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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5/20 01:49:29
Name 루미큐브
Subject [일반] 다단계?
다단계

피라미드라고도 하죠~

저도 일단 피라미드 경험담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보자면
시작은 여친이었습니다. 대구에서 올라와서 신천 쪽에서 미용실 직원으로 있었는데
어느날 JCM 이라는 회사에 취업했다고 하더군요

회사의 위치는 무려 삼성동(은마아파트 앞쪽) 대로변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냥 포스가 대단했죠, 모델하우스 첫 날 오픈한것 마냥 1-2층 전체 홀을 잠식한
굉장한 규모에다가 정장 입은 사람들로 그 두 채의 홀과 정문 앞이 각종 화환과
인파로 몸살을 앓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아 정말 좋은 회사인가보다~ 잘 취업했다는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그 회사 로비에 제가 앉아있더군요

꼭 들어간다고 해서 죽이거나 강매를 강요한다거나 그러진 않습니다.. -_-
강연+멘토링 설득 작업이 대부분이지요~ 그들도 사람을 유치해야 하기에 엄청 잘해주더군요
커피도 마구 타주고, 말빨만 앞세우기 보단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면서 사람들을 안심시키는데
저 뿐만 아니라 1층의 로비 전체가 둥근 테이블에 멘토들과 멘티들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더군요

암튼 좀 설득이 잘 먹혀서 숙소생활까지 하다가 수백씩 돈 들이붓는 분들도 있고
저 처럼 30만원 정도 뜯기고 다행히 더 큰 피해를 안입고 살아남은 경우도 있습니다.
다행이라 해야할지 불행이라 해야할지

뭐랄까 그 JCM 이라는 회사는 뉴스데스크에 등장했을 정도로 다단계의 규모가 엄청났나 봅니다.
30만을 써버리고 나온지 2주 후에 완전 증발해 버렸더군요, 한 동안 저녁 연주알바 때문에 삼성동을
징허게도 왔다갔다 했지만 그 앞에는 돈을 잃어버린 사람들로 인해 여전히 폐쇄된 건물을 두고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안그러실 줄로 압니다만 저 강연이라는 놈을 듣는 순간부터 문제가 발생합니다.
'아 난 저딴거 안속아' 라고 철두철미하게 감정적으로 셔터를 내리고 귀를 닫아 무장해도
막상 그 자리에서 종교집회 스러운 다이아몬드들의 강연을 두 세번 듣고 나면
'어 정말로 그럴 수도 있겠다' 라는 마음이 아예 안드는게 아니거든요

아 정말

그 머지?

사람 일이라는게 원래 그런가요? 제 생각처럼 사람들이 일괄적으로 다단계 = BAD 라고
생각하진 않더군요, 그 안에서 희망을 찾아보려고 발버둥 치는 사람들도 많고
회사라고 하기엔 좀 그렇습니다만 가 보신 분들은 대강 아실껍니다.

그 직원이라고 앉아있는 사람들 모두가 다단계 회사의 마크가 찍혀진 버클에 넥타이핀에
정장을 안 입은 사람들이 없지요, 알고 보니 강매는 아니지만 설득된 사람들은 일단 얼마치를 구입하면
정식 계급을 부여한다는 말에 인근 다단계 상점 (마치 오프라인 쇼핑몰) 같은 곳에서 긁게 하더군요
제 경우는 30만이었습니다. 단 강제로 긁어라 이런 분위기는 절대 아니고 그냥 명품 매장에 온
느낌이더군요 주력 상품들이 사방에 진열되어 있고, 살려면 사고 말려면 말아라 식이었으니
제가 사야겠다 싶어서 스스로 긁은게 맞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 안에 대출 상담도 해주는 곳이 있는데 바로 이게 고리대금입니다.
그 당시는 대부업도 아니요, 아예 그런말 자체가 없는 불법 대출이었지요, 계급을 유지하기 위해
이 앞에 앉아서 대출상담을 하는 순간 부터 그냥 막장 테크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단계 = 고액 피해는 여기서 부터 걷잡을 수 없지요, 좀 무시무시한 표현을 들자면
가족의 목숨을 담보로 한 대출이랄까요? 뭐 더 이상은 설명 안해도 아실껍니다.
일명 선이자 대출이라 불리는

아무튼 물품 상태가 그렇게 나빠보이지 않는 것 같아서 일단은 부모님 선물이나 드리자는 식으로 긁었습니다.
버클 하나에 무슨 7만원이나 하냐? 라며 속으로 생각했지만 그 버클은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잘 쓰고 있을 정도로 튼튼하긴 합니다.

