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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11/16 13:57:33
Name 엠씨더맥심
Subject [일반] 사랑에 관한 저의 이야기
아는 동생의 소개로 한 여성분과 만남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동생이 오랫동안 친구였던터라 그 분의 성격이나 기타 배경들을 알 수 있었고,

저와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 고민하다 만나기 시작했어요. 제 이상형은 아니었습니다. 첫 만남때 본 모습은 호감이었고, 두번째 만남에서는

함께 있는데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깨어있을땐 자꾸 생각나는게 사실이에요.그 분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지다가도 이게 일시적인건

아닐지 내가 지금 발정난건 아닌지 의구심이 들어 이내 슬퍼지곤 합니다. 가끔은 눈에 눈물도 고이고요.

지금까지 4번의 연애를 했습니다. 고백을 하기 전에는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감정이 여성분이 제 고백을 받아주시면 반감되고,

저 자신과 여성분을 속이다가 이런 저를 알아차리곤 지쳐서인지 항상 이별을 고하는건 여성분들 쪽이었어요.

그렇다고해도 흔하디 흔한 멜로영화에서처럼 술로 찌든 생활을 하거나,절대로 슬퍼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슬프지도 않았고요.

pgr에 가끔 올라오는 이별후의 슬픈 이야기들이나 주변 친구들이 연인과 헤어지고 겪는 상심과 아픔들을 저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전 남녀간의 사랑은 없다고 생각하니까요. 많은 사람들과 이 주제에 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친구들과도 하고, 나이 많은 형들과도 하고,

군 생활 할때는 해안경계를 하며 후임들과도 이야기 해봤고요. 그럴때마다 항상 그들은 사랑은 '있다'였고 저는 '없다'였습니다.

제가 폈던 논리 중 하나가 '부모님이나 다른 가족이 불구가 되면 나는 그들을 짋어지고 살아갈 자신이 있지만,지금 교제하는 사람이

장애인이 된다거나, 얼굴이 흉측해진다거나 한다면 감당하고 살아갈수 있겠느냐,사람은 이성을 사랑할때 그 사람의 내면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외면 즉 껍데기를 사랑한것 뿐이다.'였습니다. 저도 너무 극단적인 생각이라는걸 압니다.이런식으로 말하곤 하지만

저도 사실은 사랑이 있다는걸 믿고 싶습니다. 외로워서 하는 사람이 아니라 드라마나 영화처럼 운명적인 사랑도 하고 싶고요.

저의 외모나 스펙을 보는게 아니라 정말 저의 내면을 보고 사랑해줄수 있는 사람 만나고 싶기도 하고요.

다음주에 여성분에게 세번째 만남을 신청했는데, 그쪽에서 제게 식사 대접하고 싶다고 하시더군요.그때는 조심스럽게 말해볼까

생각 중입니다.제가 느끼는 감정과 우리가 가지는 만남을 이어가고 싶다고요 .

물론 사귀자는 고백이 아니라 조금 더 당신을 알아보고 싶다는 식으로요.

주선자에게 여성분이 했다던 말들로 보나 느낌으로 보나 여성분도 제게 마음이 있는 것 같고요.

제가 걱정하는건 다시 한번 사랑은 없는 것이라고 결론 지어버릴 제 자신과 과거에 상처받고 돌아선 분들처럼 이 여성분도 같은 걸

경험하진 않을까 싶은 점입니다.차이는건 두렵지 않아요. 다만 사귀게 되더라도 다시 한번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게 되고, 헤어짐에

대한 상처보다 사랑에 대해 더욱더 불신하게 될 것이 두렵습니다.

