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랑가로스는 호주오픈과 더불어 이변이 많이 일어나는 대회로 알려져있지만
요즘은 90년대와 달리 코트를 지배할만한 서브&발리 플레이어가 많지않고(..정확히 말하면 없고;;)
베이스라이너들이나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득세를 하는터라 투어에서 잘하는 선수들이 클레이코트에서도 두루두루 잘하는 편이죠.
롤랑가로스도 가끔 지배자들이 튀어나와서 장기집권하는 대회입니다.
70년대를 장기집권한 비욘보그가 그랬구요 (78~81 4연패. 통산 6회우승)
최근 05~08년,작년 우승을 차지했고 2005년부터 작년까지 클레이코트 176승 6패를 기록했던 라파엘나달도 있구요.
근데 여기에 또다른 지배자가 도전하고 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그 이름은 노박 조코비치..
2008년,당시 3년동안 하드코트메이저대회에서 무패행진을 달리던 페더러를 3-0으로 셧아웃시키며
만 20세 8개월의 나이로 호주오픈을 우승했고, 몇년에 걸쳐 세계4강에 눌러앉았던 강자였지만
누구에게나 이길 수 있고 누구에게도 질 수 있는, 최강자라기보단 조커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2011년,테니스 역사에 남게 될 몬스터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테니스는 오프시즌이 무지하게 짧은 스포츠입니다.
작년 월드투어파이널에서 모두의 예상대로,나달에 이은 조2위로 무난히 4강에 진출한후 무난히 페더러에게 털렸는데요
2달이 채 안되는 오프시즌동안 악마한테 영혼이라도 팔았나요.. 시즌개막후 37연승을 달리고 있습니다.
메이저 개막전인 호주오픈, 마스터스 시리즈중 가장 권위있는 마이애미오픈과 인디언웰즈를 연속 우승
ATP500인 두바이오픈에서 우승하며 동대회 3연패 달성, 잠시 숨 돌린후 고국에서 펼쳐지는 세르비아 오픈 우승,
그리고 마스터스 시리즈중 최고 상금인 마드리드오픈에서
그리고 바로 이어진 마스터즈대회인 로마오픈에서 나달은 연파하며 우승합니다
획득한 랭킹포인트만 6750점, 11월에 펼쳐지는 투어파이널 출전권을 3월달에 이미 획득했고
지금 시즌을 접어도 연말랭킹 4위입니다..-_-;;
37연승동안 나달에게 4연승 페더러에게 3연승등 탑텐선수들에게만 13연승을 올렸습니다.
2011시즌은 이미 조코비치를 배제하곤 논할 수 없게 되버렸네요.
타메이저대회에 비해 롤랑가로스에선 상대적으로 저조했었지만
세계최정상 베이스라이너인 조코에게 롤랑가로스의 주홍색 코트는 잘 어울리는 무대입니다.
통산 승률과 클레이코트에서의 승률이 거의 동일했고,
2005년부터 시작된 나달의 클레이코트 철권통치기간동안 그의 레드슬램을 가로막은 4명중 한명입니다.
(나달을 잡은 건 다른선수구요.. 우승만 낼름 조코비치가..-_-;;)
클레이코트에서 나달에게 0-9로 밀렸지만 이번 마드리드 오픈과 로마오픈에서 연달아 셧아웃시키며
지금이 조코의 시대라는 걸 다시한번 입증했습니다.
나달을 제외한다면 단일시즌에 클레이마스터스를 2번 제패한 것은 99년 쿠베르텐이후 12년만의 일입니다.
나달.. 두말할 필요가 없는 우승후보였습니다.
이번 마드리드 오픈에서 조코에게 격침됐지만,
클레이 마스터스에서 한대회는 다른 선수에게 떼어주며 희망고문시킨 후
(05년 함부르크 로저페더러, 06년 함부르크 토미 로브레드, 07년 함부르크 로저페더러
08년 로마 노박 조코비치 09년 마드리드 로저페더러)
나머지 클레이코트 대회를 석권한 다음, 롤랑가로스까지 집어삼키는 걸로 대미를 장식하는게 일종의 공식이었죠.
<U>
http://www.atpworldtour.com/Tennis/Players/Top-Players/Rafael-Nadal.aspx?t=mr</U>
클레이코트 220승 18패.
2005년이후 클레이코트 성적 193승 8패. 최근 200전 승률 96%..-_-;;
클레이코트 승률이 9할로 떨어지려면 7연패가,8할이하로 떨어지려면 37연패가 필요합니다.
통산 클레이코트 승률이 8할미만으로 떨어질 수 없는 진정한 괴물이죠.
3월까지 펼쳐진 하드코트 시즌에서 조코가 미친듯이 내달릴때도,
대부분의 팬들은 4월부터 시작될 클레이시즌엔 진흙탕에 자빠질꺼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봉인해제된 조코의 질주가 진흙바닥에서 가속도가 붙어버렸습니다.
하드코트대회인 인디언웰즈와 마이애미오픈에선 1세트씩 따냈었지만 오히려 클레이코트에선 나달이 0-2,0-2로 떡실신됐습니다.
나달이 같은 상대에게 클레이코트에서 연패를 찍은 건
햇병아리였던 2003~2005년동안 가스톤 가우디오에게 3연패 당한 이후 처음입니다.
결승전 전적이 45승13패일정도로,강철심장을 자랑했는데요,
이번시즌 조코에게 결승전에서만 4연패를 당하며 이번 시즌에 우승 2회에 그쳤습니다.
평소의 나달이었으면 이미 시즌 4~5승를 기록하며 작년의 기세를 충분히 이어갔겠죠
하늘은 나달을 낳고,조코를 낳은 것일까요?
뭐 고기는 먹어본 놈이 잘먹는다죠? 이미 9번이나 이겼던 상대방이니 10번을 채우는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죠.
롤랑가로스의 최종보스는 아직 라파엘 나달이니,나달정도면 조코의 열린 뚜껑을 닫을 적임자죠.
나달의 강철체력이 5세트경기인 롤랑가로스에서 빛을 발하게 될까요?
페더러는 작년 이맘때보다 오히려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고,
머뤼도 호주오픈 결승에서의 완패를 딛고, 로마마스터스에서 조코와 풀세트접전을 펼쳤지만
조코와 나달의 페이스가 워낙 강력한지라 이 2명이 결승에서 만나는게 유력해보입니다
굳이 없는 변수를 찾아내자면... 역시 로빈 소더링??
나달에게 상대전적 0-3. 페더러에게 상대전적 0-12. 클레이코트 승률 75승-51패로 60%에도 미달이지만
09시즌엔 나달의 5연패를, 10시즌엔 페더러의 23회연속 4강진출을 저지하며 롤랑가로스 결승에 연속진출했습니다.
이변의 메이저인 롤랑가로스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벽안의 로베스 피에르.
최소한 지난 2시즌동안, 로빈소더링에게 앞에선 통계자료는 철저히 무의미했습니다.
스웨덴의 외로운 늑대는 09~10시즌 롤랑가로스의 숨은 주인공이었습니다.
이번 클레이시즌에서의 성적은 그닥 좋지 않고, 조코와의 상대전적도 1-6에 불과하지만
프랑스에서,그리고 롤랑가로스에서 유난히 빛을 발하는 소더링의 쌍도끼질은 이번에도 통한다면,
그리고 조코의 연승행진을 저지한다면, 소더링은 디어사이드로 테니스 역사에 남을 수 있겠죠.
(근데 8강에서 나달의 벽을 넘고,결승에서 조코를 때려잡는게 결코 쉬어보이진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