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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8/11 08:11:00
Name 왕은아발론섬에..
Subject [일반] [축구] 아직은 시기 상조가 아닐까요?
어제 대한민국 축구 역사에 기록 될만한 참담한 패배가 있었습니다.

스코어는 0:3이지만 내용은 더 참담했기에 더 열받네요.

어제 경기를 보면서 스코어도 이해가 안가지만 경기 내용중에 의아한게 우리 대표팀의 템포가 예전과는 다르게 굉장히 느렸다는 겁니다.


그런데 불과 얼마전 세르비아와 가나전때만 하더라도 전광석화 같은 역습과 롱패스와 숏패스를 적절히 활용해서 경기를 잘 풀어나갔던 걸

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그 경기들은 우리 선수들의 스피드를 잘 살리면서도 비교적 괜찮은 패스축구를 보여줬다고 생각이 되었습니다만 한

가지 불안한 모습도 보였는데, 조광래 호 출범 후 후반 30분이 지나면 우리 선수들의 기동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문제점도 여전히 노출되

었죠.


제가 그 부분에 촛점을 맞춰서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관련글 링크 하겠습니다.

https://pgr21.co.kr/zboard4/zboard.php?id=freedom&page=1&sn1=on&divpage=5&sn=on&ss=off&sc=off&keyword=왕은아발론섬에..&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9571


간략하게 요약하면 현재 우리 대표팀의 경우 템포가 굉장히 빠른 패스축구를 구사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후반전에 가면 지쳐서 밀리는 경향

이 있다는 글입니다. 이 점에 수긍을 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계실테지만 일단 이 내용을 전제로 하고 글을 진행 시키겠습니다.


아무튼 조광래 감독도 그런 문제점을 인식한건지 어제의 경기는 우리대표팀 답지 않게 굉장히 템포가 느렸습니다.

이점은 일본의 압박 때문에 우리 선수들의 스피드가 발휘되지 못해서였다고 볼 수 있지만 역습 상황에서도 한번에 찔러주지 않고 패스로 연

결해서 공격을 전개해 나가는 모습을 보니 후반전 체력 저하를 방지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우리의 템포를 조절한게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

다. 한마디로 진정한 바르셀로나식의 패스 축구를 시도했다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어제의 가장 큰 패인이 여기에 있지 않나 싶네요.




과거 우리 대표팀이 대 일본전에서 넣었던 골들을 기억해보면 대체로 빠른 역습 상황이거나 측면 공격수가 빠른 발을 이용해서 돌파를 해서

공을 뛰어주면 중앙 공격수가 큰 키+몸빵을 이용해서 많은 골을 넣었던걸로 기억합니다.(대표적인게 도쿄대첩 때 동점골과 히로시마 아시

안 게임때 황선홍 선수가 넣었던 2:1 역전골이 기억나는군요)


그리고 그걸 반대로 생각해 보면 일본은 빠른 공격이나 측면에서 올라오는 뜬 공에 약하다는 거라고 볼 수 있겠죠.

한마디로 한국 선수들이 일본 선수들에 비해 피지컬이 우위에 서 있고 그걸 잘 공략해왔다고 볼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조광래 감독도 그점을 잘 아는지라 후반 0:1 상황에서 장신의 김신욱 선수를 투입해서 포스트 플레이를 노렸지만 이미 경기는 되돌리기 힘

들만큼 기울어 있었지 않았나 싶습니다.(참고로 아시안 컵 4강에서도 1:2로 지고 있을때 김신욱 선수를 투입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음... 지금까지 저의 생각이 맞다고 가정하면 어제의 참담한 패배는 어떻게 보면 일본을 너무 쉽게 본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미드필드에서 공을 주고 받으면서 서서히 상대의 수비를 열어 제끼는 패스 축구는 일본이 우리보다 훨씬 이전부터 대표팀에서 쓰던 전술인

데 불과 1년 남짓 연습한 우리 대표팀이 우리의 장점인 스피드와 제공권마저 버리고 일본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축구로 맞섰으니 번데기 앞

에서 주름을 잡을 겪이랄까요?


특히 일본의 경우 선수 구성면에서도 패스 축구에 한해선 우리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축구 전문가가 아니다보니 일본의 유소년들이 어떤 식으로 훈련하는지 모르지만, 간혹 들었던 이야기 왈

"일본은 어릴 때 잘하는 애들이 패스에 재미를 붙혀서 미드필드만 할려고 해" 였죠.

뭐 그렇다보니 공격진은 신칸센 대탈주 슛이나 후지산 대폭발 슛을 쏘는 애들밖에 없었다는 이야기가,,,,


아무튼 일본은 이렇게 뛰어난 미드필드진을 바탕으로 패스 축구를 구사한지 20년 가까이 될 만큼 꽤 오래되어서 완전히 자리잡은 느낌입니

다. 그에 반해 우리 선수들은 잔디 세대가 대표팀에 유입되면서 분명 선수들의 키핑력이나 드리블이 늘었긴 했지만 바르셀로나식의 느린 템

포의 패스 축구를 제대로 구사하기엔 역부족이랄까요? 특히 지공상태에서 선수들의 탈압박 능력 부족은 정말 참담하게 그지 없었죠.

