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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12 00:13
저는 사료비판이 상당히 재미있더군요.
"금령이 존재하는 곳에는 반드시 그에 대응하는 사실이 존재한다" 역시 무슨 학문이든 "사실"(이건 기본이죠) 그 이상을 넘어 올바른 해석과 비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1/05/12 00:25
역사는 가장 기초적인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를 돌아보아 잘못한 것은 고치고 잘한 것은 계승하자는게 역사의 가장 기본적인 역활이겠죠. 그렇기에 철저히 사실에 가까워랴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이번글은 눈시BB님의 역덕으로서 순수한 고민이 느껴지네요. 참으로 뻔뻔스러운 말이지만 계속 좋은 글 부탁합니다. :) [m]
11/05/12 00:35
다른 학문은 모르겠지만, 역사에서는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것과 자신이 찾았다고 생각하는 사실들, 그리고 그 외 모든 사실에 대해 의심하고 또 의심하라고 가르칩니다. 그래서 오직하면 역사학자 직업병이 '글쌔...' '그런것 같기도 하다' 이겠습니까 -_-;;
하지만 공부를 계속 하다보면 과연 이게 쓸모있는 것인가... 라는 회의감도 듭니다. 알려진, 혹은 새로 발견한 몇몇 사실을 통해 과거를 재구성 한다 하더라도 이게 사실일 가능성은 상당히 적습니다. 언젠가 다른 사료가 등장하게 되면 뒤엎어질 운명이 되겠죠. 예를들어, 미륵사를 새운건 선화공주가 서동요와는 다르게 익산 지역 호족의 딸이였고 이를 통해 왕권을 강화하려던 무왕의...어쩌구저쩌구라는 수십년동안 학자들이 연구해온 학설은 미륵사지5층석탑?(갑자기 헤깔리는군요)을 해체 보수하는 도중에 발견된 문서로 인해 단번에 폐기된것처럼 말이죠. 내가 지금 공부하는것은 무엇을 위한것인가? 단순히 나 자신의 도야를 위해 공부하는 것이면 역사학이 필요하다고 과연 말할수 있을까... 라고요. 하지만 정말 재미있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어렷을때 수학 과학 영재교육을 받았지만 역사만큼 다이나믹한 학문은 없는것 같아요. 이게 역사의 매력이랄까...
11/05/12 02:34
잘읽었습니다
지금 제목보다는 '올바른역덕이되는마음가짐' 이 어울릴것같네요 보통 사람이 사료를 찾아보고 있기는 좀 어렵지 않을까요 ㅜ [m]
11/05/12 03:38
에릭 홉스봄은 "당파성 없는 객관은 없으며, 당파성에 기반한 역사 연구가 없었다면 역사학이 이 정도로 발전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라는 논지로 <<역사론>>의 한 파트를 쓴 적이 있는데, 이러한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11/05/12 05:41
근현대사 연구자가 60년 이전에는 영호남 지역감정이란 것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힌 논문을 읽은지 얼마 되지도 않아, 박정희를 옹호할 목적으로 어느 역사학자가 백제/신라로 거슬러 가는 칼럼을 냈습니다. 둘다 학계의 어엿한 인물들이겠지요. 사실을 강조하는 것도 중요하고, 환단고기처럼 노골적으로 사실을 굽히게 만드는 경향도 있는 게 분명하나, 역사에서 당파성 없는 객관이란 게 존재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과학만 해도 당대에 흩어진 경험 사실들을 해석하는 큰 틀은 단 하나만 가능한 게 아니었는데요.
11/05/12 09:19
딴것보다 역사에는 '사실'을 중요시 해야한다는것에는 공감을 합니다.
어떤 사실을 가지고 어떤 목적과 결과가 있어서 지금도 그렇게 해야한다는 주장을 너무 많이 들어서 질릴정도 입니다. ; '사실'을 깔고 그 이후에 자신의 생각은 이러이러하다. 그 두개를 구분할수 있는게 역사 공부에 가장 중요한게 아닐까 합니다. 어차피 사람이라 절대중립과 객관이라는 눈으로 결과를 낼수는 없거든요. 노력은 해야겠지만. 사료는 의외로 찾으려면 찾아볼수 있습니다. 예전과는 다르게 공개된 유물도 많고, 그에 대한 연구자료가 많아지고 있으니까요. 문제는 원사료/2차 사료의 양이 가면 갈수록 방대해지고 있다는거지만.. 흑흑.
11/05/12 10:55
개인적으로 역사는 과학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과학적 실험의 결과물이 자신의 목적이나 바람에 부합하냐 안 하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실험이 제대로 과학적 방법론에 입각하여 되어졌는지 아닌 지가 훨씬 더 중요하겠지요. 수학적 증명도 그 증명이 되었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증명되어진 그 방법이 맞느냐 안 맞느냐가 더 중요하듯이요. 역사도 역사적 내용이나 그 목적이 우리 입맛에 맞느냐 아니냐가 아닌 그 결과물을 내기 위한 방법이 얼마나 옳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서 나온 결과물이 내 입맛에 맞으면 좋고 빠는 거고 아니면 아쉽고 씁쓸하지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게 종교와 역사의 가장 큰 차이가 아닐까 하네요.
11/05/12 15:07
역사공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 저것을 가리지 않고 받아들이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뭐든 극으로 빠지면 나쁜 곳으로 흘러갑니다. 보수가 극으로 흐르면 수구꼴통이 되고, 진보가 극으로 흐르면 사기꾼이 됩니다. 역사공부도 이와 같다고 봅니다. 식민사학이든, 민족사학이든 그들이 나름대로 분석한 자료들에는 분명 같은 자료들이 넘쳐날 것입니다. 어찌 되었든 사료라는 것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고체로 된 물질이고, 그 물질은 한정된 양이니까요. 다만 해석이 반대로 갈릴 뿐이죠. 그렇다면 이것을 섞어놓는 것이 어찌 본다면 가장 진실에 근접한 역사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그것을 섞어서 보는 것이 좁아터지고 자기 멋대로 생각하는 동물인 인간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죠. 옛날 황희의 고사에서 말하듯이 '이것도 옳고 그것도 옳다.' 정신으로 하나하나 섞어나가면서 정말 아니다 싶은 것을 쳐내면 그나마 제대로 된 역사가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간혹 '그 아니다 싶은 것이 뭔데?'라고 따지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에게 오히려 되묻고 싶더군요. '댁들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구분을 못해?'라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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