하는 선수가 없는게 아니죠. 어쨌뜬 램파드가 있고 마타가 있으며 메이렐레스 역시 한 연계하고 에시앙도 돌아왔죠. 토레스를 연계하라고 50m에 데려온게 아니죠. 토레스 반값에 데려온 마타가 아마 연계나 경기 조율, 패스 훨씬 더 잘할 겁니다. 연계나 패스 기대하면 토레스 사올 필요가 없죠. 토레스 가격보다 훨씬 싼가격에 연계 좋은 선수 사올 수 있는데요. 아데바요르도 있고요. 첼시가 기대한건 골이죠. 그렇기에 그렇게 비싸게 사온거고요. 그런데 지금은 엉뚱하게 토레스가 연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뭐 많이 늘었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토레스는 볼터치가 투박한 편이고 연계에 대한 재능이 뛰어나지 않죠. 한계가 명확한 겁니다. 그런데 그 한계가 명확한 단점을 보완하면서 장점을 깍아먹는건... 안되죠. 리버풀 시절에도 단점이 명확했지만 장점으로 단점을 메워버리는 선수였죠. 모든 선수가 메시처럼 무결점일수는 없잖아요.
그런데 보아스 체제에서는 토레스는 원톱에 어울리지 않죠. 고립되기 일수고, 그 고립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활동량 압박을 해야 하는데 그런 타입은 아니고요. 그렇다고 좌우 도움이 많은 것도 아니고 스루패스가 되는것도 아니고요. 그런데 더 문제는 토레스가 그걸 어떻게든 정면으로 뚫기보다는 사이드로 피해버립니다. 당장은 훨씬 낫죠. 안되는거 고집하는것보다는요. 하지만 회피하다보니까 점차 골결정력이 문제가 됩니다. 한번 기회가 왔을때 완벽히 넣어야 된다는 부담에 너무 접고, 또 접습니다. 결국 못넣습니다. 슈팅도 엉뚱하게 되고요. 이게 쌓이면 진짜 고질적인 문제가 되어버리는 거죠. 자신감. 이적당시때문에 토레스와 종종되는 선수도 자신감때문에 문제가 되었는데 어느순간 플레이가 조금씩 과감히 되고 팀이 맞춰주니까 플레이가 살더라고요.
첼시에게 3가지 선택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적당한 가격에 토레스를 파는 겁니다.
두번째는 보아스 전술을 바꾸거나 혹은 라파를 영입해서 토레스를 파는 겁니다. 뭐 사실 라파 영입은 그냥 이야기고(에이전트가 그런 제의 없었다고 함) 보아스가 전술을 양보해서 토레스의 폼을 살린 뒤에는 다시 자신의 전술로 가도 지금보다 나을 겁니다. 지금은 자신감과 폼이 모두 떨어진 상황에서 자신의 플레이를 안하는 중이죠.
세번째는 50m이라는 가격을 아예 잊어버리고(제가 응원하는 모 팀처럼) 그냥 적당한 선수 데려왔다 치고 지금의 플레이를 발달시키는 겁니다. 뭐 만족스러운 경기력은 절대 아니지만, 골 못넣는거 치고는 그래도 플레이는 괜찮아지는... 솔직히 저는 별로라고 보지만 그래도 많이 적응했다고 하니까요.(참고로 저는 리버풀 시절 이후로 10~11시즌 후반기는 안봤고, 올시즌 초중반부터 다시 봤습니다.)
뭐 그리고... 카바니가 진짜 잘하긴 하더라고요. 그런데 전 라베찌가 눈에 가는...
제가 봤을때 첼시가 나폴리 3인방(함식까지) 중에 한명은 무조건 데려오려고 할듯 합니다. 셋 중 하나만 오더라도 첼시의 문제점 중에 하나가 해결되는거겠죠.
카바니가 온다면 드록바와 토레스가, 라베찌가 온다면 말루다와 칼루가, 함식이 온다면 램파드가 위험하겠죠. 미켈은 그냥 위험하겠고요.
더불어서 스터릿지<-->월콧 루머가 있더라고요. 재밌는건... 둘이 동갑이라는... 월콧은 진짜 옛날부터 봐왔는데 말이죠.
아... 또 생각난게 만일 보아스 감독이 리버풀로 와서 보아스 스타일로 영입했다면 오히려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오히려 킹케니, 정확히 말하면 클락 수석 코치가 첼시갔다면 더 잘맞았을 수도 있고요. 루카스와 수아레즈의 존재때문에요.
그나저나... 루카스와 미켈은 포지션 달라지는것부터해서 비슷하긴 한데... 처음에는 미켈이 훨씬 유망했는데 어느새 처지가 달라진게 인생 새옹지마이긴 하네요.
P.S- 아 그리고 토레스가 결국 이번 친선경기에서 국대 제외되었습니다. 솔다도나 무니아인이 워낙 잘하고 있어서 밀린 느낌이죠. 심지어 비야가 부상인 상황인데 말이죠. 이거 참... 정말 잘못하다가는 유로 2012에서 못 볼지도 모릅니다. 진짜 위기는 위기입니다. 못 뽑히는게 당연한 모습이었다고 해도 비야마저도 부상인 상황에서, 솔다도나 무니아인 중 하나 제외하고 경험 많은 토레스 뽑을 줄 알았는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