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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08 17:24
조선이야말로 세계제일의 기록덕후 나라였지 않나 싶습니다. 한 나라의 역사를 저렇게 고스란히 후대에 남겨준 나라가 어딨을까요.
그러니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것이겠죠. 저도 한번 완독(!?)를 시도해보고 싶은데, '정신 차려보니 중년 아저씨가 되있더라.' 가 될까봐 감히 손 못대고 있습니다.
10/11/08 17:14
그렇기 때문에 더욱 그 가치가 빛나는 것이 아닐까요 ^^
실록 하나만으로도 우리가 조선왕조에 대해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만하다고 생각합니다.
10/11/08 17:30
태종 7권, 4년(1404 갑신 / 명 영락(永樂) 2년) 2월 8일(기묘) 4번째기사
친히 활과 화살을 가지고 말을 달려 노루를 쏘다가 말이 거꾸러짐으로 인하여 말에서 떨어졌으나 상하지는 않았다. 좌우를 돌아보며 말하기를, “사관(史官)이 알게 하지 말라.” 하였다. 이것이야말로 실록의 위엄이죠. 크크. 왕명따윈 필요없는.
10/11/08 17:31
많은 분들이 잘 느끼지 못하시겠지만
조선왕조실록은 정말 위대한, 정말정말 위대한 문화유산입니다. 세계 어느 나라 어느 시대를 뒤져보아도 이렇게 하루하루의 상세한 역사가 빠짐없이 기록된 경우는 없습니다. 조선왕조실록 덕분에 우리는 1392년(조선건국)부터 1863년(고종 즉위년, 고종실록과 순종실록은 일제에 의해 간행되어 역사왜곡이 너무 많아 사료적 가치가 없기에..)까지 약 500년(!)간 하루하루(!!) 조선이란 나라에 무슨일이 있었는지를 모조리(!!!)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하나 더 정말 눈물나게 감동적인 것은...바로 수정실록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인조반정 이후 정권을 잡은 서인들은 광해군 때 간행된 선조실록을 믿을 수 없다며 선조수정실록을 만드는데 놀랍게도 기존의 선조실록을 폐기하지 않고(!) 둘을 함께(!!) 공문서로 보관합니다. 덕분에 우리는 두 가지 실록을 함께 놓고 비교하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걸 당파별로 어떻게 해석했는지까지 분석할 수 있습니다. 대단하지 않나요? 오늘날 우리의 '상식'으로는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고 자신들에게 불리한 패자의 기록따윈 없애버리는게 당연할 텐데, 우리 조상들은 승자와 패자의 기록을 모두 남기고 역사의 판단에 맡겼습니다.
10/11/08 17:32
으흐흐, 광해 1년 8월 25일에 있는 UFO 기록을 보니 참 흥미로워요.
그 외에도 기묘한 이야기들 보면 재밌죠. 특히나 소설 쓰는데 매우 좋달까.
10/11/08 17:43
왕 주위의 기록은 쏟아지는 것 같은데, 이상하게 전투 기록은 그다지 자세한 것 같지가 않더라고요.
동시대 일본측 기록을 보면 전투 한 번 벌어졌다 하면 양측이 동원한 병력의 종류나 규모가 거의 50명 단위로 나오고, 어떤 무장을 했는지, 어떻게 싸웠는지 등 전투의 경과도 매우 상세하게 나와서 재현하기도 쉬운데, 조선측의 기록은 탄금대 전투보다 2000년 전의 갈리아 지방에서 벌어진 전투를 재현하기가 더 쉬울 정도. (물론 전투에 참가한 장군의 직책이 무엇이고 무슨 가문이고 언제 과거에 합격했고 언제 뭘 했고 이런 기록은 또 많지만)
10/11/08 17:43
어떤 왕이였는지는 모르지만, 즉위 후에 사관이 너무 따라다녀서 귀찮다는 부분도 있었던걸 기억합니다.
아무리 봐도 조선의 사관들은 정말 대단한것 같습니다.
10/11/08 17:56
전 이걸 다시 일일이 다시 타자 쳤다는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하네요
오타가 있나 없나 재 확인 작업까지 했을 걸 생각하면 고생 좀 했네요
10/11/08 17:57
실록은 번역이 2030년 경에 완료될 예정입니다;; 어디까지나 예정이고 될지 안될지 모릅니다. 아직 10% 아팍 번역되어 있는 걸로 압니다. 그리고 한자는 문장의 압축성이 높기 때문에 10글자 정도로 된 문장이라도 현대 우리말로 번역하면 두 세문장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한 사람이 이걸 다 읽을 수는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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