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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1/05 02:17:15
Name 격수의여명
Subject [일반] 뱀의 혀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2010237521&intype=1




그의 글을 한 줄만 읽어보면 그가 왜 ‘뱀의 혀’라 불리는지 알 수 있다. 그가 쓴 글의 단어 하나하나가 가시를 품고 있다. 글의 모든 부분이 날을 세우고 있다. 그 사이사이는 마치 고체의 결정처럼 정렬되어 있다. 그러다가도 적절하게 나오는 수사적 표현들은 나를 압도당하게 한다. 단어의 적절성, 주제의 명확성, 구성의 통일성, 수사적 강력함. 탁월한 능력과 구성으로 치밀하게 배설하는 능력에 감탄이 흐른다.

500회 특집 백분토론. 시작 102분 47초에서 ‘시골의사’ 박경철씨의 말이 시작된다. 지금 불신의 문제는 결국 진정성의 문제라는 것. 자본권력에 포섭된 지식인들은 지식을 굽히고 세상을 속이려 한다. 그렇기에 대중 역시 지식인들을 불신하게 된다는 것. 대중을 향해 이야기 할 때는 “뱀의 혀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이런 방식을 피하면 이것이 소통을 회복하는 길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104분 20초. 정규재는 손가락 끝으로 자신의 입을 가리킨다. 반문. “뱀의 혀라는 게 저를 두고 한 말은 아니죠?” 주변에서 산발적인 웃음이 터진다. 본의 아니게 존재론적 개그를 편 것이다. 그는 그 전의 논쟁에서, 대기업이 세금을 내게 하기 위해서는 상속세를 감면해 주어야 한다는 논리를 폈으며 삼성의 상속문제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나는 청춘이고 내가 걷던 길을 같이 걷던 많은 이들도 청춘이다. 비루한 이들도 많고 지루한 이들도 많다. 눈 먼 자들도 많았고 입술과 혀와 손과 존재로 남들을 상처 입힌 치들도 있었다. 그러나 적어도 자신의 상황과 자신의 지위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글을 쓰고 말을 뱉는 자는 없었다. 그냥 그가 쓴 글을 그에게 반사해주고 싶다. 꺼져, 시바.




ps. 생각해보면 졸라 섬세한 감성을 가진것 같기도 하다. "아이가 타고있어요"에 역겨움을 느끼고 박경철씨의 말에 괜히 자기를 가리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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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부탁해
12/01/05 02:37
수정 아이콘
,
몽키.D.루피
12/01/05 02:40
수정 아이콘
전형적인 꼰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네요.
(Re)적울린네마리
12/01/05 02:51
수정 아이콘
정규재씨의 한경 칼럼을 보면 ... 조갑제씨와 일맥상통한 면이 상당히 많습니다.
자기 주장은 강하면서 현실 정책의 비판적 논조를 취하다 보니 과거 자기의 글을 부정하는 측면이 많죠.
온라인의 진중권 vs 활자의 정규재라 보면..
12/01/05 02:53
수정 아이콘
꼰대스럽긴하지만 나름 공감가는 측면도 있긴 하네요. [m]
12/01/05 02:56
수정 아이콘
너 왜 일자리 못 구하니.
너 왜 결혼 못하니.
라는 말에 대해 사회에 책임을 돌린다면 링크의 글에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왜 실업율이 높아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가.
왜 초혼연령이 늦어지고, 출산율이 낮아지는가.
라는 물음에 대해 본문과 같이 대답한다면 둘 중 하나일 수 밖에요.
사회현상을 분석해 낼 능력이 없는, 사설을 쓸 자격이 없는 사람이거나,
자본이 바라는 걸 써 낼 줄 아는, 출제자가 내는 정답을 쓰는데 익숙한 사람이거나.

저는 후자라 생각합니다.
위와 같은 말은 신문 사설로 써야 할 말이 아니라 자기 자식이나 조카들에게 할 말입니다.
우주모함
12/01/05 02:57
수정 아이콘
"나는 젋었을때 고생했는데, 너는 그만큼 안고생하잖니, 근데 어딜 불평하니? 배가 불러서는..."이라고 읽히는게 제가 반항기라서 그런걸까요...

