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예우의 추가시간 골이 마르세유에게 1골 리드를 가져다 주었다.
데샹은 팀의 주득점포인 레미 없이 경기를 치러야했고, 브란다오가 대신 최전방에 나섰다. 미드필드에서는 셰이루가 카보레 대신 선발 출장했다.
라니에리는 몸상태를 고려하여 밀리토 대신에 포를란과 사라테를 선발로 출장시켰다. 나머지는 예상했던 선수들이 나왔다.
약간 의외의 경기였다. 인테르는 후반전에 경기를 지배하는 듯 보였으나 슬슬 압박당하기 시작했고, 결국 패했다. 0-0이 경기 내용을 반영하는 가장 적절한 결과였을 것이다.
포메이션 대결
인테르는 스네이더를 왼쪽으로 치우치게하여, 수비시에 그쪽 공간을 커버하게 하는 4-3-1-2형태를 취했다. 다만 스네이더는 아무런 지시가 없을 때도 왼쪽으로 약간 치우치는 경향은 있다.
우리는 최근에 밀란과 아스날의 경기, PSG와 몽펠리에의 경기에서 넓이와 응집의 대결을 보았다. 흥미롭게도, 이 경기들은 모두 이탈리아 감독과 프랑스 감독의 대결이기도 했다.
인터밀란의 전형
이 포메이션 대결은 상당히 복잡했다. 인테르가 공격할 때 상당한 유연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또한 인테르의 4-3-1-2는 다른 이탈리아 클럽들의 4-3-1-2보다 더 유동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스네이더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좋은 움직임으로 마르세유의 오른쪽을 공략했다. 마르세유는 스네이더를 가장 위협적인 선수로 보고 스네이더를 막으려고 애썼지만, 스네이더의 평소와는 다른 움직임에 알루 디아라와 아즈필쿠에타가 모두 위치선정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는 곧 캄비아소가 왼쪽에서 거리낌없이 전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고, 이 때문에 캄비아소는 전반에 뛰어난 활약을 펼칠 수 있었다. 그는 찬스도 여러번 만들고, 슛도 여러번 시도했다. 캄비아소의 공격은 인테르에게 좋은 찬스를 만들어줬는데, 투톱 중 한명(주로 사라테가)이 자주 왼쪽으로 이동해 스네이더와 더불어 마르세유의 오른쪽 풀백의 부담을 가중시켜준 덕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즈필쿠에타는 이런 인테르의 공격을 비교적 잘 막아냈다.
마르세유의 전형
마르세유는 전형적인 4-2-3-1을 사용했다. 그리고 그들은 인테르의 사이드를 공략해야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고, 이 때문에 아즈필쿠에타와 제레미 모렐을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시켰다. 그러나 아즈필쿠에타가 오른쪽에서 위협적인 활약을 보여줄 때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다. 아즈필쿠에타가 계속 스네이더를 신경써야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마르세유의 공격이 왼쪽으로 치우쳤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마이콘과 사네티는 굉장히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마르세유의 넓은 포진은 곧 많은 크로스가 시도됨을 의미했다. 마르세유의 크로스 개수는 인테르의 4배에 달했다. 그러나 루시오와 사무엘은 공중볼을 무난하게 잘 처리해냈다.
흥미로웠던 것은 마르세유의 플레이메이커였던 발부에나의 위치 선정이었다. 우리는 이전에 그를 '중앙형 윙어'라고 언급하기도 했는데, 그는 이번 경기에서 좌우를 가리지 않고 왕복하며 사이드 숫자 싸움에서 3대2의 우위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했다. 발부에나의 움직임 패턴을 뭐라고 설명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경기가 흘러가는 논리는 간단했다. 인테르는 전형적인 중앙 미드필더 3명을 배치했고, 발부에나가 중앙에서 활동할 공간은 없었다. 대신에 발부에나는 사이드로 이동했고, 발부에나는 사이드에서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이기도 하다. 그리고 스네이더와 발부에나가 사이드로 이동해서 플레이하면서 양팀 모두 중앙에서 경기를 풀어주는 선수는 없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던 유일한 선수는 셰이루였는데, 셰이루는 이날 경기에서 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공격에 별 기여를 하지 못했다. 보통 마르세유는 4명이나 5명으로 (풀백이 오버래핑했을 때) 공격을 시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셰이루는 좀더 과감하게 움직이며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모습을 보여줘야했다.
후반전
인테르는 마이콘 대신 나가토모를 투입하여 사이드 공격을 강화했다. 나가토모는 마이콘보다 훨씬 나은 플레이를 보여줬는데, 마이콘은 몸상태가 완전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인테르의 경기력이 좀더 괜찮아보였지만, 투톱이 모두 잠수를 타면서(...) 스네이더는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다.
후반전에는 다소 지루한 경기가 되었다. 라니에리는 사라테 대신 조엘 오비를 투입해 왼쪽으로 돌리면서 스네이더를 원톱 아래에 두는 4-4-1-1로 전환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포워드들의 활약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원톱으로 전환하고 대신 양쪽에 윙을 둔 것은 풀백들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었고, 패배에도 불구하고 이 포메이션 전환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밀리토나 파찌니가 전방에 있었다면 좀더 나은 경기가 되었을 것이다.
코너킥의 방어를 좀더 신경썼다면 인테르는 무승부를 기록할 수도 있었고, 전술 문제보다는 이쪽에 패배의 원인이 있어보인다.
결론
스코어보드를 봤을 때 굉장히 지루해보였을 경기는 사실 굉장히 흥미로운 경기였다. 경기를 단단하게 운영하려고 했던 라니에리의 포메이션 전환은 인상적이었고, 패배하긴 했지만 효과적이었다. 라니에리는 수비를 강화해 경기를 단단하게 운영하려고 했을 뿐이다.
마르세유는 영리하게 공격했지만, 경기를 앞서나가기에는 약간 부족했다. 경기 전체를 살펴보자면 마르세유가 약간 낫긴 했지만, 세트피스에서 나온 골은 행운이 많이 따랐다. 그리고 레미가 복귀하는 2차전은 기대해볼만하다.
뱀다리1)
챔스는 저녁 경기이다 보니, 얘네가 쿨하게 하루 자고 일어나서 기사를 쓰는군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