김이나 꿀, 황토비누, 양말 뭐 이런 것들은 부모님 드리고 나서도 몇 박스씩 남아서 결국 주변 사람들에게
그냥 뿌렸다지요, 그렇지만 제 경우 수령받은 상품의 질은 꽤 좋은 편이었습니다. 저급한 품질의
상품에 그냥 아무 케이스나 고급스레 씌워서 판매하진 않았습니다. 암튼 지금 생각하는 거지만
그냥 30만원 어치 건강식품에 조금 +@ 덤태기를 썼다.. 라고 털어버렸지요~

정식으로 나와서 다른 사람들과 멘토링 업무를 해도 되는데(일당 35000씩을 주더군요)
이 경우는 무조건 다른 선배 멘토들과 4인 1실 합숙을 해야 하고, 한 달에 200만원 이상씩 구매를 해야 하며
꼭 회사의 로고가 달려있는 정장을 입어야 합니다. 넥타이도 회사 제품으로 꼭 써야 하고요
이 때부터 돈이 팍팍 나간다고 하네요, 200만원 이상을 매출로 구입하거나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여
쓰게 만드면 계급이 올라가는 구조였습니다. 그렇게 또 계급이 올라가면 멘토를 다룰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고
합숙을 안해도 되더군요~ 그리고 판매액의 일정금을 되돌려 받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가 되려면
1개월 매출이 2천 이상을 달려야하고 따르는 멘토+멘티들이 40-50명 이상 되어야 한다고 하더군요
멘토들이 신입을 끌어들여 물품을 사도록 유도하고, 그 신입 중 일부가 멘토가 되어 다시 위로
돈을 밀어 올려주고.. 뭐 이런 식입니다. 돈이 위로만 계속 누적되는 구조이지요

아무튼 3단계 계급부터는 캐쉬백 보다 판매액이 적을 경우 바로 그 다음달에 아랫등급으로 강등되기에
매출이 나쁘면 자기 카드나 가족 명의의 돈을 들이 부어서라도 계급을 유지하기 위해 발버둥을 쳐야만 합니다.

그래서 꼬이기 쉬운 가족부터 친구, 애인들이 많이 끌려오게 되더군요(특히 군인 중 부사관, 장교님들 정말 많습니다)
싫어도 가입하고 소액의 돈을 버리고 .. 질려서 뛰쳐 나가고... 큰 돈을 쓴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저 처럼 '혹시나' 해서 소액을 쓰고 발을 뺀 사람들일 껍니다.
알고 보면 다수의 소액 투자자들이 개미떼 처럼 달려들어 돈을 위로 밀어준거나 마찬가지인데 말이죠

항상 Amway 를 예로 들면서 자신들은 합법적인 "유통"회사임을 강조하더군요 <- 중요

그리고 다이아몬드 이상 계급이 되면 월 수익이 몇 억에 이른다. 그리고 그것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라고 항상 강조합니다. 그냥 세뇌 수준으로 강조하지요, 머리가 멀쩡한 사람이라고 해도
그런 류의 HOPE 남발사를 듣다 보면 '어 진짜 그런가?' <-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데
그게 정말로 무섭습니다. 더더욱 두려운 것은 교육기관의 수업시간 때도 그렇게 열심히
안들었을 사람들이 그 다이아라는 사람의 강연에 토씨 하나 안빠뜨리고 옆도 안쳐다 보고
마치 그 사람을 맹신하는 신도마냥 무섭게 강연내용을 적더군요~ 물론 다른 곳에서는
이런걸 강제하고 검사하고 그런다지만 제 경우는 그런게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분위기는 상당히 화기애애~ 좋았죠, 다만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더더욱 경계심을 풀고
숨소리조차 아껴가며 고위 계급의 강연시간 마다 알아서 참여하고 하더군요.. 누가 뭐라 하는것도 아닌데 말이죠


10여년전 이야기이기에 지금은 또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여기저기 줏어먹는
상황을 보자면 예나 지금이나 다단계 굴러가는 시스템과 어떻게 사람들을 설득하는지에
대한 방법론적인 노하우는 여전한 듯 싶더군요

다단계 나쁘다 나쁘다 하지만 나이드신 부모님들이나 어린 가족 구성원들은
또 이런 일이 현실로 닥치게 되면 모르지요, 또 이런 이야기를 왠만큼 일이 터질때까지
주변에 잘 이야기를 안하는거 같더군요~ 영업이라는게 쉽습니까? 하물며 유명상품이라고 해도
그 만큼의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경쟁사에게 이겨야 제 값을 하는게 장구석 놀음방일텐디
개인이 한정된 영업루트를 가지고 알려지지도 않은 브랜드의 물품들을 팔아보려고 하는 것은
무모해도 너무 무모한 행동이지요, 품질과는 무관합니다. 알아서 입소문 타겠지 라고 생각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요 영업이란게 대부분 그렇겠지만...

매사 조심해서 나쁠거 없지만 돈은 쓰는것에 신중해야 모이는 것 같습니다.
요새 드는 생각이지만 차라리 달란트를 파묻어두고 예수님에게 혼나는 편이 나을지도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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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비스커스
11/05/20 01:57
수정 아이콘
만약에 제 친구가 저런식으로 절 다단꼐에 꼬드긴다면 전 그 친구 절대 안볼겁니다.