저분의 청춘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웠어도 현재에 만족하며 열심히 일했습니다인지도 모르겠고-추억은 자기 형편맞게 각색되고 미화되잖아요?- 개인의 삶에 저런 마음가짐을 가지는게 분명 개인의 건전한 삶에 도움이 되겠습니다만...저런 마음가짐이 더 좋은 사회를 만들어왔던가요?

미래는 더 좋기를 바라며 노력해야하는 것일텐데, 과거보다 좋은 현재이니 만족하라는 것은...그래도 더 좋은 사회를 지향해야하는게 아닐지...

현재 젋은 층에게 어필되고 있는 지식인들? 정치인들?에 대한 생각을 알 수 있어 의미있는 칼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개밥바라기별님의 1촌교수님들이 공감했던 부분들이 그 멘토에 대한 생각이 아닐까 싶어요. "젋었을때 제대로 고생해보지도 않은 사람이 사탕발림으로 젋은이들을 현혹시키고있다." 저는 안철수교수님 관련 책도 콘서트도 가지 않는 사람인데; 정말 저런가요?
12/01/05 03:06
수정 아이콘
저 개인에게 한 말이라면 "네, 그렇지요. 제가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라고 하겠지만...

저게 사회적인 현상을 분석하고 하는 소리라면
"우리 나라 젊은이들을 바보 취급하지 마십시오." 라고 하고 싶군요.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대한민국 중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 속에 내몰려진 젊은이들이 누구입니까? 왜 이들의 아우성을 투정 쯤으로 모는지 모르겠습니다. 왜 그들이 그의 표현대로라면 "지식의 마약상"을 찾을 수 밖에 없는지 그걸 분석할 생각은 없는 것일까요.
Abrasax_ :D
12/01/05 03:07
수정 아이콘
정규재라는 사람과 생각이 같은 건 아니지만 저도 요새 '멘토'라는 것이 왜 이렇게 각광받는지 모르겠고 그게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는 더욱 모르겠습니다. [m]
12/01/05 03:18
수정 아이콘
그런데 저는 이 칼럼이 " 우리 때도 힘들었어 짜샤, 투덜대지말고 그 시간에 능력이나 키워"로 읽히기보다는 명문대, 대기업에 가야만 사람 취급하고, 강남에 집 한 채 가지고 있어야 장가갈 수 있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물질만능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읽혔습니다.
좀 꼰대같이 쓰여서 그렇지 실상 20대 사이에서 자주 언급되던 이야기 아닌가요? [m]
12/01/05 03:40
수정 아이콘
전 "요즘 애들은 눈만 높아서 쯔쯔" 로 읽히네요.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이런 사고를 가진 자들이 사회 지도층으로 있으면 최소한 청년 실업과 청년 자살 문제는 악화되었으면 악화되었지 절대 나아지지 않을 거라는 건 분명해보입니다.
초록추억
12/01/05 04:22
수정 아이콘
어느정도는 맞는 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절대적 삶의 수준은 분명 향상되어왔고 상대적박탈은 일정부분 자기욕심의 문제일수도 있으니까요. 멘토들의 옳은 말씀은 청춘들입맛에 맞는 친절하고 달달한 내용이기에 지지를 얻는 것일수도 있구요. [m]
몽키.D.루피
12/01/05 04:58
수정 아이콘
저런 꼰대 논리에는 자기모순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저세대는 희생으로 경제발전을 이룬 세대이고 그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세대입니다.
그런데 옛날 젊은이들이 힘들었기 때문에 너희가 힘들다고 하는 건 나약한 것이다라고 한다면 자신들이 이룬 한국 경제의 발전과 사회의 진보를 깡그리 무시해버리는 거죠. 지금 세대의 젊은이들이 좀 더 걱정없는 사회와 발전하는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 왔던 거 아닙니까. 당연히 우리 세대는 미래 세대를 위해서 지금 열심히 노력하는 거구요.