이리저리 제 넋두리만 늘어 놓았네요.주변에 말할 사람은 없고 자주 오는 이곳에 누구에게라도 말하고 싶은 답답한 마음에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사랑이란게 참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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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16 14:23
수정 아이콘
사랑 참 어렵죠...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매콤한맛
11/11/16 14:26
수정 아이콘
껍대기를 사랑하세요. 장애인이 되거나 얼굴이 흉측해지거나 이런 극히 낮은확률때문에 겁먹어서 사랑을 못한다는건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담그는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만약에 이렇게 된다면 나는 이럴수 있을까 상대는 저럴수 있을까 이런걸 너무 생각해버리면 정말 할수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을겁니다.
푸바(푸른바람)
11/11/16 14:57
수정 아이콘
사랑은 모든것을 믿고 모든것을 바라며 모든것을 견딥니다.~
11/11/16 15:40
수정 아이콘
예전에 버스가 신호에 걸려 대기하고 있는데, 횡단보도에 서 있는 다정한 커플을 보았습니다.
여성분이 너무나 예쁘고 늘씬하고 제 스타일이었던지라(;) 한참 보고 있었는데 버스가 출발해서 지나가면서 보니까 여성분 반대쪽 얼굴이 화상으로 많이 일그러져 있더군요. 화상을 입기 전에는 굉장히 미인이었을텐데 안타까웠습니다만, 그럼에도 손을 꼭 잡고 사랑스러운 눈길로 그 여성분을 바라보던 남성분의 눈빛에 한참 가슴이 찡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처음엔 외모나 조건이 사랑을 시작하고 유지시켜 나가는 데 당연히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통찰력이 좋은 사람이라도 상대방의 모든 점을 다 알고 사랑하게 되는 경우가 있겠습니까. 사귀다 보면 점점 서로를 잘 알게 되고 처음의 외적인 것에 끌리던 사랑과는 좀 더 다른 사랑이 쌓여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 보면 외적인 것은 어느덧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일부가 되는 건 아닐까요. 그 시간이 지나면서 쌓이는 사랑이 처음의 외적인 것에 끌리던 사랑보다 약할 경우 헤어지게 되는 거라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드리고 싶은 말씀은 사랑따위 없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일단 마음을 열고 진실되게 상대를 대해보시라는 겁니다. 퐁당 빠져드는 사랑도 있겠지만 나도 모르게 천천히 젖어드는 사랑도 있습니다. 지금 충분히 설레이시고 상대방을 사랑하게 되는 단계라고 생각하는데 미래가 두려워 뒷걸음질 치지는 마세요. 바로 그 분이 엠씨더맥심님과 운명적인 사랑을 할 사람일지도 모르잖습니까.
11/11/16 16:35
수정 아이콘
사랑은 어디에나 존재합니다.
부모와 자식간에, 연인간에, 친구끼리, 인간과 동물(식물, 사물)간에... 타인에 대한 동정심과 연민의 정도 넓게 보면 사랑이라 말할 수 있겠죠.
에로스는 성적 충동을 동반합니다. 그렇지만 성적 충동이 사라진다고 해서 그것이 곧 남녀간 사랑의 종말을 의미하느냐하면 그건 또 아니죠.
이성적인 끌림이 사라진 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신뢰와 애정, 편안함 등의 감정이 싹트고 이를 통해 관계를 지속하게 됩니다. 어찌보면 부부는 인생에서 가장 친한 친구인셈이죠.
좋은 짝을 만나시길 바랍니다.

제가 좀 에둘러서 표현한 것 같습니다... 직설적으로 덧붙이자면,
1) 교제하는 사람이 장애인이 되거나 외모가 흉측해진다면 더이상 사귈 수 없다고 말씀하심과 동시에 나의 외모와 스펙을 보지 않고 내면만 보고 사랑해줄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말씀하신건 모순입니다.
2) '이성을 사랑할 때 외모/스펙 등 껍데기를 보고 사랑하는 것 뿐이다'라는 믿음을 갖고 계신다면 절대로 나의 내면을 보고 사랑해 줄 사람을 만날 수 없습니다. (self-fulfilling prophecy; 자기믿음실현효과? 정도로 번역하면 되나요?)
3) 말씀하시는 것처럼 외모나 스펙을 보고 빠지는 사랑은 사랑이 아닐까요? 사랑에 대해 너무 이상화시켜서 생각하시면서 정해진 틀과 기준에서 벗어나면 이건 사랑이 아니야라고 단정지으시는건 아니실지... 그렇기 때문에 사랑에 대한 회의감에 사로잡히신게 아닐까라고 실례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4) 드라마나 영화같은 운명적인 사랑을 하고 싶으시다고 하셨네요... 처음부터 그런 사랑이 어디 흔하겠습니까? 사랑하면서 드라마나 영화같은 이야기들을 함께 써나가는거죠.
건강이제일
11/11/16 23:03
수정 아이콘
개개인의 삶이라는 게, 때론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을 때도 있지만.
보통은 드라마와는 달리 소소한 이벤트들로 가득하죠.
갑자기 기억을 상실하거나, 죽을 병에 걸리거나, 재벌 2세를 만나지도 않습니다.
이상형은 김태희 일지라도, 김태희와는 키밖에 닮은 게 없는 여자친구를 만나고, 원빈과는 발가락만 닮은 남자와 결혼해서, 누가 뭐래도 내 눈엔 예쁜 토끼같은 아들딸 낳고 사는 게, 가장 행복한 개개인의 드라마죠.

조금만 더 현실에 사시길 권합니다. 심장 떨리고, 후광이 비치는 사람. 운명적인 그 사람만이 인연이고, 진짜 사랑이라는 생각을 조금쯤 내려놓으시길. 님과 짧은 시간 일지라도 함께 곁에서 마음을 나눈 그 사람도 님의 인연이었고, 사랑이었겠지요. 그 사랑이 깊어가던 어느날 그 사람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고 해도 지켜주고 싶어질 수도 있을지도 모릅니다. 처음엔 아니었을지라도 말이죠.

티비 속의 드라마보다 시시해 보이는 삶이라고 해도, 사람들은 상당히 행복하게들 살아갑니다. 그것은 아마도, 그들 모두가 운명을 만났을지도 모른다는 불확실한 가정보다는, 운명이건 아니건 행복한 방향으로 이끌려고 하는 마음가짐을 지녔을이 더 그럴싸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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