차라리 그냥 어려우니까 돈 좀 달라고 하면 그냥 어려운가보다 하면서 줄 텐데 보통의 경우를 봐서는 친구를 속이는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요;
11/05/20 02:16
수정 아이콘
근데 궁금한게 암웨이 상품은 다단계 상품인가요?
저희 집에 계속 암웨이 치약만 쓰는데... 어머니께서 친구분 통해서 사는건가?
11/05/20 03:11
수정 아이콘
제품 자체는 쓸만하더군요. 저도 로션이나 치약 세제 몇몇 제품은 만족하면서 쓰는 중입니다.
저희 어머니가 잠시 관심이 있으셔서 해보셨는데. 옆에서 보기에 흔히 이야기하는 다단계의 폐해(협박 공갈 등 강제력?)는 없습니다.
노말한 회사인데 다단계의 형식을 띄었다고 해야할까요. 하지만 역시나 돈 벌기는.....쩝.

그냥 제품만 좀 사서 쓰고 아니면 말고가 좋아보입니다.
바람개비
11/05/20 05:02
수정 아이콘
암웨이는 합법적 회사이며 배당 구조적으로도 전혀 문제는 없습니다. 단지 핀을 유지하기 위해 일명 '사재기'가 시작되면 그 때는 도박과 마찬가지가 되버리지요..사재기만 하지 않는다면 문제는 없으나 그 놈의 핀 욕심 때문에 사재기를 안 할수가 없다는게 또 문제 입니다.
구조적 으로 봤을 때 공산주의가 참 이상적이지만 실현 할 수 없는 것처럼 네트워크 판매도 매우 이상적이나 실현은 거의 불가능 하다는게 저의 입장 입니다. 그리고 암웨이에서 "정상적으로" 다이아 가신 분들은 정말 대단하신 분들입니다. 다이아 핀은 매출 천만원 내는 그룹이 자신을 정점으로 6개가 있어야 달성 할 수 있는 것으로 압니다(틀렸다면 말씀해 주시길). 즉 매월 6천만원 이상의 매출을 내시는 분들이지요.. 보통 사람이면 절대 도달 할 수 없는 핀 입니다.
마지막으로, 암웨이 제품은 괜찮다고들 많이 말씀들 하시는데, 실제론 가격대 성능비로 그리 좋은 제품은 못된다고 생각합니다.
광고가 없고 소비자 한테 바로 간다고 하면서 왜그리 가격은 비싼건지 미스테리 합니다...
암웨이에서 배울 점이 있다면 분기별(?)로 집회 같은 것을 여는데(뭐라고 부르긴 하는데 기억이..)보통 사람들은 여기 한 번 갔다오면 바로 암웨이에 홀리게 되지요. 마케팅이나 영업에 관심 있으신 분들이나 종사하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가볼 만 합니다.
9th_Avenue
11/05/20 05:12
수정 아이콘
요새 신종다단계 많이 생겼더라구요..
무슨 어학원에서 EP(education planner)라는 직책을 이용해서 20대 초반~중반 사이의 대학생들을 끌어들이던데..
지인이 그쪽에 친구추천으로 들어갔다길래... 몇 번 검색해보니 다단계어학원이라는 소리가 있더군요.
어학원이 다단계형식으로 영업을 할 수가 있나?? 라고 생각해서 추천해줬다는 친구랑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데 그 어학원에
선배라는 -_-;; 사람이 와서 시비를 쪼더군요.
그러면서 글로벌 어학원?? 이런데도 다 같은 방식으로 영업을 한다.. 불법은 아니다.. 정말 고수익의 직종이다 라고 이빨을 까는데..
참 무식해보이더군요. 한편으로는 불쌍하기도 하구요.

참고로 신사쪽에 있던 어학원이었습니다. 뭐 불법은 아닐수도 있겠지만, 거기서 설마 EP같은 걸로 시간 날리시는 피쟐분있으시면
정신차리고 그만두시라고 적어놓습니다.
11/05/20 08:30
수정 아이콘
알아보니 다단계에서 여자/남자의 시스템이 다른경우가 있더군요.
데스싸이즈
11/05/20 09:22
수정 아이콘
다단계가 막장인점은 인간관계를 전부 끊어지게 만든다는 점이죠.
돈 100~200 보다 저게 더 큰것 같습니다.
아는사람 몇명도 다단계에 빠져서 한 일년 다닌적이 있었는데.....인간관계가 전부 끊기더군요.
11/05/20 17:16
수정 아이콘
한국콜마는 어떤가요?
여기도 악덕 다단계 업체인가요?
가끔 고향집에 갈 때 마다 집에 치약이나 샴푸니 화장품이니 이 업체 상품들이 눈에 띄는데
코스피도 상장되어 있고 검색을 때려보아도 나쁜 말은 안보이는데
불안해서 질문드립니다;
한국콜마, 아토미라는 브랜드의 다단계업체는 괜찮은 곳인가요;
어머니께서 발을 들이시는 것 같은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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