꼰대 논리가 나오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책임지기 싫다는 거죠. 지난 세월 한국사회의 모순을 해결하려하지 않고 세대가 흐르면서 이어받은 사회 기득권의 단물만 빨아먹은 잘못을 책임지기 싫은 겁니다. 그러니까 너네들 책임이라는 거죠. 왜 사회가 이따위로 생겨먹은게 우리 책임입니까. 앞서 30년을 먼저 살고 사회를 만들어 놓은 꼰대들 책임이죠. 더군다나 기득권층, 지식인층, 사회지도층은 더 할 말 없는 겁니다.
꼰대들이 자기 모순에 빠져서 허우적 대면서 과거 타령이나 하고 있을때 소위말하는 멘토들의 메시지는 간단했습니다.
미안하다... 앞선 세대로써 제대로된 사회를 물려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였습니다. 사회 구조의 해결은 이제 그 꼰대들이 할 수 있는게 아니라 젊은이들의 몫으로 넘어왔습니다. 젊은이들이 스스로 정치세력화 되어서 관심을 가지고 바꾸려고 하고 있는데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인터넷이 사람을 버린다며 꼰대 감성질이나 하고 있는 거죠. 그 잘난 꼰대들은 해놓은 건 아무것도 없고 앞으로는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할 겁니다. 어차피 이젠 지나가는 세대니까요.
작년에 우연찮게 박경철 원장의 북콘서트에 간 적이 있어요. 그때 즉석에서 질문지를 걷어서 대답을 해주는 거 였는데 운좋게도 제 질문지가 선택이 됐습니다. 질문은 딱 요즘 젊은이의 고민 그대로였죠. 나이는 찼고 돈모아서 결혼은 못하겠고 그냥 연애무, 결혼무, 아이무, 삼무세대로 살겠다.. 였습니다. 박경철 원장의 답은 솔직했습니다. 답변은 대충, 제대로 된 답을 못해줘서 미안하다... 사실 지금 사회구조로는 답이 없고 앞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집에서 계속 생각하고 고민한다.. 다음에 제대로 더 생각해서 제대로 답을 해주겠다.. 앞선 세대로서 미안하다.. 였습니다.
결국 그들의 메시지는 간단합니다. 잘못된 사회를 물려주게 되어서 미안하다.. 앞으로 함께 바꿔나가 보자..
저도 감성돋는 멘토질 같은 건 별로 안 좋아합니다. 하지만 멘토가 중요한 게 아니라 메시지가 중요하죠. 저쪽 사람들의 행동강령이 있습니다. 메시지가 안 되면 메신저를 공격하라... 왜 안철수, 박경철 같은 멘토들의 메시지가 아니라 메신저 자체를 비꼬는지 모르겠습니다. 정작 자신들은 그들이 했던 최소한의 공감마저 못하면서 말이죠.
언젠간 지금의 젊은 세대도 다름 세대에게 사회를 물려주는 타이밍이 올 겁니다. 그때도 분명 세대간의 갈등이 있을테고 비슷한 꼰대들도 있들 겁니다. 그때 만일 우리 아들들에게 '아~ 우리 때는 말이지, 실업률이 어쩌구 저쩌구' 한다면 그들의 대답은... '그러면 아버지는 그동안 뭐하셨어요?'라고 하면 뭐라고 대답하시겠습니까.... 적어도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좀 더 구조적 모순이 덜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었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라서 미안하다.. 라고 한마디 정도는 공감할 수 있어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럴때 세대와 세대가 같이 노력하면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거지, 저런 꼰대 마인드로는 세대와 세대를 단절 시킬 뿐 입니다.
링크의 저 글을 보면 그런 최소한의 자기 성찰도 없는 뒤틀린 내면이 그대로 엿보이는 거 같아서 참 기분 뭣 같네요.
12/01/05 15:11
수정 아이콘
그런데 '아이가 타고 있어요' 가 그렇게 역겨운 것인가요?
부모의 입장에서 뒷차에게 조심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으로 전 생각하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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