그리고 패스 축구를 위해선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과 높은 전술 이해도가 필요한데, 히딩크 감독 시절처럼 합숙을 하지도 않는 요즘 단시간

손발을 맞추고 감독이 선수들에게 전술을 이해 시킨다고 얼마나 완성도를 갖출지...


아무튼 이렇게 패스 축구만을 놓고 보면 일본한테 많이 밀리는 상황에서 우리가 가진 최대의 강점인 스피드와 제공권을 배재한채 미드필드

간의 테크닉 싸움을 했으니 당연히 미드필드가 밀릴 수 밖에 없었던게 아닐까 싶네요.

그렇게 공격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 미드필드가 밀리니 공격이 잘 안풀리고, 역시 수비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  미드필드가 밀리니 수비

가 잘 안풀리고.. 뭐 이런 답답한 상황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사견으론, 대일본전에 좋은 우리의 전술은 수비는 미드필드진의 강력한 압박을 바탕으로 진흙탕 싸움을 만들어서 공을 뺏고, 공격은 측면공

격수나 중앙 공격수의 빠른 발을 이용하거나 박주영 선수의 제공권을 노리는 방법이 좋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리고 앞에서 이야기한 저의 생각들이 틀려서 일부러 우리의 스피드와 제공권을 살린 플레이를 안한게 아니라 못한거라면 그건 더 심각한

문제가 됩니다.


전자의 경우는 다음 만났을 때 우리의 공격 속도를 끌어 올리고 제공권 위주의 플레이도 적절히 조합하면 일본을 상대로 승산이 있겠지만,

후자의 경우는 지금의 선수 구성과 전술로는 일본을 이기지 못한다는 결론이 나기 때문이죠.


그리고 어제의 경기를 가지고 박지성, 이영표, 이청용 선수가 빠져서... 특히 박지성 선수가 없으니 졌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일본이 우

리보다 한수 위다라고 말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데 불과 2년전 지금과 거의 같은 선수 구성이었을 때 박지성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도 일

본 원정서 3:1로 이긴 전례가 있습니다. 그리고 박지성 선수 없이도 세르비아나 가나와 경기를 할때는 경기력도 나름대로 좋았구요.


그리고 또 대표팀의 밑바탕이라고 할 수 있는 리그의 경우 최근 몇년은 k리그가 우위에 있다는 점도 들 수 있겠고, 얼마전 일본에서 열린 기

린컵에서 체코, 페루와 무득점 무승부 경기를 펼쳤기에 딱히 근래에 전력이 상승했다고 보기에도 좀,,,


그렇기에 어제 경기는 박지성 선수나 몇몇 선수들의 부재로 인해 우리 대표팀의 수준이 떨어졌다기 보다는 우리 대표팀에 맞지 않은 옷을 입

어서 그런 결과가 나온게 아닐까 싶네요.

이렇게라도 위안을 하지 않으면 제가 도저히 못견뎌서 일수도 있지만,,,


뭐 그렇다고 "패스 축구는 절대 안돼~" 이런 생각도 아닙니다.

분명 패스 축구도 제대로 구사만 한다면 아주 강력하기에 가능만 하다면 하면 좋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시기가 중요합니다.

그게 언제냐면 제 생각엔 아마 한 8~10년 후 쯤이 바르셀로나식의 패스 축구를 접목하기 좋은 시기가 아닐까 싶네요.


지금 보면 바르셀로나 클럽에서 지도자가 직접 와서 유소년 교실도 운영하고 있는 걸로 압니다. 그 아이들이 컸을 쯤엔 바르셀로나식 패스

축구를 잘 이해하는 선수들도 많아 지지 않을까요?  그뿐 아니라 바르셀로나식 패스 축구가 최근에 곽광을 받고 있으니 유소년 지도자들도

이 부분에 대해 공부를 할테고, 그러면 당연히 그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패스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거기에 맞는 기량을 보유하게 될테

니 클럽이나 국가표팀에 가서도 단기간 훈련으로 패스 축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게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뭐 그까이 뭐 일본도 했는데 우리라고 못할거 있나요..


암튼 바르셀로나식의 패스 축구를 고대로 따라가기 보다는 우리의 장점인 스피드와 몸빵을 적절히 살리면서 체력도 안배 할 수 있는 절묘한

조율이....

