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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08 18:07
저랑 상황이 많이 비슷하셔서 공감이 되네요. 저희 아버지가 딱 그런 경우신데
전 중학교때 맞기도 상당히 많이 맞아서 아버지한테 투덜대는 소리도 못합니다. 거의 웬만한것까진 다 맞아봤죠 골프채랑 신발까지 동원되었었으니;; 어머니하고는 상당히 자유롭게 의견개진도 하고 정말 가끔은 큰소리도 내는데 (물론 잘했다는건 아닙니다)아버지와고는 제가 대화도 피하려고 하고 트라우마 가 있는지 아버지 말에 뭐라 말하지도 못하고 해서 아버지랑 단둘이 있으면 참 답답합니다 . 그냥 농담식의 자연스러운 대화도 못하고 이야기는 대부분 아버지가 본문과 비슷한 이유로 저 혼내는 이야기;;
11/05/08 18:38
저는 한바탕 하고 나왔네요.
세대간의 갈등...정말 답이 없네요... 아버지랑 대화(?)를 하다 답답해서 뛰쳐나왔는데, 귀마개를 하고 대화해도 다를바 없을 상황이었던거 같네요. 갑갑합니다.
11/05/08 20:11
저도 예전엔 아버지와 대화가 끊기다시피한 보통 가정이었는데.. 요새는 아버지하고 대화하는게 즐겁습니다.
몇년 전부터 느낀 건데, 아버지와 저는 공통점이 많거든요.. 사실 저런 짜증나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는데, 그러면 일단 아들로써 굽히고 나서, 나중에 감정 풀릴 때쯤에 조용히 얘기하시는 방법이 낫고요.. (저도 가끔 그럴 때 있는데, 나중에 다 풀어지더라고요.) 일단은 아버지와의 공통적인 화제를 논제로 많이 대화하시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저와 아버지의 공통점은, UFC를 좋아하고, EPL, 골프(사실 골프는 전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데 아버지과 광적인 수준이라 LPGA 주요 선수들 이름은 다 알고 있습니다.), 바둑 등이 있습니다. 요런 얘기를 많이 하면서 하루에 30분~1시간은 대화를 하는 편입니다. TV 같이 보는게 좋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가족간에 영화도 원래는 어머니하고 동생하고 셋이서 주로 보는 편이었는데 요새는 다 같이 가서 보는 편이고, (은근 영화도 저랑 아버지랑은 좋아하는 장르가 비슷하더라고요.) 이러다 보니 외식도 가족끼리 가는 횟수가 늘고.. 이러다보면, 어느샌가 평범한 식사 자리에서도 깊은 대화 나누게 되고, 마음이 열어지고 아버지에게 고민을 털어놓을 정도로까지 발전이 되더라고요. 아버지도 진지하게 들어주시고요.. 즉, 너무 한번에 급진전 하려고 시도하시면 역효과가 나기가 쉬우니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보시는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11/05/08 20:16
아버지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으시다면, 아버지가 그런 성격을 가지게 된 원인과 배경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동정적인 생각을 가지시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입니다. 보통의 아버지 세대들은 지금보다 더 엄하고 가부장적인 세대인 할아버지의 밑에서 커왔고, 그로 인해 심리적으로 무엇인가 안좋은 면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저희 할아버지도 군인 출신이셔서, 아들들을 막 때리시고 그랬는데.. 그 여파가 지금까지도 남아 있으십니다. 어린시절 그렇게 자라온 아버지시기에 아직도 할아버지만 보면 다른 사람들 앞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시던 아버지가 땀을 뻘뻘 흘리시며 어려운 모습 보이시는데 안타깝더라고요.
항상 자녀들에게는 완벽한 모습을 보이시고 근엄한 모습을 보이시려고 하시기에 제가 잘 몰랐을 뿐이지 아버지도 분명 자식들에게 정이 있으십니다. 그걸 표현할 줄을 모르실 뿐이죠. 사실 저도 부끄럽지만 다니던 교회의 "아버지 학교" 라는 곳에 어머니의 권유로 아버지가 나가게 되어 아버지가 먼저 저에게 손을 내미셨고, 저는 그 손을 잡아 주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아버지에게도 많은 마음의 상처가 있고, 그것의 영향을 알게 모르게 받아 표현을 하실 줄을 못하신 거라고 이해가 되어서 아버지와의 관계가 회복되게 되었습니다. 글쓴분도 오늘 참 서운하시겠지만, 아버지와 가벼운 대화부터 시도하시고 대화를 꾸준히 하시다보면 언젠가는 아버지와의 관계가 회복 되리라 믿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5~60대의 아버지 세대들 정말 대단하신 분들입니다.
11/05/08 21:30
갈등은 언제나 있기 마련아닐까요?
첫번째로 내가 먼저 바뀌는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변화는 다른 사람의 변화를 가져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족 누군가를 변화시키고 싶다면 그 사람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 아버지의 이런점이 싫어 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은 거의 대부분은 내가 그대로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냥 싫다. 이젠 지겹다. 맨날 저런식이지 라는 생각은 갈등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더군요. 왜 싫은지? 그리고 왜 그분께서는 싫어하는 그것을 하는지 먼저 이해하면 갈등해소에 도움이 크게 되더군요. 이제 아버지와 나는 대화가 많습니다.(정확히는 가족들간의 대화가) 즐거운 대화지요~! 적어도 갈등을 일으키지는 않는 그것만으로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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