김동욱씨의 조율? 아니죠~  조광래 감독의 조율이 필요하지 않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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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11 08:17
수정 아이콘
그 패스 축구에서, 일본의 패스가 몇수나 더 위였다고 생각됩니다. 또 수비력도요. 일본 선수들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되서 강한 수비하는게 우리나라랑 비교되라구요.
Kristiano Honaldo
11/08/11 09:04
수정 아이콘
이미 아시안컵때부터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아래였습니다

박지성 이영표 이청용 빠지고 일본홈인것까지 감안하면 딱히 이상할것도 없던 경기죠
GODFlash
11/08/11 09:05
수정 아이콘
선수 기용에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소속팀에서 자주 출전하지 못해 기량 저하가 의심되는 구자철 선수, 아시안컵의 포스를 잃어버린지 오래된 이용래 선수....
이 두명의 선발 출전만 봐도 어제 경기는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윙백 2명의 갑작스러운 부상도 상당히 아픈 부분이였구요... 뭔가 엄청 꼬이고 꼬였다는..
낭만돼랑이
11/08/11 09:27
수정 아이콘
제공권에서는 우위에 있었지만, 그토록 믿었던 개인기에서 밀렸다고 보는게 맞는듯.
대체 조감독님은 벤치에서 나와 뭐라고 떠드신건지.. 전술은 무엇이였는지 궁금하네요.
고마유
11/08/11 10:01
수정 아이콘
아실련지는 모르겠지만 바르샤식 짧은 패스 플레이는 느린 템포입니다. 느리게 돌려말해 더 정확하게 전달을 위한 짧은 패스로 볼을 소유하다 쓰리톱에 스루패스가 이어지는 방식이죠. [m]
Go_TheMarine
11/08/11 10:39
수정 아이콘
패싱능력은 일본이 90년대부터 한국에 앞서있었습니다.
한국이 스피드가 좋다 하는데 막상 보면 앞선다고 할만한 선수가 차두리선수말고는 없죠.
공보다 빠른선수가 없다 는 말이 있듯이 어제는 일본의 패싱플레이가 우리나라의 압박을 그냥 벗겨내버렸죠.
일본측 기사중에 일본은 미드필드플레이를 보완하였는데 한국은 전술적으로 완전히 바꾼 듯 해 보였다 라는 기사가 있었는데
왠지 공감이 가더군요...
파일롯토
11/08/11 10:55
수정 아이콘
히딩크의 유산이었던 압박축구를 완전 말아드셨더군요
인천N석
11/08/11 12:46
수정 아이콘
이전까지만해도 조광래식 축구의 색깔이 나온다고 끝까지 믿어보겠다던 분들이 많았는데
역시 한일전의 여파는 크네요~
전 국대보단 클럽축구기에 충격이 크진 않지만, 잘할거라 봅니다.
경남을 그렇게 만들었듯, 국대도 잘 만들꺼라고 생각하구요.
여담이지만 PGR의 여론은 국내축구에 대해선 너무 차갑고 냉정해보입니다.
그것이 사실이고 맞는 말이지만, 응원보단 질타가 더 많고,
좋은일보단 좋지않은일에 반응이 더 많은것 같아 아쉽습니다. [m]
이녜스타
11/08/11 12:46
수정 아이콘
기술은 원래 일본이 우리와 대등하거나 약간 더앞섰습니다.90년대 초반부터요....우리가 여지껏 피지컬빨로 밀어붙인거죠.
가장 차이나던게 볼컨트롤이더군요.일본은 어찌 그리 발에 공이 붙어다니는지....
어제 참패를 보면서 허정무의 올대가 일본에게 4대1로 박살나던게 생각나던데 그때도 허정무 감독은 기술축구를 표방했습니다.
실제로 이관우의 리즈시절이라고 할 정도로 재미있는 경기,아기자기한 축구를 구사했습니다.성적도 괜찮았구요.

그런데 일본에게 대패한후 뻥축구로 다시 희귀......조광래 감독도 그전철을 밟을까 걱정됩니다.
일본은 아시아레벨로 따져도 공격력이 극강인 팀이 아닙니다 수비력은 인정하지만
그전까지 페루와 체코와 평가전에서 단한골도 넣지 못했습니다.아시안컵에서도 비교적 약체팀에게 경기는 압도하면서 골을 넣지
못해 쩔쩔매는 모습도 자주 보여줬습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참패였지만 한가지 위안이 되는건 축협 윗대가리들이 정신이 번쩍 들었을 거라는 점입니다.
유럽팀들에게는 패해도 일본에게는 지고는 못사는 사람들이거든요.
가을의추억
11/08/11 16:24
수정 아이콘
수비진의 교체가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월드컵때부터 들었던 생각은,
우리 수비진은 그리 강하지 않다입니다.
공격라인과 미들라인의 질이 높아져서 꾸역꾸역 이겨왔지만,
수비라인은 완전 불안합니다.
특히나 풀백라인, 차두리선수 수비시에 너무 불안합니다..
그냥 윙으로 세우는게 좋다고 봅니다

하나더 김정우선수의 포지션 문제
k리그에서는 공격수를 뛰고 있죠,
파이터형의 수미를 공격수로 뛰게하다보니 그 좋던 능력이 다 사라져버린 느낌입니다.
지쳐있는 기성용, 폼떨어진 이용래, 어중간한 김정우, 결론은 미들이 완전 먹혀버렸죠,

이근호, 구자철은, 열받으니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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